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성 모돈의 관리방법 - 프랑스 양돈장 사례 소개 -
한은혜 2017-09-01 18:33:16

 

한돈산업은 국민의 주요한 단백질 공급원으로 국내에서 쌀 다음으로 중요한 산업이다. 하지만 최근 FTA, 곡물가 상승, 수입육 증가, 기후 변화 등과 같은 악조건의 연속이다.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한돈산업은 생산성 향상과 생산비 절감이라는 절대과제를 가지고 대외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많은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생산성 향상과 생산비 절감이라는 두 가지 절대과제의 해법으로 몇 년 전부터 다산성 모돈의 도입이 거론되어 왔고, 종돈업계에서 다산성 모돈의 도입과 개량 및 보급이 보편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실제 다산성 모돈을 도입한 농가들 사이에서는 사육과정, 질병부분 등에서 기존 종돈과 다르게 시행착오를 겪는 농장들을 자주 보게 된다.


물론, 종돈 공급업체에서 세미나, 기술지원, 선진지 견학, 컨설팅 등과 같은 교육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실제로 시행착오의 기간이 쉽게 좁혀지지 않는 경우들이 많다. 현재의 과도기를 지나 충분한 시간이 흘러 한돈산업 전반에 다산성 모돈이 충분히 보급되기 전까지는 이러한 농장 간 시행착오는 지속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다산성 모돈을 일반적으로 사육하고 있는 프랑스 양돈장의 사육방식을 소개함으로써 그들은 어떻게 다산성 모돈을 관리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벤치마킹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1. 농장소개

 

지금부터 소개할 농장은 GP 400두와 PS 900두를 사육하는 농장이다. 프랑스에서 비교적 규모가 큰 농장이며 5주간, 4배치 관리를 하고 있는 곳이다.


GP농장은 자돈생산 농장으로 관리인원은 총 4명으로 주관리 2명과 보조 2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교배, 주분만, 이유시에만 보조를 활용하며 자동화 사료급여, 환기시스템을 통해 최소화의 인원을 통해 운영하고 있다. 


PS농장의 관리인원은 총 8명으로 번식/임신/분만사 3명, 자돈/비육 3명, 사료공장 1명, 경작 1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활용인원수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 농장 또한 자동화 시설을 통해 농장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GP농장과 PS농장 모두 농장주가 같으며, GP농장에서 생산된 F1을 PS농장에서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남는 F1은 외부 판매를 하고 있다.

 

2. 방역관리

 

농장의 위치가 양돈밀집 지역에 위치하고 있지만 국내와 비교하면 밀집 정도는 매우 낮은 상태이며, 국내 차단방역 시스템에 비해 약간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농가의 밀집 정도와 국가단위 질병상황, 기후조건, 사육환경과 사육방식이 국내와 다르기 때문으로 사료된다. 방문한 GP농장은 샤워인/샤워아웃 시설이 있었지만 PS농장은 농장 작업복으로 환복하고 일하는 시스템이었다. 두 농장 모두 돈사 입구에는 발판소독조를 비치하여 사용하고 있다(사진 1 참조).

 

 

상기 농장의 경우 양돈밀집 지역에 위치하다 보니 다른 농장에 비해 많은 종류의 백신을 하고 있었다. 후보돈과 모돈 백신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이 실시하며 주기적으로 수의사 컨설팅을 받고 주변 농장의 질병상황과 내 농장의 질병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여 백신프로그램을 설정한다고 한다.

