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양돈장 경영관리 포인트 환절기 한돈 관리, 거듭 강조해도 모자라다!
박혜림 2016-12-09 15:05:30


1. 한돈 생산성과 착시현상


전국의 2016년도 한돈 생산성은 MSY 17.3두로 추정된다. 최근 3년간 정체된 한돈 생산성과 등위별로 크나큰 생산성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이미 기업 수준으로 규모화되었으며, 사계절의 변화가 더욱 극명해지고 인력의 질과 변동이 극심한 양돈사업 환경에서는 역시 늘 ‘호사다마(好事多魔; 좋은 일에는 탈-방해-마귀도 많다는 뜻)’하다. 즉, ‘잘 나갈 때 주위를 살펴 스스로를 경계하라’는 뜻이며, ‘위기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다. 이는 비단 개인뿐만 아니라 조직, 즉 가정을 포함하여 사업체나 나라에도 모두 해당되는 말이다.


최근의 토요타, 폭스바겐 사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조선·해운 산업이나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배터리 사태 등의 일류기업들이 자칫 자유낙하할지도 모를 지경으로 가는 모습들이 연속해서 지면을 채우고 있다. 모두 심각한 위기 징조도 없었고 경영진도 나름 성과에 만족하고 있던 순간에 발생한 일이다.


잘 나가던 최고 기업들이 갑자기 위기에 빠지고 순식간에 무너지는 기이한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현재 성과에 대한 착시현상’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성과 착시현상은 경영행위와 성과실현 사이의 시간지체(lagging) 때문에 발생한다.


그러므로 미래 위기 가능성을 정확하게 판단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성과가 아니라, 지금 가지고 있는 비전과 전략, 역량과 자원(인력·재무력·기술력·정보력), 시스템, 경쟁적 위치 등이 10년 후 미래 경쟁력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를 냉철하게 평가해야 한다.


즉, 현재 성과와 미래 위기 가능성은 전혀 상관관계가 없는 별개의 변수라는 얘기다. 따라서 현재 성과는 완전히 잊어버리고 냉철한 미래지향적 사고를 통해 위기 가능성을 합리적으로 탐지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경영자들은 현재 성과를 자축하다 예상치 못한 위기에 무너지곤 한다. 고성과 기업들조차도 치명적인 타격을 받는 주원인은 성과 착시현상에 빠진 나머지 ‘역량파괴적 변화(기존 핵심역량의 가치를 파괴하여 졸지에 소용없도록 만들어버리는 사업환경 변화)’라는 특수한 환경 변화를 인지하지 못했거나 못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본고를 통하여 급변기인 환절기 경영관리 및 사양관리에 대하여 언급하고자 한다.




2. 환절기 사양관리의 핵심


기록적인 무더위를 보였던 금년은 5월 중순부터 더위 스트레스가 시작된 이래 7월 초순부터 최저온도가 상승하더니, 7월 20일경부터 본격적인 열대야가 시작되었다(전년대비 2~3℃ 이상 온도 상승). 이로 인하여 사료섭취량 저하, 비육돈군의 증체 저하로 인한 출하일수 지연, 번식돈군의 체력저하로 인한 번식성적 저하와 폐사 증가, 관리자의 피로도 증가로 인한 건강 후유증 유발 등의 유난히도 강도 높고 광범위한 고온 스트레스에 의한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환절기에 이런 스트레스 요인이 제거되면서 하절기 이전으로 빨리 회복되어야 하지만 자칫 안 좋은 상황들이 지속되면서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발생하곤 한다. 따라서 하절기 이후 농장에서 직면할 수 있는 사양관리 상의 문제들과 대처 방법을 요약해본다.


가. 번식성적 향상을 위한 모돈관리


모돈의 하절기 후유증은 환절기를 거쳐 지속됨(재발교배율은 8월에서 11월까지 높게 나타남)을 각종 전산통계를 통하여 확인된다. 따라서 숨쉬기도 힘든 폭염 속에서 자돈들을 키워 낸 이유모돈들의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정상 발정이 오기 위해서는 영양적, 환경적, 생리적 조건 등이 모두 충족되어야 한다. 고온 스트레스 영향으로 섭취량이 감소함으로 인해 체중 및 등지방 손실이 많았던 모돈들은 이유 후 재귀발정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유모돈에 대한 강정사양이 특히 중요하다.


BCS(바디컨디션, 체평점)가 불량인 모돈의 경우 면역력이 감소하여 자돈 품질에도 악영향을 끼치므로 고품질 사료의 사용도 중요하지만, 용중 체크와 함께 증량 정도를 정밀히 따져서 결정해야만 한다. 또한, 에너지 함량이 강화된 사료를 급여함은 물론이고 포도당, 비타민, 미네랄 등을 별도로 추가 급여하여 강한 발정과 배란수를 극대화시켜야 한다.



특히 포도당을 돼지가 섭취하게 되면 혈중 포도당 농도가 증가하고, 이를 흡수하기 위해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되어 포도당을 흡수하게 된다. 췌장에서 분비된 인슐린은 모돈의 뇌하수체에서 난포자극 호르몬(FSH), 황체형성 호르몬(LH)을 자극해 강한 발정을 유도하는 데 도움을 주게 된다.


따라서 이유 후부터 교배 시까지 5일간 매일 포도당 200g을 급여할 것과 고품질의 비타민을 하절기는 물론 환절기에도 톤당 1~2kg을 사료에 첨가할 것을 권장한다. 이는 특히 백신 항체가를 높이는 데에도 매우 중요하다.


