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돈 계열화 현황과 전망’ 세미나 미국, 사육마릿수 절반 위탁사육 형태…도축·가공·패킹 같이 운영하는 곳 늘어
한은혜 2017-01-18 13:55:00



양돈 사육호수는 줄어드는 반면, 점점 규모화가 가속되면서 계열화에 대한 주문이 곳곳에서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육계산업과 다른 양상을 나타내는 양돈산업의 경우는 다른 체계를 도입하여 점진적 접근을 지속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생산단체를 중심으로 한 양돈가들의 경우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계열화에는 반대의 목소리를 한 곳에 집중시키고 있는 현실이다.


이에 계열화 사업을 통해 양돈산업의 위험요소를 상대적으로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는 미국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 양돈 계열화의 전망에 대해 짚어보는 시간이 마련됐다.


미국곡물협회와 농수축산신문 주최로 지난 12월 5일 서울 중구 소재 플라자호텔에서 ‘한·미 양돈 계열화 현황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세미나가 개최됐다. 한·미의 계열화 사업에 관해서 각각의 연자가 현재의 현황과 분석 및 발전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계열화 법적 근거 마련 시급…우리나라에 맞는 계열화 방향 구축해야



첫 번째 연자로 건국대학교 동물생명과학대학 축산경영·유통경제학과 최승철 교수(이하 최 교수)가 ‘한국 양돈 계열화 사업의 현황과 발전방향’에 대해서 발표했다.


우선 최 교수는 우리나라의 계열화 역사를 들며 “1980년대 국제 경쟁력 향상을 위해 통합 인식이 확산되면서 돈사 신축 등 투자비용의 부담과 민원 발생, 분뇨처리 비용 등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양돈 계열화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며 “과거 대상농장, 제일종축, 자연농원 등의 종돈장에서 종돈의 이용 확대 또는 원료돈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자체적으로 추진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이후 1990년대에는 정부의 가축 계열화 사업이 추진되면서 번식 전문농장과 비육 위탁농장의 분리 사육 확대가 늘었다”며 “2000년도에 접어들면서 기존 계열업체의 경영 개선 지원과 도축 및 가공시설 등의 연계 지원 등을 통해 내실에 집중하는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우리나라 양돈 계열화의 특징에 대해서는 “조합형과 기업형 계열업체의 돼지 취급물량이 다수를 차지하는 형태로서, 한 업체의 취급 물량이 3% 이하이고 대형 유통업체와의 시장 교섭력에서 낮은 위치를 갖는다”며 “조합형과 기업형의 경우 종돈, 사료, 도축 및 가공, 일부 판매점 등을 직접 운영하지만 영세 계열업체들은 사료, 도축 및 가공을 직영하지 않는 경우가 다수”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계열화의 문제점에 관해서는 단계별로 지적했는데, ▲‘사육지원 단계’ - 종돈 질병관리 및 우수 모돈 보급 체계 미흡, 사료 품질 균일성 및 사료 통일 곤란 ▲‘사육 단계’ - 비육위탁 농장의 부족, 영세성, 시설노후화 및 계열업체와 계열농가와의 갈등과 농가의 생산성 저하 ▲‘도축가공 단계’ - 도축장 시설 협소, 도축장 가동률 저하 및 위생수준 미흡 ▲‘유통소비 단계’ - 판로 개척 및 확대의 어려움, 비선호 부위 및 계절별 수급 불균형 해소 문제 등을 들었다.


최 교수는 이 같은 문제점을 직시하여 계열화를 발전할 수 있는 방안으로 제도, 관계, 균형, 투자의 형식을 통해 접근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그는 “축산 계열화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여 농가와 계열업체의 상호신뢰를 구축하여 시장이 균형있게 발전할 수 있는 원칙이 중요하다”며 “서로 간의 갈등을 조정하는 기구를 설립하고 거래표준계약서를 구축 및 마련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상위 5% 농가 전체 생산량 68% 차지…패킹공장 소유 농가 늘어나



이어서 두 번째 연자로 미국 미주리대학 농경제학과 로널드 플레인 교수(이하 로널드 교수)가 “미국 양돈 계열화사업 현황과 분석”에 대해서 발표했다.


우선 미국의 전반적인 양돈 형태와 현재 상황에 대해서 설명한 로널드 교수는 미국의 돈육 생산량이 연평균 1.5% 성장을 보이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여러 자료를 통해 보여주었다. 특히 “이러한 성장은 미국 내 양돈산업의 규모화에 따른 대규모 양돈농가의 주도하에 이뤄졌다”며 “실제로 상위 5% 농가가 전체 생산량의 68%를 차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로널드 교수는 “미국의 경우 사육마릿수의 절반이 위탁사육 형태로 운영된다”며 “이를 운영하는 패커들은 사료뿐만 아니라 가공, 도축에도 사업을 확대하여 효율성 극대화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계열화의 경우 큰 규모를 통해 사육에 필요한 자금 확보가 용이하다는 점은 큰 메리트라며, “생산과 함께 안정적 수입 확보를 위해 계절성에 크게 기울여지지 않는 도축·가공·패킹이 같이 운영되어야 한다. 이에 수직계열화 사업이 차후 점점 추세화가 될 것이며, 지금보다 미래에 더 많은 농가가 참여하게 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실질적으로 현재 대규모 양돈가의 27%가 패킹공장을 소유하고 있는데, 이는 점점 더 늘어날 전망이라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의 의견이다.


두 명의 연자 발표 이후 대기업 양돈 계열화에 민감한 한국시장에 대한 질문이 많이 나왔다. 특히 협동조합과 사기업이 주도하는 계열화 중 어떤 것이 더 바람직하냐는 질문과 관련해서 로널드 교수는 “기술보다는 나라 고유의 성향과 사정에 따라 맞는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며 “계열화 사업의 실패 사례를 묶어 전문가들의 지식을 공유하고 이에 따른 방식을 선택함과 동시에 내 나라에 맞게 유연히 대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월간 피그 2017년 1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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