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돈의 경쟁력! 누가 만들어 가는가?
한은혜 2018-06-01 19:04:22

 

올해 들어 중국과 미국의 통상마찰로 인해 수입돈육의 가격이 크게 하락하고, 돈육 수입량이 급증하는 등 한돈 산업의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돈가가 심상치 않게 흘러가고 있다. 또한 최근 국제 곡물가의 상승이 지속되어 배합사료 가격의 인상이 임박해오면서 농가의 고민과 불안감이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최근 국내 도축량이 크게 늘어난 상황(4월 현재, 전년누계 대비 105%)에서 <표 1>과 같이 4월 현재까지 전년비 약 23.8% 증가한 177,450톤의 돈육이 수입되면서, 가뜩이나 구제역 발생 및 미세먼지 등으로 부진한 소비 상황에 찬물을 끼얹는 분위기이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돈육시세는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물론 금년 PED 등 농장의 피해가 컸기 때문에 5월~8월까지의 돈가는 회복세가 완연할 것으로 예상되며, 평균 약 5,000원/kg(탕박, 제주제외) 내외의 시세가 형성될 것으로 예측되나, 이후 돈가는 도축량의 급증으로 크게 낮아져, 9월~12월 4개월간 평균시세는 약 3,900원/kg(탕박, 제주제외) 내외의 시세가 형성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유념해야 할 문제는 하반기 돈가의 하락 문제가 올해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며, 늘어난 국내 모돈 두수와 국제 곡물가격의 상승, 금리 상승 등의 대내외적인 문제와 맞물려 한돈 산업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자칫 소비마저 부진하게 될 경우 한돈 산업의 큰 위기가 올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는 점이다.

 

한돈의 경쟁력! 소비자의 선택에 달려있다

 

이렇듯 한돈 산업의 불확실성이 커져가는 요즘, 우리가 지속적으로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소비자의 선택을 통해 국내 돈육 소비 시장을 지키는데 있다.

 

 

최근 국민 1인당 돼지고기 소비량을 보면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추세에 있으며, 최근 6년간의 상황을 보아도 2012년 20.3kg에서 2017년 24.4kg으로 약 20% 증가한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지금까지 국내 돈육의 생산량이 늘어난 것에 비하여 국내 소비량이 꾸준하게 늘어난 것이 한돈 산업을 유지하는 견인차 역할을 해주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2018년의 경우 늘어난 모돈으로 2017년 대비 생산량은 약 6% 늘어난 94만1천톤으로 예상되며, 2019년에는 약 95만톤 내외로 예상된다. 즉, 전체 수요를 125만톤 정도로 예상했을 때 자급률은 약 76%로 늘어나게 되며, 결국 소비자로부터 선택을 받지 못하게 될 경우 늘어난 재고의 부담으로 한돈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한돈의 경쟁력! 안전하고 차별화된 육질과 품질
 
그렇다면 과연 국내 소비자로부터 선택받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이는 첫째도! 둘째도!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는 한돈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최근 살충제 계란 파동에서 보았듯이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했을 경우 받게 되는 산업 전반에 걸친 충격은 상상하기도 힘들 정도이다. 

 

 

<표 3>에서 보는 바와 같이 소비자의 최우선 선택기준은 식품의 안전성이며, 앞으로도 안전성에 대한 기준 및 요구는 더욱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우리 한돈 산업은 이와 관련하여 어떠한 준비를 하고 있는가?


물론 HACCP 및 친환경 도입 등 부단한 노력을 하는 농장이 대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살충제 계란 파동에서 보았듯이 일부 농장에서 발생한 문제로 인해 전체 산업에 미치는 악영향이 막대한 만큼, 양돈인 모두가 동참하는 한돈협회 차원의 자구적인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


‘나 하나쯤이야’ 하는 안일한 생각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가져올 수 있음을 스스로 자각하고, 안정성과 관련하여 한치의 양보도 없도록 더욱 관리에 힘써야 할 것이다.


또한 한돈의 품질과 관련해서도, 한돈인 모두가 함께 참여하여 한돈의 품질을 더욱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현재의 좋은 돈가에 기대어 당장의 이익을 좇기보다는 소비자의 지속적인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한돈의 품질을 높이는데 더욱 정진해 가야 한다.

 

 

2018년 4월까지의 등급출현율을 보면, 1등급 이상 출현율이 63.7%로(2017년 63.8%) 개선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국내 양돈산업과 사육 규모 등 상황이 유사한 프랑스의 경우 1등급 이상이 대략 87.3%인 것을 감안하면, 우리 농장들의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또한 한돈의 품질과 관련하여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도축품질과 가공품질이다. 양돈 산업의 최종 산물인 식육과 관련해서도 우리 양돈인의 지속적인 관심이 절실히 필요하다. 최종 산물인 목삼겹 및 삼겹살 등 식육의 문제로 한돈의 신뢰가 크게 추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출하만 하면 된다는 생각보다는 최종 산물인 삼겹살, 목삼겹 등 식육을 소비하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돼지를 되돌아봐야 한다. 구제역 백신 이후 목심 화농의 발생이 지속되면서 소비자의 불만이 더욱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 대표적일 수 있으며, 이에 대한 농장들의 보다 깊은 관심과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소비자의 기대에 한 발 더 앞서 나가는 한돈 산업

 

 

우리 국민 대부분은 안전성 및 신선도, 품질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수입육에 비해서 가격이 높더라도 국내산 돈육을 지속적으로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그림 2>의 통계 자료에서도 나타나듯이 삼겹살 기준 1,800원/kg 정도의 가격에 대해서도 싸다(적정)고 느끼는 국민이 70% 이상이다.


이러한 국민의 신뢰에 부응하는 것을 넘어, 더욱 높은 수준의 안전성과 품질, 신선도를 바탕으로 우리 한돈 산업이 더욱 발전해 갈 수 있도록 우리 한돈인 스스로가 지속적으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한돈의 경쟁력을 갖추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월간 피그 2018년 6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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