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양돈 시장 전망과 경영 전략
한은혜 2018-01-02 18:20:30

 

2017년 양돈시장 상황은 “사상 최대의 출하 두수와 돼지 수입 물량, 그러나 최고 수준의 돈가”라는 말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장기간의 고돈가가 양돈 사양가들의 자산 경쟁력을 개선하여 알찬 경영이 가능하게 하였으나, 여러 매체들에서 발표한 국내 평균 MSY가 17~18두 수준임을 감안할 때 지금 우리 양돈장들이 경쟁력이 있는 경영을 하고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인 것 같다.


본고를 통해 2017년의 양돈 시장 상황을 정리하고 2018년을 예측하며, 우리 농가들이 2018년 경영에 참고할 몇 가지 원칙들을 다시 한번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1. 2017년 양돈 시장 상황 분석

 

(1) 돼지고기 공급 및 시세

 

2017년은 2016년 대비 출하 두수가 1,655만두에서 1,674만두로 약 20만두 증가, 돼지고기 수입은 32만톤에서 35.5만톤으로 약 10%가량 증가하여 국내 전체 돼지고기의 공급량이 증가하였다.


연평균 시세는 지육 박피 kg당 2016년 대비 4,952원에서 5,340원, 탕박의 경우 4,617원에서 4,995원으로 상승하여 구제역의 영향을 받은 2011년 이후 최고의 돈가를 기록했다.

 

(2) 돈가 상승 요인

 

기대 이상의 돈가 상승 요인은 양돈업계 외부적인 원인과 내부적인 원인이 존재했다.

 

(가) 양돈업계 외부적 요인


김영란법, 계속된 AI 발생과 살충제 파동, 수입 햄 E형 간염, 고지방 다이어트 열풍 등 상대적으로 돼지고기에 유리한 이슈들이 다른 축종을 대신하는 대체육으로써의 혜택을 톡톡히 보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생활수준의 향상, 각종 음식 관련 프로그램의 유행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돼지고기 소비가 전반적으로 증가하였고, 삼겹살 중심의 소비 패턴에서 벗어나 비선호 부위 혹은 저지방 부위 소비가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보여진다.

 

(나) 양돈업계 내부적인 원인


돼지 두수는 늘어나고 있지만 각 양돈장들의 규모가 늘어나고 있을 뿐 양돈장의 숫자는 지속적으로 감소되고 있다. 전업농으로 대부분 전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농장주의 고령이나 후계자 부재, 질병 및 생산성 저하, 각종 규제 등으로 사육의지 상실이나 경쟁력의 저하로 문을 닫거나 위탁농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다산성 모돈 도입, 시설 개선 등에 많은 투자를 하였으나 질병, 생산성 저하 등으로 안정된 출하를 하지 못하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일부 양돈장 내부 사정도 한 몫을 담당했다. 2017년 추정 MSY는 17~18두는 최근 양돈장들의 많은 투자를 감안했을 때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이다. 결국은 양돈장 자체적으로 제한된 출하를 함으로써 돈가를 스스로 지탱했다는 약간은 묘한 결과로 해석된다.

 

 

2. 2018년 양돈 이슈 및 시장 전망

 

(1) 돼지 사육 두수 및 출하 두수

 

모돈은 이미 100만두를 넘어섰다. 그리고 최근 2년간 번식돈사료의 증가세는 2018년에도 100만두 이상의 모돈수를 예상하게 한다. 또한 다산성 모돈 보급 비율이 늘어나 있어 총 사육 두수는 1,100만두를 넘길 것이 확실하다.


출하 두수도 2017년도 출하 두수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초부터 돼지 출하가 전년 동기 대비 증가될 것이며, 연간 1,700만두 수준(2017년 대비 102%)의 출하가 예상되는데 PED 등의 질병 문제가 안정될 경우 농장의 생산성 개선 여부에 따라 하반기에 출하가 더 증가할 수도 있어 1,700만두 이상의 출하도 예측할 수 있다.

