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격돈 115kg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 걸까?
한은혜 2017-03-10 15: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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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육돈의 적정 출하체중은 얼마일까? 농장의 견해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적정 출하체중을 115kg이라고 말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생체 115kg을 탕박 도체하면 평균 88kg의 지육이 생산된다. 물론 지육률은 돼지 개체마다 다를 수 있고, 도축장의 작업 사양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다.


115kg의 생돈의 탕박 지육률을 77.5%로 본다면 88kg의 지육이 생산된다는 가정을 두고 115kg의 돼지가 가지는 의미들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115kg은 도축장 도착 기준).

 

출하돈의 7.1%가 115kg이다


일반적으로 비육돈을 출하하면 115kg(탕박 88kg)에 해당하는 돼지는 몇 %나 될까? 부경양돈의 1년 동안(2016년) 출하돈 약 234,000두를 분석해보면 약 7.1%인 16,660두 정도가 115kg에 해당된다(표 1 참조).


농장에서 평균 출하체중이 115kg 정도가 적정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115kg에 해당하는 개체는 7%뿐이다. 이때 115kg의 평균 등지방 두께는 22.3mm이다.

 

115kg일 때 성별로 등지방 두께의 차이는 어떻게 될까?


<표 1>처럼 평균 등지방 두께는 암퇘지가 20.9mm, 거세돼지는 23.8mm, 수퇘지는 17.5mm가 된다. 여기서 꼭 챙겨 볼 항목은 수퇘지보다 거세돼지가 평균 등지방이 약 6.3mm나 두껍다는 것이다. 거세돈의 분리 사육이 필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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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kg일 때 1등급 이상 출현율은 84.4%이다


115kg(도체 88kg)은 기본적으로 1+등급의 기준체중인 ‘탕박 83~93kg 미만’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등지방 두께에 따라서 등급이 나뉘게 된다.


즉, 115kg이 되어도 1등급과 2등급 출현율이 44.2%나 되는 것은 등지방이 두껍거나 얇아서 나타난 현상이다(표 2 참조). 등지방 두께가 등급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 것인지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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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kg이라도 등지방 두께 편차가 문제이다


115kg을 출하했다고 가정해도 1+등급이 55.7%밖에 안 되는 이유는 <그림 1>에서 보는 것처럼 등지방 분포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현행 도체등급 기준으로 보면 1+등급에 해당하는 등지방 두께는17mm~24mm이다.


즉, <그림 1>의 점선 부분이다. 등지방이 16mm 이하이거나 25mm 이상인 개체 때문에 등급이 기대치보다 떨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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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115kg인데 등지방 두께가 이렇게 차이가 나는 원인은 무엇일까? 종돈이 원인이 될 수도 있고 사료 급여프로그램이나 농장 환경 및 질병 등 여러 가지가 원인일 수 있다.


종돈과 관련된 항목 중에서 등지방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듀록의 등지방 두께에 대하여 살펴보자. 우리나라 AI센타에서 정액으로 공급되는 개체 능력중 등지방 두께는 90kg 도달 때 15mm 이하인 것으로 되어 있다.


참고로 듀록을 AI급 웅돈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검정성적 90kg, 도달일령 135일 이하, 등지방 두께 15mm 이하, 사료요구율 2.2 이하, 일당증체량 1,000g 이상 등 이 중에서 2개 이상이 해당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는 도달일령과 등지방 두께가 적합한 개체가 많이 활용되고 있다.
 
오늘은 8mm 종부, 내일은 14mm 종부 체계로 등지방 균일화가 가능할까?


AI센타에서 공급받는 정액의 등지방 두께를 90kg으로 보정했을 때, 8mm~14.9mm까지 공급받고 있다고 보면 된다. 소수이지만 7mm 이하도 가끔 있다고 보인다.


이렇게 마무리 단계의 수퇘지에서 등지방 편차가 약 7mm 정도 벌어지고 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한 농장에서 종부할 때 오늘 입고된 정액은 등지방이 8mm, 내일은 14.9mm의 인덱스를 가진 정액이 입고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등지방 편차가 심한 정액으로 종부하는 것이 우리나라 교배 시스템의 현실이다. 규격돈 생산의 기본이 종돈에서 시작된다면 다시 한번 고려해볼 사항이다.

