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전장CAD 분야의 경우, EPLAN을 비롯한 여러 솔루션이 시장에서 경쟁을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독일의 설계 소프트웨어 업체인 오코텍(AUCOTEC)이 지난 2016년 국내에 지사를 설립하고, 전장 CAD 솔루션인 엔지니어링 베이스(ENGINEERING BASE)에 대한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오코텍코리아의 김홍열 지사장은 엔지니어링 베이스는 폭스바겐이나 GE Grid 등 각 산업분야의 리더에 해당하는 수요자 들과 공동으로 개발된 툴이기 때문에, 산업군별로 특화되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역설하고, 앞으로 전장 자동 화 분야뿐만 아니라, 하네스 및 전력, 공정 설계 분야로 엔지니어링 베이스의 시장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오코텍코리아(AUCOTEC Korea) 김홍열 지사장
-오코텍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오코텍은 독일 하노버에 본사를 둔 설계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1985년에 설립되어 33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9개국에 지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전장 CAD 솔루션인 엔지니어링 베이스 (ENGINEERING BASE)를 비롯해서, 통상적인 ECAD 와 유사한 툴인 ELCAD(엘카드)나 RUPLAN(루플랜), AUCOPLAN(오코플랜) 등의 솔루션을 가지고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 가운데 주력은 흔히 EB라고 부르는 엔지니어링 베이스로, 이 솔루션은 2000년대 후반에 가장 최신의 기술을 집약해서 출시가 됐다.
아시아지역에는 한국과 중국에 지사가 운영이 되고 있으며, 한국지사는 지난 2016년에 설립이 됐다.
-엔지니어링 베이스가 가장 최근에 런칭이 된, 오코 텍의 주력 솔루션이라고 했는데, ELCAD 같은 기존 솔루션에 비해 어떤 점이 개선이 돼서 출시가 됐나? 또 현재까지 판매된 라이선스는 얼마나 되나?
▲오코텍의 솔루션들은 기존에는 일부 파일 기반이었 는데, 엔지니어링 베이스가 출시되면서 완전하게 데이터베이스 기반으로 전환을 했다. 오코텍 솔루션은 전체적으로 44,000여 라이선스가 판매가 됐으며, 엔지니어링 베이스는 가장 최근에 출시된 툴이라 현재 까지 12,000여 개의 라이선스가 판매가 됐다.
-엔지니어링 베이스는 시장에 나와 있는 경쟁 전장 CAD 솔루션에 비해 어떤 점이 좋은가?
▲엔지니어링 베이스 제품군에는 전장 자동화 전용 툴 인 EB Electrical, 하네스 설계 전문 툴인 EB Cable, 전력 설계 툴인 EB Power, 공정설계 툴인 EB Instrumentation라는 4가지의 툴이 있다.
엔지니어링 베이스의 가장 큰 장점은 각 툴들이 개별 산업군에 맞춰 특화된 솔루션이라는 것이다. 엔지니 어링 베이스는 오코텍 단독으로 개발한 것이 아니라, 각 산업군에서 리더에 해당하는 기업들과 공동으로 개발이 됐다. 하네스 설계 툴인 EB Cable은 폭스바겐 과 공동으로 개발이 됐고, EB Power는 GE Grid와 공동으로 개발이 됐다. 즉, 유저들이 현업에서 제시 했던 니즈에 대응하기 위한 기능들이 상당부분 포함이 되어 있기 때문에, 산업에 특화가 되어 있다. 이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두 번째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툴이라는 점이다. 통상적인 ECAD나 CAD는 고유의 UI나 UX를 지원 하는데, 엔지니어링 베이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 비지오(Office Vigio) 기반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오피스에 익숙한 고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도면을 조회하고 편집하는 과정도 셀 기반으로 지원을 하고, 엑셀과 유사한 형태로 필터링도 걸 수 있다. 엑셀을 사용했던 유저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 에 교육기간도 짧다.