또한 발정 유도는 발정재귀일을 단축하고 강발정을 유도하여 수태율 및 모돈 회전율을 높일 수 있다. 웅돈 접촉을 통해 인위적으로 재귀일을 단축시키기 위한 노력과 정밀한 방정체크도 중요하다.


농장관리자들은 발정 유도와 발정 체크를 정확히 구분해야 한다. 고온 스트레스로 인해 모돈들의 신체 리듬이 깨진 상태에서 발정 유도를 위해 호르몬제를 사용할 수도 있지만, 다음과 같은 기본적인 사양관리를 통해 발정을 유도할 수 있다.


번식돈에 있어서 일조시간의 변화는 초산돈의 성성숙 일령과 경산돈의 발정재귀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다시 말하면 일조시간이 부족하면 모돈의 교배성적이 급격히 저하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6월 21일 하지를 기점으로 낮의 길이가 점점 짧아지게 되므로 교배사에는 형광등과 타이머를 설치하여 하루 ‘16시간’ 동안 충분한 빛을 볼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좋다. 밝기는 모돈이 누워 있는 바닥에서 측정 시 300lux 정도가 좋으며, 임신사의 경우 80~90lux 정도의 빛을 16시간 점등해 주는 것을 추천한다.



나. 온도 차에 따른 질병 발생 예방


9월 중순부터는 갑자기 일교차가 커지면서 건조해지기 때문에 호흡기 질병이 다발하게 된다. 낮에 온도가 쉽게 떨어지지 않아 하절기 온도로 세팅하여 관리하다 보니 기온이 내려가는 밤과 새벽 시간대에 차가운 공기의 유입으로 급성 호흡기 질병(특히 급성 흉막폐렴과 글래서씨병)과 각종 장염이 다발할 우려가 높다.


특히 고온 스트레스에 의한 증체 지연으로 인해 비육사의 밀사가 유발된 상황에서 질병이 발생하게 되면 폐사율이 급증하므로 육성·비육사에 대한 환기 관리 및 스트레스 요인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환돈은 발견 즉시 치료하는 등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또한 이 시기에는 유·사산의 발생 비율이 증가하는 시기이다.


돼지는 하절기나 동절기보다 온도급변기에 스트레스를 더 받게 된다. 환기량이 점차 줄어드는 시기에는 저속(환기팬)에서도 효과적으로 가스와 먼지를 제거할 필요가 있다.


농장주의 지휘 아래 전원을 끈 후에 팬의 날개 및 안전망 청소부터 실시하자. 또한 지속적으로 호흡기 및 유·사산 문제가 발생한다면, 질병 측면보다는 구조적인 시설의 문제와 기본적인 사양관리를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교정해야만 한다.



다. 내·외부 기생충의 구충


자칫 소홀하게 다루기 쉽지만 만병의 근원인 기생충의 경우, 모돈에 있어 백신 항체 형성을 저해하여 초유 내 면역물질을 감소시키게 된다. 여기에 온도 변화 스트레스까지 받게 되면 모돈의 면역력이 감소하고 생식기 질병 발생 및 자돈 품질에 막대한 영향을 주게 된다.


따라서 계절이 바뀌는 시기인 봄과 가을에는 정기적인 구충 프로그램을 통해 질병 발생을 예방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농장들이 이에 대한 정밀한 지식이 없어 잘못된 구충을 하고 있는 실정이므로 전문가들의 자문을 구하여 실행하기를 권고한다.


3. 환절기 경영관리의 핵심


우리나라의 돼지가격은 매년 6~8월은 가장 높고(성수기), 10~12월은 가장 낮다(비수기). 따라서 같은 MSY를 기록한다 할지라도 여름 돼지를 저돈가 시기에 출하하는 농장들은 그만큼 경영수익이 악화되게 되어 있다. 따라서 정상 발육을 위해서 온갖 수는 다 써야 하는데, 그런 노력이 부족한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표 3 참조).


하절기 후유증으로 출하체중 회복은 10월 중순 이후에야 회복된다. 따라서 지금 이 순간에도 시간은 ‘시간은 돈이다!’


각종 매체에서 기상 캐스터가 전하는 환절기의 특성과 대응법을 양돈장에 대입해보자.


“돈사 내 일교차가 큽니다. 일교차를 5℃ 이내로 관리하세요. 호흡기 질병을 조심하세요.”
“돈사가 전반적으로 건조합니다. 특히 오후 시간대 육성·비육사는 매우 건조합니다.”
“돈사별 적정 온도와 일교차 관리가 요구됩니다. 돈사 내 습도 조절을 위해 소독 관리가 절실합니다.”


이제 양돈장에서는 올해 사업을 마무리하고 내년도 사업을 준비하는 시기이므로 농장의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계획과 실행이 필요하다. 특히 무더위에 방치되었던 각종 시설물을 점검하고 바로 닥칠 온도 급하강기에 대비하여 신속히 수리 및 보완해야만 한다.


생산성이 저조한 농장들의 공통된 현상은 경영주의 부적합성은 물론, 구성원들의 열정과 창의, 주인의식의 동시적 결여로 나타난다. 따라서 느슨해진 직원들에 대한 개인면담을 통하여 인적문제를 사전에 제거함은 물론 교육훈련을 강화해야 한다.


한돈 생산성 향상을 위하여 가장 긴급히 요구되는 3대 쟁점은 첫째, 경영주의 자각 둘째, 좋은 인력의 신중한 선발 셋째, 동기부여에 의한 애정 어린 육성 및 과감한 승진과 보상일 뿐이다.


<월간 피그 2016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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