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을 건강하게 하는 하절기 양돈장 관리
한은혜 2017-06-05 17:5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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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밝은 것이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무더운 여름을 목전에 두고 있는 것을 보면 시간의 흐름이 빠르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한다.


지난해 여름 유례없는 폭염으로 많은 농장이 어려움을 겪었다. 지금의 높은 돈가 역시 지난여름의 무더위에 의한 결과이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을 것이다. 어느 농장도 지난여름의 피해를 피해 가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PSY가 30두를 훌쩍 넘는 유럽과 전산농장 평균성적이 22두를 갓 넘는 한국과의 생산성 차이는 한국의 질병 문제와 4계절에 의해 나타나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본고를 통해 여름철에 농장에 나타날 수 있는 문제 중 생산성 감소라는 측면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알아보자.


먼저, 잘 알려진 것처럼 모돈의 번식 성적에 문제가 나타난다. 무더위로 인한 스트레스와 분만사에서 사료를 제대로 섭취하지 못해서 이유 후 발정이 지연되고, 수태율이 떨어지게 되는데, 심하게는 여름철 수태율이 50% 수준에 머무르는 농장들도 있다.


여름철에 종부가 되어 태어난 돼지들은 이듬해 여름에 출하되는데, <표 1>을 보면 1월 대비 6~9월 평균 출하두수가 86.5%에 머무를 정도로 출하가 감소한다. 또한 10~12월에는 1월 대비 평균 3%, 6~9월 대비 약 6.5% 출하가 늘어나게 되어 돈가가 떨어지는 주요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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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에 고생한 모돈들은 전반적인 면역력 저하로 가을, 겨울철에 질병에 의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여름철 스트레스로 인해 면역력이 감소한 모돈에게서 태어나서 포유한 자돈들이 가을, 겨울을 지나면서 질병에 많이 노출되어 폐사되거나 위축되어 정상적인 성장이 어려운 것 역시 농장들이 안고 있는 문제점이다.


더운 날씨에는 비육돈들의 사료섭취량이 감소한다. 여름의 고온다습한 날씨는 체중이 큰 돼지들에게는 큰 스트레스이다. 섭취량 저하는 출하일령 지연, 출하체중 저하로 나타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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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 여름은 특히 중요하다. 최근 3년간 이상 고돈가가 이어져 오면서 농장들이 많은 수익을 올렸다. 그런데 금년 들어 돼지고기의 수입량이 크게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1~3월 수입량이 전년 대비 137%를 기록할 정도이며, 본격적인 하절기 고돈가 시기가 되면 수입량이 더 늘어날 것이 분명하다.


모돈수의 증가와 함께 전반적인 모돈의 번식 성적이 향상되면서 2016년 대비 2017년 출하두수가 2.2%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시장 공급량이 증가하게 되면서 돈가 역시 어느 정도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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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인 시장의 분위기를 보았을 때, 돈가가 폭락할 것이라는 전망은 쉽게 하지 못할 것 같다. 그런데 2016년 연간 출하두수가 1,656만두이고 기준이 되는 모돈수는 95만8천두이다. 이 숫자를 연간 MSY로 환산하면 약 17.3두라는 숫자가 나온다. 우리가 만족할만한 숫자는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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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4>는 농장 생산성에 따른 생산비의 차이를 분석한 자료이다. MSY 16두일 때와 20두일 때를 비교하면 출하 돼지 지육 kg당 생산비는 425원 차이가 난다. 지육 kg당 시세가 3,700원일 때 MSY 20두의 성적을 만들면 현상 유지는 하지만, MSY 16두일 때는 지육 kg당 420원의 적자를 본다는 계산이다.


최근 6년간 년 평균 최저시세가 2013년의 3,800원대임을 감안하면 생산성이 높은 농장은 돼지가격이 떨어지더라도 경영에 무리가 없다는 이야기이다. 돈가는 내 힘으로 어쩔 수 없지만 내 농장의 성적은 내가 만들 수 있다. 높은 돈가를 기대하는 것도 좋지만 이제는 농장 생산성 향상을 위해 노력이 따라야 하는 시기이다.


