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용 항균제와 대체제를 둘러싼 최신 동향 <PART 15>
한은혜 2017-03-10 14:2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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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세계적인 흐름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원 헬스(One Health) 시대에 있어서 동물용 항균제 내성 문제는 중요한 해결 과제의 하나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16년부터는 세계의사회(WMA)와 세계수의사회(WVA)가 합동으로 스페인(1회)과 일본(2회)에서 세계대회를 개최한 바 있고 2017년 올해는 한국의 인천에서 세계 수의사대회가 개최될 예정으로 있다. 그리고 CODEX항생제내성 특별의장국으로서 첫해에 계획된 국제규모의 행사를 국내에서 개최하는 것이 예정되어 있다. 또한, 올해 10월에는 2년마다 개최되는 ISAAR가 대구에서 개최되어 항균제 내성과 관련된 중요한 주제가 심도 있게 다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현재 검역검사본부(QIA)가 담당하고 있는 동물용의약품 관련 허가업무가 식약처로 이관될지도 모르는 일련의 과정이 식약처를 중심으로 상당히 진전되고 있다. 머지않아 이것이 가시화될 시점만을 남겨놓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동물약품업계 종사자들을 통해 감지되고 있어, 향후에 벌어지는 일련의 전개과정을 지켜보아야 할 것으로 예견된다.


본고를 기술하면서 과월호를 통해서 수없이 지적한 바와 같이 우리나라 임상수의사들은 아직도 상당수가 오로지 시사적인 부분과 임상과 관련된 눈에 보이는 부분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 임상현장에서 발견된 현상에 대해 눈에 보이지 않는 배후에서 작동되는 이론과 논리에 대해서는 깊은 식견을 가지고 해석을 하지 못하거나 이해력이 떨어지는 현상을 초래하는 것을 실제로 목격할 수 있다.


이것은 국내 수의과대학에서 아직도 90년대에 발간된 일본 번역판 수의약리학 교재내용의 수준을 가르치다 보니, 이런 수준을 가지고는 임상현장에서 동물용 항균제 내성과 치료효과와 관련해서 벌어지는 현상을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데 한계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이런 수모를 당하기 싫으면 국내 수의과대학에서는 항균제 내성관련 내용을 의대나 약대에서 가르치는 수준으로 격상시켜서 가르치거나, 최소한 일본 수의사회지(nichiju.lin.go.jp)나 임상수의지(www.pet-honpo.com/)에 제공되는 수준과 동등 내지는 이상의 내용을 반영해서 미래의 수의사들이 배우고 사회로 진출하도록 사고방식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무역 분야에서도 저(低)부가가치 상품을 가지고는 중국의 저가공세에 눌려서 설 자리를 잃고 있어, 고(高)부가가치 상품으로의 전환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동물용 항균제 내성 및 치료효과와 관련된 부분에 있어서도 현재와 같은 저부가가치의 고전적인 수준에서 탈피해, 임상현장에서 발견되는 배후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보다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것인 가능한 고부가가치 논리의 창출과 적용에 전문가들이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계속해서 본 주제와 관련된 최신의 동향을 소개함으로써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한다.

 

동물용 항균제 사용에 의한 내성선택 기구 - 공통내성

 

동물용 항균제 사용에 의한 내성선택은 직접선택, 교차선택(교차내성에 의한 선택), 공통선택(공통내성에 의한 선택)의 3가지로 나누어진다.
직접선택이란 사용된 항균제에 의한 그 항균제 내성의 선택이며, 교차선택이란 사용된 항균제에 의해 그 항균제와 동계통의 내성을 선택하는 것이다. 또한 공통선택(Co-selection)이란 사용된 항균제에 의해 그 항균제와는 다른 계통의 항균제 내성을 선택하는 것이다. 공통내성의 사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2017년 일본수의사회지 1월호).


