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성 모돈의 관리방법 Back to the Basics
한은혜 2017-09-01 18:45:05

박성원
다비육종 기획팀

 

작년 11월 덴마크에서 8주간에 연수를 마친 직원들이 돌아와서 한결같이 했던 말은 “우리 기본으로, 초심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아요!”였다. 그리고 Back to the Basics(기본으로 돌아가자)라는 제목으로 덴마크 연수과정을 발표했다.


다산성 모돈을 성공적으로 사육하기 위해서 번식구간에서 우리는 어떤 기본에 집중해야 할까?

 

‘후보돈’, 유전능력을 고려해서 후보(웅)돈을 도입하자


내가 공급받는 종돈이 최소 몇 세대의 번식성적을 가지고 유전평가 된 종돈인지, 육종전문가가 체계적인 육종프로그램으로 지속적인 개량을 진행하고 있는지 확인해보자. 번식성적에 대한 올바른 유전평가를 위해서는 최소 5세대 이상의 번식자료가 누적되어야 유전평가의 정확도가 높아진다.


체계적인 육종프로그램 운영을 위해서도 정확한 번식능력과 산육능력의 수집은 필수적이다. 농장은 공급받은 종돈장(GGP, GP)의 모돈갱신율도 확인해볼 필요성이 있는데, 그 이유는 모돈갱신율이 높은 종돈장은 세대간격이 짧아져서 연간모돈당 개량량이 증가하므로 우수한 유전능력을 가진 후보돈을 농가에 빠르게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뉴얼’, 다산성 모돈에 대한 기본 지침서를 요청하자


다산성 모돈 사육에 기본 지침서가 되는 매뉴얼을 종돈장에 요청하자. 대부분의 종돈장이 후보돈과 모돈의 번식성적을 우수하게 유지하기 위한 자체 매뉴얼을 가지고 있고 고객을 위해서 배포하고 있다.


매뉴얼에는 교배-임신-분만-이유-자돈-육성 외에 사료, 위생, 시설에 대한 필수 정보를 담고 있다. 매뉴얼은 되도록 최신판을 활용해서 내용을 숙지하는 것이 좋은데, 그 이유는 자체실험과 사육경험을 바탕으로 매뉴얼이 갱신되기 때문이다.


매뉴얼의 내용이 아주 기본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서 필요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만히 읽어보면 우리가 효율을 핑계로 놓치고 있는 기본이 얼마나 많은지 느낄 수 있다.

 

‘순치격리사’, 반드시 필요하고 중요한 시설을 갖추자


과거에 비해 많은 농장이 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기본이 가장 지켜지지 않는 시설이 바로 순치격리사이다. 현재 한국 시장에 공급되고 있는 다산성 돈군은 상당히 높은 수준에 위생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므로 후보(웅)돈은 적절한 방법과 통제된 절차에 따라 순치하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서 농장에 입식되어야 한다.


고위생의 다산성 모돈을 도입하기 전 농장은 수의전문가의 진단을 통해서 자신의 농장에 질병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위생도를 확인한 후 적절한 순치기간을 결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또 순치격리 시설은 반드시 기존돈군과 격리된 시설이어야 하고, 별도의 작업복과 장화를 착용해야 한다. 권장되는 순치기간은 12주이다.

 


‘일반 사육시설 vs. 권장 사육시설’, 모돈 스트레스 원인을 최소화하자


국내의 일반적인 임신사 사육환경은 스톨사육이고, 모돈은 그들의 생애 대부분을 스톨 안에서 생활하게 된다. 다산성 1산모돈은 기존 3산모돈에 해당하는 체장을 갖는다. 기존 사육시설에서 다산성 모돈을 키울 수 없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지나치게 좁은 공간은 모돈에게 있어서 분명 스트레스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가 몸을 계속 구부리고 살아야 하는 좁은 공간에서 생의 대부분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보면 그 스트레스를 이해하기 쉽다. 다산성 모돈사육에 필요한 일반 사육시설과 권장 사육시설은 <표 2>에 제시해 보았다.

 

 

‘조명’,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실수를 줄이자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시점에 일조량의 변화는 모돈의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끼치는데 계절적 유산의 증가와 일조량에 관계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다수 있다. 돈사 내부의 일조량을 조절할 수 있는 현대식 돈사에서도 이러한 문제는 매년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조도를 측정하는 스마트폰 앱이 있지만 정확도가 그리 높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조도계를 이용해서 점검하자. 조도계는 반드시 돼지의 머리 바로 윗부분에서 측정해야 한다.


