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돈의 원가 및 품질 경쟁력이 요구된다 한돈의 원가 및 품질 경쟁력이 요구된다
임진우 2016-06-08 11:32:45

김성준 양돈PM
대한제당㈜ 무지개사료


최근 한돈산업의 이슈는 수입돈육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경쟁력 확보로 집중되는 느낌이다. 그동안 생산성 향상, 품질개선, 분뇨처리, 악취저감, 시설현대화 등의 주제들이 우리 산업의 발전을 위해 활발히 다루어졌다면 FTA 시대에 직면한 지금은 수입육과 경쟁하기 위한 우리 한돈의 가치경쟁력이 요구되는 시점이 되었다.
현재 우리 한돈산업이 직면한 상황을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ㆍ FTA 체결로 돼지고기 관세의 철폐가 진행되고 있다.
ㆍ 식당, 가공육을 중심으로 수입돈육 선호현상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ㆍ 가정소비에 있어서 수입돈육에 대한 경험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ㆍ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수입돈육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돈이 경쟁력을 확보하고 미래가치를 만들어 나아갈 수 있는 전략에 대하여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1. 한돈의 원가경쟁력


한돈산업에서 양돈장은 원료돈의 생산단계로 분류할 수 있다. 생산단계에서 우리 한돈은 원가경쟁력의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주요 양돈 생산국들과의 돼지 생산비를 비교해보면 우리 한돈의 생산비는 매우 높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표 1> 주요 국가별 돼지 생산성 및 생산비



<표 1>을 보면 우리나라의 돼지 생산비는 주요 수입국인 미국의 1.67배 수준이다. 대표적인 생산지표로 비교해 볼 수 있는 사료요구율과 MSY 역시 주요 양돈생산국들과의 큰 격차를 확인할 수 있는데, 생산원가의 차이로 직결되는 부분들이다.



<그림 1> 연도별 시세와 생산원가 비교

* 출처: 축산물품질평가원, 수급조절위원회


올해 1~4월까지 평균시세(탕박, kg)는 4,253원으로 최근 2년간과 비교해보면 큰 폭으로 하락하였지만, 여전히 예상 생산비인 3,816원(수급조절위원회 올해 전망치)보다는 높은 수준으로 형성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생산원가 절감을 위한 노력에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림 2>는 올해 3월 주요 양돈생산국들의 돼지가격 시세를 비교한 것으로 우리나라의 현재 시사가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여 얼마나 높은 수준인지 확인할 수 있다. FTA 시대에서 관세의 보호 없이 수입돈육들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지육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반대로 주요 양돈생산국들보다 높은 시세가 형성되어 있는 지금이야말로 우리 한돈의 원가경쟁력을 확보해 나아갈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는 해석도 해볼 수 있다. 



<그림 2> 국가별 돼지가격 - 2016년 3월

* 출처: www.genesus.com


대부분의 원료를 수입하여 생산하는 배합사료는 양돈생산비 항목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적게는 55%에서 70% 이상을 차지하는 농장들도 있다.
배합사료와 관련한 생산지표는 사료요구율로 평가해 볼 수 있는데, <표 1>에서처럼 높은 수준의 사료요구율로는 주요 양돈생산국들과 원가경쟁력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허실을 방지하고 시설/환경에서 손실되는 영양소를 통제하는 것만으로도 10% 이상의 사료요구율 개선이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2. 한돈의 품질경쟁력