일본에서 동물유래약제내성균(JVARM)에 의해서 수집된 건강유래돼지 대장균에 있어서, 채취된 개체에 대한 항균제 사용력과 그 개체로부터 분리된 주의 내성관계를 통계학적으로 해석한 결과, 베타-락탐계 항균제 사용과 디하이드로 스트렙토마이신(DSM)내성, 콜리스틴 사용과 가나마이신내성, 마크로라이드계 사용과 암피실리내성 및 옥사테트라사이클린(OTC)내성, 테트라사이클린계 사용과 클로람페니콜내성에 유의한 상관관계가 인정되었다(관련자료 1, 2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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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대장균은 마크로라이드계에 자연내성을 나타내지만, 고도 내성주 중에는 마크로라이드내성 유전자를 보유하는 것이 있다. 그 마크로라이드내성 유전자와 같은 플라스미드(Plasmid)에 암피실린내성 유전자와 테트라사이클린내성 유전자가 발견되고 있다는 보고가 있기 때문에 마크로라이드계 사용에 의한 마크로라이드내성 유전자가 선택된 결과, 암피실린내성 유전자 또는 테트라사이클린내성 유전자가 동시에 선택된 공통내성 선택의 가능성이 고려되고 있다.


또한, 콜리스틴 사용과 가나마이신내성에 상관관계가 인정되고 있다. <관련자료 1, 2>에 나타난 해석에 사용된 주에서는 mcr-1의 보유에 대해서는 불분명하지만, 베트남의 돼지유래 대장균이 mcr-1과 가나마이신내성 유전자가 발견된 플라스미드를 지니고 있다는 보고가 있어 이 플라스미드가 콜리스틴 사용에 의한 가나마이신내성의 공통선택에 관여할 가능성이 있다. 


<관련자료 1, 2> 동물용 항균제 내성획득과 전파 및 공통내성 판정 결과. 일본 동물용의약품검사소(NVAL) 전·현직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일본에서는 동물용의약품의 공통내성과 관련된 논리소개와 실제 시험결과를 통한 확인 연구가 계속해서 발표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비해서 국내 수의전문가들은 공통내성과 관련된 지식과 정보를 소개조차 하지 않고 있어 각성이 요망된다.

 

병원성 세균의 신호전달시스템(Two-component response systems; TCRSs)

 

신호전달시스템(Two-component response systems; TCRSs)은 세균과 곰팡이가 환경에 대하여 반응하는 데 이용되는 가장 유력한 신호전달 기전이다. 숙주 환경 내에서 세포 외 신호에 의하여 활성화되는 HK(Histidine kinase), 그리고 신호를 세포 내 표적에 전달하여 병원성 인자의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반응조절자(RR) 등 이 두 가지로 이루어져 있다.


TCRSs는 숙주침습, 약물내성, 운동성, 인섭취, 삼투압조절, 질소고정 및 기타 기능의 조절에 관여하며 4,000가지 이상의 TCRSs가 400종 세균에서 확인되었다. 그람양성균에서 TCRSs는 세균 밀도에 반응하는 QS시스템 전체를 구성하며, 보조유전자조절자(Accessory gene regulator)를 나타내는 agr로 명명되었다. agr은 Staphylococci에서 대부분의 병원성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며 thiolactones라는 분비성 AIPs(Autoinducing peptides)에 의해 활성화된다.


S. aureus 치료제의 개발에서 AIP thiolactones는 선도물질로서 제시되었다. agr 시스템은 바이오필름 형성에서 중요한 인자들을 하향조절하는 기능도 하며, agr 기능장애는 바이오필름 생산 증가와 연관이 있다.

 

병원성 인자 분비시스템

 

세균감염 일련의 과정에서 세균들은 우선 숙주에 잠입하는 길을 찾고 생존에 적당한 서식처에 장착한다. 두 번째로 숙주의 1차 방어시스템을 무력화시키면서 생존한다. 마지막으로 세균은 대량 증식하여 다른 숙주에도 자손을 퍼트린다. 이와 같은 과정에서 세균들은 QS(Quorum Sensing)에 의하여 다양한 발병력(Virulence) 인자들을 발현한다.


