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인 출하를 위한 70일령 체중 개선 방안
한은혜 2017-06-05 18: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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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도의 한돈산업은 예상과 달리 지속적인 호황을 누리고 있다. 4월 박피기준 전국 평균 돈가는 5,434원/kg으로 이는 최근 5년간 4월 돈가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모돈수 증가로 인한 출하두수 증가로 2016년 대비 다소 낮은 시세를 형성할 것이라는 당초 전망과 다르게 4월말에 6천원대를 기록하는 등 연일 고공 행진을 펼치고 있다. 이는 연평균 5,200원대를 기록했던 2015년도의 흐름과 매우 유사한 패턴을 보여주고 있어, 금년도 전반적으로 2015년과 비슷한 시세를 형성할지 모른다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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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장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이러한 고돈가에 대해 그렇게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지는 않다. 시세가 낮은 것보다야 높은 것이 좋지만, 한마디로 말해 “나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라는 자조 섞인 답변을 들을 때가 많다.


실제로 금년도 4월의 도축두수는 약 134만두로 이는 최근 5년간의 4월 도축두수 중 가장 낮은 수치이다. 통계청의 가축동향 자료를 보면 2017년 1분기의 모돈수는 98만6천두로 전 분기 대비 약 1만2천두, 전년도 동기 대비 1만8천두 늘어난 수치이다. 이러한 모돈수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낮은 출하두수를 기록한다는 것은 매우 아이러니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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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점들은 결국 아쉽게도 우리 한돈농가의 현실이 꾸준한 생산성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한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늘어난 모돈수의 영향으로 하반기 출하두수의 증가가 예상되고 돈가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호황기에 꾸준한 매출을 올리지 못한다는 것은 더더욱 농가에 불안 요소로 작용하게 될 수밖에 없다.


경영함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매월 꾸준한 매출을 올리는 것이다. 돈을 많이 벌든 적게 벌든 다달이 써야 할 돈은 정해져 있고, 일정한 돈이 들어와야 안정적인 경영을 유지할 수 있다.


양돈사업 역시 돈가에 좌지우지 당하지 말고 일정한 월 출하두수를 확보해 안정적인 매출 유지가 중요한 포인트다. 비육사에 팔 돼지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이 시세의 여파에 흔들리지 않고 일관된 경영을 해나갈 수 있는 중점사항이라 볼 수 있다.


본고에서는 질병 등의 변수를 제외하고 안정적인 비육돈 출하를 유지하는 방안으로 단계별 자돈 체중의 유지 또는 향상에 대해서 논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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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4>는 모돈 1,000두 규모의 주간관리를 하는 농장의 주차별 생산 돼지의 각 일령별 체중을 측정한 자료이다. 이를 통해 각 일령대 사이의 상관관계를 살펴보면 <표 5>와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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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5>을 보면 주요 동일한 돼지의 각 일령과 차후 일령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정리한 내용이다. 수치가 높을수록 상관관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부터 많은 농가들이 70일령 체중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한다. 사육 규모가 늘어나고 대형화가 이루어짐으로 인해 위탁장 전출을 나가는 경우도 많고, 70일령 이후 본격적인 육성기에 안정적인 육성률을 유지하는 데에 있어 70일령 체중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런 내용은 <표 5>를 통해서도 확인이 되는데, 70일령 체중과 100일령 체중은 67%, 70일령과 150일령 체중은 59%의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


<그림 1>은 10개월간 약 43,000두 돼지의 전출 체중과 출하일령을 비교한 것이다. 70일령 체중과 출하일령의 상관도는 80%의 매우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꾸준한 출하를 위해서 70일령의 체중 유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70일령 체중을 높이는 것이 생산성의 유지, 향상이라는 부분에 크게 기여한다는 데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공감대와 더불어 ‘그러면 어떻게 70일령 체중을 높일 것인가?’라는 원론적인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이 부분에서 필자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방안을 제시해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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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이유 후 14일간 동물성 단백질 함유 사료의 급여


다시 <표 5>로 돌아가 보자. 주목할만한 부분이 40일령과 70일령 체중의 상관관계이다. 약 74%의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40일령 체중에 따라 70일령 체중이 좌우된다는 것을 보여 준다. 즉, 이유 후 약 2주간에 걸친 자돈 관리가 70일령 체중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동물의 성장단계를 보면 크게 ‘골격형성기 ? 단백질축적기 - 지방침착기’로 구분할 수 있다. 돼지의 경우 자돈 시기가 단백질 축적기에 해당되고, 60~70kg이 넘어가면 지방 침착기로 접어든다. 이러한 단백질 축적기에 최대한 많은 양질의 단백질을 공급하는 것이 자돈의 성장에 매우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자돈의 섭취량이 한계가 있으므로 단백질의 양을 무한정 늘릴 수는 없고, 이런 측면에서 이용성이 높은 동물성 단백질의 급여가 필수적이라 하겠다. 동물성 단백질은 식물성 단백질에 비해 다양한 아미노산을 함유하고 있고 아미노산의 함량 또한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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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6>은 대두 단백에 함유된 아미노산 함량을 100이라 했을 때, 동물성 단백질의 각 아미노산에 대한 상대적인 비율을 나타낸 것이다. 이와 같이 동물성 단백질은 식물성 단백질에 비해 높은 그리고 다양한 아미노산을 포함하고 있어 자돈 성장에 큰 도움을 준다.