2018년을 대비하는 중요한 시기인 금년 여름에 농장에서 꼭 실천하여야 하는 몇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1. 무조건 돈사 온도를 낮춰야 한다

 

돼지가 더위를 느끼는 정도를 표시하는 열량지수가 높을수록 큰 돼지들이 더 스트레스를 느낀다. 예전부터 양돈장에서 여름에는 팬을 보강하고 지하수 점적법, 덕트 등을 설치하였으나 무더위를 이겨내기에는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최근에는 에어컨과 쿨링패드의 설치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에어컨의 경우 찬바람을 덕트로 넣어 시원한 바람을 주입하기도 하고 돈사 전체 온도를 낮추기도 하는데, 쿨링패드 역시 저렴한 가격과 유지비로 돈사 온도를 3~5℃ 떨어뜨릴 수 있다. 일부 농장은 에어컨과 쿨링패드를 병행해서 사용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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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포유모돈의 섭취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대책을 준비해야 한다

 

여름철 포유모돈의 섭취량 감소는 발정 지연, 모돈의 면역력 저하, 자돈의 이유체중 저하로 환절기 이후 많은 문제를 가져오는 직접적인 요인이다. 앞에 언급했듯이 사료 섭취량이 증가할 수 있도록 돈사의 온도를 낮추는 것은 기본이고 시원한 물을 직수관을 통해 수시로 공급하고 제빙기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이전보다 아침 일찍, 저녁 늦게 사료를 급이하고, 분만사 사료를 하루 3~4회까지 나눠서 주는 것이 섭취량을 늘리는데 더 효과적이다. 그리고 여름만큼은 떨어지는 섭취량을 보완할 수 있도록 고품질 번식돈 사료를 급이하고 에너지, 라이신과 비타민, 미네랄을 보강할 수 있도록 첨가제도 적절히 활용한다. 물이나 얼음으로 관장하는 것도 체온을 떨어뜨리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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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포유자돈 관리를 철저히 한다

 

모돈의 유질이나 유량이 만족스럽지 못한 상황에서 포유자돈의 성장 극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리고 포유모돈을 위한 각종 냉방 장치로 인해 포유자돈이 냉기나 바람의 영향으로 호흡기,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여름철이라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자돈 구역에는 바람이나 물기가 없도록 한다. 보온상자, 보온등도 권장한다.


모돈의 젖이 부족한 것을 보완하기 위해 생후 7일 이후 입질사료를 급이하고, 이유일령이 되었는데도 정상 체중에 미치지 못하는 개체들은 재포유를 하거나 다시 모아서 별도의 시설에서 고품질 사료나 대용유를 급이하여 키워서 자돈사로 전입을 보내는 것도 이후 자돈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한 조치이다.

 

4. 비육돈 증체를 극대화하기 위한 준비를 한다

 

비육돈 역시 더위의 피해를 많이 본다. 먼저 여름철 밀사가 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쉽지 않지만, 모돈 두수 조절이나 다른 방법을 통해 재고 두수를 조절해야 한다.


사육두수에 맞는 급이기, 급수기 설치 이외에도 관리자는 돼지가 수시로 사료와 물을 섭취할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해 주어야 하고, 필요하다면 호스로 물을 별도로 공급한다. 그리고 급이기 내 사료가 쌓이거나 부패하지 않도록 관찰하고 청소한다.


또한 정상적인 출하 체중 관리가 어렵다고 하더라도 유통업체측의 입장을 고려하여 최대한 노력하고 상의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사업적인 협력관계 유지에 도움이 될 것이다.

 

5. 외부 온도에 따라 관리해야 한다

 

최근 기후 변화로 여름철이라고 해도 무조건 덥기만 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가끔은 환절기만큼이나 일교차가 크고 날씨가 변화무쌍하여 자칫 개방해서 관리하다가는 호흡기 피해를 볼 수도 있다. 팬이나 윈치 관리는 반드시 외부 온도를 감안해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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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여름철을 대비하여 분뇨처리를 미리 한다

 

여름철이 되면 평소보다 2~3배가량 물 소비가 많아지며 슬러리 피트를 넘치게 하는 주범이 된다. 정작 여름에는 분뇨를 처리하기가 어려워 분뇨가 차고 넘치는데도 어쩔 수 없이 그 상태로 꾸려가는 농장들이 많다.


돈사 내부의 분뇨는 모든 질병의 근원이다. 여름 이전에 슬러리 피트나 액비 저장조의 분뇨는 말끔하게 처리해야 한다.

 

언제 바뀔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장 상황에서 농장이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는 것은 건전하고 올바른 경영이다. 양돈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산성이다.


생산성 향상을 위해 투자하고 노력하는 것이 바로 건전하고 올바른 경영이 아닌가 한다. 앞으로 큰 사건이 없는 이상 돼지 가격의 갑작스러운 폭락은 없을 것이라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하지만 글로벌화되는 세계에서 한국의 양돈산업만이 지금처럼 수익을 얻으며 사업을 지속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는 양돈사업을 위해 이번 여름 역시 최선을 다해서 농장 관리에 집중해야 하겠다.

 

<월간 피그 2017년 6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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