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호초의 색 다양성에 대한 유전적 근거 산호초의 색 다양성에 대한 유전적 근거
이명규 2015-02-02 09:4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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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석산호 군체의 상부에 적색형광단백질의 발현이 빛에 의해 증대
출처.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산호초의 색 다양성에 대한 유전적 근거

 

산호가 놀라운 정도로 다양한 색을 만들 수 있는 유전적 근거가 사우샘프턴대학교(University of Southampton) 학자들에 의해 발견되었다. 단일 유전자로 색소 생성을 조절하는 대신, 다중 사본의 동일 유전자를 산호가 이용한다는 것이 발견되었다. 얼마나 많은 수의 유전자가 활성화되느냐에 따라 더 혹은 덜 다채롭게 되는 것이다.

해양조사생물학 교수인 웨이드만(Jorg Wiedenmann) 박사에 따르면, 산호초 생물학의 오랜 수수께끼 중 하나는 `산호초(coral reefs)에 나란히 위치하고 동일한 환경에 노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일 산호 종의 개체들이 왜 종종 그렇게 극적인 색의 차이를 보일 수 있느냐?`하는 것이었다. 이번 핵심 발견은 이른바 ‘색 형태(colour morphs)’라는 것이 색소 생성에 있어 단지 하나의 유전자만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중의 동일 사본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한다.

학술지 Molecular Ecology 에 실린 이번 연구 결과는 또한 이 전략이 스트레스가 많은 환경에서 산호가 생존하는데 어떤 도움이 되는지도 설명해준다고 한다.

석산호(Acropora millepora)를 모델로 산호 색의 대부분 담당하는 형광색소들이 산호 조직에서 사는 공생 조류(symbiotic algae)를 위한 햇볕 차단제(sunscreens)로 작용한다는 것을 이 팀은 발견했다. 이들 조류는 빛이 있어야 당을 생산할 수 있으며, 이 당은 피난처와 산호 숙주에 의해 제공되는 양분에 대한 대가로 조류가 산호의 영양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산호초에 내리쬐는 빛의 세기는 때로 조류가 건강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 공생관계에 유해하게 된다. 광 스트레스는 결국 공생하는 조류의 소실로 이어질 수 있는데, 이 과정을 산호 백화(coral bleaching)라고 한다. 이런 공생관계가 회복되지 않아서 산호가 죽는 경우도 허다하다.

웨이드만(Jorg Wiedenmann) 박사에 따르면, 산호는 접착기면(substrate)에 단단히 붙어있어서, 광이 너무 많아도 그늘로 이동할 수가 없다. 대신, 과도한 빛을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 증가하는 광 수준이 다채로운 햇빛 차단제를 생성하는 역할을 하는 유전자들을 활성화시킨다는 것을 이 연구팀이 확인했다. 일반적으로 가장 강한 빛에 노출된 군체의 부분들이 가장 화려한 것이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증강된 방어에는 비용이 들고, 산호는 상당한 에너지 보유고를 많은 양의 색소 단백질-특히 밝은 색의 산호에서 발견되는-축적에 할당해야 한다. 이 에너지는 다른 중요한 과정들에서 차출될 것이고, 그 결과로 생장률 감소와 자손의 수 감소가 초래될 수 있다. 그러므로 밝게 빛나는 색은 빛의 세기가 약한 곳의 산호에게는 그리 좋은 투자는 아닐 수 있다.

웨이드만(Jorg Wiedenmann) 박사에 따르면, 유전자 사본 수 변이로 주어진 유전적 프레임워크로 인해, 산호 집단 내부 일부 개체들은 그들 자신을 매우 잘 방어할 수 있게 되어, 스트레스가 많은 환경에서 더 잘 생존할 수 있다. 다른 개체들은 덜 방어적이지만, 그들의 에너지는 광 스트레스가 덜한 서식지에서 번성할 수 있는 프로세스들에 투자될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색 다형성(colour polymorphism)은 가파른 광 구배(steep light gradients)의 산호초를 따라 산호 종들이 분포할 수 있는 범위의 확장 그리고, 더 많은 생태적 지위(ecological niches)에서 살 수 있는 가능성을 증대시킨다.

이번 발견은 산호초의 스트레스 반응에 대한 레퍼토리 (repertoire)가 생각보다 더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한다.


■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http://mirian.kist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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