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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여름까지 지속되는 폭염이 사망을 일으킬 수 있다 늦여름까지 지속되는 폭염이 사망을 일으킬 수 있다
박혜림 2016-09-20 14:15:00

정혜선 교수

가톨릭대학교 보건대학원

한국산업간호협회장


2016년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자 16명, 질병관리본부 온열질환 감시체계 집계 후 가장 높은 수치
너무 덥고 힘들 때 사람들은 ‘살인적인 더위’라는 말을 한다. 하지만 이 말을 하면서도 설마 내가 더위로 인해 사망을 할까 라는 생각을 갖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금년 5월 23일부터 8월 15일까지 열사병, 열탈진, 열경련, 열실신, 열부종 등의 온열질환으로 인해 사망한 사람은 무려 16명에 이른다. 이는 질병관리본부가 온열질환 감시체계로 통계 집계를 실시한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다.


기상재해로 인한 사망자 중 폭염이 1위, 태풍·홍수보다 높은 사망자
2012년 기상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태풍, 홍수에 의한 사망자보다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더 많아 연간 기상재해로 인한 사망자 수 1위를 기록하고 있다. 1901년부터 2008년까지 우리나라의 기상재해로 인한 연간 사망자 수는 1위가 1994년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 3,384명 이었고, 2위가 1936년 태풍으로 인한 사망자 1,104명 이었으며, 3위가 2006년 홍수로 인한 사망자 844명 이었다. 이와 같은 경향은 다른 나라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 미국의 경우 1940년부터 2011년까지 연평균 폭염사망자 수는 119명으로, 태풍(허리케인)으로 인한 114명보다 많았다.
서울시의 일별 사망 자료와 기상청의 기상자료를 결합하여 기온과 사망과의 관계를 분석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 29.9℃ 이상에서 기온이 1℃ 상승할 때 사망자가 3.0% 증가하고, 폭염이 7일 이상 지속될 때 사망자가 9% 이상 증가한다고 하여 기온과 사망이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사람의 체온보다 높은 기온, 인체에 치명적
입추(8월 7일)가 지나도 여전히 이어지는 찜통더위는 9월에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되고 있어 당분간은 더위로 인한 피해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기상청은 지난 8월 12일 경북 경산의 기온이 비공식적으로 사상 최고인 40.3도를 기록했다고 밝히면서, 1942년 대구 기온이 40도를 나타낸 이후 74년만에 최고 기록을 경신하였다고 하였다. 공식 기록으로는 경북 경주가 39.4도로 올해 전국 최고 기온을 나타냈다. 사람의 체온보다 무려 3~4도 이상 높은 기온이 지속되면 결국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늦더위 지속으로 근로자의 체력 및 면역력 저하, 탈진 현상 누적
우리 인체는 체온조절기능을 갖고 있기에 폭염에 노출되면 스스로 체온을 조절한다. 그러나 무더위에 지속적으로 과도하게 노출되면 건강한 사람도 무기력하게 만들어 온열질환을 발생하게 한다. 무더위가 몇 달째 지속되는 요즘 근로자들의 체력은 더욱 저하되고, 면역력은 약화되며, 탈진 현상이 누적되어 직장에서는 근로자 건강관리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폭염경보(35도)와 폭염주의보(33도)는 낮 최고기온만을 기준으로 삼는 반면, 열지수는 습도까지 변수로 넣어 더위의 체감 정도를 나타낸다. 열사병 예방지수는 여기에 기류와 복사열(물체 표면온도)까지 값으로 넣어 만든 온열질환 예방지표로 발표하기 때문에 건설업 등의 보건관리자는 온열질환 예방지표를 확인하여 근로자 건강관리를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폭염은 장년근로자에게 더욱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우리의 몸은 체온 조절을 위해 땀샘에서 땀을 분비하는데 연령이 많아질수록 땀샘이 감소되어 땀을 통한 체온조절이 원활하지 못하게 된다. 또한 대부분의 장년근로자들은 만성질환을 보유하고 있는데 만성질환 자체가 외부온도에 대한 정상적인 반응을 저해하여 폭염에 취약하게 한다.


