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서기를 넘긴 모돈의 번식특징과 성적향상
한은혜 2017-10-03 18:41:53

 

서언

 

돼지의 경우 땀샘이 발달하지 않아 겨울철보다는 여름철 고온에 취약한 편이다. 모돈의 번식능력이라 함은 어떻든 적정한 시기에 임신을 하고 적정한 시기에 건강한 새끼를 낳고, 포유기간 동안 건강한 젖을 생산함으로써 새끼를 이유시까지 잘 자라도록 하는 게 어미돼지의 역할이다.


또한 모돈의 건강성이 확보됨으로써 건강한 새끼를 낳는 횟수도 증가할 수 있다. 즉, 모돈 회전율과 산차를 높일 수 있다.


이러한 일련의 번식돈 순환구조(임신-분만-포유-이유-발정-임신)가 잘 이루어질 때 농가의 생산성은 증가된다. 결국 농가의 소득을 향상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게 바로 모돈의 번식관리가 아닌가 생각한다.


물론 건강한 모돈을 만들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정한 사양관리 또한 핵심이기는 하나, 본고에서는 번식부분만을 다루도록 하겠다.

 

여름철 고온기 모돈의 생리변화

 

여름철 외기온도가 상승하는 시기에 온도상승폭 만큼이나 모돈의 번식능력은 낮아진다. 열 스트레스에 의한 사료섭취량 감소로 모돈의 체유지 및 자돈 수유에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하게 섭취하지 못해 결국 피하지방에 축적된 에너지를 이용하게 된다.


결국 충분한 영양소 섭취불량은 자돈에게 공급할 젖 분비량 및 성분의 질 저하로 이어지고, 자돈들은 충분한 수유를 받지 못해 건강성에 문제가 생긴다. 즉, 생시체중 저하 및 이유체중 감소로 인해 이유자돈수가 줄어들게 된다.


다시 말하면, 모든 동물은 새끼를 가지고 있을 때 새끼에게 필요한 영양소, 즉 젖을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영양소를 먹이(사료)로부터 공급받는다. 하지만 외부로부터 받는 영양소가 부족할 시 새끼를 위한 젖 생산을 먼저 하고, 그래도 모자란 성분은 모돈의 체내에 축적되어 있는 에너지를 이용하기 때문에 부족한 사료섭취는 바로 모돈 체손실의 원인이 된다.


이것이 모돈의 건강성을 저해하는 것이다. 결국 이유 후 모돈의 발정재기, 미약발정의 원인이 된다.


따라서 모돈의 사료섭취량이 원만하지 않은 여름철에는 여러 가지 에너지원인 오일이나 지방 등을 공급해줌으로써 사료의 기호도를 높여 사료섭취량을 증가하거나 부족한 영양분인 단백질원을 공급해줌으로써 모돈에게 필요한 영양소가 균형을 유지해주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도 일반적으로 여름철을 지낸 모돈의 경우 대부분 모돈의 체손실이 많아 이후의 번식성적이 좋지 않은 게 사실이다. 따라서 여기서는 모돈의 번식생리를 좀 더 구체적으로 정리하고 호르몬 처리를 통한 간단한 해결법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인공수정시 관여하는 요인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인공수정적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림 1>에 있는 정자와 난자의 기본적인 생존 시간을 알아야 한다. 물론 우리가 알고 있듯이 돼지의 발정징후를 발견하고 수정시키는 시간은 잘 알려져 있다.


발정이 온 이후, 즉 수퇘지 승가 허용 후 18~24시간에 수정시키면 이론적으로 맞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모돈이 발정이 오는 시기가 정확하게 언제냐이다.


농장에서는 주로 아침과 저녁시간에 돼지의 발정관찰을 실시함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발정시기를 찾기 어려운 것은 주로 사람이 체크하지 않는 밤이나 새벽시간에 주로 발정이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림 1>을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일반적으로 배란된 돼지 난자의 생존기간은 10시간 내외이고, 발정이 확실하게 온 이후 또는 수퇘지 허용 후 난관 내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되는 부위인 나팔관에 난자가 배란되는 시기는 35시간이다. 정자의 수명은 체외로 사출된 이후 40시간이나 자궁경관에 사출되고 자궁을 통과해 난관에 도달하면 첨체반응을 일으켜 운동성이 증가됨으로 실제 수정가능한 시간은 40시간보다 조금 짧다고 보는 게 좋다.      

 

왜 수정은 승가 허용 후 최소 10시간 이후에 하는 게 좋을까?

