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 양돈장에서 해야 할 일
한은혜 2018-04-02 17:41:01

 

지독한 추위를 겪은 지가 이제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머릿속엔 온통 곧 다가올 혹서기에 대한 대책마련으로 가득 차 있다. 지난해 전산자료를 정리해보니, 4월 중순에 재귀율이 한 번 떨어지더니 5월 중순 이후로는 지속적으로 80% 이하의 재귀율을 볼 수가 있다(표 1 참조).


그래서 같은 실패를 겪지 않으려고 대책마련에 나름대로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특별한 아이디어가 있지 않다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을 노릇이다. 컨설팅업무를 시행할 때와 특별히 다른 것은 없지만, 다음은 필자가 농장에서 직접 실시하거나 계획 중인 것을 정리해 보았다.

 

1. 전산기록(Pig Plan) 등을 활용하여 현재 내 농장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한다

 

전산기록의 중요성을 알고는 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아직도 전산활용을 하지 않거나 활용을 제대로 못하는 농장들이 많이 있다.



필자의 농장은 90년대 후반에 지어진 농장으로 돼지를 키워야 하는 건물로서의 수명을 다해가는 축에 속한다. 각각의 건물 중에는 이미 수명을 다한 부분이 있기도 하다.


지난해 교배사를 제외한 파트에 우레탄 발포 및 우레아 코팅으로 단열하여 수명을 연장을 시켰지만, 지난해의 여름철 사료섭취량이 15%가량 떨어지는 등 속수무책으로 당한 기억이 있다. 또한 <표 1>에서 보면 지난해 여름을 지나면서 가을철 번식불량으로 겨울철에도 혹서기 못지않게 재귀율 및 수태율이 떨어지는 구간이 있다.


이런 현상을 종합해보면 돈사를 새로 짓거나 부분적인 리모델링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농장주변의 환경 및 위생상황에 맞게 돈사를 관리하는 세심한 면이 더 중요하다고 하겠다. 

 

2. 겨울철과 환절기를 지나며 살아온 돈군의 건강상태를 파악해야 한다

 

필자의 농장은 매월 정기적으로 도드람조합 동물병원의 수의사로부터 점검을 받고 있는데, 2월에는 출하돈을 활용한 도체검사와 채혈을 통한 PRRS 등 질병수준 파악과 전체 돈군의 건강상태 파악을 진행하였다. 물론 백신 프로그램의 점검과 직원들의 방역의식 및 사양관리 작업상태 점검도 실시하였다.

 

 

질병도입을 걱정하여 수의사의 방문이나 후보돈의 도입 등을 무조건 중단이나 금지하는 것이 최선은 아닌 것 같아, 수의사 및 컨설턴트의 정기적인 방문도 실시하고 있다.    

 

3. 정기적인 후보돈 수급계획을 세워야 한다
 
필자의 농장은 겨울철에 질병도입 염려는 뒤로하고 농장에 구비된 후보돈사의 규모에 맞게 격월로 12두씩의 후보돈의 도입을 시행하였다. 물론 2018년인 올해도 격월간으로 지속적으로 후보돈의 도입을 시행하고 있다.

 

혹서기의 교배성적 저하를 예상하여 교배두수를 늘리는 것도 농장 경영상 중요한 방법이지만, 사육환경 개선과 숙련된 직원의 확보를 통한 흔들림 없는 꾸준한 교배목표두수 달성을 하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4. 사육공간의 재조사 및 재조성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필자의 농장은 여름철 무더위를 극복하기 위하여 지난해에 이어서 자돈사의 지붕에 우레탄 발포와 교배임신사의 지붕판넬 교체 및 보강, 비육사에 리믹스환기시스템과 대형휀(960Φ)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이에 앞서 자돈의 사육환경 개선을 위하여 실내창고를 인큐베이터(자돈100두 수용)로 개조하여 사육공간을 확보했고, 자돈사 물통 및 물라인 교체, 돈방트기로 돈방의 크기를 개선하여 사료통 교체, 자돈의 이동횟수를 줄이는 등의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돼지는 다른 동물과는 달리 지방을 대사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독특한 생리구조를 가지고 있다. 모돈이 어느 순간 P2지점의 등지방두께가 10mm 이하로 내려가면 아무리 번식을 시키고 싶어도 발정이 오지 않는다.


특히 모돈에 있어서 P2지점의 등지방두께가 중요한 것은 바로 이 등지방이 가지는 상징적 의미 때문이다. 즉, P2지점의 등지방두께가 20mm라고 하고 모돈의 체중이 200kg이라고 한다면 그 모돈이 가지고 있는 지방이 200×0.2=40kg이 되어 이 돼지가 가지고 있는 지방량이 자기 체중의 20%라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대단히 중요하다.


돼지는 이 등지방을 자신의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뿐만 아니라 바로 면역주체로서 작용하기 때문에 P2지점의 등지방두께가 돼지에게는 본질적으로 중요하다.


심각한 지방축적의 실패는 두 가지의 원인이 있다. 하나는 더위에 의해서 사료를 먹지 않는 경우와 다른 하나는 외부의 환경이 추운데 난방시설이 없어 돼지들이 요구하는 열량을 맞추어주지 못하여 나타나는 과다한 등지방의 소모에 있는 것이다.

 

4월부터 모돈의 사육환경 개선을 준비 내지는 시행해야 하는 이유는 단 한 가지이다. 사료채식량의 변화가 없게 하려면 사육환경을 개선한 다음 돈군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위에서 언급한 내용들은 누구나 아는 내용이지만, 누구나 시행을 하지는 않거나 못하는 내용들이기도 하다. 돈가 상승에 기대하여 수익을 올릴 생각도 중요하지만 지속적인 생산성 유지 및 생산성적 개선을 위해서 꾸준함이 필요할 것이다.

 

<월간 피그 2018년 4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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