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서기 시설 관리가 내년 성적을 좌우한다 혹서기 시설 관리가 내년 성적을 좌우한다
김윤수 2016-07-06 13:40:23

김춘식 과장
논산계룡축협


1. 머리말


혹서(heat waves)는 기온이 일정 온도 이상으로 상당 기간 지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구체적인 기준은 나라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미국 기상청(National Weather Service)에서는 혹서(heat waves)의 정의를 기온이 32.2℃를 초과하는 일이 연속하여 3일 이상 지속되는 현상을 지칭한다. 우리나라 기상청에서는 33℃ 이상의 기온이 2일 이상 지속될 경우 폭염 주의보를, 35℃ 이상의 기온이 2일 이상 지속되면 폭염 경보를 발령한다.
기상청의 폭염 특보제는 2008년부터 시행 중이며, 2011년도까지는 고온다습한 한국기후를 고려하여 온도와 열지수를 병행하여 폭염특보를 발령하였다. 하지만 열지수가 생소하고 파악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2012년도부터는 열지수는 제외하고 기온으로만 폭염특보를 발령하고 있다.
다른 기상특보와 마찬가지로 폭염특보가 내려지기 전에도 기온과 습도가 충분히 높다고 생각되면 조심할 필요가 있다. 특히 올여름은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평년에 비해 8월은 기온이 높고, 7월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양돈장 관리 중에 더위에 대한 대책을 미리 세워서 대비할 필요가 있다.



<그림 1> 체중별 적정 열량지수


고온이 지속되는 기간, 높은 습도, 낮은 풍속 등이 열 스트레스(heat stress)를 주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기후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장마가 끝난 후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드는 시기에 고온다습한 날씨가 며칠 혹은 몇 주 동안 지속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최근 여름이 길어지고 온난화, 열섬 현상의 원인으로 최고기온이 30℃를 넘는 날이 증가되고 있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기본적으로 여름철 돈사의 환경관리는 온·습도계와 <그림 1>의 열량지수표(온도 ℃×습도 %)를 활용하면 편리하다.
돈사 내부의 열량지수가 1,800을 넘으면 혹서기 피해의 발생이 우려되므로 적절한 온·습도 조절이 요구된다. 또한 적정 열량지수를 유지해야 한다.


2. 혹서기 시설관리


여름철에도 환절기만큼의 일교차가 발생한다. 다만, 여름철 밤의 외기온도가 높아 돼지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입히지 않기 때문에 환절기만큼의 피해를 줄 가능성은 적다. 하지만 돈사 내·외부 온도차이가 높을수록 여러 가지 스트레스를 유발하게 된다.
환절기를 살펴보면 일교차가 15℃ 이상이었을 때 적절한 환기 컨트롤이 안 되면 호흡기 질병 등에 노출되기 쉽다. 여름철도 마찬가지로 혹서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돈사 내부의 환기관리를 통한 온도와 습도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돼지를 외부환경의 영향에 적게 노출시키려면 내·외부의 차단은 필수적이다. 특히 어린 돼지는 외부환경의 온도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지 못하고 대단히 민감하다.
돈사구조 중 천정 또는 지붕에서 발생되는 태양 복사열에 대한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 천장에 우레탄폼과 같은 단열재를 설치하고 지붕은 복사열 차단재가 혼합된 흰색 도료(인슐래드)를 칠하는 등 돈사 내부 온도를 낮출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리모델링이나 신축에 있어서 전국 어디든 샌드위치 판넬의 경우 지붕은 150mm 이상, 벽체 100mm 이상을 권하고 있다.
단열은 저온기뿐만 아니라 고온기에도 필수적이다. 만약 단열수준이 적절하지 않으면 계절에 따른 부가적인 차광막 및 송풍시설을 추가 설치해주어야 하므로 관리하기 어려운 돈사가 된다.
단열, 차광막 및 송풍시설 설치, 기호성이 높은 사료공급, 포유모돈 지방사료 첨가 공급, 시원한 물을 자주 갈아주고 충분한 물 공급하기 등 이외에 돼지의 체온을 직접적으로 낮추어 줄 수 있는 방법으로 시원한 물방울을 모돈의 목과 어깨 사이에 한 방울씩 떨어뜨려 주는 점적관수(drop cooling) 방법을 이용하면 돼지의 체열을 효과적으로 발산할 수 있다.
장기적인 혹서기 대비책으로는 돈사 주변에 활엽수를 심어 녹음을 만듦으로써 돈사 주변 바람을 시원하게 할 수 있다.
혹서기에는 사료 관리와 급여 관리도 매우 중요하다. 기온이 상승하는 여름철에는 사료빈 내부 온도가 외부보다 높게 올라가며 아침과 저녁의 일교차로 사료빈 내부에 물방울이 맺히는 응결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로 인해 곰팡이가 증식되므로 사료빈 내부의 사료는 7일 이내에 소진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인슐래드 페인트를 도포하여 직접적인 열 차단을 해야 한다.