 

<그림 2>는 <그림 1>을 바탕으로 수정 적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만든 자료이다. 예를 들자면 돼지가 승가를 허용한 시점인 0시간을 기준으로 바로 수정을 하게 되면 정자가 난관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15시간(수정이 가능한 수만큼의 정자의 도달)이므로 정자가 수정부위에 도달한 후 20시간 이상 난자가 배란되기를 기다려야 한다.


그러는 사이 정자의 활력이나 수정 능력이 저하됨으로 건강한 수정이 이루어지기가 곤란하다. 다만 정자의 수명을 고려한다면 수정이 불가능하다고 볼 수는 없으나, 에너지를 급격하게 소모한 정자 또는 활력이 떨어진 정자가 난자에 결합하여 수정을 하게 되면 수정률이 낮을 뿐 아니라 하나의 난자에 하나의 정자가 들어가서 수정하는 게 정상인데, 두세개의 정자가 하나의 난자에 들어가는 다정자 수정이 이루어져 정상적인 수정이 일어날 수 없을 확률이 높다.


따라서 아침에 승가를 허용한 돼지는 지난밤 또는 오늘새벽 언제쯤 발정이 오기 시작했는지 모르기는 하나, 아침에 발정 발견 시간을 기준으로 10시간 이후에 정액을 주입해주면, 정자가 난관 내 수정부위에 도달해서 난자가 배란되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은 10시간으로 짧아져 수태율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이론적인 배경이다.


또한, 10시간 이후 30시간 이내에만 수정을 시킨다면 수정이 되는데 문제가 없다. 다만 30시간 이후에 수정시키면 배란된 난자의 수명이 10시간이므로 정자는 활력이 좋은 상태이나 난자가 시간이 지날수록 약해져 건강한 수정이 이루어지기가 어렵다.


결론적으로 농가의 경우 아침에 승가 허용한 돼지는 새벽에 발정이 온 걸로 간주하고 오후에 수정시키면 되고, 1차 수정 이후 12시간 뒤 2차 수정을 시키면 될 것이다. 이러한 이론이 무장되어 있다면 농장에서 수태율 감소 없이 인공수정에 관한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

 

 

왜 분만돈은 이유 후 4~5일경 발정이 다시 오는가?

 

일반적으로 돼지의 발정주기는 21일이다. <그림 3>에서 보는 것과 같이 발정주기의 21일 중 17~18일은 황체기, 4~5일은 난포기로 구분할 수 있다.


황체기란 난소에서 난자가 배란된 이후 황체가 형성되는데 형성된 황체세포에서 분비되는 프로게스테론(progesterone)이라는 호르몬의 분비로 인해 일정기간 동안 난자의 발육을 중지하게 하다가, 그 기간, 즉 17~18일이 지나면 에스트로겐(estrogen)이라는 호르몬의 작용이 강해져 난자가 성숙하기 시작하는데 이 기간을 난포기라고 한다.


임신된 돼지는 임신기간 중 혈중 프로게스테론 농도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어 발정이 오지 않고 임신을 유지할 수 있다가 분만 시기가 되면 프로게스테론이 감소되고, 반대로 에스트로겐 농도가 급격하게 증가되면서 난포기로 전환된다(그림 4 참조).


그러나 분만돈의 경우 태어난 새끼들이 젖을 빠는 자극에 의해서 전체적인 호르몬 농도가 낮게 유지되고 난소는 난포기 시작점에 머물러 있다가 이유를 하게 되면 에스트로겐이 증가하면서 난포기가 시작되고 난포기의 마지막 시기에 발정이 오게 된다.       

 

여름철 혹서기 이후 미약, 둔성발정의 처리방법

 

농장에서 발정징후가 명확하게 오지 않아 수정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가끔 있는데, 이것은 바로 난소에서 난포는 정상적으로 성장하고 배란이 되는데 외관상 발정징후가 약한 것을 둔성발정, 또는 발정기간이 짧게 오거나 겉으로 발정징후가 잘 나타나지 않는 것을 미약발정이라 한다. 이유는 돼지의 발정과 관련된 호르몬의 불균형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물론 호르몬의 불균형은 여름철과 같은 무더위의 지속 또는 포유에 따른 모돈의 체력손실로 인해 발생되는 경우가 있는데, 단기간의 처치방법으로 호르몬 처리에 의한 방법을 설명해 보고자 한다. 앞쪽에서 언급되었던 내용을 상기하면서 호르몬의 처치방법을 설명하겠다.