또한 소화기관 발달에도 차이가 있는데, <그림 2>는 이유 후 14일간 동물성 단백질을 급여했을 때와 식물성 단백질을 급여했을 때의 장 융모 비교이다. 동물성 단백질이 함유된 사료를 급여했을 때의 융모 상태가 훨씬 개선되는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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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동물성 단백질 사료 원료로는 유장단백, 어분, 혈장단백 등을 들 수 있다. 유장단백의 함유량이 높은 1호사료를 이유 후에도 연장급여할 필요가 있으나, 최근에는 사료비 절감을 위해 이유 후 1호사료를 거의 먹이지 않곤 한다.


현장에서는 이유 후 바로 2호사료를 급여하는 경우가 많으며, 보다 저렴한 가격대의 제품을 선호하는 경우도 많다. 40일령 체중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유 후 약 2주간의 사양관리가 매우 중요하며, 이 시기의 대부분은 갓난돼지 2호사료를 먹는 시기이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식물성 원료보다는 동물성 원료의 원가가 높다. 동물성 원료의 함유량이 높을수록 사료의 원가는 올라갈 수밖에 없으며, 2호제품을 선택할 때 이런 점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둘째, 가공원료 함량이 높은 3.5호의 전략적 사용


사료 원료에는 소화율을 떨어뜨리는 다양한 요소들이 존재한다. 이를 개선시키기 위해 열처리, 효소처리, 발효처리 등 다양한 가공 과정을 거친 원료를 사용하는 것이 소화율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 원가는 다소 올라갈 수 있으나 이러한 가공 원료가 다량 함유된 사료를 통해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


70일령까지 키우는 데 있어서 자돈사료 단계가 끝나고 2~3주 정도 젖먹이 사료의 급여가 이루어진다. 이때 익스팬딩, 익스트루딩 등의 가공을 거친 원료가 사용된 사료를 급여할 경우 70일령 체중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된다.


실제 현장에서 갓난돼지 3호에서 젖먹이사료로 넘기는 데에 여러 가지 문제점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는 사료 섭취가 줄고 이로 인해 성장 지체 및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인데 가장 큰 원인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이 사료의 격차이다.


대부분 3호사료와 젖먹이사료의 가격차가 2배 정도 나는 경우가 많다. 당연히 투자된 원가나 영양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아직까지 단백질 축적시기를 거치고 있는 자돈에게 이러한 사료의 격차는 또 다른 문제점을 야기시킬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전략적으로 전환기, 트랜스 등으로 불리는 3.5호사료의 급여를 고려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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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7>의 50일령부터 약 13일간 비교한 시험 자료를 보면 3.5호의 급여는 젖먹이사료의 급여보다 월등한 성적 결과를 보여준다. 이 밖에도 3.5호를 급여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비교 자료는 무수히 많다.


대부분 3.5호에는 EP콘 등 가공 곡물 원료가 많이 들어가 있다. 가공 곡물의 함량 차이에 의해 해당 일령 체중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잘 살펴보고, 상황에 따라 3.5호를 정기적으로 급여하는 프로그램을 고려하는 것이 유리하다.

 

농장의 꾸준한 출하 성적 유지라는 측면에서 안정적인 육성률과 출하일령의 유지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다양한 현장의 관리를 통해 이를 유지시켜가는 노력이야말로 외적인 요인에 흔들리지 않고 사업을 지속해 나갈 수 있는 비결이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그간 지속적으로 강조해오던 70일령 체중에 대해 되짚어보고 영양관리라는 측면에서 이를 향상시키는 데에 참고할만한 내용을 간략히 적어 보았다.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위축, 수입량 증가, 사육두수 증가에 따른 공급 증가 등 하반기에는 한돈 시세에 영향을 미칠만한 요인들이 다수 포진되어 있다.


중요한 것은 꾸준한 성적 향상과 유지만이 다양한 변수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사업의 토대를 마련한다는 점이며, 경영을 하시는 사장님들께서 이를 실천해 나가실 때 지속가능한 산업으로서 우리 한돈산업이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월간 피그 2017년 6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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