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한돈산업과 돈과 전망 2017년 한돈산업이 비중있게 나아갈 가치를 탐구하다
한은혜 2017-01-17 10:46:40


붉은 닭띠의 해라 불리는 정유년(丁酉年) 새해가 밝았다. 닭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도 있겠지만, 적어도 올해만큼은 어렸을 적 새벽에 일찍 일어나 목청 높여 알람을 울려주었고 매일 건강한 알을 전해주었던 귀한 존재임을 기억하자.


지난 2016년은 그야말로 격동의 한 해라 기억될 수 있을 것이다. 청년실업률 12.5%로 ‘역대 최고’, 1인당 국민소득 6년 만에 뒷걸음질, 브렉시트 현실화와 트럼프의 미 대선 승리로 인한 세계 정치·경제 대격변 예고, 헌재의 김영란법 ‘합헌’ 판결, 그리고 모든 이슈를 뒤덮으며 사상 최대의 촛불집회와 탄핵 정국을 만들었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등 매우 험난한 시간을 보냈다.


축산업계도 FMD, HPAI 등 끊임없는 질병과의 싸움, 유례가 없었던 폭염으로 인한 성적 하락, 그리고 점점 숨통을 조이는 환경 규제와 무허가 축사 문제, 갈수록 가성비가 높아지는 수입육, 고령화와 후계자 부재로 인한 농가수 감소와 대기업의 농장 사업 확장 등으로 많은 농가들이 우려와 고통을 벗 삼아야 했던 한 해였다.


그러나 꾸준하게 지속되고 있는 안정적인 한돈 소비와 높은 시세로 인해 대체로 양호한 수익성을 이어나갈 수 있었던 점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국제 곡물가격의 안정세에 힘입어 갈수록 증가되던 생산비 부담을 다소 덜었고 특히 최근 다양한 매체에서 고지방 저탄수화물(LCHF) 다이어트에 대한 보도가 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육류와 지방 섭취에 대한 기존의 부정적인 시각을 긍정적으로 반전시킴에 따라, 삼겹살과 돼지고기 소비에 큰 힘을 실어주고 있어 앞으로 한돈산업의 성장에 대한 희망을 품게 한다.


본고에서는 2017년을 맞이하며 새로운 한 해의 배합사료 시장과 한돈산업을 전망해 보고. 어떠한 경영전략으로 한 해를 이끌어 갈 것인지 고민해보고자 한다.


1. 배합사료 생산량으로 본 2017년 한돈시장


2016년의 한돈시장은 사육두수 증가와 더불어 생산량이 꽤 큰 폭으로 증가하였으며, 11월까지의 도축두수는 전년 동기 대비 4%가량 증가되어 12월까지 총 1,650만두 전후의 사상 최대 도축두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3년 이후 감소했던 양돈용 배합사료 생산량은 다시 증가하여 올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에도 추가적인 사육두수 증가에 따라 배합사료 생산량은 다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사료 품목별로 살펴보면 우선 지난해 후보종돈의 입식이 더욱 활발하게 진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임신, 포유돈의 경우는 증가세가 매우 미미한 수준이어서 당분간 사육두수가 빠르게 증가되는 것은 어렵다고 볼 수 있겠다.


즉, 지난해 후보돈 입식이 매우 많았지만 실제 하반기의 임신돈 사료가 늘지 않았던 점은 대부분 기존의 노산돈이나 성적불량 모돈을 교체하는데 그쳤을 것으로 보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 이는 여느 때보다 이번 겨울에 초산돈 분만이 증가되어 질병 피해를 키울 가능성과 동시에 모돈 갱신율 증가에 따라 차후에는 번식 성적 개선에 기여할 수 있는 측면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한 높은 돈가로 인하여 출하일령 단축 목적이나 질병 피해 경감을 위하여 어린 구간의 사료 사용량이 늘어나고 상대적으로 비육돈 구간의 사용량이 상당량 줄어든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 모돈수나 산자수의 증가로 인한 밀사 문제가 점점 더 심해지는 추세를 나타낼 것을 반영하고 있으며, 이는 비육돈의 생산비를 높일 수 있다.



<그림 2>에서 보듯이 포유돈 사료량은 2015년 하반기 크게 증가되었으나, 지난해 6월 이후부터 9월까지는 전년 대비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10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하여 올해 상반기 도축두수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성과 생산비를 동시에 가늠하게 해주는 지표라 할 수 있는 농장 사료효율은 <표 2>에서 보는 것처럼 해마다 생산성 증대와 더불어 지속적인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것은 시설 현대화 및 규모화가 진행되면서 농장의 사양관리나 위생수준이 높아진 결과로 보인다.


