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산업 : CEO초대석
진영TBX(주) 김영암 회장은 지난 1982년 회사 설립이후 지금까지 발전설비핵심부품인 터빈 블레이드 국산화에 매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 블레이드 제품의 안정적 수급체계 기반을 마련하고, 해외 수출로 외화 획득에도 기여하고 있다. 본지에서는 한 평생 국산화와 기술개발에 매진하며 국내 산업발전에 기여해 온 김영암 회장으로부터 그의 사업이야기와 경영철학을 들어본다.
>> 김영암 회장
1968. 2. 마산공업고등학교 졸업
1987. 2. 경남대학교(경영대학원)
1975. 4~1979. 8. 한국히노모도(주)
1979. 8~1981.12. 진양정밀공업사 대표
1982. 1~2001. 7. 진영기계공업사 대표
2001. 7~2015. 현재. 진영TBX(주) 회장
회장님께서 사업을 시작하신 계기와 더불어, 그동안 귀사가 걸어온 역사가 궁금합니다.
30년 넘는 세월동안 기계분야에서 일해 오며 오직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버텨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 세대의 많은 사장님들이 그러하듯 저 역시 어린 시절 배고픔과 가족들을 책임져야한다는 가장으로서의 사명으로 묵묵히 일하다 보니 어느새 이 자리에 올 수 있었습니다. 평생을 기계산업에 종사하며 이렇게 지면으로 나마 저의 사업이야기를 전하게 되어 감회가 새롭습니다.
생계를 위해 시작한 사업이었지만 국산화를 통해 국내 산업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었기에 한 눈팔지 않고 블레이드 분야에만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당사가 주력하고 있는 터빈 블레이드(Turbine Blade)는 발전설비의 핵심부품으로,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초정밀 제품입니다. 이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R&D에 매진한 결과 업계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습니다.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는 말처럼 사업을 하는데는 운이 반드시 따라줘야 합니다. 하지만 평소에 남들 보다 두 배, 세 배 노력하지 않으면 좋은 운이 찾아왔을 때 기회를 잡을 수 없습니다. 저는 사업을 시작한지 3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초심을 잃지 않고 매일 현장에서 직접 회사 일을 챙기고 있습니다. 직원들 역시 본인이 맡은 분야의 전문가라는 생각을 가지고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하루하루의 노력들이 모여 지금의 진영TBX가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귀사의 주요 생산제품은 무엇인지요. 제품의 특징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당사에서 제작하는 터빈 블레이드는 3차원 가공을 통해 제작되는 제품으로 크기와 종류가 다양하며 형상가공의 전문적인 기술이 요구되는 제품입니다. 이는 노후화 및 유지보수 시 주기적인 교체가 이루어져야 함에도 국내 전문 생산업체가 저희를 제외하고는 전무한 실정입니다.
진영TBX는 발전용 부품이라는 제한적이고 전문적인 시장에서 세계 선진 메이커들의 제품을 오랜기간 OEM으로 제작해오며 가공기술을 인정받아 왔습니다. 끊임없는 연구개발로 복합 5축가공 기술을 통해 다양한 디자인을 생산해내며, 당사만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최근 개발에 성공하여 출시를 기다리고 있거나 현재 개발 중에 있는 제품이 있으신지요. 귀사의 R&D현황에 대해서도 설명 부탁드립니다.
지난 2012년 민·관 공동투자 기술개발 사업 주관기업으로 선정되어 2014년 ‘Gas Turbine 압축기 Blade 역설계 기술개발’을 완료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수입에만 의존하던 Gas Turbine 국산화에 성공하고 국내 자체 기술력을 확보하였으며, 수입대체 및 국내외 터빈운용 안정화 도모, 납기단축 등의 효과가 기대됩니다.
한편 저희 회사는 2006년 기술연구소를 설립하고, 3차원 복합곡면 가공 및 3D Curve와 관련된 지속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다양한 정부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해냈습니다.
또한 2013년부터는 두산중공업과의 발전용 고효율 대형 가스터빈 개발(에너지기술평가원) 사업참여기관으로 선정되어 2023년까지 이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설립 이후 지금까지 내실있는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외부적으로는 매출향상에 진력하는 동시에 내부적으로는 인적자원 관리에 중점을 두고 회사를 운영해왔습니다. ‘직원이 성장하지 않으면 회사도 성장하기 어렵다’는 생각으로 직원 개개인의 교육과 자기계발을 적극 지원하여 미래를 위한 기반을 튼튼히 다져왔습니다.
실제로 오랜 세월 회사를 경영해오며 ‘최고의 인재가 최고의 회사를 만든다’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재에 대한 투자가 바탕이 되어 내실있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고, 이는 향후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회장님의 경영철학은 무엇입니까? 또한 기계업계 후배들에게 선배로서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지요.
경영자로서 직원들을 대할 때 항상 ‘먼저 웃는 거울이 되자’고 다짐합니다. 거울 앞에 서서 얼굴을 찡그리면 거울에도 그 표정이 그대로 나타나지만 먼저 웃으면 거울도 같이 웃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처럼 말입니다. 선두에서 회사를 이끌어가는 책임자로서 직원들이 나를 볼 때 좋은 모습을 볼 수 있도록 솔선수범하며 노력합니다. 겉으로 비추어지는 모습뿐만 아니라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진정성있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이를 바라보는 직원들이 그러한 거울을 닮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후배들에게는 ‘눈물 젖은 빵을 먹어 보지 못한 자는 인생을 논하지 말라’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요즘에야 가난에 허덕이는 사람이 많지 않아 고루한 말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말이 담고 있는 상징적인 의미는 크게 변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절실함으로 답을 찾고, 무조건 편하고 쉬운 일보다는 신념을 가지고 남들이 꺼리거나 힘든 길을 가다보면 오히려 인생에 있어 지름길이 될 수 있다고 당부하고 싶습니다.
한 기업을 이끄시는 대표로서 앞으로의 목표, 개인적인 소망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터빈 블레이드 분야에서 누구나 할 수 있는 일반적인 기술을 넘어 후발주자가 따라올 수 없는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구축하고 세계적인 회사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블레이드 제조사로서 최상의 품질과 최고의 정밀도로 언제 어디서나 고객만족을 위해 힘쓸 것입니다.
새해에도 進泳(나아갈 진, 헤엄칠 영)TBX(Turbine Blade eXpert)라는 회사명처럼 터빈 블레이드 분야 세계적 기업이 되기 위해 힘차게 헤엄쳐 나아가는 진영TBX의 발걸음을 지켜봐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출처 : 기계산업 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