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Y30을 위한 레스큐 시스템
한은혜 2017-07-04 18:2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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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는 말

 

농장의 성적 향상을 위해 많은 분들이 모돈의 품종을 개량하고 변화시키는데 상당한 노력과 투자를 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러한 노력에 대한 결실이 크지 않은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흔히들 후보돈 라인을 교체하고 다산 품종으로 바꾸면서 농장의 총산은 올라갔지만, 이유두수는 그대로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신다. 이는 총산이 올라간 만큼 이유두수가 따라서 올라가 주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현장에서 총산은 2두가 올라갔는데, 이유두수는 0.5두밖에 안 올라 답답하다는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현장에서의 경험으로도 알 수 있고, 여러 문헌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다산 품종의 경우 산자수가 늘어나게 되면, 1회 분만시 생산하는 총체중은 기존 모돈들에 비해 확실히 늘어난다.


하지만 총체중이 늘어나는 것 이상으로 산자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산자수가 늘어날수록 평균 생시체중이 줄어들게 된다. 평균적으로 11두 이하의 자돈을 분만하는 모돈은 1.6kg의 평균 생시체중을 보이지만, 16두 이상의 자돈을 분만하는 모돈은 1.3kg의 평균 생시체중을 보인다(N.Quiniou et al, 2002).


1.1kg 이하의 경우는 생존율이 42%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되는 체중인데, 다산 품종 모돈들의 경우 1.1kg 이하 자돈들의 숫자가 늘어나게 된다. 총산이 16두 이상으로 증가하게 되면 이러한 체미들의 비율은 12두 이하 분만 대비 2배 이상 증가하게 된다.


작은 자돈들을 잘 키워내지 못하면 결국 늘어도 늘어난 게 아니게 된다. 총산만 늘고 이유두수는 제자리인 이유인 것이다.


또한 더 보살펴주어야 하는 저체중 자돈들이 늘어남에도 이러한 자돈들의 포유는 더 열악해지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적으로 현장에서의 애로점은 다산 품종 모돈들의 분만이 터지기 시작하면 유두가 모자라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품종 개량으로 모돈 체장이 길어지고 유두의 숫자가 늘어났다고 하지만, 자돈 숫자는 더 많이 늘었다. 예를 들어 8두의 모돈이 분만할 때 유효한 유두가 97개, 포유개시 자돈이 105두인 경우를 생각해보자.


유효한 유두의 개수는 복당 평균 12개인데, 자돈수는 13두가 넘는다. 그럼 복당 1마리씩 남는 자돈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이는 현장에서 부딪히는 실질적인 문제이다. 이러한 가정 역시 관리가 양호한 농장의 경우일 수 있으며, 실제는 더 많은 숫자의 어린 자돈이 기회를 잃고 도태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2. 이유두수를 늘리는 분만사 관리

 

자돈 관리 측면에 있어서 분만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초유의 섭취일 것이다. 초유는 자돈의 첫 번째 백신이라고 할 수 있는 면역글로블린(IgG)과 각종 영양소들이 함유되어 있다.


그런데 초유는 시간이 지나면서 감소하기 시작해서 24시간이 지나면 분만시 대비 40% 수준으로 떨어지게 된다. 그래서 분만 후 24시간 이내 특히나, 농도가 아주 높은 6시간 이내의 초유 섭취가 아주 중요하다.


유효 유두보다 많은 산자수를 가지고 있는 모돈들의 경우 초유를 어떻게 다 섭취시킬 것인가가 아주 중요한 문제이다. 일단 초유를 먹여야 그다음에 어떻게든 자돈을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양자를 보내더라도 초유는 자기 어미의 초유를 먹는 것이 좋다. 따라서 농장에서는 분만 후 6시간 또는 하루 동안의 고른 초유 섭취를 위한 방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방법이 바로 분리포유이다. 오래전에 많이 권장되었으나, 최근 대부분의 농장에서 관리상의 문제로 하지 않았고, 일부 종돈장과 같은 농장에서만 제한적으로 실시되었었다.


하지만 이제는 이에 대한 적극적인 실시가 필요해졌다. 영양적인 측면, 관리적인 측면에서 고려해볼 때 분만 후 3일간의 분리포유가 추천된다.


지난가을 유로티어에서 PSY40을 달성해 화제가 된 Mr. Erlang의 비법 중 하나도 바로 분리포유이다. 14마리 이상의 자돈이 태어난 경우 고른 초유 섭취를 위한 방법은 분리포유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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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유럽의 농장들을 보면 다양한 형태의 분리포유 현장을 볼 수 있다. 자돈 보온 구역을 막아서 공간을 마련하거나, 분만틀 위에 네모난 우유 상자 같은 것들을 이용해서 분리포유를 위한 공간을 마련하는 것을 볼 수 있으며, 그런 것들이 여의치 않은 경우에는 빠께쓰라고 얘기되는 양동이 같은 데에 짚 같은 것을 깔고 공간을 마련하는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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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렇게 해서 1~3일령까지 자돈을 살리면 그다음에 필요한 것은 대모포유이다. 대모를 위한 양자보내기에 대해서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생각의 전환을 약간만 하면 양자를 보내는 자돈 숫자를 최대한 줄일 수 있다. 실제 현장에서는 필요 이상의 양자를 보내는 경우가 매우 많다.


