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기업 투자 계획 없는데… 반도체 기업 투자 계획 없는데…
김정화 2006-09-04 09:25:06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국내외 지자체의 투자 유치를 위한 과잉행동(오버 액션)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이닉스반도체는 미국 오리건주와 경기도ㆍ충청북도 등이 아직 계획도 잡히지 않은 투자를 합의 없이 미리 알리거나 이를 지자체장의 홍보용으로 활용해, 공시 의미를 가진 상장기업으로서 곤혹을 치르고 있고, 페어차일드코리아반도체도 증설계획이 없는데도 경기도의 수도권 규제완화의 `볼모` 신세가 되고 있다. 하이닉스는 최근 미국 오리건주가 보도자료를 통해 "하이닉스 반도체가 유진공장에 2억 5000만달러를 투자키로 했다"고 발표하자, 이를 확인하는 투자자들의 질문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하이닉스측은 통상적인 유지 보수 비용 수준으로 매년 집행해왔던 금액을 내년에도 투자할 것이고, 통상적인 투자 수준을 언급했는데, 2억 5000만달러라는 숫자가 기정 사실화돼 부담스러운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경기도가 정부의 수도권 신증설 규제로 현재 50조원 가량의 투자가 가로막혀 있다고 주장하면서 하이닉스와 페어차일드코리아반도체를 예로 들고 있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경기도는 하이닉스반도체가 13조 5000억원 가량을 투자해 공장 증설을 희망하고 있지만 `산업집적 및 공장이용에 관한 법률`과 `수도권정비계획법`에 가로막혀 투자를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하이닉스의 얘기를 들어보면 다르다. 익명의 소식통은 "13조 5000억원이라는 투자 규모가 무엇을 근거로 나온 것인지는 모르지만, 그 같은 숫자를 말한 적은 없다"며 "공시를 해야하는 상장기업 입장에서 이런 수치가 나가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페어차일드도 마찬가지다. 수도권 규제로 공장 증설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경기도의 설명에 대해 "4년쯤 전에 일부 규제를 풀어줄 것을 요구했지만 시장상황이 좋지 않아 그만 뒀고 현재로서는 추가 증설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최근 충북도의 경우도 하이닉스가 기존 라인의 생산능력 확대에 따른 하수종말처리 시설의 확대 신청을 한 것을 두고, 청주에 신규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알려지고 있어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이와 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미국의 경우 오는 11월 중간선거가 있어 지역민들에게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이를 활용하는 것으로 보이며, 국내의 경우 이제 막 취임한 도지사들이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계획되지 않은 투자를 마치 될 것처럼 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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