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돈가치를 높이기 위한 한돈농가의 노력
한은혜 2018-06-01 19:08:40

 

1. 한돈의 가치

 

우리 한돈산업은 국내 어떤 축산 품목보다 국민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산업이다. 우리 한돈에 대한 국민들의 애정은 그 어느 나라보다 뜨겁다.


2016년 기준 국민 1인당 돼지고기 소비량은 23.3kg으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EU(32.8kg), 중국(30.8kg)에 이어 세 번째 규모이다. 특히 우리나라 전체 육류 소비량 55.7kg 중 돼지고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50.8%로 육류섭취의 절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소비자들의 돼지고기 소비 패턴이 서서히 변화하고 있는 점은 향후 한돈산업이 어떻게 방향을 틀고 잡아나가야 할 것인지 우리에게 숙제를 남겨주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한돈 소비가 늘 수 있었던 배경엔 각종 한돈 마케팅이 주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황사 마케팅’, ‘저탄수화물 고단백질 식습관’, ‘AI로 인한 닭고기, 오리고기 소비하락에 따른 대체 효과’ 등으로 한돈소비는 크게 증가했다. 이러한 붐에 맞춰 한돈사육 현장에서의 사육의향이 지속적으로 상승하였으며, 모돈입식 증가 등으로 인해 돼지출하두수가 상당량 증가하였다.


반면, 최근 소비 트렌드가 서서히 변화하고 있는데, 특히 소비자의 수입 돈육에 대한 인식이 예전보다 많이 호전되고 있다. 최근 국내 시장을 확장 중인 스페인산 ‘이베리코’ 돼지고기의 경우 도토리를 먹인 방목한 돼지라는 스토리 마케팅과 맞물려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그 세를 크게 확장하고 있으며, 단순히 냉장, 냉동의 차이에서 벗어나 동물복지 등 사육방식을 홍보하는 등 국내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다.


또한 국내 한돈 품질과 공급이 안정적이지 못한 시점에 수입돈육으로 취급처를 바꿨던 외식업소들이 이제는 스스럼없이 수입 돼지고기 취급을 소비자들에게 홍보하는 등 한돈이 아니면 망할 수도 있겠다고 했던 음식점주들의 인식이 크게 바뀌고 있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2. 한돈 품질 향상 위해 다시 뛰어야
 
지난 몇 년간 국내 돼지가격은 생산비 수준을 크게 웃도는 가격을 형성하였다. 이로 인해 한돈농가들의 사육의향은 크게 높아졌으나, 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력은 감소해 생산 수준은 오히려 정체되고 있다.


전국 한돈농가의 MSY는 평균 18두를 넘지 못하고 있으며, 품질 또한 향상되고 있지 않다. 특히 소비자가 원하는 품질의 한돈을 생산해야 하는데, 오히려 구제역 백신접종으로 인해 이상육 발생은 더욱 증가하고 있으며, 현행 체중, 등지방 위주의 등급판정 기준 또한 향후 맛, 신선도, pH 등의 맛을 감별할 수 있는 등급기준이 신속히 도입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점점 더 국내 소비시장을 잠식해오는 외국산 돈육과의 경쟁에서 지속적으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한돈 소비의 주체인 국내 소비자들의 소비 트렌드 변화에 신속히 대응해야 하며, 한돈 소비를 위한 각종 프로모션 확대 등을 통해 한돈 소비 안정화에 올인해야 한다. 물론 한돈 품질 향상을 위한 우리 한돈농가들의 노력이 선행되어야 함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3. 한돈가치를 높이기 위한 새로운 마케팅 기법 발굴 필요
 
한돈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돈을 잘 포장하여 한돈이 안전하고, 위생적이며, 깨끗하고, 신선하다는 점을 적극 알려야 한다. 즉, 한돈에 대한 이미지 메이킹을 얼마나 적절히 잘 하느냐에 따라 소비자 선호도는 올라갈 것이다.