<그림 2> 사료빈 인슐래드 도포


혹서기에는 기온 상승으로 식욕부진이 발생하기 쉬워, 양질의 사료 공급이 필요한데 특히, 포유모돈은 에너지(지방) 첨가와 급여횟수를 늘려주는 등 사료섭취량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돼지는 일반적으로 사료섭취량의 3∼5배(포유모돈은 5∼8배)에 해당하는 물을 섭취하는데, 여름철에는 돼지가 원하는 만큼 충분한 물을 먹을 수 있도록 급수기의 위치와 수압 등을 1일 1회 이상 점검해 신선한 물을 충분히 공급해줘야 한다.
여름철 전기사용량의 급증이 원인이 되는 정전으로 인한 피해 발생을 막기 위해서는 비상용 발전기를 설치해야 한다. 농가에서 정전 시 필요한 전력의 최대치를 계산하여 이에 맞는 정격 출력을 가진 소형 가솔린 발전기나 디젤 발전기를 구입하는 것이 경제적이다.


3. 혹서기 환기시설 관리가 내년 성적을 좌우한다


돼지는 체중당 폐용적이 다른 가축에 비해 적고 피부의 혈관 분포가 적어 발산능력 떨어진다. 그리고 체표면에 땀샘이 퇴화되어 고온 영향을 특히 많이 받게 된다.
고온 순화의 가장 중요한 기전 중의 하나가 땀을 분비하여 체열을 방출하는 것인데, 돼지는 땀을 분비하지 않는다. 유속을 발생시켜 체감온도를 낮추는 것이 가장 경제적인 방법이다.
여름철 돼지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은 사람이 할 일이다.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지 못하면 채식량이 저하되고 환경이 나빠져서 자연히 생산성 저하를 가져온다.
그러므로 무더위를 대비한 번식돈 시설의 점검 및 관리방법에서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고온의 환경에서 체감온도 저하를 위한 돈사 내 공기유속의 균형 있는 분배를 할 수 있는 환기시스템이다. 최우선이므로 여름철 관리를 위한 시설물의 점검 가운데 환기시설을 점검하여 생산성 향상을 시도해 보자.