즉, 도축두수뿐만 아니라 성장률의 향상에 따라 출하체중까지 좋아지고 있다. 높아지는 출하체중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사료효율이 개선되고 있는 점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2. 2017년 돈가 전망


앞서 언급했듯이 지난해 여름 폭염으로 인해 수태율이 하락하였고 상반기 출하를 반영해주는 기간 동안의 포유돈 사료 생산량이 크게 늘어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올 상반기 출하두수는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많은 후보돈 도입과 모돈 갱신이 진행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음에도 실제 임신돈 구간의 사료 생산량이 많지 않은 것은 기존 성적 불량 모돈의 교체에 대부분 이용되어 실제 모돈수 증가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 하반기 역시 출하두수 측면에서는 지난해에 비하여 다소 증가가 예상된다. 하지만 큰 폭의 증가로 이어지지는 못할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 육류 소비를 견인했던 저탄수화물 고지방 다이어트의 기대 효과가 어느 정도 소비를 지지해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리고 일인가구나 혼밥족 증가에 따른 편의점 도시락 사업의 성장과 함께 돼지고기도 중요한 메뉴로 인기를 더하고 있어 향후의 상황이 그리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또한 장기화되는 고병원성 조류독감은 많은 살처분으로 인해 돈육의 반사이익을 키워주고 있다. 지난해 수입 돈육의 오퍼 가격도 크게 오르고 올해 수입량 감소가 예상되는 데다 특히 작년 여름의 폭염 피해로 국내 생산이 늘어날 여지가 적다는 점은 올해 돈가에 긍정적 측면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적으로 살펴서 정리하자면 상반기 돈가는 전년과 비슷하거나 약간 높게, 하반기는 전년과 비슷하거나 약간 낮게 형성되어 대체로 지난해와 대동소이할 것으로 전망해 볼 수 있겠다.



3. 2017년 곡물 수급 및 경제 전망


지난해에는 도축두수가 증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한돈 소비량이 뒷받침되면서 고돈가 기조가 유지됐다. 더불어 국제 곡물가격 안정으로 농가의 경영 여건이 양호한 한 해였다.


그러나 최근 다시 불안정한 환율과 국제 유가의 동반 상승이 지속되고 있고 현재 국내에 도착되어 사용되고 있는 곡물가격의 상승 영향으로 인해 국내 배합사료 업체들은 올 초까지는 다소 어려운 경영이 예상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후 2/4분기부터는 곡물가격이 다시 하향 안정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큰 기상 이변이 없는 경우 당분간 안정적인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부정적인 요인도 있다. 주지하다시피 최근 들어 정치, 경제적인 상황이 좋지 않다. 물론 돼지고기는 주요 먹거리에 해당되므로 경기 침체에 큰 영향을 받지는 않는 것으로 보이지만 다소간의 영향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우려되고 하반기에 증가될 여지가 큰 국내 한돈 생산량, 사드 배치와 한일 정보보호 협정에 따른 중국의 보복 조치로 인한 한류와 유커 방문 감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 역시 트럼프 당선에 따른 보호 무역 조치로 인해 우리나라 수출 기업들의 어려움이 예상되어 국내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이 전망된다.


특히 김영란법과 높은 한우가격으로 인해 수입 쇠고기의 점유율이 크게 높아진 점은 부담이 되는 문제이다. 물론 한우가격이 하락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는 것은 쉽지 않은 문제여서 당분간 큰 영향을 주기는 어렵겠으나, 수입 쇠고기의 한돈 대체 기능이 상당히 크다고 보이는 점은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또한 장기적인 고돈가로 인한 육가공업체의 경영난은 심각한 상황이다. 최근 부도를 맞고 있는 육가공업체들이 꽤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고 농가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고 도매시장으로의 지육 상장률을 높여 돈가에 나쁜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올해 돈가가 좋을 것이라는 기대만 가지고 방심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2017년 한돈 경영전략과 농가에 대한 제언


해마다 농가수는 꾸준히 감소하고 농가당 사육두수는 증가하고 있다. 이는 돈가와 무관하게 경쟁력을 갖춘 농가들은 성장을 지속하고 그렇지 못한 농가들은 도태되어 자연스럽게 구조조정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경쟁력을 갖춘 농가들은 과감하게 투자하여 규모화에 성공하고 경영의 기틀을 차근차근 쌓아갈 수 있는 기회가 많다고도 볼 수 있다. 앞으로 이러한 변화는 고령화가 진행되고 농가들의 빈부 격차가 커질수록 농장의 인수합병이 더욱 활발하게 전개될 수 있다.