발병력은 세균이 질병을 일으키는 능력으로 정의되며, 발병력의 결정 및 생존전략에서 세균이 생산하는 물질들은 세균 표면에 결합되거나 또는 세포 외로 배출되어, 숙주조직의 점령 또는 침입을 유도하며, 숙주세포 고유의 면역방어로부터 세균을 보호하는 큰 역할을 담당한다.


이와 같은 발병력 결정인자 발현의 조절이 세균의 평상시에 생존능력 또는 in vitro 생장에 곡 필요하지는 않지만, in vivo 감염 시에는 세균의 생장과 생존에 필수 불가결하다. 더하여 발병력은 원핵생물만의 독특한 기작이므로 선별적인 항균표적으로 기대되고 있다.


감염증을 최종적으로 완성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여러 단계의 적응 과정이 있으며, 이때 세균의 다중 발병력 인자들은 적절한 시간과 장소에 활성화된다. 예를 들면, 감염초기 세균은 세포표면의 부착물질을 발현시켜서 진핵생물의 세포표면과 세포 외 간질에 부착을 촉진하게 된다. 감염이 보다 구체적인 단계에 들어서면 세포 외 독소와 숙주의 면역반응 회피물질의 발현이 활성화됨과 동시에 균체화 인자는 억제된다.


발병력 인자는 한 숙주의 특정부위의 감염뿐만 아니라 다른 부위의 방어기작을 감염되기 쉬운 형태로 만드는 데 공헌하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세균은 정밀한 조절기작인 발병 유전자 발현을 제어하여 주변 생장환경을 극복한다.


많은 그람음성 병원균들은 Type Ⅲ 분비시스템(Type Ⅲ secretion system, T3SS)을 이용하여 그들의 병원성 물질들을 배출한다. 이 시스템은 분자 주사방법에 의하여 세균 세포질로부터 숙주세포 세포질 내로 병원성 인자 또는 작동기(Effector) 단백질의 직접적인 배출 및 전달을 조정한다.


진화과정에서 보존되어 있는 T3SS 기관 요소들이 있으므로 이를 바탕으로 하여 본질적으로 상이한 여러 병원체들을 처치할 수 있는 광범위 T3SS 억제제가 디자인될 수 있다. 트라코마 클라미디아(Chlamydia trachomatis) 감염에서 T3SS 억제제는 in vivo 병원성 연쇄반응을 억제하며 병원인자 단백질의 분비를 감소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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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자료 3> 세균의 대표적인 분비장치. 현재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발간된 수의미생물학 교재에는 병원성 세균의 분비장치와 관련된 내용들이 소개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국내에서 발간된 수의미생물학 교재에는 이런 내용들이 소개되지 못하고 있다 보니 임상수의사들은 이 부분에 대한 논리를 바탕으로 임상에서 벌어지는 현상에 대해 깊이 있는 해석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현실을 초래하고 있다.   

 

맺으며

 

【일본을 보면 한국이 보인다】는 이야기는 이미 오래전부터 알려진 사실이다. <관련자료 3>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일본은 과학적이고도 논리적으로 항균제내성관리정책을 시행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고, 그 수준도 경쟁 선진국에 비해서 대등 내지는 우월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우리나라에는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AI와 구제역 발생사례에서 보듯이 허둥거리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듯 일본의 대응과 정부조직을 배우러 다니는 작태를 보일 것이 아니라 평상시에도 일본의 장점을 최대한 흡수하는 벤치마킹 실력을 발휘해야 한다. 삼성이 소니를 극복한 사례처럼 언젠가 일본과 대등한 수준에 근접할 수 있도록 수의전문가들은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며 본고를 마친다.

 

<월간 피그 2017년 3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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