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복지형 돼지사양관리의 중요성 ① 가축예방의학
임진우 2018-10-22 18:08:16

홍경선
MPT KOREA 대표

 

구제역(FMD)과 소모성 질환 등 각종 질병이 발생하면서 양돈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현실에서 돼지의 자가 면역력을 극대화시키는 것을 핵심 목표로 하고 있는 동물복지형 돼지사양관리의 중요성에 관한 글을 ① 가축 예방의학 ② 환경생리학 ③ 영양생리학 등에 기초하여 3차례에 걸쳐 소개하고자 한다.
 

1. 머 리 말
한돈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각종 질병과 전염병에 대한 면역력 저하를 초래하는 기존 사양방식에서 탈피하여, ① 가축의 환경스트레스와 영양스트레스를 최소화 시켜주고 자가 면역력 (natural immunity) 극대화를 유도해 줌으로서 각종 질병과 전염병에도 대처하면서 ② 축산물 소비자에게도 안전한 고급육과 웰빙육을 함께 공급해주고, 축산농가에게도 양질의 축산물 생산성 극대화를 통한 안정된 수입원을 확보해 줄 수 있는 ‘동물복지형 축산’의 중요성에 대하여 공감하게 된 점은 뜻깊은 시대적 흐름이라고 본다.
‘동물복지형 축산’은 한국 축산의 주요 현안인 악성 전염병(구제역,AI 등) 청정화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방향설정이며, 양질의 경쟁력 있는 축산물 양산을 통한 국내 축산업계의 지속적인 경쟁력을 유지해 나갈 수 있는 방안이라고 하겠다.


2. 동물복지형 양돈이란?
축산 선진국들의 발전방향을 살펴보면, 초기에는 가축생산성을 향상시켜 수익을 극대화하고자 하였으나, 소비자의 축산물 안전 먹거리에 대한 높아진 관심과 각종 질병과 전염병 피해 등을 겪으면서 친환경, 기능성 축산을 거쳐 ‘동물복지형 축산’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발전하는 패턴을 나타내고 있다.
‘동물복지형 축산’이란 용어는 1965년 영국의 ‘Brambell Report’에 처음 기술되었으며,‘동물이 육체적·정신적으로 양호하고 행복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최적 사육환경을 갖추어주는 축산형태’라고 명시되어 있으며, 이후 1993년 영국‘Farm Animal Welfare Committee’에 ‘동물복지를 위한 5가지 자유’를 제시하면서 동물복지와 행동은 미래 축산기술 연구의 중요 부분중의 하나라고 강조하했다.

‘동물복지를 위한 5가지 자유’란 ① 갈증, 배고픔 및 영양결핍으로부터의 자유(식수와 사료), ② 불편함으로부터의 자유(편안한 잠자리와 휴식공간), ③고통, 상처 및 질병으로부터의 자유(질병예방 및 신속한 치료), ④ 정상적인 행동을 표현할 자유(충분한 공간, 적절한 설비), ⑤ 두려움과 스트레스(고온, 저온, 소음 등)로부터의 자유(심리적 고통 감소)를 가리키며, 이는 현재까지도 세계 동물복지 및 동물보호관련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는 기본 지침이 되고 있다.


3. 연중 동물복지형 돼지사양관리의 중요성
2010년 동아시아의 FMD 발생상황을 살펴보면, 1월에 A형 FMD가 경기도 포천과 중국 북경시, 신강 위그루자치구에서 발병했으며, 2월 이후로는 O형 FMD가 대만, 한국, 홍콩, 중국, 몽고, 러시아, 북한등에서 발병했다. 2010년 4월에는 일본 규슈 동남부미야자키현 화우농가에서도 O형 FMD가 10년 만에 발생한 바 있다. 즉 FMD는 겨울철과 봄철에만 발병하는 것이 아니라 사계절 언제든지 발병할 가능성이 있는 전염병이라는 사실에 주목하고 ‘연중 농장방역관리’와 ‘철저한 백신접종’ 및 ‘동물 자가 면역력 증강대책’에 힘을 기울여 나가야 하겠다.
우리나라는 2000년 구제역 발생 이후, 2010년 안동 구제역파동을 겪은 축산계의 피해는 막대하며 2018년 현재 구제역 상재국이며, 사육환경온도(계절) 에 관계없이 발병하는 구제역은 열환경 스트레스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여름철과 겨울철에 특히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집중적으로 예방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와 관련, 2014년 1월 8일 북한의 평양소재 양돈 농가에서 겨울철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한국에서도 6개월여 후인 2014년 7월말 경북 의성, 고령 양돈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하였으며, 8월초에는 경남 합천 양돈농가에서 여름철 구제역이 발생한 사실을 통해서도 ‘연중 방역관리의 중요성’과 동시에 ‘연중동물복지형 돼지사양관리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즉, 구제역은 기존 방역당국과 축산농민들이 기존 인지하고 있는 겨울철(혹한기)~봄철(환절기)뿐만 아니라‘여름철(혹서기)을 포함한 사계절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연중 전염병 예방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기존 예방접종과 차단방역과 같은 ‘2차적 예방조치’ 이외에도 본고에서 강조하고자 하는 동물복지형 환경, 영양관리 등과 같은 연중 체계적인 전염병 예방관리시스템(1차적 예방조치)도 함께 병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다.
이번 호에서는 각종 질병발생의 주요 요인을 검토해 봄으로서 평소 질병 예방을 중시하는 동물복지형양돈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한다.

