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닉스 박용진 대표이사
오토닉스가 올해로 창립 40주년을 맞이했다.
40년 전 부산의 자그마한 공간에서 출발해 대표적인 국내 센서 및 제어계측 업체로 성장해 오면서, 많은 모범적인 행보를 보여준 오토닉스에 관련업계의 관심과 부러움의 시선이 더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창업자인 고(故) 박환기 회장의 뒤를 이어 박용진 대표이사가 오토닉스의 성장을 주도하게 되면서, 향후 어떤 변화가 있을지, 앞으로 얼마나 더 큰 성장을 이뤄 나갈 수 있을지를 놓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용진 대표이사로부터 향후 100년을 준비하는 오토닉스의 전략과 각오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창립 40주년을 맞이하여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은데,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올해는 오토닉스가 창립한지 4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대부분의 기업이 창업 30년이 지나면 10개사 중 8개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고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오토닉스의 40주년은 참으로 의미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부산의 한 평 남짓한 공간에서부터 지금의 오토닉스가 되기 까지는 오로지 우리의 기술에 대한 믿음과 도전 정신, 그리고 항상 성원해주시고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주신 고객 여러분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다시 한 번 저희를 믿고 지지해주신 많은 고객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올 해는 지난 40년의 성취의 역사를 넘어 앞으로의 100년을 준비하는 출발점의 해이기에, 오토닉스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한 해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지금껏 해온 노력과 열정에 더하여, 기존의 잘못된 관념과 관행을 버리고, 고정관념에서 탈피하는 자세로 미래를 위해 나아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오토닉스가 국내 센서 제어업계를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무엇으로 보십니까?
첫 번째는 독자적인 기술력입니다.
오토닉스는 기술력을 빼고 논할 수 없을 정도로 창업 이래 부터 R&D에 많은 투자를 해왔고 이를 토대로 성장한 기업 입니다.
특히 이러한 기술력으로 국내 최초 디지털 카운터 K 시리즈를 개발하면서 센서, 제어기기 국산화의 물꼬를 텄으며, 그 이후, 광화이버 센서, 5상 스테핑 모터 등 다양한 제품을 국산화해오며 대한민국 자동화 산업의 역사와 맥을 함께 했다고 자부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독자적인 기술로 제품을 개발,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 오토닉스의 가장 큰 원동력이며, 더불어 제품 기획에서부터, 생산, 판매, A/S 등을 통해 다양한 제품 개발 사이클에 고객의 니즈를 바로 반영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 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다양한 제품 구색입니다.
현재 오토닉스는 산업용 센서, 제어기기, 모션 디바이스, 레이저 시스템 등 총 6,000여종의 산업용 제품을 생산, 판매 하고 있습니다. 이는 오토닉스가 취급하는 제품만으로도 공장 자동화에 필요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만큼의 제품 구색이기 때문에, 원스톱 토털 솔루션 제공이 가능해 고객들께 편리함을 제공하는 것도 성장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세 번째는 글로벌 네트워크입니다.
오토닉스는 해외에서 거둔 매출이 전체 매출의 절반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해외 시장의 역량이 강한 편입니다. 90년대 초반부터 국내 산업의 성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 해외로 눈을 돌린 선대 회장님의 선견지명 때문이었습니다.
저희는 96년도에 인도네시아에 첫 법인을 설립한 이후, 일본, 미국, 중국, 브라질, 베트남, 인도, 말레이시아, 멕시코, 러시아, 터키 순으로 법인 및 지사를 설립하였고, 100여개국, 150여개의 현지 대리점에 제품을 수출하며 현지 맞춤 영업 활동으로 체계적인 글로벌 마케팅을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경제제재가 풀린 이란에 사무소를 개소하여, 급변하고 있는 중동까지 사업을 확장하는 등 글로벌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습니다.
오토닉스 본사
오토닉스를 이끄는 2대 경영인으로서 국내 자동화 업계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오토닉스를 어떤 기업으로 키워나가고 싶으십니까?
앞으로의 40년, 더 나아가 100년 이상 장수할 수 있는 기업 으로 성장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원동력은 사람이라고 생각 합니다. 그래서 사람을 중요하게 여기는 기업, 그래서 전 세계 인재들이 일하고 싶어 하는 기업으로 키워 나가고 싶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 소통이 잘 되는 기업이 되었으면 합니다. 소통의 중요성은 백 번 말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 처럼, 기업 내에서 소통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직원들 간의 소통과 교류가 원활하지 않으면 생산성이나 능률이 오르지 못하는 것은 물론, 창의적인 아이디어도 나올 수 없습니다. 그래서 직원들에게 소통의 창구를 열어주는 사내 동호회 활동, 멘토링 활동, 칭찬 릴레이 등을 비롯하여 제가 직접 직원들과 소통하는 도시락 간담회, 소리함 등을 운영하며 자유로운 소통이 가능한 기업 문화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인재 육성이 활발한 기업이 되었으면 합니다. ‘인재는 곧 그 기업의 미래’라는 생각으로 지난 40년간 꾸준히 인재 개발에 힘 써왔습니다. 특히 저 역시도 인재 관리에 큰 중점을 두고 있는데, 우수한 인재를 키우는 것이 곧 회사의 자산임과 동시에, 회사는 직원의 성장을 바탕으로 성장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저희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외국어 교육, 온라인 교육, 직급 교육, 직무 교육, 조찬 세미나, 신입 사원 교육 등 다양한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펼치고 있습니다.
바로 이런 것들이 보이지 않는 오토닉스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쟁사에서 우리의 제품이나 프로세스, 마케팅 방법 등을 따라 할 수는 있지만, 우리가 축적해 온 무형의 자산은 따라 할 수 없기 때문에 소통 문화, 인재 육성 등을 정착, 발전시켜 오토닉스 최대의 경쟁력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오토닉스의 향후 40년을 어떻게 준비하십니까?
