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용 항균제와 대체제를 둘러싼 최신 동향 <PART 17>
한은혜 2017-05-09 17:4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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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항균성물질(Antimicrobial)은 감염증의 치료에 있어서 사람의료나 수의의료 모두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항균성물질 사용에 의해 약제 내성균이 선택될 가능성은 늘 상재하고 있어 신중 사용(Prudent use)이 요망되고 있다.
가축 유래 약제내성균은 수의의료에 있어서 항균성물질의 유효성을 저하시킴으로써 큰 문제가 되고 있으며, 축산물을 통해서 내성균이 사람에게 전달 돼, 사람의료에 있어서 항균성물질에 의한 치료를 곤란하게 하는 위험이 우려되고 있다(관련자료 1 참조). 그리하여 이러한 사태를 최대한 방지하기 위해 항균성물질의 적정사용추진 프로그램(Antimicrobial stewardship program, ASP)을 비롯한 국가적 차원의 캠페인 운동을 필요로 하고 있다. 
항균성물질의 발견은 인간과 가축의 수명을 연장시켰고, 외과적 수술을 통한 의료기술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되어왔다. 그러나 항균성물질 남용과 오용으로 인하여 인간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슈퍼박테리아(Super bugs)도 만나게 되었다. 슈퍼박테리아는 살아남기 위해서 항균성물질 내성기전을 만들며 진화하고 있고, 인간은 속수무책으로 그들의 등장에 무너지고 있다.
2015년 중국에서 콜리스틴 내성유전자인 mcr-1의 발생 이후 남미와 유럽에서의 발생보고가 있었고, 미국에서 mcr-1에 감염된 환자가 보고됐다. 이렇듯 반코마이신내성 황색포도상구균(VRSA)을 비롯해서 인간의 생명을 위협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낳고 있는 mcr-1 같은 신형 내성균은 전 세계적으로 같이 고민해야 할 인류의 공동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의 주도하에 이미 여러 국가 간에 항균성물질 내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GAP나 NAP를 추진하고 있다.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은 물론이고, 우리나라에서도 가축유래주로 3세대 세팔로스포린(Cephalosporin) 내성이나 플루오르퀴놀론(Fluoroquinolone) 내성을 비롯한 여러 항균성물질 내성이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내성균에 의한 감염증에 적절히 대처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균의 특징이나 역학뿐 아니라 내성기전이나 내성선택기전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3세대 세팔로스포린(Cephalosporin) 내성이나 플루오르퀴놀론(Fluoroquinolone) 내성률이 일본과 EU국가들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관련자료 2 참조). 단순하게 MIC를 기준으로 한 내성률만을 기준으로 소비자단체들의 압박만을 의식해 근본적인 대책마련도 없이 일단 사용금지시키는 것만이 능사인 양 정책을 펼쳐나가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의 극치라고 할 수 있다.
일본정부가 내각부 산하 식품안전위원회(FSC)를 통해 위험평가를 하고, 그 결과를 농림수산성에 통보해 주면 이를 다시 공개적으로 공개하고, 수의사회지를 비롯한 언론매체를 통해 공개적으로 발표하는 사례를 벤치마킹해, 항균성물질의 사용을 금지시킬 시에는 공개적이고 투명한 절차를 거치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일본정부같이 공개적이고 투명한 위험평가과정과 제도를 제시하지도 않고 모든 것을 비밀로 하면서 과학적인 논리증거를 수반하지 않는 항균성물질 일방적 사용금지 행위는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계속해서 본 주제와 관련된 최신의 동향을 정리해서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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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로라이드계 항생물질 신작용

현재 수의약리학 분야에서는 이전에는 통용되지 않던 신개념의 논리가 이미 사람약리분야에서 통용된 이래, 수의분야에서도 통용되는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나라 관련업계에서는 이러한 신개념 논리를 가르치지도 않고 현장에서 적용하려고 하지도 않는 한심한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일본 수의사들은 임상수의지를 비롯한 여러 경로를 통해 신(新)논리와 관련된 정보와 지식을 제공받고 있는 것을 본인이 확인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도 이러한 신논리에 눈과 귀를 닫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각성이 요망된다.
에리스로마이신(Erythromycin)의 녹농균에서의 작용으로써, 본래 항균활성을 나타내지 않는 녹농균에 대해서 저농도의 마크로라이드계(Macrolides) 항생물질의 접촉에 의해, ① 균체 독소 생산억제, ② 에라스타제 등의 프로테아제 생산억제, ③ 바이오필름 생산억제와 파괴, ④ 균의 세포부착 억제 등이 알려지고 있다.
특히 중요한 것은 마크로라이드계의 항생물질이 녹농균에 대해서 항균활성을 나타내지 않음에도 바이오필름(Biofilm) 형성을 억제하는 것이고, 이것이 QS의 저해에 의한 것이 알려지고 있다. 녹농균에 항균작용을 지니지 않는 저농도의 마크로라이드계 항생물질이 QS기구나 c-di-GMP신호전달기구를 통해서 병원성 억제 효과를 나타낸다.
예를 들면, 저농도 아지스로마이신(Azithromycin)의 녹농균에서의 작용을 DNA 마이크로어레이(Microaray)를 사용해서 검토한 보고에 의하면, 자가유도체(AI) 합성효소유전자인 lasI 및 rhlI의 상류에 존재하는 일련의 유전자균의 발현이 아지스로마이신에 의해서 억제된다. 그 결과, QS제어 하에 있는 병원인자를 저하시킨다.
또한, 저농도 아지스로마이신은 c-di-GMP의 합성이나 분해에 관여하는 효소유전자의 발현에도 관여한다. 이와 같이, 마크로라이드계 항생물질의 본래 표적분자인 50S리보좀뿐만 아니라 QS기구나 c-di-GMP신호전달기구 같은 병원성인자 제어기구에도 관련되고 있다(관련자료 3 참조).  