1) 여름철 좋은 환기를 얻기 위한 환기휀의 용량 및 성능


환기휀은 대부분의 돈사 환기시스템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기계이다. 그러므로 휀을 잘 알지 못하고서는 기계식 환기시스템을 제대로 구성할 수도 없고 잘 관리할 수도 없다. 즉, 휀에 대한 지식이 없이는 적합한 휀을 결정할 수도 없고 성능을 유지할 수도 없다.
환기용 휀의 송풍량은 휀 앞뒤의 압력 차이에 따라 달라지므로 주어진 정압에서의 송풍량은 매우 중요하다. 국내에서 축산용 휀의 경우는 정압의 표시 없이 압력이 걸리지 않을 때의 최댓값만을 표시한 휀이 많으므로 구입 시에 이를 꼭 확인해야 한다(표시된 환기량의 70% 전후를 실제 환기량으로 봄).
특히 휀의 성능은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하여 감소한다. 돈사에서 사용하는 휀은 높은 먼지농도, 높은 습도, 쇠를 녹슬게 하는 가스 등 매우 취약한 환경에서 작동한다. 휀의 효율을 높이려면 휀의 날개에 부착된 먼지 등을 제거해야 공기의 유동능력이 감소되지 않는다. 휀의 날개와 셔터(shutter), 휀 박스 등에 먼지가 달라붙으면 풍량이 최대 40%까지 감소하며 평균 20% 전후 감소한다.
휀에서 나오는 바람량의 감소는 곧 환기량의 부족이 된다. 그러므로 최소 1개월에 두 번 정도는 환기시스템 점검의 날로 정하여 점검과 수선 및 청소해야 된다.



<그림 3> 먼지가 쌓인 환기휀


2) 제어 시설의 정밀도와 신뢰도(컨트롤러의 설치 및 관리)


환기휀과 더불어 중요한 기계는 컨트롤러이다. 먼저 습기와 분진이 많은 돈사 내 설치보다는 돈사외부에 설치해야 오작동을 막을 수 있다.
특히 환기휀 등의 작동으로 인한 돈사의 진동은 전선의 접속 부분에 트레킹현상을 일으키는 주원인이므로 진동이 없는 곳에 설치하는 것이 안전을 위해 필수적인 사항이다. 또한, 외부시공의 경우 직접적인 강우나 강설을 피하기 위한 비가림 시설을 해야 하며, 흔히 외부 설치 시 간과하기 쉬운 직사광선의 회피가 꼭 필요하다.
컨트롤러가 환기휀을 정확히 작동시키는 원리는 센서의 온도감지 기능에 달려있다. 센서가 오래되면 각종 오염물질이 달라붙어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청소를 하거나 교체를 해주어야 한다.
컨트롤러가 감당하는 전류의 양이 있다. 한계치를 초과하는 환기휀의 결속운용은 과부하로 인한 화재나 컨트롤러의 고장을 유발할 수 있다. 환기량이 부족하다고 해서 컨트롤러의 능력을 벗어난 과도한 환기휀 결속은 피해야 한다.


3) 돼지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풍속을 제공


돈사, 돈방 내 고른 입기를 위해서는 입기구와 입기덕트의 바른 설치가 필요하다. 필자가 환기가 안 되는 농장을 방문해보면 대부분 문제점이 입기구와 입기덕트에 있었다.
유속을 측정해보면 돈사 전·중·후가 각각 다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중계휀을 설치하는 농장을 자주 보았다. 입기구와 입기덕트의 바른 설치만으로도 중계휀이 필요 없는 경우가 많았다.
입기구나 덕트는 배기휀으로부터 멀리 설치하는 것이 유속을 일으키면서 돈사 내 고른 공기의 공급을 가능하게 한다는 원리만 알아도 똑같은 천공간격으로 시공하지는 않을 것이다. 배기구와 가까운 곳에 등 간격으로 시공된 입기구나 덕트의 천공은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가지관이나 천공의 경우에는 입기유속을 같게 하면서도 배기구와 먼 곳에 천공의 간격을 좁혀 돈사 내 공기의 흐름을 만들어 적정한 유속을 발생시켜야 한다.


4. 맺음말
 
막상 닥치지 않은 일을 예방하고 대책을 준비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혹서기는 해마다 반복되는 일이기에 충분히 대처 가능하다고 본다. 우리나라처럼 돈가가 계절적인 요인에 크게 좌우되는 곳이라면 더더욱 혹서기 시설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여름엔 시원하게 겨울엔 따뜻하게, 돼지를 편안하게 해주면 수익은 절로 향상될 것이다. 양돈업은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지상과제인 경제활동이기 때문이다.


<월간 피그 2016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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