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멘스 윤웅현 부장 (사진 무인화기술)
Q. 지멘스는 신경망을 통해 컨트롤러에 AI를 추가하여 기계가 복잡한 패턴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접근방법은 고객에게 어떤 이점을 제공할 수 있나?
A. SIMATIC S71500의NPU모듈은 PLC의 모듈 형태로 신경망처리 장치를 CPU 랙 혹은 리모트 랙에 추가해서 산업현장에 인공지능 어플리케이션을 적용하는 것이 목적이다. 가장 큰 장점은 모듈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모듈화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는 바꿔 말하면, PLC CPU와 NPU의 데이터가 중간 과정 없이 직접 교환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이고, 이는 바로 현장에의 반응시간에 직결되게 된다. 크기가 작은 만큼, 큰 연산은 불가능하겠지만, 엣지디바이스 혹은 클라우드에서 운영하는 것보다 더 즉각적인 현장 어플리케이션 적용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똑같은 시각처리를 통해 불량품을 걸러내는 작업을 하더라도, 통신을 거쳐 CPU에 판정 결과를 전달하고 라인에 반응을 하는 경우보다, 훨씬 더 즉각적인 조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Q. 지멘스의AI 기술 및 사업방향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A. 현재 지멘스의 AI는 시각 센싱에 의한 제품 품질 관리, 소리, 진동, PLC 내부 피드백 데이터의 판독에 의한 예지 보전, 그리고 로보틱스와 같은 큰 줄기에서 PoC 단계를 거치고 있다. 아마도 산업에서 가장 굵직한 수요들이 이 영역에 해당될 텐데, PoC 단계를 거쳐 본격적인 양산 상용화에 이르게 되면, 그 이외의 목적으로도 충분히 사용자가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예정이다. 지멘스의 가장 큰 사업 방향은 필드레벨과 엣지레벨 그리고 클라우드 레벨의 순환구조에서, IT 엔지니어가 아닌 자동화 엔지니어도 사용하기 쉬운 앱과 라이브러리 형태의 AI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 이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Q. 지멘스는 여러 가지 미래기술 가운데, AI를 가장 중요한 기술로 보고 있는 것 같다.
A. AI와 엣지디바이스가 거의 같은 비중이다. 지멘스에서는 표면적으로 드러난 것만 해도 적어도 5년 혹은 이전부터 AI를 자동화의 핵심 기술로 드라이브하고 있다.
Q. AI 비즈니스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나?
A. 한국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는 아직 없다. 본사도 PoC를 하고 있는 단계다. 다만, 가시적으로 쉽게 소개할 수 있는 사례가 있는데, 바로 우리 지멘스의 암벡공장의 PCB 검사장비 기판 투입 판단 앱 사례와 PCB 커팅머신에 들어가는 스핀들 모터 예지보전 사례다. 우리 지멘스 자체가 제조를 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고객이 가지고 있는 고민을 우리도 그대로 가지고 있다.
암벡공장에 PCB 부품을 만드는 공정이 있는데, 납땜 작업이 끝나면 검사장비를 거쳐야 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이 검사 장비는 생산의 병목이 된다. 이 사례는 사실 AI가 실제 어디에 적용돼야 하느냐를 보여주는 사례다. 고객들을 만나보면 모든 동정을 AI로 바꾸려고 하는 경향이 강하다. 예를 들면 제품 상하차부터 시작해서 굉장히 많은 공정을 AI를 적용해 보려고 하려고 한다. AI를 사용하고자 하는 이유를 물어보면 가성비를 높이기 위해서, 또는 생산단가를 낮추기 위해서라고 대답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사례를 볼 때 기존 프로세스 중에서도 병목이 되는 공정에 AI를 적용하는 것이 가장 성공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면 육안으로 처리가 되어야 한다거나, 검사장비를 거쳐야 되는지 안 거쳐도 되는지 판단하는 부분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PCB 장비는 속도가 빠르다. 