 

1) 후보돈 백신 프로그램


- 생후 21일령: 회장염백신
- 생후 36, 55일령: 마이코플라즈마 1, 2차
- 생후 65, 95일령: PRRS 1, 2차(생후 65~70일령: 5일간 구충)
- 생후 168, 198일령: 인플루엔자 1, 2차
- 생후 176, 206일령: 위축성비염 1, 2차
- 생후 184, 214일령: 대장균 1, 2차
- 생후 192, 222일령: 써코 1, 2차
- 생후 200, 230일령: 파보 1, 2차(230~235일: 이보멕 사료첨가)

 

2) 모돈 백신 프로그램


- 임신진단시: 이보멕 사료첨가
- 교배후 67일: 인플루엔자 백신
- 교배후 75일: 위축성비염 백신
- 교배후 83일: 대장균 백신
- 교배후 91일: 써코 백신
- 분만후 2주차: 파보백신
- 3개월마다: PRRS 매스백신

 

3. 후보돈관리

 

GP농장과 PS농장에서 활용할 후보돈은 자가로 선발하며, 생후 76일령에 선발하여 농장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한다. 농장 내 사료급여의 제어는 모두 컴퓨터로 이뤄지므로 출생부터 모돈으로 활용될 때까지 프로그램이 정해져 있고, 프로그램에 맞춰 자동으로 급여된다(그래프 1 참조).

 

 

생후 76일령에 선발된 자돈은 상기 사료프로그램에 맞춰 사육되며, 목표체중에 체중선별기를 통해 선별되어 후보사로 옮겨져 180일령부터 발정의 유무와 횟수를 확인한 뒤, 최소 2번의 발정이 확인된 개체들만 레규메이트를 먹여 교배에 참여시킨다. 발정확인은 반드시 웅돈의 존재하에서 체크하여 기록으로 꼭 남긴다(사진 2 참조)

 

4. 모돈의 사료관리

 

교배부터 43일까지는 1일 1회 건식사료를 4kg/일씩 자동급여하고 있었고, 43일부터 83일까지는 건식사료를 3.5kg/1회/일씩 자동급여하고 있다. 또한, 83일부터 109일까지는 건식사료를 4kg/1회/일씩 자동급여하며, 109일에 분만사로 이동하여 건식사료를 2.9kg/1회/일씩 자동급여하고 있었다.


사료프로그램과 양은 컴퓨터를 통해 자동으로 관리되고 있었고 대체로 임신기간 중 많은 사료를 주고 있었는데, 사료의 스펙 자체는 국내보다 낮은 상태로 과비된 개체들은 확인할 수 없었다.

 

5. 분만사관리

 

분만당일에는 모돈에게 사료 2.9kg을 2회 나눠서 주고 분만 후 3일까지는 일 500g씩 증량한다. 분만 후 4일부터 8일까지는 일 1kg씩 증량하여 피크치를 9~10kg/일 정도로 하여 이유시까지 유지하고 있었다.


초산의 경우 첫 분만을 370~380일령의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모돈은 주로 7산까지만 사육하고 있으며, 농장의 분만성적은 <표 1>과 같다.   

 

 

분만 전에는 보온등(175W) 3개를 준비하여 분만사 룸 온도는 20~22℃로 유지하고 보온등 아래는 28~30℃로 유지한다. 또한 모돈의 머리 부분에 고무판을 깔고 위에 미스트랄을 뿌려주며 모돈의 엉덩이 부위에는 골판지를 깔아 분만을 준비한다(사진 3 참조).

 

 

분만 징후가 보일 경우 모돈의 머리쪽의 보온등을 하나 켜고 분만이 시작되면 보온등 3개를 모두 점등시킨다. 분만된 자돈은 탯줄 제거 등과 같은 처치는 하지 않고 체표만 잘 마를 수 있도록 유지하며 하루 동안 충분히 초유를 섭취하도록 한다.


난산이 의심되면 직검용 비닐장갑에 포비돈 소독을 한 뒤 손을 넣어 정복한다. 상기농장에서 Splay-leg 발생이 높았는데, 발생시에는 테이핑을 실시하였고 테이핑된 개체는 반나절 정도면 걸어 다닐 수 있었다(사진 4 참조).


분만이 모두 완료되면 초유섭취를 충분히 하게 한 뒤 자돈손질을 실시한다. 송곳니는 그라인더로 갈아주고 페니실린계 항생제를 주사한 뒤 마른 탯줄을 자르고 포비돈으로 소독한다.