일반적으로 PG600(PMSG400+hCG200)은 난포성장을 유도하는 PMSG와 난자의 배란을 촉진하는 hCG로 구성되어 있다. PMSG는 체내에서 생성되는 뇌하수체 호르몬인 난포자극호르몬(FSH)과 같은 기능을 하는 호르몬이고, hCG는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황체형성호르몬(LH)과 같은 기능을 하는 호르몬이다. 이러한 이론을 바탕으로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호르몬을 이용하여 발정을 유도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 PG600 단독 사용 방법


발정주기에 상관없이 PG600을 5㎖ 주사하면 1~6일 이내에 발정이 오는데, 보통 호르몬 주사 후 4~6일경에 발정이 올 확률이 높다. 경산돈의 경우 이유 후 12시간 전후 투여하면 2~4일 이내에 발정이 온다.


수정 전 호르몬 투여시 발정주기에 상관없이 투여함으로 발정이 오는 기간이 1~6일로 발정이 오는 범위가 넓다. 그 이유는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황체기에 주사를 놓느냐, 난포기에 주사를 놓느냐에 차이이다.


이유 후 모돈에 호르몬 주사 시 발정이 빨리 오는 것은 이유모돈의 경우 이유와 함께 난소가 난포기에 들어가는 시기임으로 발정이 빠르게 올 수 있다. 즉, 자연적으로 난포자극호르몬이 분비되는 시기에 외부에서 추가적으로 호르몬을 주사함으로써 호르몬 농도가 높아져 빠른 기간 내에 발정이 올 수 있다.
따라서 본 방법은 정확한 발정 및 배란시기를 예측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즉, 이유 후 난소의 상태에 따른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 PMSG+hCG 사용 방법


- 미경산돈: 발정주기에 따라 다를 수는 있는데, 발정주기의 16일째 전후 PMSG 1500IU 주사 후 72시간째 hCG 750IU 주사, 이후 18~24시간 1차 종부, 12시간 후 2차 종부


- 경산돈: 이유 후 12시간 전후 PMSG 1500IU 주사 → 72시간 후 hCG 750IU 주사 → 18~24시간 1차 수정 → 12시간 후 이차수정, 한번 수정 시는 hCG 주입 후 28시간 전후 수정하면 효과가 있을 수 있는데, 이것은 보통 hCG를 주입 후 53시간 전후에 난자가 배란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위적인 호르몬 처리로 난자의 정확한 배란시기를 예측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즉, 배란시기를 이용한 효율적인 인공수정 시간을 잡을 수 있다.


본 방법은 발정징후를 고려하기는 하나 호르몬을 주입하고 계획대로 인공수정이 가능하다. 다시 말해 발정징후가 약하든 아니면 짧게 오는 것에 상관없이 위에서 설명한 방법대로 수정시키면 된다.


이외에도 농장의 상황에 따라 발정동기화 및 발정유도 방법은 더욱 많으나 내 농장에 필요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판단된다. 결론적으로 농장에서 발정주기를 정확히 기록한다면 발정주기의 어느 시기에 호르몬제를 투여하느냐에 따라 호르몬 주사 후 발정 오는 시기가 빠를 수도 늦을 수도 있다.


즉, 난포기에 주사를 놓느냐, 황체기에 주사를 놓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는데, 앞에서 언급했듯이 발정주기 21일을 구체적으로 구분하면 황체기(16~17일)+난포발육기(4~5일)로 구분할 수 있다. 황체기 중반에 호르몬 처리하면 처리 후 발정이 오는 시간이 조금 늦어질 것이고, 난포발육기에 호르몬을 투여하면 돼지 자체 내 호르몬(난포발육 호르몬 증가기)과 외부주입 호르몬의 상승작용으로 발정과 배란이 빨라질 수 있다.


다시 말해 같은 양의 호르몬을 주입하여도 황체기보다는 난포기에 주입한 것이 주입 후 좀 더 일찍 발정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둔성 및 미약발정의 경우 <그림 6>의 방법을 권하고 싶다

 

호르몬별 체내 작용시간  

 

<그림 7>은 호르몬을 주사 후 돼지의 몸에서 호르몬의 기능이 유지되는 시간을 나타낸 것으로 전문적인 용어로 호르몬의 기능이 떨어지는 시기, 즉 반감기라고 하는데, 호르몬별 반감기를 표기한 그래프이다.


예를 들면 옥신토신의 경우 주사 후 15분 이내 옥시토신의 기능이 떨어진다는 의미이고, LH의 경우 주입 후 1시간 이내, FSH의 경우 4시간, hCG의 경우 6시간 이상 지속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호르몬을 사용하는 농장에서는 참고하면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 

 

 

<월간 피그 2017년 10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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