오토닉스는 기술 기반의 제조업이기 때문에 기술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런 이유로 전체 인력의 약 18% 이상과 매출의 약 10% 이상을 R&D에 투자하고 있으며, 향후 지속적으로 유지할 생각입니다.
현재 오토닉스의 R&D 센터로는 부산의 제어 계측 연구소와 인천 송도의 센서 중앙 연구소로 총 2개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 중 센서 중앙 연구소를 서울의 마곡 지구로 이전할 계획 입니다. 이전을 통하여 서울에 집중된 연구 인력과 인프라를 활용함으로써, 향후 오토닉스가 달성해야 할 선도 기술 개발에 전력을 다할 계획입니다.
더불어, 품질 역량을 강화할 생각입니다. 제조업의 핵심은 품질, 가격, 납기인데 그 중 품질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여 올해 안으로 부산 본사에 신뢰성 시험 센터를 건립하여 대대적인 품질 혁신을 꾀할 생각입니다.
특히 품질 테스트 장비 등 대규모 투자를 통하여 다양한 국제적인 품질 규격에 만족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관리하며, 품질 부분에 있어 오토닉스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인천 송도에 위치한 센서 중앙 연구소
스마트 팩토리나 인더스트리 4.0 등 새로운 제조 트렌드에서 오토닉스는 어떤 역할을 담당할 수 있으며, 이러한 새로운 제조 트렌드와 관련한 오토닉스의 기업비전은 무엇입니까?
스마트 팩토리는 제품의 기획 단계부터 판매에 이르기까지 ICT 기술을 활용하여 모든 과정을 실시간으로 연결하고 통합 함으로써 고객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제품을 유연하게 생산할 수 있으며 공정 중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에 대해서 스스로 판단하고 예측하여 불량 및 사고 없이 운용되는 공장을 말합니다. 기존의 공장은 제조부문에서 단위 공정 중심의 자동화를 의미 한다면, 스마트 팩토리에서는 기업의 가치 사슬 전 부문에 걸쳐 첨단 센서와 ICT 기술이 융합되어 실시간으로 유의미한 정보 수집이 이루어지고 이를 바탕으로 빅 데이터 분석을 통해 스스로 의사결정을 하여 전체 공정을 컨트롤하는, 말 그대로 스스로 문제점을 찾고 해결하는 똑똑한 공장인 것입니다.
스마트 팩토리 시스템에서 오토닉스의 역할은 다양한 정보 수집이 가능한 센서, 이를 제어하기 위한 컨트롤러, 피드백 신호를 바탕으로 동작하는 액추에이터, 그리고 이를 연결할 수 있는 네트워크 디바이스와 공정 상 각종 정보를 수집하고 감시 하기 위한 소프트웨어까지 지능화된 원스톱 토털 솔루션을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하여 최근에는 무선 통신 컨버터(SCM-WF48)를 출시하였고, 이외에도 데이터베이스 관리 기능과 OPC, DDE Client 지원 기능을 강화한 디바이스 통합관리 프로그램 DAQMaster(Pro)를 업그레이드 하는 등,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또한, 센서의 첨단화를 위하여 올 해에는 비전센서를 출시할 예정 이며 이 외에도 다양한 하이엔드급 제품을 개발 중에 있습니다.
한편, 독일 및 미국 등 스마트 팩토리의 글로벌 선두 기업들의 한국 진출이 눈에 띄게 급증하고 있습니다. 한국 역시 제조업 혁신 3.0 이나 4차 산업혁명 같은 명제 아래, 제조업 분야에서 스마트 팩토리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 실정입니다만, 몇몇 글로벌 선두 기업들의 시스템이 표준화되어 한국 제조업 환경 전체를 잠식해 버리는 제 2의 기술 식민지 시대가 올 수도 있다는 것이 오토닉스로서는 큰 걱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80년대 외산 제품 일색이던 제조업 환경에서 오토닉스의 기술력으로 국내 자동화 분야에 국산화의 물꼬를 텄듯이, 앞으로도 오토닉스의 기술력으로 대한민국의 제조업 환경을 지켜 나갈 수 있게 끊임없이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모션 및 센서, 제어기기, 레이저 제품 등 오토닉스 대표 제품군
향후 센서 및 제어분야를 포함한 국내 자동화 산업의 기술 및 수요 전망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독일,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의 로봇 및 자동화 산업 전망은 매우 밝은 편입니다. 하지만 현재 국내 자동화 산업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시장 수요는 양호한 편이지만, 제조업 분야 전반적으로는 답보 상태로, 당장의 수요 전망은 그리 밝지 않습니다. 현재 정부 주도 하에서 스마트 팩토리 구축 지원사업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MES, ERP와 같은 소프트 웨어 중심의 투자만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필드 레벨에서부터 유의미한 정보가 들어올 수 있도록 자동화 설비에 대한 투자도 동시에 이루어져야 그 효과가 배가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결론적으로 몇몇 대기업의 투자 외에 정부 주도의 정책적인 자동화 설비에 대한 투자가 있어야 국내 자동화 산업의 활성화가 빠르게 이루어 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오토닉스도 제조업 혁신 3.0에 부합할 수 있도록 지능형 초정밀 센싱 기술, 자가 상태 진단 기술, 무선 센서 네트워크 기술, 네트워크 기반 제어 기술과 같은 자동화 산업의 선도 기술 개발을 위하여 지속적인 R&D 투자와 함께 인재 육성을 통한 무형의 경쟁력을 확보하여 글로벌 대기업과 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