 

4. 동물 역학이란?
본래 역학(epidemiology)이란 ‘전염병의 집단적 발생’을 의미하며, 1930년대까지의 역학연구의 주요내용은 ‘전염병’이 대부분이었으나, 1930년 이후로는 그 내용이 ‘비전염성 질환을 모든 생리적 상태와 이상상태의 집단발생’분야까지 확대 적용하게 되었다.
동물 역학의 궁극적인 목표는 가축 집단질병과 비전염성 질병을 예방하고 가축건강증진을 위한 수단을 개발하는 것으로서, 그 핵심 내용은 첫째, 질병 발생 원인을 규명하고 둘째, 질병의 발생·분포·전파 경향을 파악하며, 셋째, 해당 질병의 예방대책을 강구하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다.

 

5. 질병 발병은 발생 요인 상호작용의 결과물
일반적으로 질병은 동물 체내의 조직 또는 기관에 이상이 생겨 정상적인 생리적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태로서 전염병과 비 전염병으로 크게 나눌 수 있으며, 질병은 ① 병원체(병인, causative agent), ② 병원소(숙주, reservoir of infection), ③ 환경 요인등, 3가지 주요 발생 요인들의 상호작용에 의하여 발병하게 된다.
첫째, ‘병원체(causative agent)’는 숙주에 침입해 질병을 일으키는 미생물이며, 숙주는 병원체를 가지고 있는 동물을 말하며, 일반적으로 병원체가 동물체내에 침입된 것을 ‘감염’이라고 한다.
즉, 동물이 전염병에 감염되었다는 것은 기생체가 하나의 숙주에서 다른 숙주에 침범해 증식하거나 발육 할 때에 나타나는 숙주의 반응을 말하며, 이는 감염된 동물이 발병한 후에 다른 동물에게 직간접으로 전파시킬 수 있는 질병에 걸렸음을 의미한다.
대다수의 질병은 동물체내에 투입된 미생물이 조직을 파괴시켰을 때나 감염된 다량의 음식물을 섭취했을 때에 생기게 되며, 미생물은 피부, 호흡기, 소화기, 비뇨기, 눈, 귀 등을 통해 체내에 침투해 감염이 시작된다.
둘째, ‘병원소(reservoir of infection)’란 일종의 전염원으로서 병원체가 증식하면서 생존을 계속해 다른 숙주에 전파시킬 수 있는 상태로 저장되는 장소를 말하며, 셋째, ‘환경요인(environment)’은 질병발생을 일으키는 제반 외적요인들을 일컫는다.

 

6. 구제역 발병 원인과 대응전략
2010~2011년 이후 겨울철에 자주 발생하는 FMD 발병원인을 추정해 보면 돼지 보온관리차원에서 상대적으로 소홀해지기 쉬운 겨울철 환기부족으로 인하여 겨울철 양돈장 사육환경온도로 인하여 유지 에너지가 증가하는데 따라서 추가적으로 요구되는 영양분 요구 증가분을 선제적으로 원활하게 공급해 주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을
경우, 주로 평상시에도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떨어져있는 환축, 어린 가축, 노령축 등을 중심으로 체내 자가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짐으로서 호흡기 질환에 노출됨과 동시에 FMD 바이러스 등에 접촉되어 급속히 전파되었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향후 한돈농가의 가축전염병 대응전략도 기존에 시행중인 바이러스 감염을 차단하는 차단방역과 항체형성을 위한 백신접종 수준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이등 기존 대응방안(2차적 예방조치)들이 FMD 확산 예방효과는 있지만 FMD 재발방지와 청정화를 완벽하게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기존 사양관리의 틀을 새롭게 전환하는 자세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병원체, 숙주, 환경 인자별 질병발생 원인들을 제거해 ‘자가 면역력을 극대화시켜주는 동물복지형 양돈산업을 구체화(1차적 예방조치)’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7. 맺 음 말
향후 신속히 국내 FMD 청정화를 달성해 나가기 위해서는 백신접종예방에만 의지하지 말고 정부와 산학연이 힘을 모아 상시 역학조사체계를 구축하고 질병 전파역학조사 및 예방역학조사를 함께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통하여 발병 초기 신속한 역학조사를 통해 발병원인을 정확히 규명한 후, 그에 따른 방역대책들을 펼쳐나감으로서 추가적인 피해
확산을 최소화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한편 양돈농가 입장에서도 여러 질병발생원인들에 대한 예방대응책들에 대하여 분야별로 꾸준히 대비해 나감으로서 사계절 자가 면역력을 극대화시켜 주는 양돈사양관리체계를 새롭게 구축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으며, 이를 위해서는 지나친 생산성위주의 축산이 아닌 동물과 생산자 및 소비자 모두를 배려하는 ‘동물복지형 양돈산업’을 지향하는,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운 새로운 축산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확고한 실천의지가 요구된다고 하겠다.

※ 저자 연락처 : 010-3313-1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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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피그 2018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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