양자관리에 있어서 첫 번째 할 일은 가장 좋은 복을 선택하는 일이다. 젊은 모돈을 고르고 건강한 자돈들이 있는 복으로 선택한 후, 그 복에 있는 자돈 전체를 대모에 양자를 보내는 것이다.


그리고 그 모돈에 그 배치에서 체중이 작은 자돈들을 붙여서 현장에서 흔히 얘기하는 체미복을 만드는 것이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대모에 체미를 붙이는 기존의 통상적인 방법보다 체미 관리에 있어서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방법이 효과적이긴 하나, 분만틀의 여유가 없는 농장에서는 실시하기가 만만치는 않다. 그렇지 않으면 3주차 분만돈에서 조기 이유를 1~2복 실시해서 주차별로 차례로 양자들을 이동시켜야 한다.


이러한 경우 배치관리의 위생에 대한 위험이 남을 수도 있다. 그래서 분만사의 기본적인 위생 관리가 중요하다.


현장에서는 이러한 대모 관리 및 양자는 알면서도 못하거나 매우 제한적으로만 실시하고 있다. 모돈을 옮기는 것에 익숙하지 않고 일이 많다고 느끼는 경우도 흔하기 때문이다.


관리 인력이나 분만틀 같은 공간을 마련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기계 장치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바로 ‘레스큐 시스템’이다.


10여 년 전 유럽에서 모돈이 많은 자돈들을 다 키워내지 못하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농장 사장과 사료회사 직원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데서 이 레스큐 시스템이 개발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레스큐 시스템이 한국에 본격적으로 들어오게 된 계기도 이와 비슷하다.


몇 년 전 외국에서 다산 품종을 들여와 키우던 한 농장의 사장님이 총산 대비 적은 이유두수를 늘리기 위해서 고민하면서 레스큐 시스템을 처음 도입하게 되었다. 이 농장의 이유두수는 현재 14두를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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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밀크통의 우유가 파이프라인으로 연결되어 펌프로 순환하는 시스템이다. 그리고 그 파이프 중간중간에 니플이 달려있는 컵이 연결되어 있어서, 컵의 니플을 통해서 자돈들이 우유를 섭취할 수 있다. 또한 공간이 부족한 농장의 경우는 덱이라고 불리는 상자들을 통해서 공간이 부족하거나, 분만틀이 부족한 농장에서는 자돈들을 위한 추가적인 공간 확보를 통해서 이유 시까지 자돈들을 건강하게 키워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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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큐 시스템은 어린 자돈들이 분리되었을 때 필요한 온도 관리가 용이하며, 초유 섭취 이후 이유 시까지 충분한 영양 섭취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그리고 컵은 오아시스 니플처럼 일정 수위가 되면 밀크가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설계되어서 허실을 줄일 수 있다. 또한 파이프의 압력으로 밀크가 역류되지 않아서 위생적으로 자돈들에게 밀크를 공급할 수 있다.


덱은 한 기에 통상적으로 밀크를 위한 컵 2개와 물컵 1개로 구성되어 있으며, 10~12두 정도를 키울 수 있다. 그리고 자돈의 온도 관리를 위한 보온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바닥재와 덱은 모두 난연재로 구성해 농장의 안전을 우선시한다. 레스큐 덱을 사용한 네덜란드의 Mr. Jan Brouwer 농장의 성적을 보면 <표 1>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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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농장은 2007년 중반부터 레스큐 덱을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포유개시 두수가 13두 정도에서 15두 이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도 이유 전 폐사율은 오히려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총산이 올라가니 이유두수가 올라가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산자수가 증가할수록 체미돈이 늘어나는 상황을 감안할 때 산자수가 늘어날수록 이유 전 폐사율이 감소하면서 이유두수가 늘어나는 성적은 매우 고무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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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처음으로 레스큐 덱을 설치한 농장도 12두대를 기록하던 이유성적이 설치 8개월여 만에 13두대로 향상되었으며, 이미 언급한 데로 3년차에 접어든 지금은 14두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3. 맺음말

 

다산 품종을 수입해서 키우는 농장 사장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던 적이 있다.


“똑같은 돼지인데, 왜 난 12두가 안 되나?”


그분은 지금 14두 이상의 이유성적을 올리고 있다. 레스큐 시스템을 처음 쓰신 분이다. 


이유자돈수를 올리기 위해서는 분만사 관리 외에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 임신사에서의 종부, 임신사 사료 관리 등등. 그리고 이런 것들은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하지만 그중에서 분만사에서의 자돈 관리는 가장 빠르게 직접적으로 명확한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이러한 변화를 두려워하거나 귀찮아서 거부하는 경우를 많이 경험했다.


레스큐 시스템 설치 후 이유두수가 늘어나는 것은 반가워했지만, 밀크통을 1달 동안 관리하지 않은 농장도 있었다. 관리에 대한 변화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결과였다. 돼지가 바뀌었으니 이에 맞는 관리의 변화도 있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월간 피그 2017년 7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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