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 내 용존유기탄소의 장기 저장이 가능한 이유 심해 내 용존유기탄소의 장기 저장이 가능한 이유
이명규 2015-03-26 08:5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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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ISTI 미리안 사진자료
출처.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심해 내 용존유기탄소의 장기 저장이 가능한 이유


맬러스피나(Malaspina) 탐사를 통해 수백, 수천 년간 심해에서 잔존하던 용존 유기 탄소(dissolved organic carbon, DOC)를 제어하는 메커니즘을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대부분의 용존 유기 탄소는 수심 1000 미터 아래에 존재하며, 박테리아에 의해 분해되지 않는다. 현재까지, 용존 유기 탄소는 난분해성 화학물질의 한 종류로 여겨져 왔지만,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쉽게 분해되는 화합물 수천 가지 물질이 매우 낮은 농도로 존재하면서 용존 유기 탄소를 구성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이를 통해 탄소 순환과 전지구적 기후 제어 메커니즘을 이해할 실마리를 마련하게 되었으며, 관련 연구 내용은 “Science” 최신호에 게재된다.

해양은 용존 유기 물질의 형태로 존재하는 거대한 양의 탄소를 포함하고 있으며, 용존 유기 탄소의 용량은 약 7000억 kg에 달한다. 이는 대기에 누적된 이산화탄소의 전체 규모와 맞먹으며, 해양 유기생물이 포함하는 전체 탄소 합의 200배를 넘는 수준이다. 맬러스피나 탐사 일원인 Jesus Maria Arrieta 박사는 “용존 유기 탄소는 해양으로부터 생산되는 유기 물질 생산량의 30~50% 수준으로 추정된다. 즉, 전세계 유기물질 생산량의 절반이 해양의 용존 유기 탄소의 형태로 배출되는 것이다. 이러한 용존 유기 물질이 심해에 잔존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것은 탄소 순환뿐 아니라 전지구적 기후 제어의 이해를 돕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항해 탐사는 대서양에서부터 태평양까지의 시료를 모두 채취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이다. 맬러스피나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된 항해 탐사를 통해, 수심 1000~4000미터 심해로부터 용존 유기 탄소 시료를 확보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이러한 심해에 용존되어 있는 유기 물질들은 난분해성 또는 매우 내성이 강한 화학적 구조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미생물 분해에도 저항력을 가진 것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박테리아가 용존 유기 탄소를 구성하는 서로 다른 수천 가지의 분자를 처리할 수 없었던 이유는 해당 물질의 농도가 매우 낮았기 때문임이 밝혀졌다. 이러한 분자 각각을 박테리아가 사용하는데 필요한 에너지가 매우 낮은 농도에서는 보상이 되지 않아, 미생물 분해로 연결되지 않는 것이다.

연구진은 “심해수로부터 농축된 유기 물질을 박테리아에게 제공함으로써, 고농도에서의 미생물 성장 촉진을 관찰할 수 있었다. 즉, 종전까지는 전혀 또는 거의 분해되지 않을 것으로 여겨졌던 심해에 존재하는 이러한 유기 물질들이, 실제로는 심해 미생물에 의해 쉽게 분해될 수 있음이 밝혀진 것이다. 이는 쉽게 분해되는 물질의 잉여물 혼합체인 유기 탄소가 거대한 규모로 존재하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하지만 각 화합물의 낮은 농도는 이들의 박테리아 분해에 제약으로 작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기후 제어 메커니즘

이전 연구에 따르면, 과거 심해의 용존 유기 탄소 농도 증가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제거와 지구 상 냉각 효과를 수반하는 것으로 예상된다. Arrieta 박사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해양에 저장을 목적으로 난분해성 천연 화합물의 미생물학적 생산을 촉진하기 위해, 이러한 제안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이러한 제안 가능성은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여겨진다”고 덧붙였다.


■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http://mirian.kist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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