 

 

항바이오필름 작용

세계적으로 항생물질에 대한 내성으로 인한 환자치료 실패율이 매년 상승하고 있으며,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MRSA)에 대한 대체제로 개발된 반코마이신(vancomycin)에 내성을 보이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선진국보다 MRSA분리율이 상당히 높으며, 최근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원에서 발행한 국가항생제 내성정보 연보(KARMS annual report, 2010)에 의하면 2007년부터 2010년대 분리된 황색포도알균 중 종합병원과 요양병원에서 70% 이상의 MRSA 발생률을 보였으며, 대부분 다제내성으로 확인되었다.
그러나 치료실패의 원인을 대부분 잘못된 항균성물질 선택이나 항균성물질 과다사용으로만 판단하여 항균성물질 오남용의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치료실패의 원인을 바이오필름 형성으로 인한 항생제 저항 및 체내 면역세포의 불활성화 등에 초점을 두는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러한 연구의 결과물은 병원과 지역사회에서 MRSA 감염증 환자가 발생했을 때 환자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며, 새로운 항균제 개발을 위한 후보물질 발굴을 위한 기초자료로써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경우 병원에서 이루어지는 의료행위 중 바이오필름 감염과 관련된 환자에 드는 치료비용이 매년 10억 달러에 이르고 있는데, 바이오필름 감염균을 대상으로 한 유전자 및 단백질체 분석 등에 관한 기초연구와 항균 펩타이드, 정족수인식(Quorum-sensing) 억제물질 등의 바이오필름 형성을 억제하는 물질들에 대한 선행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국내 축산수의 관련업계에서는 바이오필름과 관련된 인식과 임상적 적용에 대한 수준이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아급성 및 만성호흡기질환에 대해서 마크로라이드계 항생물질은 기도점액의 과잉분비를 억제해서 호중구에 유래하는 염증(유주능, IL-8생산, 활성산소 방출 등의 억제) 및 림프구에서의 작용(폐포세정액 중의 활성화, CD8림프구수의 감소)이 밝혀지고 있다. 이러한 작용에 의해 기도의 염증 병태를 억제하기 때문에 부비강염, 인·후두염, 기도염, 기관지염에 종래의 정균작용 이상의 효과를 발휘한다.
일본은 마크로라이드 항균제 연구회 같은 산학협동 모임을 통해 매년 정보와 지식교류를 하면서, 신논리에 대한 지경을 넓혀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동물약품업계는 이런 일본의 동향이 그림의 떡이고 남의 일처럼 강 건너 불 보듯 하여 일본과는 극한 대조를 나타내고 있다. 

맺으며

본인이 본지를 통해 독야청청하듯이 밝힌 것처럼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슈퍼박테리아 내성균 탄생의 주범은 의료계이지, 축산업계가 아님은 너무도 명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우리나라는 학계는 물론이고 축산수의 관련업계 종사자들 중 상당수가 소비자단체들의 민원과 항의로 인한 입장의 곤란함을 의식해 동물용 항균제 사용이 마치 주범인 것처럼 기술하려고 하는 억지춘향이 같은 행위에 동참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동물용 항균성물질 사용으로 내성이 생겼다고 해서 이것이 곧바로 사람의 장관 정착·증식한다는 등식이 현실로 입증된다고 하면 국민들 생존은 누구도 장담 못 하는 끔찍한 대재앙이 초래될 것임은 너무도 자명한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재앙은 전 세계 수많은 전문가들에 의해서 입증된 바와 같이 확률적으로 매우 희박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러한 사실을 동물용 항균성물질 내성에 대한 전문성이 결여된 소위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이 적어도 국민들에게 실상을 정확하게 알리려고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반대로 소비자단체 인사들의 비위나 맞추려는 행위를 하면서 자신의 개인적인 견해가 마치 전체의 의사인 것처럼 둔갑시켜 소개하려는 것은 절대 금지되어야 한다.     
동물용 항균성물질의 신중 사용은 아무리 강조를 해도 부족함이 없을 지경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향후에도 축산수의 발전에 계속해서 동반자로서 크게 기여할 귀중한 자원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검역검사본부(QIA)는 사람건강과 관련된 선진국 수준의 위험평가 원칙을 지금처럼 비공개로 해 관련업계의 원성을 사면서 주요 동물용 항균성물질의 사용금지를 추진하려는 꼼수를 부릴 것이 아니라, 일본 정부처럼 공개적으로 위험평가와 관련된 내용을 제시하면서 당당하게 관련업계의 검증과정을 거치고, 여론 수렴도 하는 전향적인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며 본고를 마친다. 

 

<월간 피그 2017년 5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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