세 번째는 개방성이다. 한국도 그렇고 다른 나라도 지금까지 오토캐드를 많이 사용해 왔다. 오토캐드에서 다른 툴로 전환할 때 기존에 만들어놨던 도면을 재활용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엔지니어링 베이스는 오토캐드를 엔지니어링 베이스 데이터화 할 수 있는 기술을 제공하기 때문에, 마이그레이션이 용이하고, 오토캐드를 많이 쓰는 다른 회사들과의 협력이 용이하다. 오토캐드뿐만 아니라, 3D CAD나 PLM과의 연계가 용이하고, 이것이 삼성전자가 오코텍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다.
네 번째는 확장성이다. 엔지니어링 베이스는 풀 데이 터베이스 기반이라고 말했는데, 그 의미는 설계에 대한 디테일한 정보 하나하나에 액세스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유저 입장에서는 블랙박스가 전혀 존재하질 않는다. 예를 들어서 설계검증 기능을 설계 툴 위에서 운영하고 싶다든지, 설계 시스템을 다른 시스템과 연계 해서 사용하고 싶을 때 오픈된 환경이기 때문에 대단히 쉽게 할 수 있다. 엔지니어링 베이스는 설계 자체뿐만 아니라, 플래닝이나 PLM, 시뮬레이션과 같은 설계 전단, 후단, 전사시스템과의 연계성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
-지금 얘기한 설계 전단, 후단, 전사시스템과의 연 계성은 다른 경쟁 툴들도 가능한 것 아닌가?
▲개발 툴 자체가 어느 정도의 개방성을 가지고 있느 냐가 중요하다. 경쟁사의 툴은 개발 툴 자체가 가지고 있는 개방성보다는, 개발 툴에서 정보를 끌어와서 외부에 공급할 수 있는 플랫폼 자체에 개방성을 줬다. 따라서 외부에서 봤을 때 설계정보 자체가 숨겨지는 면이 있다. 그러나 엔지니어링 베이스는 설계 데이터 원소스부터 오픈을 시키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많이 없어지게 된다. PLM과의 연계도 PLM을 사용하는 회사의 워크플로우에 따라 다양하다. 어떤 회사는 도면 한 장 단위로 품번, 제번을 올려야 하는 회사도 있고, 어떤 회사는 프로젝트 단위로 해야 하는 회사도 있는데, 이런 다양한 워크플로에 대응을 하려면 소스레벨에서 오픈을 하지 않으면 어려운 부분이 있다.
-오코텍은 플랫폼 기반에 대한 계획은 없나?
▲플랫폼이라고 하면 보통 소스를 밑에 깔아 놓고 위에 플랫폼을 새로 구축해서 이를 통해서 오픈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엔지니어링 베이스는 소스가 올라가 있는 플랫폼 자체가 시장에서 오픈되어 있는 형태다. 예를 들어서 데이터베이스라고 하면 오코텍의 엔지니어링 데이터베이스는 SQL DB 기반으로 설계 정보 하나하나를 액세스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쟁사들은 SQL DB로 오픈되어 있는 정도가 부품 라이브러리 정도까지다.
설계 프로젝트 자체가 DB에 올라가 있질 않고 파일 하나로 클로징이 되어 있다. 하나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하나의 파일이 떨어지는 형태다. 그러나 엔지니어링 베이스는 필요하면 파일로 내보낼 수 있지만, 파일이 기본적 으로 존재하지 않고 DB만 존재한다. 이것은 메커니즘 상의 차이일 수 있지만, 결국은 개방이 어느 수준까지 되느냐의 차이로 나타나는 것이다.
-오코텍 솔루션은 국내에서 레퍼런스가 얼마나 되나?
▲삼성전자를 비롯해서, 세메스, 한화기계, 현대로템, 래티스, GSI, ANI, STAL, 아르젠터 등에서 사용을 하고 있고, 그 외에 오코텍 솔루션을 사용하는 중소기업 들이 많이 있다.
-현대로템과 삼성전자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은 EB Electrical인가?
▲2015년 현대로템에서 EB Electrical을 도입한 것을 시작으로, 삼성전자 생산기술연구소 반도체장비 설계 프로젝트에 EB Electrical이 적용이 됐다.