이제는 한돈산업이 더욱 전문화되고 기업화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전문 경영인을 요구하는 시대가 가속화될 것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볼 때 올해 양돈사업에서의 경영 전략을 크게 3가지만 제안해 보고자 한다.


첫째, 향후 10년을 내다보고 어떻게 투자를 할 것인지 장기 성장 계획을 수립하자.


혹시 최근에 10년 후 내 농장의 모습을 상상해 본 적이 몇 번이나 되는가? 변화하지 않으면 변화를 당한다는 진리를 마음에 새기고 지금까지 머릿속에만 두고 과감한 실행에 옮기지 못한 것이 있다면 올해는 확실한 변화 프로젝트를 만들어 보자.


‘OO농장 2025 전략 프로젝트 실천의 해’라는 플래카드라도 걸어 놓고 한 번 도전해 보기 권한다. 주변에서도 관심을 가질 뿐 아니라 아이디어 및 용기도 보태주게 될 것이다.


과거에 돼지를 키우면서 진리로 여겨졌던 ‘동네 과부한테 빚을 내서라도 OO는 해라’는 말을 지금의 필요에 대입시켜서 10년 내에 두 배(2X) 성장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결정하고 실천하자.


둘째, 생산성은 가장 중요한 사업의 근간이 된다.


생산성이 흔들리는 농장에서 성장은 불가능하다. 직원들의 사기도 흔들리고 농장을 물려받겠다고 생각 중인 아들의 마음도 흔들린다. 힘은 힘대로 들면서 갈수록 재미가 없어진다. 늘 기본과 원칙이 흔들리지 않고 지켜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적은 노력으로 농장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고 나눌 수 있음을 명심하자.


그런 면에서 볼 때 농장을 잘 지키려면 역시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와 투자가 중요하다. 주변에서 도와주고 있는 협력업체들에 대한 파트너십과 소통을 잘하는 것은 그들의 능력을 충분히 끌어내는데 필수적이다.


생산성을 올리기 위해 꼭 필요한 3가지 핵심 과제를 적어보고 각각에 대한 3가지 실천 사항들을 정하여 행동에 옮겨보자.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일은 그 목표를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점검을 받으며 지속적인 자극을 받고 개선된 결과로부터 즐거움과 성취감도 함께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소비자 중심의 사고, 장인정신으로 무장하자.


우리나라는 워낙 땅덩어리는 좁은데 사람이 많다 보니 경쟁은 치열하고 영세한 자영업자들이 많다. 돼지를 유통하는 업체들도 중소 영세업체가 많고 그 숫자는 농가 수만큼 많다.


남들은 물건을 잘 만들어 놓고도 재고가 쌓여 한숨을 짓는데 돼지를 키우면서 그런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생산하는 농가가 하청업체처럼 설움을 겪을 일도 크게 없고 돼지만 키워 놓으면 누군가 알아서 치워 준다.


그러다 보니 한돈농가들은 돼지 품질에 대한 인식과 관리가 그다지 절박한 수준이 못 된다. 매출 면에서의 규모는 기업 수준인데 일부 상위권의 농가들을 제외하면 품질 관리에 들이는 노력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수입 삼겹살이 날개 돋친 듯이 팔리고 가격도 만만찮게 오르는 모습을 보며 심히 걱정되었다. 우리가 좀 안이한 것은 아닌지, 수입육으로 옮겨가는 소비자들의 한돈에 대한 신뢰를 지켜 낼 골든타임이 우리에게 얼마나 더 남아 있는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장인정신은 당장 눈앞의 이익 추구가 아니라 높은 자부심으로 최고의 명품을 만들어 내겠다는 책임감이다. 육가공업체는 곧 소비자이면서 동시에 사업 파트너이다.


누구나 함께 했을 때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사람이 많은 성실한 사업 파트너를 불러들일 수 있고 좋은 결과를 나눌 수 있듯이, 좋은 농장이 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 한 해로 만들어 갔으면 한다.


새해 새날에 한돈산업을 지켜가는 모든 이들에게 어느 때보다 희망이 넘치고 성실함으로 꿈을 만들어 가는 한 해이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월간 피그 2017년 1월 호>


디지털여기에 news@yeogie.com <저작권자 @ 여기에. 무단전재 - 재배포금지>
가장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