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행복한 동물복지 양돈 ‘동물복지’를 통해 한돈산업의 길을 묻다!
박혜림 2016-12-20 14:56:37


동물복지형 양돈은 이제 세계적인 추세를 넘어 대세를 이루어가고 있다. 친환경 양돈이란 포괄적 개념은 환경친화적 양돈과 동물복지형 양돈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우리 한돈산업이 앞으로 지속가능하기 위해서 선택의 여지없이 받아들이고 정착시켜야 할 개념이 친환경 양돈이며, 친환경 양돈은 사람과 돼지 그리고 자연이 같이 지속가능하게 하는 가치이다. 그중에서도 동물복지가 그 중심에 있다.


동물복지는 사람의 필요에 따라 동물을 이용하되 최소한의 배려를 통하여 불필요한 고통을 방지하고 생명이 갖는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되도록 하는 생명존중의 큰 의미를 가진다. 이를 축산업 현장에 적용하고 실천하고자 하는 것이 친환경 동물복지형 축산의 개념이다.


특히 우리 사회가 고도의 산업화 사회로 발전해가면서 생명경시에서 비롯된 반인륜적인 사건들이 빈번하게 발생되는 사회현상을 보면서 사람이 이용하는 혹은 같이 살아가는 동물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를 통하여 생명존중의 정신을 불러일으키고, 동물은 움직이는 물건이 아닌 생명이란 인식을 바탕으로 사람과 동물이 더불어 행복을 추구하기 위함이 동물복지의 기본 개념이다.


또한 동물복지는 소비자가 요구하는 좋은 환경에서 만들어진 먹거리, 안전한 식품을 생산하고 공급하기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과정을 설명하는 또 다른 표현이다. 동시에 우리 사람 복지를 한 수준 더 높이기 위한 필수 과정이기도 하다. 


동물복지에 대한 인식과 접근 방법은 축산물 생산자와 소비자가 상반된다고 할 정도로 다른 것이 현실이며, 그 차이를 좁혀나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소비자로 통칭하는 일반인들의 생각과 요구는 세계적인 수준으로 높아져 있으나, 이러한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는 축산물 생산 현장의 여건과 인식과는 까마득한 격차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FTA 시대에 살고 있는 작금의 우리 한돈산업 현실에서 동물복지형 양돈은 분명 큰 부담임에도 불구하고 피할 수 없는 대세로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 그러므로 가능한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 


돼지의 복지에 대해서 아직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받아들이기를 꺼리는 논리가 “사람의 복지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현실에서 동물복지에 대한 논의가 과연 타당한가”라는 것이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사람의 복지가 완벽하지 못하다고 해서 동물복지에 대한 논의의 타당성이 결여되었다거나 시기상조라고 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이다. 오히려 돼지에 대한 동물복지의 적용은 사람에게 더 좋은 환경과 더 나은 식품을 제공한다는 최종 목표를 설정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돼지는 물론이거니와 사람을 위해 필요한 개념이다.


돼지와 돼지고기는 분명 구분돼야 한다. 살아 있는 상태의 돼지라는 생명이 사람에 의하여 희생되어 사람에게 필요한 식품으로 바뀐 상태가 돼지고기이다.


돼지의 복지는 살아 있는 돼지가 쾌적한 환경, 즉 돼지가 요구하고 바라는 여건이 충족되는 상태, 몸과 마음이 가장 좋은 상태로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것과 돼지를 희생시켜 고기로 바뀌는 과정에 주어지는 고통이 최소화되도록 하는 과정을 통틀어 동물복지 개념이 적용된다고 보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좀 더 사실적으로 표현하면, 사람에게 정말 필요하고 귀한 돼지고기를 공급하기 위하여 목숨 바쳐 희생하는 돼지를 살아 있는 동안에 스트레스가 최소화되는 환경, 가장 살기 좋은 여건을 조성해 주고 마지막 생명을 거두는 과정에 주어질 고통이 최소화되도록 하는 것이 우리 사람의 최소한의 배려가 아닌가 하는 의식이 반영된 것이 동물복지이다.


따라서 동물복지는 결코 현실과 동떨어졌다거나 아직은 우리가 받아들이기 어렵다거나 하는 개념이 아닌, 지금 바로 우리 곁에 있고 늘 함께하는 그래서 더 중요하고 지금 받아들여서 부족한 부분은 개선해야 하는 그런 것이다.


