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고온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돈사 관리요령
한은혜 2017-05-09 17:07:42

15.jpg

 

따뜻한 여름이 다가오면 양돈농가는 돼지의 고온 스트레스에 대한 부담이 한층 커지게 된다. 주위 온도가 올라가면 돼지는 땀을 흘려 체온조절을 하지 못하고 대부분 호흡을 통해서 조절하기 때문에 다른 축종에 비해 유독 여름철은 돼지 사양관리를 하기가 쉽지 않다.
돼지가 고온 스트레스를 받으면 호흡수는 증가하고 식욕은 떨어져서 사료 섭취량은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생산성은 낮아지고 질병에 대한 방어력이 약해진다.
작년 여름도 유난히 길었던 폭염과 열대야로 적지 않은 양돈농가에서 고온 스트레스로 인한 생산성이 떨어진 것을 직접 경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 돼지에게 쾌적한 환경을 조성해 주고, 고온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철저한 대책이 필요하다.
5월이야말로 이러한 준비 작업을 하기에 가장 적합한 시기가 아닌가 싶다. 본고에서는 여름철 고온 스트레스에 의한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을 줄이기 위한 관리요령에 대해서 미리 알아보고 현명하게 대처하고자 한다.

돼지가 고온 스트레스를 받으면…

온도가 상승하게 되면 돼지는 체내에서 소화 및 대사과정 중에 발생하는 열 생산을 낮추기 위하여 사료섭취량을 줄이게 된다. 또한 생리적으로 한계온도 이상으로 온도가 상승하면 호흡을 통한 체온 유지기능을 상실하게 되어 고온 스트레스 환경에 노출된다.
포유모돈의 경우는 고온 스트레스 환경에 놓이게 되면 사료섭취량 감소에 따라 유생산량이 감소된다. 이는 포유자돈의 이유체중 감소와 폐사율 증가 등을 초래한다.
이유 후 교배 대기돈에서는 내분비계의 균형이 깨져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 면역 기능 저하, 발정지연, 수태율이 감소되고 임신돈은 분만율 감소 등 전반적인 번식성적 감소 등의 결과로 이어진다.
육성·비육돈도 고온 스트레스로 인하여 자연히 사료섭취량이 떨어지고, 증체율이 약화되어 출하일령이 일주일 이상 지연된다. 이러한 고온 스트레스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돼지의 사육 환경을 하절기를 대비하는 체계로 변환해서 대응해야 한다.

 

16.jpg

 

 

여름철 시설 및 사양 관리

1) 단열 보강공사를 통한 돈사 시설 관리

돈사 시설에서 단열은 매우 중요한 체크포인트로 돈사 내부의 온도와 환기를 조절하기 위해서는 단열상태를 파악하고 이해하는 것이 기본이다. 단열 수준이 높지 않은 돈사일 경우에는 외기의 환경변화에 따라 내부의 환경이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쾌적한 환경조건을 조절하기가 매우 힘들다.
특히 돼지는 다른 축종과 달리 체온이 높고 지방층이 두꺼워 추위에는 어느 정도 견딜 수 있으나, 더위에는 매우 약해서 환경온도가 27℃ 이상으로 상승하면 모돈의 경우 호르몬 조절 기능이 떨어져 발정이 지연되거나 중지되는 등 번식장애를 가져오게 되므로 돈사 단열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단열상태를 파악하기 좋은 방법으로는 돈사마다 최고·최저온도계를 돼지 눈높이에 맞게 설치하여 외기 온도와 비교하는 방법이 있다. 하루 중 최고와 최저의 온도편차가 작고 외기의 온도에 영향이 적은 돈사가 단열상태가 우수하다고 말할 수 있다.
요즘에는 품질이 우수한 단열 기자재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기 때문에 단열이 취약하다고 판단되면 단열 보강공사를 5월에 시행할 것을 적극 권장한다.

2) 열량지수를 활용한 돈사 환경관리

여름철 돈사의 환경관리를 위한 방법으로 온도와 습도를 이용한 열량지수(온도℃×습도%)를 활용하면 편리하다. 우리나라의 기후는 기온이 높을 뿐만 아니라 장마의 동반으로 고온다습한 돈사환경이 초래되므로 양돈농가에 있어서는 매우 치명적이다. 왜냐하면 공기 중 습도가 높을 때는 체내의 수분을 증발시켜 체열을 발산하는 방법이 억제되기 때문이다.
특히 체중이 무겁고 등지방이 두꺼운 번식돈과 비육돈군에서는 생리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고 호흡수 증가, 체온상승에 의한 사료섭취량 저하, 영양실조에 의한 면역력 저하와 비유 및 증체량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돈사 내부의 열량지수가 1,800을 넘으면 혹서기 피해의 발생이 우려되므로 적절한 온·습도 조절이 요구된다.
돼지가 쾌적함을 느끼는 적정 열량지수는 900~1,300THI로 돈사 내 습도에 따른 환기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또한 잦은 물청소는 돈사 내부 습도를 갑자기 상승시키는 원인이므로 돼지가 있을 시에는 가급적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7.jpg

 