 

 

 

(2) 돼지고기 수입

 

2017년 높은 돈가의 영향으로 수입량은 증가하여 총 35만6천톤(2016년 대비 119%)가량의 돼지고기가 수입되었다. 그러나 2018년은 출하두수의 증가, 돼지고기 소비와 돈가의 불확실성으로 수입량은 감소하여 30만톤을 넘기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3) 돼지고기 공급량

 

2018년 국내 생산량은 2017년보다 증가한 약 91만톤, 수입량은 2017년도보다 줄어든 30만톤으로 총 121만톤의 돼지고기가 공급되었다. 2017년 대비 약 4만여톤 이상 감소한 숫자이다.


국민 1인당 돼지고기 소비량은 23.9kg가량으로 예상되는데, 2017년보다는 0.8kg이 줄어들게 된다. 하지만 국내 생산량 증가로 자급률은 75%를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4) 국내 경제 상황 및 소비 전망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한 불안 요소, 건설 경기의 둔화, 가계 부채, 대출 금리 인상, 주요 교역국인 미국, 유럽의 경제 성장세 둔화, 중국과의 사드 갈등 등으로 국내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질 수 있는 요인이 많으나, 최저 임금 인상 등 정부의 정책효과와 유가(油價), 환율 등이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 2018년도 전반적인 국내 경제 상황과 소비는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5) 탕박 시세로의 전환 및 출하 돼지 품질 관리

 

12월 박피 경매 시장이 종료된 상태이다. 지금까지는 탕박과 박피 시세가 공존하면서 지급률 적용과 가격의 차이로 발생하는 여러 불협화음이 있었으나, 탕박으로 전면 전환되는 2018년에는 이런 문제는 없어질 것이다.


하지만 탕박 전환시 돼지의 품질에 따라 인센티브와 페널티를 차등 지급하는 ‘등급제’가 본격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보여, 좋은 돼지를 출하하기 위한 양돈 농가의 노력이 더욱 필요할 것이다. 최근 입수된 유통업체들의 탕박 적용 출하 조건표를 보면 업체별로 차이가 있으나, 품질이 떨어지는 돼지는 각종 페널티 조항이 적용되어 이 또한 분쟁의 소지가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6) 2018년 돈가 전망(탕박 기준)

 

2018년도는 출하두수의 증가, 수입량의 감소, 경기 등을 감안했을 때 연평균 4,500~4,600원/kg(탕박) 수준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출하가 증가하면서 9월 이후 큰 폭의 하락도 조심스럽게 예상할 수 있다.

 

 

3. 2018년 양돈 경영 전략

 

2017년 양돈 시장 상황을 분석하고, 2018년을 예측해 보았다. 지난 4년간 돈가라는 산이 높았던 것만큼 언젠가는 깊고 깊은 골이 올 수 있고, 그 준비를 2018년에 시작하여야 할 것이다.


돈가와 관계없이 생존할 수 있는 양돈 농가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2018년 경영 전략 몇 가지를 이야기하려고 한다.

 

(1) 철저한 방역

 

방역에는 차단방역, 농장 질병 관리 외 모든 것들이 포함된다. 농장의 방역 매뉴얼을 만들어 농장주를 포함 농장 임직원들을 통한 질병 유입을 최소화하고 사료, 물품 반입 및 분뇨처리, 출하 시 원칙적인 적용을 권장한다.


또한 농장 자체에서 질병 관리하는데 한계가 있다. 전문적인 컨설턴트가 농장의 질병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한다.

