동물용 항균제와 대체제를 둘러싼 최신 동향 <PART 13> 동물용 항균제와 대체제를 둘러싼 최신 동향 <PART 13>
한은혜 2017-01-17 11:31:31


들어가며


사람용은 물론이고 동물용 항균제 내성문제는 G7, G20 정상회담과 UN총회 및 WHO를 비롯한 국제기구에서도 주요 의제로 다룰 만큼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가축과 사람 및 환경의 영역이 포함된 대책이 필요하다는 【One Health】라는 개념이 전 세계적으로 널리 확산되고 있다.


지난 2016년 11월 10일부터 11월 11일까지 일본 북규슈(北九州)에서 세계수의사회와 세계의사회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제2회 One Health Conference’가 개최되어 후쿠오카(福岡)선언이 채택된 바 있고 그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의사와 수의사는 사람과 동물의 공통감염증 예방을 위해 정보교환을 촉진하고 협력관계를 강화함과 동시에, 그 연구체제를 정비해서 하나의 연대, 협력을 도모한다.


② 의사와 수의사는 사람과 동물에 있어서 중요한 항균제의 책임 있는 사용을 위해 협력관계를 강화한다.


③ 의사와 수의사는 【One Health】의 개념과 이해를 포함한 의학 교육 및 수의학 교육의 개선, 정비를 도모하는 활동을 지원한다.


④ 의사와 수의사는 건강하고 안전한 사회구축에 관계되는 모든 과제의 해결을 위해 양자의 교류관계를 촉진하고, 협력관계를 강화한다(2016년 일본화학요법학회 내성균 심포지엄 2016, 다무라 교수 발표자료에서 발췌).


2017년 2월에 물러나는 미국 오바마 행정부는 2015년 3월 오바마 대통령이 항생제 내성균에 대항하기 위해 국가 행동계획을 발표하고 부적절한 항균약 투여를 외래환자에서 50%, 입원환자에서 20% 삭감하는 등을 목표로 하는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 근절 프로젝트(National Action Plan to Combat Antibiotic-Resistant Bacteria)’를 발표하고 2016년에 약 12억달러(한화 약 1조3000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하기 위해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에 의해 매년 최소 200만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2만3000여명의 사망자가 나오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 내 항생제 내성균 감염자는 연간 200만명, 사망자는 2만3000명(2013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발표)이다.


항생제 내성에 대처하지 못하면 2050년 전 세계에서 연간 1000만명의 사망자가 나올 수 있다는 예측의 보고서(2014년 5월 영국 짐 오닐 보고서)가 발표되면서, 국내외 많은 의료계 인사들이 이 보고서를 근거로 해서 동물용 항균제 사용감축에 대한 압박강도를 높여나가는 것을 국내외 심포지엄 발표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은 항생제 내성 면에서 세계에서 가장 문제가 많은 나라에 속한다. 한국은 인체항생제사용량(하루 1,000명 중 항생제를 처방받는 숫자, 2014년 기준)이 31.7로 산출기준이 유사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2개국 평균(23.7)에 비해 높다. 우리 정부가 지정감염병으로 분류한 항생제 내성균 6종에 대한 보고건수도 2013년 8만955건에서 2014년 8만3330건, 지난해엔 8만8249건으로 증가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특히 우리나라 의료계 인사들과 수의학계 인사들의 상당수는 이러한 분명한 사실을 정확하게 국민들에게 알리려 하지 않고 있다. 또한 동물용 항균제 사용으로 인해 사람건강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지는 것처럼 논리를 전개하면서 국민들을 호도하려는 행위는 시정되는 것이 당연하다. 근년 들어서 신규 항균제의 개발은 거의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 데 비해서, 다제내성균(AMR)의 만연은 세계적으로 심각하게 증가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2014년에 WHO가 처음으로 내성균 만연의 상황을 긴급 보고하여 전 세계적으로 경종을 울리면서, 약제내성 행동계획의 책정을 회원 각국에 구하게 되었다.


2015년 5월 세계보건기구(WHO)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항생제 내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행동계획(GAP)을 채택했고, 국가별 행동계획(NAP) 마련과 국제 공조도 강력히 촉구했다.