국내산 돼지고기와 수입산 돼지고기의 품질을 비교하는 것은 매우 조심스럽다. 품질과 맛에 대한 평가가 개인이나 나라마다 다를 수도 있고 유통단계나 조리과정 또한 상이하기 때문이다. 그런 부분을 떠나서라도 국내산 식품이 우수하고 안전할 것이라고 믿는 자국의 소비자들에게 한돈의 품질이 수입산보다 떨어진다고 이야기하기란 매우 불편한 일이다.
하지만 균일한 출하품질을 유지하는 부분에서만큼은 주요 양돈선진국들이 우리나라보다 월등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높은 수준의 품질경쟁력도 필요하겠지만 소비자들로 하여금 편차 없는 균일한 돼지고기를 선택할 수 있게 해주는 것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난 한해 우리나라 돼지고기의 상위등급 출현율은 64%를 기록하였다. 도체중과 등지방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품질평가 기준에서 3마리 중 1마리는 규격돈 품질을 벗어나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naqs.go.kr/)에 접속하면 돼지고기의 원산지별 구별법을 확인할 수 있는데, 수입산은 형태가 고르고 규칙적인 것으로 소개되어 있는 반면 국내산은 크기와 형태가 다양하고 불규칙한 것으로 설명된다.
생산단계인 농장에서는 출하돈 체중선별기, 체중편차 관리, 출하일령 관리, 과지방 억제, 암수 분리사육 등의 사양기술을 활용하여 도체중과 등지방이 균일한 규격돈을 생산하는 데 보다 집중해야 하겠다. 


3. 전문경영인과 젊은 인력이 모여드는 한돈산업


올해 1/4분기 통계청 발표기준으로 전국의 양돈농장 사육호수는 4,761호로 집계되었다. 2007년도 10,765호에서 불과 10년 만에 절반 이하로 감소한 것이다. 하지만 산업의 규모는 결코 감소하지 않았다.
양돈은 농림업생산액 기준 쌀 다음으로 큰 규모의 품목이다. 연간 생산액은 6조원 이상이다. 점차 규모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전문인력의 참여가 절실한 산업이다.
농장을 운영할 수 있는 전문경영인뿐만 아니라 각 사육단계별 생산담당자들도 전문화가 요구된다. 대학에서 양돈을 전공한 전문인력들이 농장에서 생산을 이끌어가고 전문양돈교육기관에서 인재를 배출하는 양돈선진국들의 모습은 부러움의 대상이다.
실력 있는 농장장의 입사와 퇴사에 의해 농장성적이 좌지우지되는 경우도 자주 접하게 되며, 몇 년간 일하면서 실력이 쌓인 외국인 근로자가 본국으로 돌아가는 것 때문에 고민하는 사장님들의 하소연도 자주 듣는다.
최근 개량된 모돈의 보급이 활발해지고 시설과 환경의 개선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는 있지만, 전문적인 양돈인력들이 농장으로 모여들지 않는다면 양돈선진국들만큼의 생산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전국에 축산관련 대학은 총23개, 전공은 37개로 약 4천명의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다. 매년 1천명 규모의 졸업생을 사회로 배출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에는 양돈관련 전문 교육프로그램도 점차 활성화되고 있는데, 이처럼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고급인력들이 농장의 생산현장에서 근무하며 지식을 활용하고 경험을 쌓아갈 수 있도록 산업 전반에 걸친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서두에 언급하였듯이 수입돈육의 입지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느낌이다. 사육두수 증가에 따른 공급과잉이 예상되는 시점에서도 수입돈육량이 줄어들지 않고 있는 상황은 매우 우려스럽다. 경쟁국들에 비해서 생산원가가 매우 높으며, 그런 상황을 높은 시세가 뒷받침해주고 있는 상황 역시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하지만 우리 국내산 한돈의 확실한 경쟁력이 존재하는 부분이 있다. 짧은 유통기간을 통해 이루어지는 냉장신선육이 그러하다.
기본적으로 수입육은 배송과 검역, 통관 등의 과정에서 30일 이상이 소요된다. 반면 국내산 돈육은 도축 이후 며칠 안에 소비자에게 공급이 가능하다. 따라서 전체 돼지고기 소비시장에서 국내산 냉장신선육의 자리를 확고히 다져나간다면 미래에도 한돈의 가치는 충분히 안정적일 것이라 생각한다.
생산비 이상의 시세가 형성되고 있는 시기인 만큼 우리 한돈의 원가경쟁력과 품질경쟁력을 만들어나가기 위한 노력에 한돈산업 전반의 관심이 집중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월간 피그 2016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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