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유행성설사병(PED)바이러스 급성감염 농장에서의 인공감염 가이드라인 연구
한은혜 2017-02-09 15:29:54

66.jpg

 

*본 원고는 대한한돈협회의 지원을 받아 수행한 “돼지유행성설사병(PED)바이러스 인공감염 가이드라인 확립 및 임상 적용 연구” 보고서 내용을 기반으로 작성됨.  

 

PED바이러스는 Coronaviridae에 속하는 RNA 바이러스로 코로나바이러스(Coronavirus)는 RNA바이러스 중 가장 큰 genome을 가지고 있는 바이러스이다. 사람을 비롯한 포유류, 조류 등의 호흡기 및 소화기에 감염증을 일으키며, 사람 감기의 10~20% 원인균이기도 하다.


코로나바이러스 중 사스-코로나(SARS-CoV)바이러스는 2002년 중국에서 처음 발생하여 전 세계적으로 전파된 예가 있다. 치사율이 높은 바이러스로써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했으며, 바이러스 유행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하였다.


중동에서 나타난 메르스바이러스(MERS virus) 역시 코로나바이러스의 일종으로 사스에 이은 코로나바이러스의 새로운 대유행(pandemic) 질병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높아, 전 세계의 바이러스 학자들과 방역당국에서 매우 예의주시하고 있다.


동물의 코로나바이러스도 많은 종류들이 보고되었고 질병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돼지에서의 코로나바이러스는 설사를 주 증상으로 하는 전염성위장염바이러스(Transmissible Gastroenteritis virus, TGEV)와 돼지유행성설사병(Porcine epidemic diarrhea, PED)바이러스가 있다.


이중 PED바이러스는 1970년대 유럽에서 시작하여 아메리카, 호주 대륙을 제외한 전 세계 양돈 산업에 경제적 피해를 주는 질병의 원인체이다. 하지만 미국에서 2013년 봄 PED가 발생함에 따라 현재 북중미 대륙 전체와 남미 대륙 일부까지 PED바이러스가 전파되어 피해를 주고 있다.


지금까지도 북미를 비롯하여 중국, 우리나라, 베트남, 필리핀 등 양돈업을 하는 국가에서 PED는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새롭게 출현한 PED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이 개발되고 있지만, 계속해서 새로운 돌연변이가 발생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새롭게 출현하는 돌연변이 PED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서 여러 연구그룹에서 백신을 개발하고 있으나, 지금도 급성으로 발병한 양돈농가에서는 인공감염법을 많이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인공감염법은 병원성이 강한 바이러스가 포함된 가검물을 이용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유의할 점이 많이 있으나, 표준화된 가이드라인이 확립되지 않아 실패를 경험하게 되는 사례가 많았다.


본고에서는 2016년 2월부터 11월까지 대한한돈협회에서 의뢰받아, 본 연구팀에서 수행한 PED 인공감염법을 효과적으로 적용하는 방법을 공유하고자 한다.  


   
1. PED바이러스의 돌연변이(US INDEL주와 S 유전자결손주)

 

PED바이러스에 대한 효과적인 백신 개발이 어려운 이유는 바이러스의 돌연변이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우리나라,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에서 주로 발생하던 PED가 미국에서 폭발적으로 발생한 이후에 PED바이러스는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그 사례로 <그림 1>처럼 US INDEL주와 우리나라에서 본 연구팀이 보고한 S 유전자결손주가 있다. US INDEL주는 2013년 5월 미국에서 처음 PED가 발생한 이후에 2014년에 보고된 바이러스이다. 이름 그 자체가 IN(insert: 특정유전자의 삽입), DEL(deletion: 특정유전자의 결손)에서 유래된 것으로 기존의 바이러스에서 특정유전자가 삽입 및 결손이 일어난 것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병원성이 기존의 바이러스보다 낮은 특징을 지닌다.


국내에서 확인된 S유전자결손주는 병원성을 담당하는 구조단백질에 200개 정도의 아미노산이 결여된 것이다. 이런 형태의 돌연변이는 과거 소화기바이러스인 TGEV가 호흡기형인 PRCV로 변이된 패턴과 매우 유사해, 향후 PED가 어떻게 진화될 것인지에 대한 흥미 있는 사례이기도 하다. 이와 같이 PED바이러스는 역동적으로 변이하고 있어, 더욱더 철저한 예찰 및 역학조사가 필요하다.

