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무인화기술)
발루프 코리아의 체질 강화가 관심을 끌고 있다.
그동안 자동차 파워 트레인 분야에서 명성을 유지해온 발루프가 전기차 시대를 맞아, 2차전지 및 전기차 부품으로 사업의 무게중심을 옮기는 한편, 그동안 취약했던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업구조의 변화는 본사의 정책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발루프 코리아의 지속성장이 점쳐지고 있다.
발루프 코리아 강철민 지사장은 이러한 새로운 시장에 새로운 제품들을 런칭하고 좋은 피드백을 받으면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이 긍정적인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올해로 100주년을 맞이한 발루프의 지향점은 소프트웨어 베이스의 IIoT 및 디지털라이제이션 솔루션을 통해 관련 시장에서 리딩 플레이어가 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Q. 코로나 위기에 지난해 발루프 코리아의 사업성과는 어떠했나?
A. 발루프 코리아의 사업구조가 많이 바뀌었다. 지금은 대리점판매보다 직판비중이 더 크다. 산업분야도 그동안은 자동차가 메인이었는데, 최근 2~3년 동안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배터리 분야에 역량을 집중해 이들 분야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 분야는 대부분 직판을 통해 사업이 전개되고 있다.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분야는 물량은 많은데, 일산과 경쟁해야 되고 수익 측면에서 그다지 이익이 되지 않기 때문에, 대리점에서 주력하기가 어렵다. 자동차 분야가 좋은 시장이긴 한데, 전체 산업자동화 분야에서 30% 이상을 차지하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시장에 진입을 못하고 있다는 건 우리 발루프 코리아에게 커다란 손실이다. 따라서 내가 발루프코리아에 합류하고 나서부터 지속적으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배터리 분야의 직판을 추진해왔다. 재작년부터 매출이 일어나기 시작해서, 지금은 이들 분야가 우리 발루프 코리아의 주력 산업분야에 해당한다. 현재 발루프 코리아가 설립될 당시 계획했던 대로 사업구조가 전개되어 나가고 있다.
Q. 지난해 비즈니스 성과는 어떠했나?
A. 지난해는 해외 전기차 시장과 2차 전지 시장에서 센서, RFID, 세이프티 제품군을 대량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발루프 본사에서는 2~3년 전부터 모빌리티(Mobility), 식음료 및 포장산업, 머신 툴 및 플랜트 엔지니어링(Machine tool and Plant Engineering) 부문을 주요 3개 산업분야로 정하고, 내부 조직을 개편했다. 모빌리티 부분에는 완성차뿐만 아니라, 조선, 철도, AGV 등 움직이는 모든 대상을 포함한다.
그런데 한국은 지나치게 자동차 분야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머신 툴 및 플랜트와 포장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는 이슈가 나와서, 우리 발루프 코리아는 머신 툴 및 플랜트 부문에 해당하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자동차 분야는 성장에 한계가 예고되어있는 파워 트레인에서 바디나 어셈블리, 이차전지와 미션, 모터, 감속기 같은 전기차 부품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겨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