무더위에서 일하다 사망한 경우 업무상 재해
2013년 8월에 경기도 용인의 한 공사현장에서 일하던 근로자가 심근경색으로 쓰러졌다. 당일 낮 최고기온은 33.9℃에 달했다. 유족들이 산재신청을 했지만 근로복지공단은 개인 질환이 악화돼 그런 것이라며 거부했다. 그러나 서울행정법원은 고온과 고습도가 병행되면 체온을 줄이기 위해 피부로 많은 혈액을 보내야 하는 상황이 돼 심장에 과부하가 생길 수 있다며 무더위 등의 외부기온 변화와 심근경색의 관련성을 인정하였다. 따라서 근로자들이 두통, 어지러움, 근육 경련, 피로감 등이 있을 때 이를 참고 일을 하면 의식이 저하되고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으므로, 증상 초기에 신속하게 작업을 멈추고, 서늘한 곳에서 휴식을 취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며칠 전에는 불볕더위 속에서 환경정비를 하던 근로자가 다른 사람과 떨어져 혼자 일을 하다가 사망하는 사례가 발생하였다.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질 경우 신속하게 서늘한 곳으로 이동을 시키고 부채질로 체온을 낮추는 것만으로도 사망을 예방할 수 있으므로 야외에서 작업을 할 때는 혼자 일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건설업이나 외부 작업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를 위해 시원한 장소에서 자주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그늘막을 만들어 주고, 휴식시간은 1회 길게 가지는 것보다 짧게 자주 가지도록 하는 것이 더 큰 도움이 된다. 작업장 가까운 곳에 간단한 샤워시설이나 세면시설을 갖추어서 시원한 물로 얼굴이나 뒷 목을 축여서 몸의 온도를 낮추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찬물 샤워보다는 미지근한 물에 샤워를 해 몸의 온도를 적당히 유지하는 것이 좋다.
또한 갈증을 느끼지 않도록 물, 이온음료 등 수분을 자주 섭취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 번에 많은 양의 물을 마시는 것보다 조금씩 자주 물을 마시는 것이 체내의 적정 수분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식수대를 근로자들이 이용하기 편하도록 작업장 내의 여러 곳에 설치하여 가까운 곳에서 자주 물을 마실 수 있도록 한다. 특히 그냥 땀을 흘리는 것이 아니라 땡볕에 하루 종일 노출되어 일을 하거나 무거운 물건을 취급하여 땀을 많이 흘린 경우에는 저나트륨혈증이 올 수 있으므로, 소금을 보충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열대야가 심해서 낮 동안에는 33~35도의 폭염에 시달리고, 밤에는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날이 연속되면서 수면부족으로 극심한 피로감, 집중력 저하, 두통, 소화불량 등이 나타난다. 기온이 높으면 잠자는 동안 체내 온도조절 중추가 발동하면서 중추신경계가 흥분되어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것이다. 열대야로 인한 불면증은 낮 시간의 졸림증을 유발하여 회의, 운전, 업무처리 중에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깜빡 잠에 들어 사고위험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능하면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30분 이내의 짧은 낮잠을 잔다면 인지능력과 업무 효율이 더 높아질 수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낮잠으로 최적의 시간인 26분을 자면 업무수행 능력은 34%, 집중력은 54% 향상된다고 밝혔다.


건강관리실에서 정기적으로 혈압 측정하고, 세심한 근로자 건강관리 시행
더위로 인해 식욕이 감퇴되어 제 때 식사를 하지 않을 경우 체력이 저하되어 심장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땀이 많이 나는 여름철은 혈액량이 줄면서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지기 쉽다. 이 때 식사 때를 지키기 않아, 몸의 체력이 떨어지면 심장 근육에도 무리가 생겨 심혈관질환 위험이 더 높아지므로, 땀을 많이 흘려 체력 저하가 심해지는 여름철에는 제때 식사와 열량이 부족하지 않게 식사하도록 한다. 이열치열을 한다고 뜨겁고 매운 음식을 먹거나 사우나 같은 곳에 가면 오히려 체열을 올려서 탈진에 빠지게 되므로 의 한다. 여름철 제철 과일인 수박은 수분함량이 높고, 당분이 풍부해 피로 해소에 도움이 되고, 참외에 들어 있는 알칼리 성분은 탈수 증상에 효과가 있고, 옥수수에는 더위를 이기는데 필수적인 영양소인 비타민 B가 많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이를 적극 섭취하는 것이 좋다.
뇌졸중과 심근경색 같은 심뇌혈관질환은 기온이 낮은 겨울철에 더 위험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여름철에도 심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겨울철과 비슷한 수준을 보인다. 미국심장학회의 발표에 따르면 여름 기온이 32도 이상일 때 뇌졸중 위험은 66%, 심근경색 위험은 20% 증가한다고 하였다. 이는 여름철 실내외의 급격한 온도차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혈관의 수축과 이완작용이 커지면서 혈압이 높은 고혈압 환자들의 뇌졸중 발생 위험을 높이고 있다. 또한 땀을 많이 흘리면 체내의 수분이 감소하여 혈액 내의 점도가 높아지고 이에 따라 혈액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게 되므로, 혈관이 좁아져 있거나 동맥경화가 있는 혈관질환자에게는 특히 위험할 수 있다. 따라서 회사 내의 건강관리실을 자주 방문하여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하고, 보건관리자와 상담을 하여 무더위 여름을 건강하게 마무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월간 안전정보 2016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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