2016년 중국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와 71차 UN총회에서도 항생제 내성 문제가 논의된 바 있다. 70회에 걸친 UN총회에서 보건 분야가 중요 논제로 논의된 건 두 번뿐이다. 에이즈와 만성질환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한국 정부도 항생제 내성균, 이른바 ‘수퍼박테리아’에 대응하기 위해 5개년 계획을 수립했다. 정부는 2016년 8월 11일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제86회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2016~2020년)’을 확정해 8월에 WHO에 정식으로 제출했다. 10월 19일 소비자단체협의회에 먼저 생색내기 간담회 형식의 설명회를 한 뒤에, 동물약품업체 회원사에는 11월이 돼서야 협회 홈페이지를 통해서 내용을 전달하는 느림보 전시행정 절차를 진행한 바 있다.


그에 비해서 2016년 4월에 WHO에 정식으로 NAP보고를 하기 전부터 관련 내용을 알리면서 지금은 한국에 있는 본인도 그 내용을 알 정도로 공개적이며 투명한 절차를 진행해 나가고 있는 일본정부의 대응과는 너무도 동떨어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계속해서 본 주제와 관련된 최신 동향을 정리해서 전달함으로써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한다.


이인호관련자료1,-1,2,3,4(특히 1-3위 위쪽에 글 중 어택을 대응으로 바꾸기) - <관련자료 1> 항균제의 적정사용과 신중사용 관련자료. 항균제 적정사용(Appropriate use)은 법령, 용법, 용량을 준수하고 사용상의 주의를 지켜서 올바르게 사용하는 것이며, 신중사용(Prudent use)은 사용여부의 판단을 포함해 항균제를 필요한 때에 적정사용에 의해, 최대로 치료효과를 최대로 높이고 항균제 내성균의 출현을 최소한으로 억제하도록 사용하는 것으로써, 현재는 적정사용보다는 신중사용의 개념이 더 널리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항균제 적정사용지원 프로그램(ASP)이 세계 감염증 진료에 있어서 풍조가 되고 있고, 수의분야에서의 적용도 많은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2. 다약제 내성에 있어서 플라스미드(Plasmid)의 역할


1952년 미국의 분자생물학자 조슈아 레더버그(Joshua Lederberg)는 대장균의 접합을 설명하기 위해, 세균의 염색체 외에 존재하는 유전자에 대해서 【플라스미드】라는 용어를 창시하였다. 이로부터 수년 후인 1959~1960년 일본의 복수 연구자에 의해 다제내성적리균에서 대장균에 약제내성이 전달되는 것이 보고되었다.


그 후, 많은 일본 연구자에 의해서 이 현상이 플라스미드에 의한 것이 밝혀졌다. 그리고 연구의 중심이 된 군마대학의 三橋進 교수에 의해서 이 플라스미드는 【R-플라스미드】라고 명명하였다.


플라스미드가 세균의 진화에 기여하는 역할은 매우 큰 것으로 고려되고 있다. 이 중에서 R-플라스미드로 대표되는 약제내성 플라스미드는 인류의 항균제 사용역사와 함께 진화하고 있다.


내성 확산 및 다제내성에 있어서 플라스미드(Plasmid)의 역할은 Canton 등(2012)의 종설이 잘 설명하고 있다. 즉, 장내세균과 세균속(Enterobacteriaceae)에서 검출되는 ESBL은 지난 10여년 사이에 TEM과 SHV형 등에서 CTX-M형으로 거의 완전히 바뀌었다.


이러한 결과는 blaCTX-M 유전자를 보유한 플라스미드나 트랜스포손(Transposon)의 이동성이 높기 때문일 뿐 아니라, 그 플라스미드가 확산되기 쉬운 clone의 세균에 위치하였다. 또한 CTX-M 생성 세균은 대부분이 다른 항균제, 특히 아미노글리코시드(Aminoglycoside)와 신퀴놀론(Fluoroquinolone)에 대해서도 내성이 있어서 공통내성 선택(Co-selection)이 용이하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하였다.


플라스미드는 염색체 밖에 있는 DNA 분자이지만 스스로 복제할 수 있으며, 흔히 β-lactam, aminoglycoside, tetracycline, chloramphenicol, sulfonamide, trimethoprim, macrolide, quinolone 등 주요 class의 항균제에 대한 내성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서 다제내성의 주된 원인이 된다(Carattli 등, 2013).