3) 적정 사육밀도 준수

양돈농가에서 항상 여름철에 발생하는 문제점 중의 하나가 바로 밀사로 인한 피해이다. 봄부터 이어지는 좋은 날씨에는 돼지들이 잘 성장하다가 6월이 넘어서면 갑자기 더위로 인한 고온 스트레스로 성장 지연이 발생된다.
이때 돈사에 여유 돈방이 부족하면 7~8월에는 밀집사육이 되는데, 가장 안 좋은 선택이다. 하절기 밀집사육은 많은 단점이 있어 양돈농가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절기 밀사를 하면 투쟁에 의해 사료섭취량이 감소하고 물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여 고온 스트레스가 배가되어 위축이나 폐사가 발생하기도 한다.
적정사육밀도를 유지하기 위한 방법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추가적으로 돈사를 늘리는 방법 또는 위탁이 있으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면 일부 자돈을 판매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
또한 하절기에 태어나는 분만복수를 조절하는 계획분만도 한 가지 방법일 수 있다. 권장하는 사육밀도는 자돈 6~7두/3.3㎡, 육성돈 4~5두/3.3㎡, 비육돈 3~4두/3.3㎡이며, 돈사의 사료조와 바닥을 항상 청결하게 관리해야 한다

 

18.jpg

 

4) 충분한 물 공급

생명체가 살아가는 데에 물은 두말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 물은 사료섭취량 및 체온조절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쾌적한 환경조건에서 사료와 물의 섭취비율은 약 1:2.5로 사료 1kg 섭취 시에 물 2.5ℓ가 필요하지만, 고온의 환경조건에서는 물의 요구량이 급격하게 늘어나서 사료섭취량의 3~5배(포유모돈의 경우 5~8배)의 물을 섭취한다.
따라서 여름철에는 충분한 물을 섭취할 수 있도록 급수기의 위치와 수압 등을 매일 1회 이상 사료 섭취 직후에 측정하여 점검하고 신선한 물을 공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필요에 따라서 급수라인을 별도로 보충해줌으로써 모든 개체가 충분하게 물을 섭취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좋다.
하절기에는 물 섭취량뿐만 아니라 섭취하는 물의 수질 또한 중요하다. 물 저장 탱크는 주기적으로 청소해주고 물의 온도는 15~18℃로 유지하거나 음수소독을 철저히 하여 돼지가 먹는 물의 수질을 향상시키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워터컵 등 급수시설에서 미생물 증식이 빠르게 진행되므로 자주 청소해 주는 것이 좋다.

 

19.jpg

 

5) 신선한 사료 공급

여름철에는 고온으로 인하여 사료 섭취량이 떨어지고 변패 속도도 빠르다. 부패한 사료를 돼지가 먹게 되면 위장장애가 발생하여 식욕이 떨어지고 발육이 불량해져 경제적 손해를 입게 된다. 따라서 여름철에는 항상 신선한 사료를 공급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사료급이기 내에 너무 많은 사료가 남아 있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급이기 내에 남아있는 사료가 있으면 이상한 냄새는 없는지 확인하고, 이취가 나면 즉시 부패한 사료를 제거해 주고 급이기를 깨끗하게 청소한 후에 신선한 사료를 소량 공급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습식급이기를 사용하는 농가라면 청결에 더욱 신경을 써서 관리를 해야겠다.
모돈의 경우에는 사료를 주는 급여횟수를 늘려주고 급여시간을 온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이른 아침과 저녁 시간에 급여하는 것이 좋다. 자돈용 지대사료와 같은 경우는 비가림시설이 있는 곳에서 반드시 바닥에 팔레트를 깔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서 보관하는 것이 좋다.
사료빈에 보관하는 사료는 돼지가 3~4일 이내에 다 먹을 수 있는 만큼만 소량 주문하는 것이 좋다. 사료빈 내부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복사열의 차단과 반사 효과가 뛰어난 세라믹 소재의 단열 도료를 외부에 칠하거나, 차단막을 설치하는 것이 필요하다.

6) 그 밖의 시설 관리 개선 방법

돈사 외부온도를 낮추는 방법으로 지붕에 점적 방식으로 물을 뿌리거나, 스프링클러를 설치하여 가동하는 방법도 있다. 단열이나 외부 열반사 도료를 칠하거나 차광막을 설치하는 것도 좋다.
돈사 내부온도를 낮추는 방법으로 쿨링패드, 라디에이터를 활용하는 방법과 분만모돈의 경우 바닥의 배수관으로 냉수를 흘려 바닥을 시원하게 하는 방법도 있다. 최근에는 냉풍기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으나, 역효과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돈사 내부의 공기를 환기시키는 방법으로 축사 내 공기의 흐름을 빠르게 하여 돼지의 체감온도를 낮추는 것도 있으나, 과도한 환기는 호흡기 질병 등의 위험이 증가함으로 반드시 적정 환기량을 준수하고 돈사의 여건 및 돼지의 상태에 따라 조절해야 한다.
돈사 폭이 10m 이상일 경우는 중계휀이나 덕트를 설치하여 공기 흐름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돼지를 시원하게 느끼게 하는 방법으로는 주름관을 이용해 돼지 코 부근에 시원한 공기를 공급하는 양압식 입기를 사용하거나 시원한 물방울을 돼지의 목과 어깨 사이에 떨어뜨려 주는 것도 매우 효과적이다.
하절기에 대한 철저한 사양관리는 우리나라 양돈에 있어 무엇보다도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올여름도 예년처럼 무더울 것으로 예상된다. 여름을 대비하기 딱 좋은 시기가 바로 지금 5월이다.
하절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농가의 수익은 많이 달라진다. 아직까지 눈앞에 불볕더위가 뜨겁게 기승을 부리지는 않지만, 무더위에 대한 대책을 확실하게 준비해서 올여름은 큰 탈 없이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월간 피그 2017년 5월 호>

 

디지털여기에 news@yeogie.com <저작권자 @ 여기에. 무단전재 - 재배포금지>
가장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