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nterview/B&R 코리아 최유순 대표이사   “버티컬 어프로치와 파트너 프로그램으로 B&R 코리아의 새로운 성장 주도할 것!”
최교식 2024-01-19 12:10:00


 

B&R 코리아 최유순 대표이사 (사진 무인화기술)

 

지난해 7, B&R 코리아의 사령탑이 새롭게 선임되면서, B&R 코리아의 새로운 성장이 점쳐지고 있다.

오스트리아에 본사를 두고 전 세계에 지사를 운영하고 있는 혁신적인 자동화 기업 B&R은 지난 2017ABB 그룹의 사업부가 되면서, 자동화 업계를 놀라게 한 바 있다.

B&R 코리아의 새로운 대표이사로 선임된 최유순 지사장은 그동안 훼스토, 슈나이더 일렉트릭, 지멘스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에서 세일즈 및 세일즈 엔지니어, 사업 개발 등으로 두루 활약해온, 그야말로 자동화 업계의 베테랑이다.

최 지사장을 한국의 새로운 지사장으로 선임한 B&R 본사의 의중은 최 지사장의 이러한 다양한 경력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OEM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해 온 B&R 코리아를 ABB라는 거대 글로벌 기업의 일원으로 합류시키면서, B&R 코리아를 글로벌 기업에 걸맞는 문화와 리소스를 갖춘 기업으로 성장시켜 나가기 위한 것이 본사의 전략으로 읽혀진다.

최 지사장은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기존과는 다르게 버티컬 어프로치와 새로운 파트너 프로그램으로 B&R 코리아의 새로운 성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Q. B&RABB의 멤버로 거듭난 지 꽤 시간이 흘렀다. B&R의 조직은 현재 ABB 조직에 얼마만큼 통합이 되어있나?

A. 이산산업 영역에서 로봇을 제외하고는 리딩하는 제품군이 적었던 ABB그룹이 자동화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B&R ( 비앤알, 비앤드알산업자동화, BnR )ABB의 하나의 디비전으로 흡수하면서, 이산산업 영역을 강화했다. 현재 B&R은 전 세계에 걸쳐 ABBHR(Human Resource Management, 인적 자원 관리) 정책을 적용하고 있다. 한국은 올해부터 ABB와 동일하게 HR을 진행하고 있고, 순조롭게 진행이 되고 있다. ABB는 글로벌하게 시장을 리딩하는 회사고, 역사가 오래되다 보니까 HR 쪽에서 직원들의 복지나 혜택이 잘 되어 있어서, 우리 B&R 코리아 직원들에게 보다 나은 근무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B&RABB 에 흡수가 됐지만 B&R만의 유니크한 기술과 문화가 살아있긴 하다. 그러나 아무래도 ABB의 멤버이기 때문에 ABB의 전략을 수행함에 있어서, 과거만큼 오너가 운영하듯이 유니크하게 가지는 않을 것이다. ABB 그룹사의 동질성을 가져가면서 시장에 접근해야 하니까 그런 의미에서 과거와는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다.

 

Q. B&R의 기업특성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

A. B&R은 자동화 업계에서 글로벌 리더에 비해 규모가 작지만, 확고한 테크놀로지로 니치마켓과 충성고객을 확실하게 확보하고 있는, ‘작지만 강한 기업인 것 같다. 실제로 B&RHMI, 컨트롤러, 드라이브 시스템 등의 성능은 글로벌 탑이라고 자부한다.

 

Q. 글로벌 기업들과 차별화되는 B&R만의 경쟁력이라면?

A. 아무래도 글로벌 리더들은 프로젝트 비즈니스를 리딩하는 기업들이고, B&R은 머신빌더들 즉, OEM 시장의 고객들에 대해 장비개발부터 참여해서 하나의 장비가 시장에 런칭될 때까지, 또 런칭된 이후의 AS까지, 그리고 다음 제품을 다시 만드는 데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엔지니어링을 제공하는 서비스 능력이 프로젝트 베이스의 비즈니스를 하는 타 글로벌 기업들과 차별화 되지 않나 생각한다.