다행히도 한돈자조금 사업을 통해 대(對) 소비자 이미지 향상 노력을 기울인 결과, 우리 국민들의 한돈에 대한 이미지는 높게 나오고 있으며, 수입산 돼지고기와의 차별성을 부각하여 소비를 촉진하는 좋은 계기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앞으로도 국내 소비자들이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한돈을 꾸준히 사랑해 줄 것인가는 냉정히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미 국내 소비자들은 외국산 돼지고기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히 제거된 상태이며, 앞서 서술한 스페인 이베리코 돈육 등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통해 한돈과의 차별점이 점차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돈이 국내 소비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사랑받고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새로운 스토리텔링 개발 등의 차별화된 마케팅 기법이 도입되어야 하고 발굴되어야 한다. 물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선결과제는 생산단계에 있어서의 우리 한돈농가들의 역할이다.

 

 

4. 꾸준히 사랑받는 한돈을 만들기 위한 농가들의 역할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소비촉진을 위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은 한돈자조금을 통해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물론 한돈농가들의 지역사회에서의 역할 또한 상당히 중요하다. 다만 이러한 활용 이전에 생산단계에서부터의 기본관리를 통한 경쟁력 향상 노력이 우선되어야 한다.


우선 농가들이 할 수 있는 첫 번째로는 한돈의 품질 관리다. 그러나 최근 등급판정 성적을 보면 품질이 오히려 뒷걸음치고 있다.


사양관리 중 품질관리는 기본이다. 이를 위해 사육단계별 사료급여 및 비육후기 처리를 반드시 하여야 한다. 특히 비육후기 처리가 되지 않으면 과도한 지방 축적과 떡삼겹 과다 발생 등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한돈 품질에 대한 불신이 높아질 수 있다.


이와 함께 출하전 필수적으로 절식을 하고, 암수 분리사육을 통해 균일한 체중과 적정 등지방 두께의 돼지를 사육한 후 선별출하를 통해 균일한 돼지가 출하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물론 규모가 작은 농가의 경우 어려운 부분이 있으나, 농장주의 세심한 관리를 통해 이를 극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 농장 주변의 냄새에 대한 민원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정부에서도 농장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각종 규제가 뒤따르고 있다. 정부가 규제하기에 앞서 농가 스스로 각종 냄새를 저감할 수 있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물론 농가 입장에서는 냄새를 저감하기 위한 노력에 한계가 있다고 할 수 있으나, 밀사 방지 등 사육환경 개선 노력 등 농가 스스로 먼저 실행할 수 있는 부분은 바로 실행하는 등 더욱 관심을 가지고 이에 대해 대처해 나가야 한다. 사육환경이 개선되면 냄새뿐만 아니라 질병 발생 또한 상당량 감소할 것이다.


또한 동물복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서서히 증가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여 이제는 이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필요하다. 지금 당장 도입하기는 어려우나, 동물복지형 축산에 대해 마음을 열고 서서히 준비해 나간다면 소비자들에게 더욱 인정받는 한돈농가가 될 것이다.


이미 우리는 보편적인 동물복지를 어느 정도 실행해 나가고 있다. 동물복지를 거론할 때 ‘동물의 5대 자유(Freedoms)’를 이야기하는데 즉, 배고픔, 불편함, 질병, 두려움, 활동의 부자유로부터의 자유를 말한다.


실상 농가에서는 돼지복지(Pig welfare)를 위한 다양한 시설과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다만 이들 시설 및 환경에 대한 효율성의 문제일 뿐이다. 이는 앞으로 더욱 관심을 갖고 노력해 나가면 가능한 문제이다.

 

5. 국민에게 사랑받는 한돈산업
 
앞서 서술한 것들은 다만 그 정도의 차이일 뿐, 우리 모두가 인지하고 또는 실행해 나가고 있는 것들이다. 여기서 조금만 더 농가들이 관심을 갖고 노력해 준다면 진정 국민들은 한돈을 더욱 사랑하고 한돈산업을 이해하려고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전방위적인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 한돈농가들은 스스로 기본에 충실하여 원칙을 가지고 농장관리에 임해야 할 것이다.

 

<월간 피그 2018년 6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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