그리고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실수, 농장 조명시설 표면 먼지를 제거하는 작업은 반드시 이 글을 읽고 난 지금 당장 실시해야 한다. 아무리 조명 시설이 훌륭해도 표면의 먼지는 조도를 떨어뜨린다. 그리고 돈사별로 일정시간 이상 조명을 켜두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목표 초교배 일령 그리고 초교배 체중’, 개체카드에 반드시 적어 놓고 지키자


초교배 일령은 모돈의 연산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필자가 최근 초교배 일령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초교배 체중인데, 그 범위는 <표 3>에 명시되어 있다.


현장에서 후보돈에 대한 초교배 일령과 초교배 체중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개체카드에 목표 초교배 일령에 해당하는 날짜와 목표 초교배 체중을 반드시 적어 두어야 한다. 이론상으로 알기만 하고 개체카드에 적어두지 않으면 다수의 후보돈과 모돈을 관리해야 하는 임신사(교배사) 관리자는 이 기본 작업에 소홀하게 될 수밖에 없다.
 

 

‘심부주입 카테터’, 더 이상은 두려워하지 말자


유럽에서 많이 사용되는 심부주입이 국내에서는 외면받는 경우가 많다. 심부주입 카테터를 사용하고 번식성적이 떨어진 경우인데, 그 원인은 대부분 다음 기본사항을 지키지 않는 것에 해당할 것이다.


① 자궁경부가 열리지 않은 상태에서(즉, 모돈이 흥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심부주입 카테터를 무리하게 밀어 넣은 경우, ② 후보돈과 경산돈은 자궁강의 길이에 분명한 차이가 나는데도 불구하고 후보돈에게 심부주입 카테터를 경산돈에 사용하는 길이만큼 밀어 넣은 경우, ③ 심부주입 카테터를 활용한 교배시 웅돈이 존재하는 경우이다. 자세한 방법은 PURDUE대학의 동영상을 참고하면 좋다(www.youtube.com/watch?v=vpgORQWEkno).


개인적으로는 동영상의 3마리씩 교배하는 방법보다 5마리씩 교배하는 것을 권장하는데 이것은 모돈이 성적(性的)으로 흥분할 수 있는 시간을 더 주고 업무 효율을 증가시키기 위함이다. 교배가 끝나면 2시간 정도 조용하게 휴식할 수 있는 시간을 부여하는 것이 좋은데 특히 저산차 모돈에는 이 과정이 필수적이다.

 

 

‘분만모돈 사료/음수관리’, 포유두수에 맞춰서 사료량을 증가시키거나 감소시키자


정상적으로 분만이 종료된 모돈은 바로 사료를 섭취한다. 분만과정에서 많이 지친 개체는 1~2일 정도 사료를 섭취하지 않는 경우가 있으나, 기력이 회복되면 사료 섭취량은 정상으로 돌아온다. 사료를 먹지 않는 경우 정맥주사로 영양제나 포도당을 제공함으로써 회복을 도울 수 있다.


포유모돈의 사료량은 모돈의 기초대사량 2.4kg에 포유자돈 1두당 0.5kg의 사료 추가급여가 필요하다. 즉, 포유두수가 많은 모돈은 추가사료 급여가 필요하다. 포유두수가 적은 모돈이 많은 사료를 섭취하게 되면 모돈의 과비로 이어지고, 연산성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리고 농장에서 간과하기 쉬운 음수량 관리가 있다. 분만사 모돈은 분당 8ℓ 상당의 수압으로 신선한 물이 공급되어야 하는데, 농장에서는 이 수압을 확인하기 위해서 니플 하나만 작동시켜서 확인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여러 마리의 모돈이 사료를 섭취하면서 한 번에 물을 마신다. 그래서 분만사의 실제 수압은 분당 8ℓ 이상이 되어야만 한다.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은 당장은 귀찮고 효율이 떨어지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잘 운영되고 있는 농장에서 기본적인 내용을 몇 가지 생략하면 처음에는 큰 표시도 나지 않고 단기적으로는 효율이 높아지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기본이 지켜지지 않으면 언젠가 문제는 반드시 발생한다. 기본으로 돌아가자, 기본을 지키자는 말이 아직도 많이 들리는 것을 보면 기본을 지키는 것만큼 어려운 일도 없는 것 같다.

 

<월간 피그 2017년 9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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