작거나 약한 개체는 피기부스트와 같은 제품을 활용하여 영양을 보강하여 준다. 분만 후 3일간 모돈을 면밀히 관찰하고 수시로 체온을 측정하여 체온이 높은 개체는 항생제 주사 후 기록하고 예후를 확인하여 준다.

 

 

6. 교배사관리

 

이유모돈은 순서대로 스톨로 입식시키고 발정체크는 토요일부터 시작하여 일 2회 실시한다. 발정체크시에는 웅돈을 머신(콘택트오맥스)에 태워 모돈 앞에 세워놓고 실시한다.


체류모돈이 있는 군사칸에도 머신을 활용하여 발정체크하고 발정이 온 개체는 등에 발정일을 기록한다. 정액은 주교배 전에 주문하여 전용보관고에 보관 후 사용한다(사진 5 참조).


교배는 심부주입기를 활용하였고 비교적 큰 농장에서 4배치로 운영되다 보니 인력부족으로 인해 핸즈프리를 활용하여 정액주입을 하고 있었다(사진 6 참조). 핸즈프리 사용시 초산과 2산은 10두 단위, 경산은 5두 단위로 그룹을 묶어 교배를 실시한다.

 

 

 

정액은 급하게 짜서 넣지 않고 서서히 흘러 들어가도록 하였으며 정액주입이 끝나고 10분 뒤에 카테터를 제거한다. 정액 주입 전 주머니에서 정액을 가온하여 이물감이 없이 정액이 주입되도록 한다. 교배는 월요일부터 아침에 1회씩만 실시하며 총 3회를 실시하였다.

 

7. 자돈/비육돈관리

 

국내와 비교하면 자돈사/비육사 관리는 여유로웠다. 사료와 환기는 자동으로 관리되었고 백신, 이동, 출하, 수세가 주요 업무였으며, 출하시를 제외하고는 자돈사/비육사는 1인이 관리하였다.


커다란 규모의 일괄사육농장인데도 불구하고 적은 인원으로 관리가 가능한 이유는 질병이 안정되어있고 노동력이 필요한 부분은 자동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면 농장직원이 고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 설비업체에서 와서 점검해주고 있었다.

 

8. 마치며…

 

상기 농장 외에 여러 프랑스 농장을 방문한 경험에 비추어 보면 다산성 모돈이라고 해서 특별히 다른 관리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국가 단위로 사양관리 기술이나 방역관리의 커다란 틀은 유지하면서 농장 상황에 맞게 약간의 변형된 기술을 가지고 돼지 관리를 하고 있었다.


농장은 최소의 인원으로 사람이 꼭 필요한 곳에 노동력을 집중시켰고 자동화시스템으로 컨트롤이 가능한 부분은 최대한 자동화하고 있었다. 사료는 자가배합을 하고 있었는데 사료회사는 자돈사료를 완제품으로 공급하고 있으며 모돈이나 비육돈은 프리믹스 형태로 공급하고 있었다. 프리믹스 회사에서는 농장 내 사료원료와 돼지 영양상태를 면밀히 파악하여 농장에 가장 적합한 프리믹스를 생산하여 공급하고 있었다.


이렇듯 프랑스 양돈은 적은 관리인원을 가지고도 시스템이나 시설을 통해 이를 극복하고 모돈은 우수한 종돈을 활용하여 세밀하게 관리하지 않아도 높은 총산을 유지하여 12두 이상 이유가 가능하도록 관리하고 있다. 즉, 집중해야 될 부분은 충실하게 하고 자동화관리가 가능한 부분은 철저히 자동화하고 있는 것이다.


한돈산업도 최근 인력난이 고조되고 있고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한 직원을 채용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ICT사업, 축사현대화사업 등을 진행하여 돌파구를 찾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비용, 전문 관리업체 등의 부재로 정착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양돈선진국의 전례를 발판 삼아 적절한 투자와 돼지의 능력, 영양, 질병, 시스템 등의 관리 능력의 밸런스를 지속적으로 맞춰 관리하다 보면 한돈산업도 곧 양돈선진국의 반열에 오를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월간 피그 2017년 9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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