1) 항균제 내성 유전자를 가진 큰 플라스미드


흔히 한 개의 플라스미드에 여러 부류(Class)의 항균제에 대한 내성 유전자가 있어서 여러 항균제를 투여할 때도 세균이 살아남게 된다. 여러 항균제에 대한 내성 유전자를 가진 플라스미드는 대개 크고(>50kb) 스스로 접합이 가능하다(Self-conjugative).


플라스미드는 부적합성(Incompatibility)을 근거로 구별한다. 부적합성이라고 함은 같은 부적합성군에 속하는 2가지 플라스미드가 한 세균에서 공존하지 못함을 뜻한다. 그러나 다른 부적합성군에 속한 플라스미드들은 한 세균 안에 공존할 수 있다.


항균제 내성 그람음성간균의 확산 원인은 대부분이 같은 균종 사이, 혹은 다른 균종 사이의 DNA 교환 때문이다. 플라스미드에 위치한 내성 유전자의 전달은 병원성 세균이 내성 유전자를 획득하는 주된 기전이다.


플라스미드는 이동성 유전적 인자(삽입서열, transposon)를 획득하고, 이들 인자는 내성 유전자를 이동할 수 있게 한다. 플라스미드는 숙주(세균)범위가 넓은지, 접합성(Conjugative property)이 있는지, 접합률(Efficiency)이 높은지에 따라서 다른 균종, 다른 균속, 혹인 다른 kingdom에게까지 내성 인자를 수평전달할 수 있다.


숙주범위가 넓은(Promiscuous) 플라스미드에는 restriction/antirestriction 기전과 partitioning system이 있어서 세균이 분열할 때 플라스미드의 유전자가 안정하게 유지된다. 여러 플라스미드에는 toxin-antitoxin factor로 이루어진 addiction system이 있어서 세포분열시 플라스미드를 받지 못한 세균을 죽게 하여 내성 플라스미드를 가진 세균이 유지될 수 있게 한다.


플라스미드가 가진 내성 유전자, 병독성 인자(bacteriocin, siderophore) 및 부착(Adhesion) 인자는 세균에게 유리한 조건을 부여해서 플라스미드가 가진 유전자가 세균 염색체의 유전자와 함께 진화할 수 있게 한다. Enterobacteriaceae의 플라스미드 family는 흔한 형과 드문 형이 있다. 이러한 연구를 위해서는 세균의 Sequence type(ST)을 검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플라스미드의 ST(pMLST)가 이용되어 Enterobacteriaceae의 흔한 플라스미드(IncI1, IncF, IncHI1, IncHI2 및 IncN)의 계열(Clonal Iinage)을 구별한다(http://pubmlst,.org/plasmid/).


맺으며


현재 수의축산을 둘러싼 현장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본질적이고도 근원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일 학문적 지식만을 가지고는 설명하기 어렵거나, 최대로 해도 반쪽짜리에 불과한 경우가 허다하다. 여러 학문적 지식을 복합적으로 통섭해서 고찰하는 것이 너무도 당연하나, 우리는 이러한 점에 있어서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어 각성이 요망되고 있다.


동물영양학 전공자들과 수의학 전공자들이 임상현장에서 단편적인 지식과 경험만을 가지고 본질적인 원인을 모른 체 따로국밥처럼 행위를 해서는 항균제 치료 실패나 재발의 이유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분자미생물학(Molecular microbiology)과 게놈미생물학(Genome microbiology)이 날로 발전하는 시대를 맞이해서 과거에 자신들이 배운 일반 미생물학적 지식과 경험만을 가지고서는 병원성 세균의 진화과정을 통섭적 차원에서 이해하고 양축농가들에게 설명하고 적용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개인의 발전에도 장애를 초래하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한 각 분야별 전문가들의 협력적인 자세가 요망되고 있다.


항균제 내성문제를 일방적으로 양축농가들의 항균제 오남용으로 인한 내성유전자 전파에다가만 온통 전가시키려는 후진성에서 벗어나 2성분조절계(TCS) 구성 요소에 대한 인식의 확산과 실전 적용할 수 있는 저변확대에 지혜가 집결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본고를 마친다.   


<월간 피그 2017년 1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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