엑스레이 검사장비를 주로 많이 사용하는데, 엑스레이 검사장비를 사용하든 비전 검사장비를 사용하든, 품질검사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가장 쉬운 방법은 투자를 해서 검사장비를 더 설치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게 돈도 들지만 나중에 관리도 해야 되고, 공장부지에는 제한이 있게 마련이어서 이런 장비를 한 라인에 3, 4개씩 놓을 수가 없다는 거다. 그래서 인공지능을 이용해서 뭔가 개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있었다. 검사장비에 들어가기 전에 이걸 검사장비에 넣어야 될 지 말아야 될지, 기존의 프로세스에서 납땝할 당시의 온도라든지 그 이외의 여러 가지 지표를 가지고, 이 기판은 검사를 안 해도 정상이라는 판단을 내리거나. 이건 검사장비를 거쳐야 될 것 같다는 판단을 하고 싶다는 니즈가 우리 공장에도 있었다. 대부분의 경우 이런 데이터들은 비정형화 되어있기 때문에, 사람이 눈으로 보거나 사람이 데이터를 직접 보고 판단할 수밖에 없는 작업들이다. AI를 사용할 때의 가장 큰 목적은 비정형 형태의 데이터를 모델로 만들어서 적용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경우에는 이러한 비정형 데이터들을 분석해서 검사장비로 들어가는 PCB 기판의 수를 최소화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도입해보자고 생각을 하게 됐다. 그때 당시의 인공지능을 지멘스 클라우드 시스템인 마인드스피어(MindSphere)에서 학습을 시켜서 앞에서 올라오는 프로세스 데이터들과 검사결과를 연동해서, 이런 데이터가 나올 때는 거의 정상이더라, 이런 데이터가 나올 때는 비정상이더라 하는 모델을 만들었다. 마인드스피어에서 AI를 트레이닝 시켜서, AI를 엣지 앱 형태로 엣지 디바이스 배포를 해서 라인에 적용했다. 그래서 엣지디바이스에 있는 인공지능이 여기에서 올라오는 데이터를 가지고 판단을 해서, 병목 요소가 될 수 있는 검사장비로의 투입을 할지 말지, PCB의 결함 여부를 판단을 한다. PCB 결함 가능성이 있다고 하면 그걸 검사장비에 집어넣는 것이다.
이게 의미가 있는 건 이렇게 해서 테스트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30% 줄일 수 있었다는 점이다. 비용을 줄이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거기에 투자되어야 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었고, 특히 중요한 건 향후에 라인이 증설될 경우다. 예를 들어서 전기차 생산에 들어가는 부품을 생산하는 고객사의 경우 생산량이 계속 늘어나면서 생산라인을 증설한다고 했을 때, 검사라인도 당연히 같이 증설이 돼야 하는데, 그 개수를 줄일 수가 있다. 그리고 더 적은 공장면적을 사용해서 장비를 구성할 수 있다. 암벡 공장의 경우는 생산라인이 증설될 때마다 6억5천만 원 가량의 비용이 절감이 되는 사례였는데, 단일 라인 기준이기 때문에, 라인 개수가 10개 늘어난다고 가정하면 65억 원 가량의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이런 사례도 있었고, 이외에도 PCB 커팅장비 사례가 있다. PCB를 커팅하려면 스핀들 모터가 들어간다. 이 장비에 들어가는 부품 가운데 가장 많이 고장이 나는 것 중의 하나가 스핀들 모터다. 스핀들 모터가 고장이 나면 이걸 다시 구매를 해서 들어오는 동안 장비를 사용할 수가 없게 되고, 이건 생산 로스로 이어진다. 따라서 스핀들 모터에 대한 예지보전이 중요하다. AI를 이용해서 스핀들 모터의 고장을 사전에 예측을 하고, 사전에 준비된 재고로 교체함으로써 생산라인을 중단없이 가동시키고 있는 사례에 해당한다.
인공지능은 자동화 작업을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프로그래밍 패러다임을 따른다.
