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3D프린팅, 제조업 판도 변화 예고
최근 두바이에서 세계 최초로 초대형 3D프린터가 동원된 ‘3D프린팅 사무실’이 등장해 주목을 끌고 있다. 콘크리트를 비롯해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과 유리섬유 강화 석고의 혼합재를 사용해 높이 6m, 길이 37m의 건물을 약 20일에 걸쳐 완공해, 비용이나 시간, 효율성 면에서 건축 분야 내 획기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두바이 ‘3D프린팅 사무실’
자료원: 3druck.com, Dubai Media Office
이와 같은 기술적 진보는 산업 생산에서도 커다란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3D프린팅은 제품 생산에 있어서 완전히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데, 특히 프린팅된 부품이 그 자체로 견고한 성질을 지닐 때 제품 활용 가능성도 크게 확대된다.
최근에는 기존의 합성수지 소재를 활용하는 3D프린터 외에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이나 유리섬유강화 소재,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 등의 특수소재를 활용할 수 있는 산업 분야 역시 확대되고 있다.
유명 컨설팅사인 Bain & Company는 최근 자체 연구를 통해 3D프린터와 드론, 무인 자동차 등을 통해 제품을 시장에서 공급하는 데 있어 비용절감 효과가 최고 80%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2. 3D프린터, 강화 소재를 만나다
1) 3D프린터 신공법으로 견고한 부품 생산 가능
독일 내에서 3D프린터를 통한 강화섬유 부품 생산을 위한 새로운 기법 연구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프라운호퍼 생산기술 및 자동화 연구소(IPA)는 최근 ‘3D Fibre Printer’를 개발했다.
프라운호퍼가 개발한 ‘3D Fibre Printer’
자료원: 프라운호퍼 생산기술 및 자동화 연구소(IPA)
이를 통해 탄소강화섬유가 포함된 열가소성 플라스틱 부품 제작이 가능하게 됐으며, 이는 새로운 노즐 기술 개발에 따른 결과로, 고강도나 경량 구조가 필요한 곳에 사용 가능하고, 특히 복합소재 사용이 가능하다.
독일 프라운호퍼 IPA 연구소 프로젝트 책임자 가이거는 “탄소강화섬유 3D 프린트가 특수 가공이나 경량 부품 구조 생산에 효율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가이거는 이 기술이 경량화 부품이 많이 사용되는 항공?우주산업을 비롯해 자동차, 기계, 스포츠산업 분야 내 활용 잠재력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이 기법은 기존에 소재를 사용하는데 제한이 있었던 것과는 달리, 강화섬유를 전력 흐름의 방향으로 정확하게 배치시키는 것이 가능해 생산된 부품이 하중에 잘 견딜 수 있게 된다. 특히 이 제품의 특이한 점은 로봇의 머리 위에 장착된 노즐에 있는데, 적층식으로 제조되는 기존의 3D프린팅 방식과는 달리 완전히 새로운 자유로운 방식의 공정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른바 ‘융합 증착 모델링(Fused Deposition Modeling)’에서 녹은 폴리머 소재가 3차원적으로 노즐을 통해 분사되고, 컴퓨터에서 초기에 구성된 제품을 단계별로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때문에 가공 시 온도는 대개 200~300도이며, 노즐 평균치는 0.2~0.5㎜이다.
특히, 이 공정은 자석 또는 발광 필름 등의 반제품을 융합시키기 위해 언제든지 중단 가능해, 복합 최종 제품을 생산하는 데 적합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프라운호퍼 연구소는 이미 이 노즐에 대한 특허를 취득한 상황이다. 이 외에도 조립이 필요없는 다양한 소재의 케이스나 맞춤형 제작 차원에서 인체공학적인 핸들이나 고품질의 공구를 위한 핸드그립 등에 활용이 가능하다.
가이거는 현재 탄소섬유 강화 소재를 프린팅할 수 있으며, 열가소성 폴리머를 자연소재와 조합해 생산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또한 이론적으로는 모든 용해 가능한 소재를 활용할 수 있으며, 요구조건에 따라 노즐 크기를 조절할 수 있다고 밝혔다.
2) 산업 공정용 프린터와 탄소섬유 강화 소재 개발 과제
현재 시장 내 탄소강화섬유 3D프린팅의 선도기업으로는 미국 제조사인 MarkForged를 들 수 있는데, 이 회사의 프린터인 ‘Mark One’은 6개의 축으로 된 로봇과 새로운 압력 노즐의 조합으로 강화섬유 소재 3D프린팅이 가능한 최초의 프린터이다.
이 프린터는 탄소섬유나 내열성이 높은 케블라(Kevlar), 유리섬유 등의 강화 소재로 프린팅은 가능하나, 다만 아직은 비교적 작은 규모의 제조공정에 사용 가능하므로 산업용으로는 부적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1세대 모델인 Mark One에 이어 출시된 2세대 모델 ‘Mark Two’의 경우, 기존과 같이 탄소섬유, 유리섬유, 케블라를 이용한 강화 소재로 프린팅이 가능하고, 이는 기존 모델 대비 프린팅 속도가 40% 빠르며, 강화섬유를 15배 이상 작은 해상도로 프린팅할 수 있다.
MarkForged의 2세대 3D프린터 ‘Mark Two’
자료원: 3druck.com
이 외에도 프라운호퍼 연구소와 유사하게 강화섬유 3D프린팅을 위한 소재 개발 연구를 하고 있는 뎅켄도로프 섬유화학 및 화학섬유 연구소(ITCF)는 현재 바이오 원자재로부터 강화 소재를 추출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주력 중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소는 이와 관련해 다양한 연구 프로젝트를 추진 중으로, 일례로 리그닌(Lignin)이나 셀룰로오스, 자연산 폴리머 탄소섬유를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즉, 3D프린팅은 이러한 신소재를 시험하고 효율적으로 투입할 수 있는 분야로, 이 연구소의 프랑크(Erik Frank)는 “탄소섬유 3D프린팅은 현재 개발 단계에 있으나, 아직까지는 고압을 사용해 고밀도의 강화 소재를 생산해내고 있는 기존 공법에 견줄 만한 기술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3. 전망 및 시사점
현재 탄소강화섬유 소재 3D프린팅이 가능한 프린터 기술 개발과 더불어, 다양한 고강도 복합 소재 및 산업용 부품 프린팅이 가능한 3D프린터 개발이 지속되고 있다. 3D프린터 기술 개발은 향후 제조업계에 일대 혁신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도 강화 소재를 활용한 3D프린팅 융?복합 기술 개발이 한창으로, 신 산업 3D프린팅 융?복합 시대를 맞아 기술 개발에 이은 새로운 판로 개척을 통한 시장 선점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특히, 향후 산업용 제작이 가능한 3D프린터에 대한 수요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시장 진입을 위해서는 가격뿐만 아니라 속도 감축 효과나 섬세한 공정기술 등 기술적인 면에서 경쟁력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전시회 참가를 통한 제품 홍보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 자료원: 프라운호퍼 생산기술 및 자동화 연구소(IPA), Produktion, elektroniknet.de, 3druck.com 및 KOTRA 프랑크푸르트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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