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한돈산업을 지키기 위한 과제들
한은혜 2017-06-05 18:2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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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국내외 환경 속에서 2016년 한돈산업은 생산액 6조7천억원을 달성하며 쌀을 제치고 농업생산액 1위 품목으로 처음 부상하였다. 양축가의 노력과 함께 우리나라 국민의 한돈 사랑으로 인한 돈육 소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또한,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이 한돈의 긍정적 이미지를 제고해주었고, 정부와 생산자단체는 안심할 수 있는 한돈 생산체계를 만들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그러나 국내 시장하에서 경쟁력의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인데, 특히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결국 FTA로 수입돈육의 경쟁력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한돈이 수입돈육과의 경쟁력에서 앞서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1. 한돈산업의 성장

 

한돈산업의 성장을 지표로 살펴보면, 20년 전인 1997년의 약 7백만두 대비 사육두수는 1.4배 늘어난 1천만두이고, 사육가구수는 27,131호에서 83% 감소한 4,573호가 되었다. 이로 인해 가구당 평균 사육두수는 1997년 262두에서 2008년 전업농 기준 1,000두를 넘었고, 현재는 약 2,300두로 점차 기업화되어 가고 있다.


이러한 한돈산업의 증가는 배합사료, 동물약품 등 관련 제반 산업의 기술발전이 양적인 성장을 이끌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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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돈산업 성장의 배경에는 1인당 돼지고기 소비의 변화(그림 2 참조)와 아직까지는 증가하는 있는 우리나라 인구수(그림 3 참조)에 의한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성장 배경은 한돈의 성장만을 이끈 것이 아니다.


수입육의 변화를 보면(그림 4 참조) 한돈의 성장과 함께 수입육 시장도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수입육 가격은 대상국의 노력도 있겠지만 <그림 5>와 같이 예정되어 있는 관세폐지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즉, 수입육의 경쟁력이 점점 더 높아질 것은 예고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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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황에서 많은 전문가들은 농가차원에서 할 수 있는 최우선 대책으로 생산성 향상과 경영효율 제고를 통한 원가절감을 꼽고 있다.

 

2. 고돈가 시장하에서 향후 닥칠 한돈산업의 과제

 

2016년 한돈자조금 성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세대별 한돈 소비층을 분석한 결과 한돈의 주요 소비층은 40~50대로 나타났으며, 20~30대가 한돈 소비에 가장 소극적인 세대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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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3>는 돼지고기 대체육류의 월별 가격변화인데, 5월 중순부터 호주산 갈비가 국내산 삼겹살 가격보다 낮은 것을 알 수 있다. 하절기 수급불안으로 인한 돈가상승이 소비자의 수입산 대체육류 접근을 확대시키며 한돈산업의 미래 소비자인 20~30대에게서 더 멀어지는 요인으로 작동할 수 있다. 그러므로 하루빨리 탕박전환으로 조금이나마 안정적인 돈가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그림 2>에서 보듯 식문화의 서구화로 1인당 육류 소비량은 늘어나는데, 무허가 돈사 적법화 및 양돈장 인허가 문제로 돼지를 키울 장소가 없어져 총사육두수는 앞으로 소비를 따라갈 수 없는 상황으로 변하고 있는 것 같다. 결국 부족한 돈사로 인해 돼지 위탁사육비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관세제로화’ 시대의 생산비 절감을 통한 국제경쟁력 제고에 갈 길 바쁜 한돈산업의 전체적인 시각으로 접근할 때,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선, 당장 무허가 돈사 적법화 문제 해결이 시급하고, 우리나라 총사육두수를 늘릴 수 없는 현실을 제도적으로 어떻게 풀어야 하는가의 고민이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가뜩이나 어려운 양돈장의 분뇨처리 문제가 도시화에 따른 경작지 감소로 액비 살포 문제까지 가중되고 있다. 더 이상 양돈장의 분뇨처리를 양돈장 개인의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어찌 보면 우리나라 양돈업의 근본적 문제는 분뇨에서 시작되고 있다고 생각되는데, 이에 대해서 국가적으로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 과제는 우리나라 한돈산업의 숙원사업인 생산성 향상 문제이다. 대부분의 산업이 국제화되면서 한돈산업도 유럽과의 거래가 많아져 유럽의 다산성 우수종돈을 많이 수입하고 있다. 대부분의 농장에서 유럽과 비슷한 다산성 모돈을 사육하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닌 시대가 되었다.


그런데 <그림 5>과 <표 4>과 같이 우리나라와 유럽의 MSY 성적을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 양돈 생산성은 유럽의 2012~2014년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다. 무엇이 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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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다른 기상조건을 말하는 분들도 많다. 우리나라는 뚜렷한 4계절이고 유럽은 해양성 기후라 연중 기온의 큰 변화가 없다고 하지만, 유럽의 겨울은 위도상으로 볼 때, 그리고 겨울철 유럽을 다녀온 지인을 통해 알아본 결과, 그 추위는 우리와 크게 다르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럼 왜 유럽의 종돈을 수입해 키우는 우리나라 양돈장의 성적이 이렇게 떨어지는 것일까? 첫 번째는 사양관리 기술, 두 번째는 같은 말이겠지만 농장에 만연한 질병(구제역, PRRS, 써코, PED 등) 때문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양돈 현장을 다니다 보면 우리나라에서도 유럽의 양돈장 성적을 능가하는 농장을 보곤 한다. 즉, 우리나라 최상위 농장의 성적과 최하위 농장의 성적의 차이가 굉장히 크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데, 그 원인은 대부분 질병과 사양관리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다. 질병은 치료로 고칠 수 있지만, 발병 전 예방으로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양관리가 특히 중요하다.


최근 양돈 2세들이 늘어나면서 인터넷을 통해 양돈현장의 문제점을 서로 공유하면서 해결해가는 노력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또한 뜻있는 개인이 자신의 사양관리 노하우를 교육생을 모아 전수하는 농장도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적극적으로 이용한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수년간 정부, 한돈협회, 사료회사, 수의사, 컨설턴트 등이 우리나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많은 노력을 했고, 그로 인해 양돈장의 성적이 많이 올라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 급하다는 것이 문제다.


다가오는 미래의 우리나라 한돈산업을 지키기 위해서는 양돈장의 성적을 좀 더 빠르게 높여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위와 같이 이해당사자들(양돈인들)의 적극적인 협조 및 교류가 있어야 하며, 한돈협회 및 정부는 이러한 농장 간의 인터넷을 통한 정보교류 현상을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해주는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다. 

 

<월간 피그 2017년 6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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