Q. 인공지능(AI)은 품질 관리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산업 자동화 전반에 걸쳐 어떤 영향을 미치나?
A. 산업 현장에서의 AI는 기본적으로 작업자가 시간 혹은 노동을 반복적으로 투입해야 하는 작업이나, 지속적으로 한 가지 일에 몰두해야 하는 상황에서 보조를 하는 것을 그 기본 목적으로 한다. 흔히 말하는 숙련자의 노하우를 자동화 현장에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일종의 매개체인 것이다. 현재의 전망에서 가장 크게 적용이 가능한 분야는 시각 센싱을 통한 품질 관리, 로보틱스, 그리고 예지보전 분야인데, 이 중에서도 품질관리 영역은 주로 시각 센싱 즉 비전이라고 하는 영역에서 그 시도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예를 들면, 식음료 공장에서 사용하는 원재료의 이물질을 찾아내거나, 반제품의 상태(색상, 용접 상태 등)를 확인하고 판단해서 불량 유무를 판단하는 영역에서 일반적인 머신 비전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 즉, 근로자가 직접 육안으로 살펴보아야 하는 그런 공정에서 AI는 카메라를 NPU에 이용한 형태로 대안이 될 수 있다. 혹은 지속적으로 소리를 들으며, 판단을 해야 하는 보전 작업에도 활용이 가능하다. 결국 이러한 제품 혹은 장비의 품질 관리에 적용되는 AI는 작업자의 불필요한 집중도를 낮추고, 좀 더 효율적으로 인적자원을 배치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도움을 제공하고, 기존에 인간의 노하우에만 의존했던 편차가 심했던 작업들을 표준화할 수 있다. 결국 전반적인 관점에서 AI는 인력에 의존했던 작업들을 자동화할 뿐 아니라, 표준화할 수 있는 보조적 역할을 제공하고, 기존의 인간 전문가들은 본인이 가지고 있는 노하우를 AI에 적용하고, 또한 그 데이터와 AI 자체를 관리하는 형태의 근무가 가능해지게 된다.
Q. AI는 공급망 수요 계획 및 창고 관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나?
A. 공급망 수요 계획 및 창고관리도 아직 지멘스에서 역량을 기울이고 있지는 않지만, 좀 더 넓은 범위에서 엣지디바이스나 클라우드에서의 AI를 적용해 볼 수 있는 과제라고 생각한다.
공급망 수요 계획 및 창고관리는 사실 생각보다 쉬운 작업은 아니다. 현재의 생산속도, 그에 따른 원자재 투입, 그리고 해당 자재의 수급계획 및 실행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작업들은 사실 생산 원가와 또한 연결이 되기 때문에, 매우 복합적인 결정이 필요한 영역이다. 결론만을 이야기하면, AI의 역할은 일련의 흐름 즉 생산량 예측à자재투입à자재 및 창고자재 상태 체크à자재 수급계획 수립 및 제안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기본적으로 자재의 구매는 인간이 아닌 AI에 그 결정권을 주는 것은 현 상황에서는 어렵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실제 결정권자에게 현 상황을 보고하고, 최적이라고 생각되는 옵션 제안을 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구축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옵션 A, B, C, D를 제시해서 각각의 장단점에 대한 부분까지 제시를 할 수 있다. 자재를 파악하고, 현재 자재가 얼마나 남았는데 지금 구입하면 금액은 더 싸지만 다시 또 구매해야 된다, 그 다음 안은 지금 많이 구매하면 돈은 들겠지만 뒤의 생산량이 이만큼 늘어날 수 있다 등의 옵션을 제시하는 형태가 AI에서의 공급망이나 창고관리의 역할일 것 같다.
Q. 지난번 인터뷰에서 AI가 주로 쓰이는 분야로 로보틱스나 상태모니터링, 품질관리 이 세 가지를 꼽았는데? 이 세 가지가 지멘스가 집중하는 AI 적용 영역인가?
A. 지멘스가 대체로 예측하는 AI가 적용될 수 있는 산업 영역에는 품질예측이나 프로세스 향상, 예지보전, 시각검사 등 이외에도 총 10가지 정도가 있다. 이 중에서 우리가 포커스하는 건 프로세스 개선과 예지보전, 비주얼 검사 이 세 가지 영역이다. 즉 프로세스 개선에는 로봇이 해당되고, 상태 모니터링을 통한 예지보전, 시각 분석을 통한 품질관리다.
머신비전 개념에서는 특정화되어 있는 패턴을 찾아내는 게 AI의 목적이다. 그런데 인공지능 관점에서 봤을 때, 시각 센싱은 특정 패턴화되어 잇는 걸 찾는 게 아니라, 비정형화 되어있는 형태들을 바탕으로 모델링을 해주는 것이다. 일반적인 비전에서 잡을 수 없는, 사람의 눈으로 봐야 판단이 가능한 것들을 AI를 도입해서 해결을 해보자는 게 시각 분야에서는 AI 도입 목적 중의 하나다. 예지보전은 여러 가지 파라미터들이 있긴 한데, 진동이나 소리, 모터의 전류피드백, 이런 것들이 가장 큰 데이터에 해당된다.