돈사의 주인은 사람이 아닌 돼지다. 돼지가 생명을 유지하고 생산활동을 하는 공간이 돈사이며, 관리자인 사람은 그 돈사의 주인인 돼지가 가장 편안하고 몸과 마음이 최상의 상태로 유지될 수 있도록 동물복지의 기본인 5대 자유가 보장되는 생활환경을 만들어주고 관리하는 역할이다. 따라서 환경관리의 목표 또한 돈사 환경을 돼지 중심의 동물복지형으로 개선해야 한다.


동물복지 양돈농장


FTA가 확대되고 특히 한·EU FTA 시행을 계기로 가축의 복지에 대한 관심과 제도적 필요성이 크게 증가하였다. 그리하여 정부는 2012년부터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를 시행하고 있다.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가 지난 2012년 산란계를 시작으로 13년 돼지, 14년 육계, 15년에는 소(한우, 육우 및 젖소), 그리고 16년에는 오리농장까지 확대되었다. 올해 9월까지 85개의 산란계 농장, 12개의 돼지 농장, 6개의 육계 농장, 1개의 젖소농장(목장)이 인증을 받았고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을 받은 농장에서 생산된 생산물은 녹색의 동물복지 인증마크를 붙이고 시중에 유통하게 된다.


‘동물복지축산농장 인증제’는 동물복지형 축산을 현실화시키고 가능한 빠른 기간 내에 축산 현장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게 하기 위한 제도이다. ‘동물보호법’에 근거하며 인증주체는 농림축산검역본부이고 인증절차는 서류심사, 현장심사의 2단계로 이루어지며, 동물복지형 축사시설의 적절성 및 현실적합성 등을 판단하고 축종별 기준을 적용하여 인증된 축산농장에서 생산된 축산물은 ‘동물복지’를 표시하여 유통된다.


동물복지 축산농장 중 양돈농장 인증에 대해서는 2013년 하반기에 인증기준을 마련하였다. 그리고 2014년 5월 전남 해남 소재 2,900두 규모의 ‘강산이야기’가 첫 동물복지 양돈농장을 인증받았다.


동물복지 양돈농장 인증기준 주요내용을 살펴보면, 크게 5가지 영역으로 구분된다. 각 세부 인증기준은 <표 1>과 같다.




“더불어 행복한 농장”


돼지가 살아가는 과정에서 돼지가 받을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위한 관리개선이 곧 동물복지 개념이고 이를 적용하고 실천하는 것이 동물복지형 축산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를 제도적으로 인증하는 프로그램이 동물복지축산농장 인증제가 되는 것이다. 동물복지 축산농장에서 생산된 돼지를 출하하여 인도적인 수송과 도축과정을 거치면 동물복지 돼지고기로 표시하게 된다.


지난 7월 국내 첫 동물복지 인증 돼지고기가 시장에 출시되었다. 6월말 동물복지 양돈농장 10호로 인증받은 경남 거창군 소재의 2,400두 규모의 “더불어 행복한 농장”에서 깨끗하고 냄새 없는 쾌적한 환경에서 자란 돼지를 동물복지 인증 차량으로 출하하였다. 그리고 동물복지 도축장으로 인증되어 있는 부경양돈농협 김해공판장에서 도축하여 마침내 동물복지 인증 돼지고기 1호로 시장에 첫선을 보이게 된 것이다.


동물복지 인증 돼지고기 1호 출시까지 더디게 진행된 이유는 계란과는 달리 돼지고기는 양돈농장이 동물복지 인증을 받고 이어 동물복지 인증 차량으로 수송해야 하며, 마지막으로 동물복지 인증 도축장에서 고통을 최소화하는 도축이 이루어져야 하는 일련의 동물복지형 처리 과정이 모두 충족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여러 단계의 동물복지 인증 절차를 거쳐야 가능하기 때문에 현재는 인증받은 12개 동물복지 양돈농장 중 “더불어 행복한 농장”이 유일하게 동물복지 인증 돼지고기 표시가 가능하게 된 것이다. 앞으로 동물복지 양돈농장의 인증 확대와 동물복지 인증 돼지고기가 시장을 주도할 그때가 곧 다가온다고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월간 피그 2016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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