115kg을 12시간 절식하면 평균 3.75kg의 체중 감량이 일어난다


2017년 1월부터 적용 예정이던 가축절식이 2017년 4월부터 시행하는 것으로 연기되었다. 사실 연기되었다고 해서 농장에서 별도의 절식 준비 작업이 잘 진행되고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절식은 양돈산업 경쟁력 향상에 긍정적인 면이 많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식을 실시하려면 농장에서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체중 감량은 출하 정산 조건과 직결되기 때문에 상당히 예민한 부분이다. <그림 2>는 부경양돈농협에서 시간대별 절식 시험을 한 결과이다.


시험결과 115kg의 돼지를 12시간 절식하면 평균 3.75kg의 체중 감량이 일어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러나 절식하지 않고 당일 출하한 경우도 1.8kg의 체중 감량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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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식해도 지육감량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이번 절식 시험에서 의미 있는 점은 지육감량은 일어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체중감량의 원인은 분변이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그래서 절식을 하면 지육률이 향상된다.


지육체중 기준으로 출하대금을 정산하는 농장의 경우는 절식 효과가 농장과 육가공업체 간 매우 긍정적인 결과로 나타나겠지만, 생체 체중으로 정산하는 경우는 절식 효과와 정산 절차에 많은 고민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표 3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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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kg 돼지를 12시간 절식하면 위 내용물이 1~200g까지 잔류한다


<그림 3>은 부경양돈농협 조합원 농장을 대상으로 출하 전 12시간 절식 후 위(胃) 내용물을 확인한 결과이다. 특이한 점은 동일하게 12시간 절식을 했더라도 절식 방법에 따라 위 내에 잔류하는 내용물은 개체별로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즉, 12시간 절식을 했더라도 위 내에 잔류 사료가 없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12시간 절식을 해도 위 내에는 1~200g까지 사료가 잔류하기 때문이다.


정부에서 절식 상태를 평가할 때도 이러한 점을 꼭 감안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절식 돈방에 급수가 안 되거나 톱밥을 깔아주면 절식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도 꼭 염두에 둬야 할 일이다(그림 4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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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매시장 평균 단가는 113~115kg일 때 제일 높다


2016년 12월 김해축공에 출하된 탕박돼지 14,064두를 도체중 평균 단가 기준으로 분석해보니, 탕박 체중이 86kg(생체 약 113kg)일 때 평균 단가가 제일 높았다(그림 5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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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매시장에서 가장 높은 단가를 받는다는 것은 고품질 출하체중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물론 지육 단가는 같은 체중이라도 등지방 두께에 따라 차이가 또 벌어지겠지만, 기본적으로 적정 규격돈 출하는 농장 손익이나 돈육 품질적인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115kg일 때 등지방이 27mm까지 증가할수록 단가가 높아진다


115kg(도체 88kg)일 때 등지방 두께별로 도매시장 평균 단가를 분석해보니 <그림 6>과 같이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적정한 평균 등지방 두께가 어느 정도이냐는 질문을 받게 되면 필자의 경우는 22~24mm 정도가 적정하다고 말한다. 115kg일 때 암퇘지가 평균 20.9mm, 거세는 23.8mm 정도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림 6>를 보면 ‘평균’이라는 단어를 조심해서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115kg일 때는 등지방이 27mm까지 증가할수록 단가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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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격돈 생산이 경쟁력이다


지금까지 115kg의 비육돈과 관련된 항목을 살펴보았다. 굳이 115kg을 정한 것은 규격돈 생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어서 선택한 체중일 뿐이다. 규격돈 생산은 우리 한돈 품질 경쟁력의 핵심 중 핵심이다.


그리고 출하할 때 ‘평균’이라는 단어를 조심했으면 좋겠다. 평균 115kg 출하는 의미가 적다. 90kg과 140kg의 평균도 115kg이기 때문이다.

 

<월간 피그 2017년 3월 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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