-삼성전자에서 오코텍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기존에 삼성전자나 세메스가 쓰고 있던 전장 CAD 툴의 활용률이 낮았다. 활용률이 낮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제품의 좋고 나쁜 것의 문제가 아니라, 기존에 쓰던 툴이 있고, 새로운 툴이 있다고 하면 누구나 편한 툴로 많이 가기 때문이다. 또 전장설계자 입장에서 뭔가 바뀌는 것이 불편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을 것이다. 따라서 쉽고 직관적인 툴을 찾아야겠 다는 이슈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두 번째는 아까 얘기했던 연계성이다. 협력사가 모두 엔지니어링 베이스를 쓸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오토캐드와 연계가 돼야 하고, 내부적으로 봤을 때도 기구 설계하는 3D 툴과 연계가 돼야 한다. 이런 부분에서 어느 툴이 가장 원활한가라는 부분에서 엔지니어링 베이스가 선택이 된 것 같다. 전장설계 자체의 자동화 기능은 유저가 봤을 때는 크게 판단의 기준이 되지 않을 수 있는데, 쉽다라는 부분과 개방성 이라는 부분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던 것 같다.
-최근 PLM의 수요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 PLM과 의 연계에서 엔지니어링 베이스는 어떤 이점이 있나?
▲엔지니어링 베이스는 기본적으로, 개방성을 가지고 어떤 워크플로에도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 되어있다. 가장 큰 장점은, 통상적으로 PLM과 인터페이스 하는 환경은 말 그대로 인터페이스다. 사용자가 원할 때 올려 주고, 원할 때 내려주는 형태다. 즉, 사용자가 개입을 해서 인터페이스하는 형태가 통상적이다. 그러나 엔지 니어링 베이스는 전체 프로젝트가 풀 데이터베이스 기반이다. 엔지니어링 베이스라는 DB가 있고, PLM에서 활용되는 DB가 있을 때 DB to DB로 연계를 시킬 수 있다. 완전한 의미의 인터그레이션을 시킬 수 있다는 것이 엔지니어링 베이스의 가장 큰 장점이다. 현 시점에서의 ECAD 인터페이스 방식보다 훨씬 진보된 인터페이스가 서드파티임에도 구현이 가능하다.
ENGINEERING BASE Electrical 도면
-최근 국내 반도체 업계의 대규모 투자로 관련업계가 호황을 맞이하고 있다. 엔지니어링 베이스는 반도체 분야의 대규모 데이터 처리라는 부분에서 어떤 장점이 있나?
▲확장성 부분을 얘기할 수 있다. 많은 ECAD에서 정형 화된 프로세스를 권한다. 처음에 도면에 정보를 넣으면 이런 것들이 하네스 도면으로 자동생성된다라는 접근을 하는데, 이게 사실 모든 산업군에서 이루어질 수는 없다.
특히 반도체 전장도면의 경우는 절반정도가 하네스 도면이다. 기존의 ECAD 접근방법은 ‘회로도를 그릴 때 모든 정보를 넣으면 하네스 도면을 자동으로 만들 어줄 수 있다’라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회로도를 그릴 때 넣을 만한 정보도 없고 시간도 없다. 따라서 오코텍 이 삼성이나 세메스에 적용한 방식은 점진적으로 설계를 하는 방식이다. 회로도에 모든 정보를 넣지 않아도 정보를 계속 누적해가면서 하네스를 설계하면서 정보가 완성이 되고, 완성된 정보가 앞단의 회로도나 개요 도에 반영이 될 수 있게끔 하는 방식이다. 현실적으로 모든 정보를 다 집어넣을 수 있으면 좋은데, 반도체 설계자 입장에서 빨리 하네스 도면을 그려서 발주를 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에 CAD회사들이 제시했던 워크플로가 안 맞는다. 즉, 점진적으로 설계를 구체화 하느냐, 아니면 한 시점에서 구체화해서 정보를 활용 하느냐의 차이다. 엔지니어링 방법론에 유연하게 대처 할 수 있는 것이 반도체 분야에 적합한 특성 중의 하나라고 생각을 한다.
