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한돈산업 전망 및 과제 2017년 한돈산업이 비중있게 나아갈 가치를 탐구하다
한은혜 2017-01-16 15:12:04


한·EU FTA가 2010년 7월에 발효되고 2012년 3월에는 한·미 FTA가 발효되었으며, 이에 따라 기존의 수입돈육에 부과됐던 25%의 관세를 10년에 걸쳐서 철폐하기로 하였다. 이후로도 호주, 캐나다, 중국 등 세계 각국과 FTA를 체결하여 정식으로 시행되고 있다. 또한 올해 10월5일 개최된 고위급 회담을 계기로 유라시아경제 연합(Eurasian Economic Union; EAEU)과의 FTA도 추진 중에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EU, 미국, 캐나다 등 여러나라에서 돈육을 수입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돈육수입량은 국내 도축두수 증가와 가격 하락 등으로 인하여 전년 동기 대비 6.2%감소하였지만, 2015년 미국산 농축산물 수입규모가 70억 달러에 이를 정도로 무역시장이 개방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지난 11월에는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국내 양돈업계는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되었다.


우선 우려되는 것은 달러화 환율의 변화이다. 트럼프가 당선된 11월8일 이후 환율은 크게 증가하였으며, 이에 따라 배합사료 원료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축산업계에서는 사료비의 상승이라는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양돈 생산비 중에 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60% 내외이며, 생산성이 높은 양돈장들의 경우 총 생산비이 70% 이상을 사료비가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료사료의 가격 상승은 축산농가들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둘째, 한·미 FTA의 재협상 문제이다. 2012년 3월 15일 발효된 한·미 FTA 에 의하여 미국산 돈육의 관세가 점점 낮아지고 있으며, 2016년 1월 1일부터 냉동전지, 냉동후지, 냉동삼겹살 등의 관세가 전면 폐지되었다. 냉장삼겹살과 냉장 기타부위의 관세는 2021년까지 점진적으로 폐지될 예정이다. (표1 참조)


이러한 상황에서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표방하는 도널드 트럼프의 한·미 FTA 폐지 내지 재협상 문제가 중요한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축산분야의 관세율 협상에서 축산물 관세철폐기간 단축 등 강한 요구를 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207년에는 FTA에 따른 관세율 저하에 대응하여 양돈선진국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생산비 절감이 가장 큰 화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비를 절감하기 위하여 무엇보다도 축산농가들은 사료비 절감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재 사료 내 과도하게 첨가되고 있는 영양소의 함량을 낮출 필요가 있으며, 대체원료의 꾸준한 탐색이 필요할 것이다. 정부가 쌀 재고량 감출을 위하여 국산 쌀을 사료용으로 공급하기로 함에 따라 대체원료로서 쌀이 주목받고 있다.


이미 정부에서는 2012년산 쌀의 사료화를 시행하였고, 2017년에는 2013, 2014년산 쌀 총 50만톤을 사료로 전용할 계획이다. 영양학적 가치나 동물의 기호성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이미 밝혀졌지만, 너무 오래된 구곡을 사료화하는 것보다는 안보차원으로 지난 2년간 생산된 쌀은 저장하더라도, 이왕 사료로 전용할 쌀에 대해서는 가능한 신선한 쌀의 사료화가 필요할 것이다.


양돈장의 생산비를 절감하기 위해 과도한 모돈 도태는 농가의 수익성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이 되므로 모돈의 사양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겠다. 모돈 1두를 도태하면 농가의 경제적 비용은 약 160만원 정도로 추정된다.


체중 100kg 정도의 후보돈을 70만원에 구입하면 종부시기까지 농장에서 사육하는데 드는 비용이 약 20만원 소요되어 종부시점의 모돈가치는 90만원이 되지만, 이를 도태하면 20여만원밖에 받지 못한다. 따라서 70만원의 경제적 손실이 있지만, 추가로 70만원을 들여 후보돈을 구입하고 종부시까지 사육하는 비용 20만원까지 합친다면 모돈 1두의 도태는 160만원의 경제적 손실을 가져온다는 계산이 나온다.


농장에서 인공수정(AI)을 할 때 종부횟수는 양돈장마다 큰 변이를 보이고 있다. 1회AI에 약 7,500원이 지출되는데, 종부시 3번의 AI를 시행한다면 두당 22,500원의 정액비가 소요될 것이다. 모돈 200두 농장에서 종부시마다 3번의 AI를 한다면 1년에 소요되는 정액비는 1,080만원(=200두 x 22,500원 x 2.3회전)이 되지만, AI를 2회만 한다면 연간 360만원의 정액비를 절감할 수 있다.


 이처럼 사소하게 생각하고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생산비 절감방법들을 양돈장에서는 적극적으로 찾아 실천해야 돈육의 수입관세가 0%가 되는 2010년 이후에 국내 양돈산업은 EU 등의 양돈선진국들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다음으로 우리나라 양돈산업의 발절을 위해서 후계세대들이 양돈산업에 진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농업 전반에 걸쳐 신규 인력의 유입이 감소되고, 후계세대들 또한 농촌을 떠나면서 고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양돈장 경영인으로 등록되어 있는 경영인의 나이는 50대 이상 비율이 84%로 매우 높으며, 40세 이하는 3.8%에 불과했다.




이렇게 양돈산업이 고령화되고 신규 인력이 진입하지 않는 이유는 열악한 근무환경, 근무조건 및 복리후생 등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여 후계세대들이 양돈산업에 진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앞으로 양돈산업이 해결해 나아가야 할 숙제일 것이다.


그 방안으로 제시할 수 있는 것은 우선 농가들의 인식이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노후된 축사시설을 현대화함으로써 양돈장에 대한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 또한 ICT 융복합 시설, 체계적인 전산관리 등을 통해 양돈산업은 발전가능한 비전이 있는 산업임을 일반인들에게 인식시켜 일반인들의 유입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로는 후계 양돈인에 대한 교육이다. 첨단 사육기술 및 능력을 보유한 유능하고 젊은 후계세대들이 양돈산업에 진출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할 것이다. 2015년 상반기에 농협중앙회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양돈농가의 29.2%만이 가업을 이을 후계자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표 2>에서 볼 수 있듯이 양돈업에 있어서 2세대의 참여율은 지극히 낮은 상태이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 대한한돈협회,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 농협중앙회 등 여러 기관에서 한돈 2세대들을 위한 다양한 세미나 및 교육들을 개최하고 있다. 많은 국내 양돈장들은 오랜 세월 농장을 경영해 온 1세대 농장 경영주들과 2세대 또는 후계 양돈인 사이의 세대, 문화 및 경영방침의 차이 등으로 인해 다양한 갈등을 가지고 있다.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똑똑한 젊은이들이 업계로 들어와서 농장에서 직접 비교 실험 등을 하여 농장에 더 적합한 경영방식을 선택함으로써 1세대 농장 경영주들과의 마찰을 줄임은 물론, 미래 한돈산업이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발전하리라 믿는다.


<월간 피그 2017년 1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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