Q. 배터리 시장에 진입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어떻게 시장진입에 성공을 했나?
A. 2차전지는 노트북 배터리로 시작해서 핸드폰, 자동차 배터리로까지 발전이 된 기술인데, 이 시장을 대상으로 영업을 해보니까 이 시장이 너무나 보수적이라는 걸 절감했다. 2차전지를 만드는데 필요한 장비에 들어가는 센서나 솔루션들이 대부분 일산인데, 시장에서 이 기술들을 20~30년 동안 계속 쓰고 있다 보니, 발루프 같은 독일업체가 진입하기가 대단히 힘들었다. 또 일본이 잘 하는 게 커스터마이징인데, 독일이 못 하는 것 중 하나가 이 커스터마이징이다. 일산이 국내 고객의 입맛에 맞춰서 오랫동안 사업을 해온 데다, 가격경쟁 면에서도 독일업체가 진입하기가 쉽지가 않다. 그래서 기존에 있는 근접센서나 포토센서 이런 거 가지고는 진입이 어렵다는 판단을 했다. 새로운 기술이 탑재된 신제품이나 배터리 3사가 쓰지 않는 기술이 아니고서는 어렵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영업과 마케팅을 해 오면서, 고객 측에서 오랜 시간에 걸친 검토를 거쳐, 현재 BCM 같은 상태모니터링 센서가 들어가고 있고, 기존에 쓰고 있는 IO 카드라든지 리모트 IO 같은 것들을 IO-Link로 하나씩 대체해 나가는 작업을 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 시장은 당장 올해, 내년에 큰 비즈니스를 이뤄내기는 어렵다. 2~3년 정도 롱텀 비즈니스로 보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이제 발루프 제품에 대해 검토를 시작하고 있다. 모 업체는 BCM으로 성공을 했고, 모 업체 헝가리 공장은 우리 발루프 RFID로 전체가 세팅이 됐다. 또 모 업체는 발루프 IO-Link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대신, 국내 시장과 달리 해외 전기차 및 2차전지 시장에서는 빠르게 성과가 도출되고 있다.
LG, 삼성, SK에 장비를 공급하는 국내장비업체들이 많은 성장을 했다. 유럽이나 미국에서 국내장비업체들의 기술 수준을 대단히 높게 평가하고 있다. 또, 유럽에 배터리 엔드유저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 노스볼트, 브리티시볼트 등 웬만한 국가에는 메인 배터리업체들이 하나씩 있다. 또 테슬라, GM 같은 자동차회사들도 배터리를 만들고 있다. 이런 글로벌 배터리 제조업체나 전기차 제조업체들로부터 국내장비업체들이 많은 기회를 얻고 있다. 우리 발루프는 지난해 이런 장비업체들로부터 좋은 사례를 많이 만들었다. 현재 국내장비업체들과의 비즈니스에서 좋은 성과를 얻고 있고, 배터리도 마찬가지지만 어셈블리 업체들이 신생 전기차 업체와 일을 많이 하고 있는데, 이런 시장을 타깃으로 계속 일을 하고 있다. 앞으로 이 부분이 우리 발루프 코리아가 계속 키워야 나가야 하는 비즈니스 가운데 하나다.
Q. 그런 프로젝트에는 발루프의 어떤 제품들이 들어가나?
A. 해외 배터리 업체들이 국내 장비 업체들에 발주를 할 때, 발루프의 IO Link나 RFID, 스마트라이트 등 새로운 솔루션들을 많이 적용을 하고 있다.
RFID, IO-Link, BCM 이런 제품들 외에도, 앞으로 새롭게 나올 제품이 많이 있다. 시장에 진입하기가 힘들어서 그렇지, 한번 진입을 해놓으면 그 안에 들어가서 사업을 하는 건 공급업체가 하기 나름이다. 국내시장에서는 향후 2~3년 내에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미 자동차 산업 자체가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전기차로 전환이 됐다. 우리 발루프 코리아는 이런 시류에 맞춰서 적기에 참여했던 게 서서히 성과가 나오고 있다.
Q. 반도체 분야 역시 기존에 발루프 코리아가 강했던 시장이 아닌데, 현재 성과가 어떤가?
A. 국내 대표적인 모 반도체 업체로부터 레퍼런스가 나와야 다른 반도체 시장으로 확대를 할 수 있는데, 이 시장은 일본업체들이 이미 선점을 하고 있는 분야라서 처음에는 진입이 힘들었다. 전체 볼륨으로 보면 미흡하지만, 재작년부터 시작해서 작년, 올해 이 업체로부터의 매출이 계속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여기도 마찬가지로 BCM류의 상태모니터링 센서와 IO- Link, RFID 등이 들어가고 있다.