 

Q. 그런 대표적인 사례를 하나 소개한다면?

A. 우리는 고객과 한 번 관계를 맺으면 대단히 오래 간다. 대표적인 기업이 흥아기연이라는 포장기 업체다. 흥아기연은 처음에 자사의 장비에 우리 B&R 제품을 하나씩 적용하기 시작해서 지금은 아코포스트랙(ACOPOStrak)이라는 스마트 트랙까지 적용을 하고 있다. 이처럼 B&R 코리아는 고객과 한 번 연을 맺으면, 고객의 장비개발에 계속 우리 제품을 얹고 가는 굳건한 관계를 형성해서 가고 있다. 또 모 에너지기업에 아코포스트랙이 스팩인 돼서 작년부터 설치가 되고 있는데, 이 고객이 아코포스트랙의 성능에 대단히 만족을 하고 있고, 이러한 만족을 바탕으로 이 회사의 모든 해외공장과 국내공장으로ACOPOStrak이 확장되고 있어서, 이것이 우리에게는 큰 기회로 다가오고 있다.

 

Q. ACOPOStrak은 현재 B&R 코리아 매출에 어느 정도 기여를 하고 있나?

A. 지난해 ACOPOStrakB&R 코리아 ( 비앤알코리아 ) 매출의 20%를 차지했는데, 올해는 40%까지 올라갈 것 같다. 그동안 B&R 코리아가 PLC, 모션, HMI 이런 쪽에 중점을 둔 사업을 전개해왔다면, 최근 몇 년 전에 새롭게 런칭한 것이 메카트로닉스 제품군이다. 그래서 ACOPOStrak이나 슈퍼트랙(SuperTrak)과 같은 스마트 트랙 파트와 코디안(Codian)이라는 로봇, 이 두 제품군이 B&R 메카트로닉스 영역에 있어서 신제품에 해당한다. 특히 한국시장에서는 트랙 쪽에 ACOPOStrak이라는 제품이 이차전지 분야에서 레퍼런스를 갖고 성공적으로 확산해 가고 있고, 코디안이라는 로봇은 새롭게 시장에 프로모션해야 되는 제품군이다. 현재 B&R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전통적인 제어 파트에다 메카트로닉스 콘셉트의 새로운 제품군들이 시장에 잘 런칭을 하고 있어서, B&R 코리아 비즈니스에 긍정적인 효과가 도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지난 2020ABB는 고정밀 픽 앤 플레이스 애플리케이션에 사용되는 델타 로봇의 선두 공급업체인 Codian Robotics를 인수하면서, 델타 로봇 분야에서의 위치를 강화했다. B&R의 기술과 코디안의 델타 로봇 기술의 결합은 산업계에 어떤 이점을 제공하나?

A. B&R은 코디안의 델타 로봇을 이용한 제어 및 운송 기술을 제공하게 된다. B&R의 기술과 코디안 로봇의 결합은 기계 제작자 및 제조업체에게 패키징 어플리케이션 및 생명 과학 산업을 위한 정확한 동기화, 엔지니어링 용이성 및 유연한 시스템 개발을 위한 로봇 공학 및 자동화를 위한 단일 소스를 제공한다.

트랙은 말 그대로 트랙인 거고, 거기에 제품을 픽앤플레이스하는 역할을 코디안으로 어플리케이션을 꾸밀 수 있고, 부수적인 설비들은 기존의 제품들로 커버를 하게 된다. 코디안과의 협업을 통해, 하나의 시스템을 토탈로 제공할 수 있는 제품군을 구축한 상태다.

 

Q. 현재 B&R이 가장 주력하고 있는 비즈니스는?

A. 메카트로닉스 솔루션을 시장에 프로모션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기존 제품들은 이미 검증이 됐고, 레퍼런스와 성공사례도 많은데, 새로운 메카트로닉스 솔루션은 고객들에게 아직 B&R 이름으로는 낮설다. 그래서 이쪽 영역의 프로모션과 레퍼런스 및 성공사례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Q. 올해 메카트로닉스 제품군의 매출목표는 어느 정도인가?