 

67.jpg

 

2. 올바른 인공감염법

 

PED바이러스의 돌연변이로 인해 효과적인 백신이 부재한 시점에서 농장에 PED가 발생하였을 때 농장을 빠르게 안정화시키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인공감염일 것이다.


인공감염은 농장에 PED가 발생하였을 때 임신모돈에게 감염된 자돈의 소장을 유제하여 제조한 접종물을 경구로 투여하여 PED에 인공적으로 감염시킨 뒤, 모돈에서 형성된 항체가 초유를 통해 자돈으로 전달되어 PED 감염에 제일 취약한 개체인 포유자돈을 PED 감염으로부터 보호하여 설사나 폐사 등의 증상발현을 막고자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인공감염법은 살아있는 병원성 바이러스를 이용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바이러스 함량이 너무 높을 경우 오히려 모돈에서의 설사나 유사산 등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므로 PED를 방어하기에 충분한 면역을 유도하면서 모돈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수준의 바이러스를 포함하는 접종물을 제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공감염의 최적화를 위해 여러 가지 조건에서 테스트를 해본 결과, 바이러스의 역가가 최소 104.0TCID50/㎖ 이상의 조건에서 모돈 1두당 2㎖의 접종물을 분만 4주전과 2주전에 경구 투여하였을 때, PED 방어에 충분한 수준의 항체를 형성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106.0TCID50/㎖ 이상의 높은 역가로 접종할 경우 항체는 형성되지만 모돈군에서 설사나 유산을 일으키는 개체가 발생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인공감염은 경구용PED 백신과 유사하게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이용하여 모돈에서의 면역을 유도하는 것이기 때문에 인공감염법을 적용하기 위한 접종물 제조시 유념해야 할 두 가지 포인트가 있다. 하나는 접종물 내에 함유된 바이러스의 역가가 104.0TCID50/㎖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과 나머지 하나는 접종물 내에 바이러스는 최대한 살아 있는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PED바이러스는 RNA바이러스로 열이나 소독제에 무척 취약하다. 그러므로 소독이나 방역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인공감염 접종물 제조시 열이나 소독제에 의해 바이러스가 불활화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접종물의 함량을 104.0TCID50/㎖ 정도의 수준으로 제조하기 위해 PED가 확진된 자돈을 진단센터로 보내 유제하여 접종물의 역가를 확인 후 사용할 수 있다면 함량을 맞추기엔 좋은 방법이겠지만, 전파 속도가 빠른 PED에 대응하기엔 시간적 제약이 존재한다. 따라서 본 연구진은 농장에서 쉽게 접근이 가능하면서 역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으로 신속진단 키트를 활한 접종물의 제조를 생각하게 되었다.


바이러스 역가를 알고 있는 바이러스 배양액을 이용하여 신속진단키트의 검출한계를 시험해본 결과, 인공감염 접종물의 권장 한계 역가인 104.0TCID50/㎖ 에 가까운 103.8TCID50/㎖ 역가의 바이러스 배양액까지 검출이 가능함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신속진단키트에서 밴드를 보일 수 있는 한계점 이상에 위치한 접종물을 제조하여 사용한다면 기존 농장에서 인공감염법의 척도로 삼는 모돈의 설사여부를 통해서 판단하는 것보다 모돈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면서 충분한 면역반응을 유도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접종물의 제조시 경구용PED 백신의 희석액과 우유를 이용하여 접종물을 제조한 결과 우유를 사용하여 접종물을 제조한 경우, 2차 적용 2주 후에 경구용PED 백신 희석액을 사용하여 제조한 접종물을 이용했을 때보다 보다 높은 수준의 항체가를 형성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따라서 열에 약한 PED바이러스가 살아있는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기 위해 믹서 등을 이용한 유제시 차가운 우유를 혼합하여 유제하고 너무 오랜 시간 믹서기를 작동하여 발생한 열에 의해 바이러스가 불활화되지 않도록 주의해서 접종물을 제조해야 한다.