 

(2) 번식돈 관리 강화

 

최근 수입되고 있는 유럽의 다산성 모돈이 아니더라도 지금 국내에 수입되어 있는 모돈들은 예전보다 체형도 커지고, 많은 산자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러나 예전과 같은 시설과 방식으로 번식돈을 관리한다면 반드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후보돈의 외부 도입시는 물론, 자체 선발할 경우에도 후보돈사가 반드시 있어야 하며, 3개월의 격리, 순치와 관리를 통해 충분히 성장시켜 8개월 전후, 135~150kg에 2번째 발정에 수정을 추천한다. 그리고 번식돈 급이 프로그램을 농장에서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적용하기보다는 많은 경험을 가진 현재 거래 중인 사료업체 관계자들과 번식돈 제품과 프로그램에 대해 심도 깊게 협의하여 적용해야 한다.


또한 에어컨, 쿨링패드, 보온 및 단열 시설 보강 등은 필수이다. 다산종은 동전의 양면이다. 다산종이 보급됨에도 생산성이 제자리걸음이라는 것이 앞으로 저돈가 시기가 닥칠 경우 헤어나지 못할 수렁이 될 수도 있다.

 

(3) 건강한 자돈 육성

 

현장을 점검하다 보면 예전보다 산자수는 많아졌으나 출하 두수는 별 차이가 없는 것을 볼 수 있다. 원인은 낮은 생시 체중, 이유 체중이다(층아리 포함).


체중이 작고 많은 산자수의 포유자돈을 제대로 키우기 위해서는 초유 급이와 대리모가 필수이다. PSY 32두를 훌쩍 넘기고 있는 덴마크는 시간당 인건비가 3만원가량임에도 분만 간호, 초유 분리 포유와 대리모 관리에 인력투자를 집중하는 사실을 보면 그 중요성을 알 수 있다.


또한 저체중 포유자돈, 이유자돈들에게는 고품질 대용유 사료 액상 급이와 자돈에 맞는 환경 관리는 필수이다. 건강한 자돈 관리는 인력의 투자와 원칙의 준수가 필수이다.

 

(4) 고품질 돼지 출하

 

요즘 탕박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고 있는 이견의 핵심은 두 가지이다. 첫 번째는 탕박 전환시 기본 출하 지급률(박피 대비 7% 정도로 예상)이고, 두 번째는 인센티브와 페널티 조항이다.


최근 수년간 유통업체들이 많은 영업손실을 보았고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는데, 업체들 입장에서는 이번 탕박 전환이 기회일 것이다. 기본적인 입장은 좋은 돼지는 조금 더 주겠지만 절식, 출하체중과 균일도, 화농 등에서 품질이 떨어지는 돼지는 과감히 정리하겠다는 의도로 보면 될 것이다. 양돈 농가에서 체중이 균일하고 좋은 품질의 돼지고기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이다.

 

(5) 철저한 기록 및 전산 관리

 

기록이란 장부를 작성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기록을 전산화하여 필요한 정보를 수시로 분석하고 찾아볼 수 있는 시스템으로 만들어야 한다. 부분적인 ICT 기술을 도입하여 더 상세한 빅데이터를 분석, 활용하는 것 역시 권장한다.

 

(6) 철저한 자금 관리

 

지금껏 과감한 투자를 해왔다면 2018년부터는 적절한 투자로 바꾸고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불확실한 미래에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현금 확보 능력이 장기적인 사업을 가능하게 하는 큰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최근 4년간의 고돈가로 양돈농가들의 재정 상황에 체질 개선은 잘 이루어진 것 같다. 2018년 돈가도 2017년보다는 낮게 형성될 것으로 보이지만, 연평균 생산비는 훨씬 상회하는 수준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지난 수년간의 고돈가가 오히려 우리의 경쟁력을 떨어뜨린 것도 사실이다. 돈가가 농가 수익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이기는 하지만 문제는 생산성이다.


국내 평균 MSY 17~18두 수준은 절대 경쟁력 있는 숫자는 아니다. 양돈 농가들은 지금보다 생산성 향상에 더 집중하는 것만이 지속가능한 양돈사업을 유지할 수 있는 길일 것이다.

 

<월간 피그 2018년 1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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