A. 작년 대비 200%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배터리와 자동차, 제약 쪽 패키징 분야에 메카트로닉스 솔루션을 가지고 접근을 하고 있다.

 

Q. 새로운 지사장으로서 어떤 점에 중점을 두고 회사를 이끌어 나갈 계획인가?

A. 앞서 얘기한 것처럼, 그동안 B&R의 핵심 비즈니스가 머신빌더 개발, OEM 시장 공략에 집중되어 있었다. 한국에 많은 머신빌더들이 있는데, 대부분의 머신빌더들이 우리나라 특성상 특정 인더스트리, 특정 세그먼트 아래에 위치하고 있다. 자동차,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이쪽에 속해 있는 머신빌더들이 많다. 제너럴한 머신빌더들이 글로벌하게 B&R의 고객이었다면, 한국은 머신빌더들이 메인 고객이긴 한데, 그 머신빌더들이 특정 세그먼트에 종속되어 있다 보니까 세그먼트하고의 버티컬 영업이 안 되면 어려운 부분이 있다. 기존에는 B&R 코리아가 OEM하고의 관계만 중요하게 생각했다면, 나는 버티컬 영업, 즉 특정 인더스트리 예를 들어 조선 분야라고 하면 조선의 엔드유저, Tier1, Tier2, SI, 파트너를 모두 커버하고, 자동차나 반도체 분야도 마찬가지로 사업을 전개해 나갈 방침이다. 이처럼 버티컬 어프로치, 세그먼트 어프로치를 하나의 전략으로 가져가고 있다. B&R 코리아는 조선분야의 경우 버티컬 영업이 형성이 되어 있었다. 리소스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세그먼트를 할 수는 없고, 올해부터는 반도체 분야의 버티컬 영업을 강화하려고 한다. 이 점이 기존의 B&R 코리아와의 차별점이 될 것이다.

또 하나는 B&R 코리아가 머신빌더들, OEM들과의 관계가 중요하다 보니까 그동안 다이렉트 비즈니스를 선호했고,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다이렉트 비즈니스였다. 그런데 이제부터는 시장확장을 위해서 파트너 프로그램을 런칭해서 파트너와 같이 시장을 확대한다는 목표하에 인다이렉트 비즈니스도 강화하려고 한다. 본사에서도 파트너 프로그램을 가동 중에 있고. 이 파트너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한국에서도 리소스 상 B&R 단독으로 커버하기 어려운 시장을 파트너들과 함께 확장해 나가는 데 주력하려고 한다.

기존의 파트너들도 같이 가는데, 기존의 파트너들은 인증을 받고 B&R 영업을 했던 것이 아니라, 하나의 고객으로서 우리 제품을 사서 시장에 판매하는 형태였다. 앞으로는 이걸 시스템화하고 정형화해서, 파트너 프로그램에 의해 우리 제품을 핸들링할 수 있는 교육받은 적정한 인원이 있고, 시험을 통해 인증된 파트너들로 체질이 강화가 될 예정이다.

파트너들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 큰 기업들도 파트너 프로그램을 통해서 시장에 런칭을 하고 있는데, B&R이 그동안 이 부분에 취약했었다. 본사에서도 ABB에서도 파트너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인식을 하고 있는데, 특히 나는 그런 파트너십이 잘 운용되고 있는 회사에서 근무를 했기 때문에 그 역할의 중요성을 더욱더 느끼고 있다. B&R에 관심이 있는 능력 있는 파트너들을 어떻게 찾아서 시장에 접근할 것인가 이것이 관건인데, 그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이 쉽진 않겠지만, 이것이 B&R 코리아 전략의 또 하나의 축이다.

 

스마트트랙 ACOPOSTrak과 델타로봇 Codian

 

 

Q. 올해부터 B&R 코리아의 이미지가 많이 달라질 것 같다?

A. 회사에서도 그런 목표를 갖고 지사장도 새롭게 뽑고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새로운 체제의 리더십을 갖고 취임한 첫해인 2024년부터는 B&R 코리아의 새로운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는 남들이 하지 못하는 조선 분야에서 큰 성공사례를 확보하고 있다. 조선 분야는 버티컬 세일즈가 잘 되어있는 케이스고, 제품으로 보면 메카트로닉스 제품군이 B&R이 성장할 수 있는 또 하나의 트리거 역할을 할 수 있다.