이렇게 해서 제조된 접종물은 주사기를 이용하여 접종물 1㎖와 찬 우유 9㎖를 섞어 10배 희석된 접종물, 동일한 방법으로 10배 희석된 접종물 1㎖과 찬 우유 9㎖를 섞어 100배 희석한 접종물의 샘플을 만들어 키트를 이용하여 양성여부를 확인하고 최소 검출한계에 위치하거나 그 10배 높은 농도에 위치하는 접종물을 이용하여 인공감염 접종물로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


인공감염법이 자돈의 생존율을 높이고 빠른 농장의 안정화를 가져오지만 돼지 생식기호흡기 증후군(PRRSV)이나 돼지 써코바이러스(PCV-2) 복합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바이러스들이 상재되어 있는 농장은 인공감염법 적용에 대해 수의사들과 상의를 통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그리고 인공감염물 제조를 위한 자돈의 소장을 선별 시 PED가 감염된 자돈의 육안병변 특징인 풍선처럼 얇아진 소장의 경우 오히려 바이러스 함량이 낮으므로 양성자돈의 정상적인 소장 전체를 포함하여 유제하고, 소장 중 출혈성 소견을 보이는 것은 클로스트리디움이나 기타 세균에 의한 감염이 의심됨으로 반드시 피해야 한다.


안정화된 이후 농장에 출입하는 외부인과 차량에 대한 철저한 소독과 방역 및 돈사 간의 사용하는 장갑이나 장화 등을 구분해서 사용하고 입출입시 소독액을 사용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바이러스의 농장 내 순환을 막는 것 역시 중요하다.

 

69.jpg

 

68.jpg

 

3. 기타 고려해야 할 사항들

 

<그림 4>처럼 PED바이러스는 농장 내에 다양한 곳에 오염되어 있고 특히 이런 매개체를 통해서 농장 내 바이러스 전파가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사료주걱, 돈방철창에서의 바이러스 확인은 농장 내 철저한 소독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것과 연관된다.


그런데 PED바이러스는 서론에서 기술한 바와 같이 Coronavirus에 속하는 RNA바이러스로, Envelope이란 지방질로 이루어진 외피를 가지고 있어, 기본적으로 소독제에 매우 저항성이 약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는 AI를 유발하는 인플루엔자도 마찬가지이며, 지방외피막이 없고 캡시드구조로만 이루어진 구제역바이러스가 소독에 매우 저항성이 높은 것과는 다른 점이다.


그런데 농장에서 소독을 많이 하는데도 불구하고 효과적으로 바이러스가 제거되지 않는 데에는 농장 내에 높은 유기물의 농도에 그 원인이 있다. 유기물이란 분변이나 동물의 분비물 등을 일컫는 것으로, 유기물 속에 숨어있는 바이러스는 소독제가 침투하기 힘들기 때문에 효과적인 소독이 어렵다. 따라서 방역대책의 가장 기본적인 소독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소독 전에 철저한 세척, 청소를 통해서 유기물을 제거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미국의 National Pork board에서 권장하는 세척의 기본 프로토콜은 일단 세제를 이용하여 농장 내 소독할 장소를 깨끗이 세척하고, 뜨거운 물을 이용해서 추가 세척 후, 소독제를 적용하는 것이다. 이는 효과적인 농장 내 바이러스 제거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다(그림 5 참조).


마지막으로 인공감염시에 혼합감염에 대해서 유의해야 한다. 기존에는 PRRS 등의 중복감염으로 인한 병원체 전파를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으나, 실제 농장에서 인공감염을 시도할 경우, <그림 6>처럼 괴사성장염(클로스트리디엄 장염)의 혼합감염 사례도 많으므로 육안으로 출혈성 소견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경우에는 소장 가검물을 인공감염 재료로 쓰는 것을 피해야 한다.

 

70.jpg

 

71.jpg

 

72.jpg

 

<월간 피그 2017년 2월 호>

디지털여기에 news@yeogie.com <저작권자 @ 여기에. 무단전재 - 재배포금지>
가장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