Q. 비전(Vision) 역시 발루프 코리아가 주력하고 있는 제품군 가운데 하나인데, 성과는 어떠한가?
A. 국내에서는 일반 산업용 카메라나 스마트 카메라 등 경쟁사가 많은 제품군 위주로 영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카메라 단품으로 보면 저가 카메라가 워낙 많아서 가격으로 경쟁하긴 어렵고, 성능과 가격을 모두 고려하는 수요처를 찾다 보니 시장이 제한적이었다. 다행히 근래 들어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우리 발루프 카메라를 테스트해보고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 데가 많아서, 모 경쟁사의 소프트웨어를 쓰고 있는 고객사들에게 발루프 카메라를 보완할 수 있게 하는 전략으로 비즈니스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특히, 최근 3D 카메라가 출시돼서 S 사 등 몇몇 업체가 테스트를 해 본 결과, 평가가 좋다. 앞으로 AGV를 포함한 물류 분야에서 이 3D 카메라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
기존의 메트릭스 비전은 자동차 일부 분야에서만 사업을 전개해왔지만, 앞으로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분야로도 영역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Q. 발루프가 올해로 100주년을 맞았다. 이것이 산업계에 어떤 의미를 지닐 것으로 보나?
A. 발루프는 Mr. 발루프가 자전거 수리에 들어가는 부품으로 시작해서 100년 동안 이어지고 발전하면서 지금의 발루프가 됐다. 물론 발루프가 100주년이 됐다고 해서 산업계가 바뀔 건 없다. 그러나 어느 기업이나 100년을 이어온다는 건 그만큼 시장에서 검증이 되고 신뢰를 얻고 있다는 의미다. 우리 발루프 나름대로 100주년을 기념해서 새로운 제품과 기술을 시장에 내놓고, 시장을 리드하는 페이스 세터가 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발루프 본사에서는 크게 두 가지를 얘기한다. 디지털라이제이션과 IIoT가 바로 그것이다. 이걸 어떻게 자동화시장에 접목을 시킬 것이냐 하는 것이 100주년이 된 해에 발루프 경영진에서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다. 이런 노력을 통해서 리딩 페이스세터가 되겠다는 게 발루프의 모토다. 현재 수많은 제품들이 새롭게 개발이 되고 있고, 일부는 시장에 선을 보이고 있는 단계인데, 디지털라이제이션과 IIoT를 이끄는 근간 기술은 소프트웨어다. 발루프는 그동안 하드웨어 중심의 사업을 해왔지만, 최근 몇 년 전부터 소프트웨어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앞으로 소프트웨어 단품도 나올 거고, 3D 카메라처럼 제품 안에서 소프트웨어 기능들을 올릴 수 있는 기술들을 개발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베이스로만 IIoT, 디지털라이제이션 관련된 솔루션들을 시장에 내놓다는 것이 발루프의 향후 사업방향이다.
100주년을 맞아, 올해 발루프 본사에서 건물을 새롭게 짓고 있다. 2년 후에 완공이 될 예정이다.
Q. 발루프가 주력하고 있는 IIoT나 디지털라이제이션 시장은 어떻게 전망하나?
A. 우리가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시장은 산업계와 같이 갈 수밖에 없는 시장이다. 자동화에 관련된 솔루션을 제공하는 시장은 어떤 변화가 온다고 해서 없어지거나 수요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시장은 아니다. 문제는 새로운 기술이 계속 나와서 기존 제품을 대체해야 한다는 전제하에, 각 공급업체들이 어떤 먹거리를 가지고 이에 대응을 할 것이냐 하는 점이다.
지금까지 발루프가 향후에 어떤 먹거리를 가지고 사업을 지속해 나갈 것인가에 대해 얘기했지만, 발루프는 이런 쪽으로 미리 내다보고 타 경쟁사보다 좀 더 빨리 새로운 제품을 출시해서 시장을 리드해 나갈 것이다. 앞으로는 제조업계도 좀 더 소프트웨어 중심의 비즈니스로 바뀔 것이라는 점을 확신하고 있다. 앞으로는 소프트웨어의 발전이 산업자동화 시장에서 큰 축을 차지하지 않을까 예상을 하고 있다.
Q. 그렇다면 발루프 제품 포트폴리오에도 많은 변화가 있겠다?
A. 그렇다. IO Link도 와이어리스 타입이 나올 거고, 신제품 투자는 대부분 소프트웨어 위주로 진행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