지난 몇 년간 지속된 글로벌 공급망 문제로 반도체 분야는 좋은 레퍼런스와 기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에 진입을 못 한 부분이 있다. 이를 계기로 현재 반도체와 관련된 여러 파일럿 장비를 진행하고 있다. 머지않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보여서, 이쪽에서도 큰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조선과 반도체 분야를 통해 프로젝트 비즈니스를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의 핵심 비즈니스인 OEM 시장을 꾸준히 가져가면서, 동시에 프로젝트 비즈니스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조선분야는 지금은 좋지만 5년 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반도체 분야를 통해 이러한 상황에 대비를 해나갈 계획이다. 5년 후면 반도체 분야에서 성장이 도출될 것으로 보기 때문에, 그때는 반도체 분야를 통해 성장할 수 있는 모멘텀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숏텀, 롱텀을 준비하고 있다.

 

Q. 지난해 국내 자동화 시장을 어떻게 평가하나? 또 올해 자동화 시장은 어떻게 전망하나?

A. 작년에는 반도체 분야 투자가 없어서 굉장히 어려웠지만, 그래도 자동차와 배터리 분야의 투자가 있어서 그전과 비슷한 시장규모를 유지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큰 발전은 없었지만, 크게 못 하지도 않은 상황이었다.

올해는 반도체 투자가 다시 시작이 될 것 같고, 배터리 산업은 투자 규모가 줄긴 했지만 그래도 다른 산업 분야보다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고, 우리 쪽에서 볼 때는 조선분야는 꾸준하게 좋다. 따라서 이차전지와 조선산업을 통해서 시장에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보고 있다. 이외에 우리 B&R 코리아가 접근할 수 있는 세그먼트로는 디스플레이도 괜찮을 것 같고, 제약분야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B&R 코리아는 제약 쪽 포장기 업체나 전통적인 장비 업체들을 고객으로 다수 확보하고 있어서, 이쪽은 지속적으로 성장을 하고 있다.

따라서 올해는 작년보다는 매출 측면에서 긍정적이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

 

Q. 제어 분야의 괄목할 만한 기술 트렌드라면?

A. 아무래도 우리가 말하는 디지털 트윈들, 디지털 트윈이라면 제품을 만들기 위한 제품 디자인 시뮬레이션뿐만 아니라, 시뮬레이션된 제품을 만들기 위한 장비도 디지털 트윈을 하고 있다. ACOPOStrak과 로봇과의 연관성도 디지털 트윈 기술로 이미 사전에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다. 그래서 고객이 원하는 캐파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어떤 시스템으로 디자인해서 납품할 수 있는지를 기존의 레퍼런스로 하는 게 아니고, AI 기술로 시뮬레이션된 디지털 애비던스를 가지고 고객을 설득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AI 기술이 고객친화적으로 다가가지 않을까 보인다.

 

Q. 앞으로 B&R 코리아를 어떤 회사로 이끌어 나갈 계획인가?

A. B&RABB의 일원이 된 점이 B&R 코리아가 성장해 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ABB는 글로벌한 테크놀로지 리더십이 있고, B&R이 가지고 있지 않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가진 기업이다. 따라서 고객은 B&R이 가지고 있는 이산산업에 필요한 제품군 외에도, 드라이브나 전력기 등 다양한 솔루션과 제품을 공급받고, 컨택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제품 세일즈에서 프로젝트 세일즈 어프로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굉장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기존의 B&R의 유니크한 기술에 ABB가 가지고 있는 광범위한 프로덕트 포트폴리오가 더해져서 고객이 느끼는 만족감은 더 커질 것으로 본다. 실제로 현재, ABB와의 협업을 통해 시너지효과가 나오고 있다. 성공사례도 있고, 잘 될 것 같다. 하지만 B&R만의 유니크한 색깔은 유지하면서 ABB의 광범위한 프로덕트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시장에 접근할 생각이다. 결국 윈윈전략으로 사업이 전개가 되면서, 이를 통해 도출되는 시너지 효과는 클 것 같다.

 

Q. B&R 코리아의 올해 매출목표는?

A. 전년대비 20%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 성장을 하기 위해 버티컬 어프로치, 파트너 프로그램 이 두 가지를 핵심전략으로 가져가고 있다.

 

Q. B&R 코리아가 산업계에 어떤 이미지를 가진 회사로 존재하길 원하나?

A. “B&R 코리아에는 프로들이 일하고 있구나!”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다. 올해 시무식에서도 직원들에게 자신이 맡고 있는 영역에서 프로가 되자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B&R 코리아는 프로다!” 이런 이미지를 시장에 널리 전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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