두 번째는 반도체 장비는 특성상 양산이 아니기 때 문에, 프로토타이핑을 못한다. 바로 생산에 투입되는 장비를 만들기 때문에, 프로토타이핑을 만들면서 케이블 길이를 재보고 미리 만들어서 검증하는 것이 어렵다. 그래서 우리가 구현했던 기술은, 설계검증을 사전에 설계단계에서 할 수 있게끔 하고, 정확한 케이블 길이 산출 등도 설계단계에서 솔리드엣지 같은 툴과의 연계를 통해서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설계 단계에서 프론트 단계의 작업을 통해 후단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최소화해야 하는 것이 이 산업군의 특징이다. 현장에서 하자가 생겨서 대응을 하고, 다시 제작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것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 엔지니어링 베이스의 장점이다.
-오코텍이 원래 강한 분야는 어디인가?
▲오코텍의 매출구성을 보면 공정설계 툴인 엔지니어링 베이스 인스트루멘테이션의 매출이 가장 높다. 이것이 독일본사나 유럽에서 주력 솔루션이다. 국내에는 장기 적으로 이 툴을 보급할 예정이고, 단기적으로 엔지니어 링 베이스 일렉트리컬, 중기적으로는 엔지니어링 베이스 케이블과 엔지니어링 베이스 파워를 보급해 나가고 있다.
-한국에 지사를 설립한 이유는 무엇인가?
▲한국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있었을 것이고, 무엇보다 누구나 다 아는 삼성전자라는 고객이 있었던 것이 지사 설립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 같다.
-국내에 진출한 지 얼마 안 되는데, 시장은 어떻게 확대해 나갈 전략인가?
▲앞서 얘기한 대로, EB는 각 산업군별로 특화된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사실 시장에서 EB Power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 GE Grid에서 이 툴을 쓰고 있기 때문에 시작된 경우가 많다. EB Cable도 폭스바겐에서 쓰고 있기 때문에 고객들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유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기능을 가지고 산업군별 특화 전략을 수립해 나가고 있고, 자동화 분야는 반도체와 기계업종을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전장CAD의 기술 트렌드를 어떻게 예상하나?
▲현재 스마트 제조가 많이 얘기가 되고 있는데, 국내 에서는 스마트 팩토리를 얘기하기 전에 디지털 팩토리도 안되어 있는 실정이다. 디지털 팩토리를 구축하고 나서 오퍼레이션을 통합해서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 하겠다는 콘셉트는 좋은 그림인데, 국내에서는 디지털 팩토리도 현실적으로 잘 쓰고 적용된 경우를 많이 보지 못했다.
스마트 팩토리가 이슈화가 될수록 디지털 팩토리에 대한 니즈는 늘어날 것으로 본다. 그런데 디지털 팩토리를 구축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모델에는 3D모델과 펑션기반의 모델이 있는데, 아직은 펑션기반 모델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 같다. 국책과제를 발표하는 자리에 가서 같이 얘기를 해보면, 3D모델을 기반으로 기구 쪽을 타깃으로 스마트 제조에 접목시키고자 하는 움직임은 활발한데, 전장 쪽은 아직 이런 움직임이 없고 인식이 부족하다. 그러나 스마트 제조가 없어지지 않는 전장 솔루션이 디지털 제조에 기여하는 부분이 커질 것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올해 하노버 박람회에서 새롭게 선보일 기술로는 어떤 것이 있나?
▲작년 SPS IPC Drive Show에서는 클라우드 기반의 솔루션을 선보였고, 작년 하노버 메세에서는 설계 툴을 프로젝트 관리와 연결시키는 기술을 소개했다.
올해 하노버 메세에서는 미국 인공지능(AI) 전문업체 인 Quicklogix와 연계하여, EB와 빅 데이터를 활용한 엔지니어링 세부 정보 검색 기능에 대한 새로운 솔루션 을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