또 프로세스 개선은 크게 보면 물류 등 모두 해당이 될 수 있는데,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다품종생산에 있어서의 유연성 같은 것들을 로봇이나 로봇에 준하는 프로세스 핸들링 장비에 대해서 최적화시켜주는 게 가장 큰 목적 중의 하나다. 그 과정에서 카메라(시각)와 로봇 핸들링이 같이 연동이 돼야 된다. 로봇은 기본적으로 SIMATIC Root Library의 인터프리터를 통해 여러 브랜드들과 통합을 하는 게 목적인데, 그 과정에서 AI를 적용해서 로봇을 티칭없이 아니면 미니멈 티칭만 가지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목적 중 하나이다. 패스플래닝 작업을 간소화시켜주는 작업을 AI가 보조한다거나, 로봇 암에 달려 있는 카메라가 다품종생산 현장에서 부품의 유형을 판단해서 거기에 맞는 작업을 진행한다거나 하는 작업들을 반영해서 해주는 게 프로세스 개선이다.
이 세 가지가 우리 지멘스가 역량을 기울이고 있는 AI의 기본영역이다.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상용화 작업을 한다고 하면 이 세 가지 어플리케이션 위주로 할 것이고, 이 과정에서 각각의 어플리케이션마다 라이브러리들이 만들어질 것이다. 지멘스가 현재까지 PLC를 판매하면서 가장 잘해 왔던 것이 바로 라이브러리다. 특정 어플리케이션, 예를 들면 식음료나 로지스틱스 이런 작업을 하고 나면 거기에 대한 어플리케이션 라이브러리가이 만들어져서 나오는 것들이 대단히 잘 되어있다. 이러한 강점들을 AI에도 적용해서,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그러다 보면, 나중에는 자동화 엔지니어도 IT에 대한 기술이 조금만 있으면, AI를 쉽게 적용할 수 있게 되는 그런 현장을 만들어내는 게 우리 지멘스 AI 비즈니스의 목적이다.
Q, 지금 얘기한 건 로코드엔지니어링과 연관이 있는데, 로코드는 멘딕스(Mendix) 기술을 이용하나?
A. 로코드(low-code)와 연관이 있다. 멘딕스가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사실 이 부분은 좀 더 시간이 흘러야 정확하게 예기할 수 있을 듯 한데, 기본적으로 AI는 파이선 등의 언어가 표준언어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파이선을 가지고 로코드 엔지니어링을 할 수 있는 툴이 있다면 지원이 가능할 수도 있고, 지금 사용하는 툴은 전용 툴에 가깝지만, 나중에는 지멘스 툴이든 서드파티 툴이든 좀 더 상용화된 로코드 툴이 적용 가능한 시기가 올 것으로 본다.
지금은 산업용AI에 대한 개념은 정립을 했지만, 실제 코드는 개발이 안 되어있고 코드(라이브러리)들을 만들어 나가는 상황이다. 쉽게 얘기하면 PC에 OS는 설치되어 있지만, 쓸만한 앱은 없는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 흔히 말하는 라이브러리를 바닥부터 만들어서 실증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에서도 마린(Marine)이니 중공업에서 멘딕스를 검토하고 있는 사례가 있기는 하지만, 아직은 AI의 경우는 파이선이나 텐서플로우 등의 툴로 바닥부터 PoC 사례를 만들어나가는 상황인데, 그 PoC 사례들이 쌓이면, 예를 들어서 시각 쪽의 사례들이 쌓이면 그게 라이브러리화가 되고, 이게 라이브러리화가 되면 아주 작은 코딩만 가지고도 그걸 적용할 수 있는 때가 올 것이다. 마치 현재의 머신비전처럼.
AI는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지지 않으면 결국 수익을 내기가 힘들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IT기업이 인공지능을 만들어서 그 인공지능을 공장에 적용하는 거보다는, 공장자동화를 하는 회사에서 인공지능을 만들어서 공장에 적용하는 게 맞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실질적인 사용자는 OT 엔지니어이기 때문에 OT 엔지니어가 약간의 IT 기술을 배워서 쉽게 적용할 수 있는 AI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필드레벨과 엣지레벨, 클라우드 레벨의 순환구조에서, IT 엔지니어가 아닌 자동화 엔지니어도 사용하기 쉬운 AI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이 지멘스의 AI 사업방향이다.
Q. 스마트 팩토리나 인더스트리 4.0 시대에 AI가 왜 이슈가 되는 건가?
A. 왜 AI가 이슈가 되느냐? OT 입장에서 보면, 점점 PLC 프로그래밍이 가지는 한계점들이 눈에 보이는 시기로 접어들었다고 생각한다. 과거에는 PLC 프로그램이 단순하게 자동화 영역에만 관련하면 됐었다. 그래도 모자라는 부분이 발생을 한다. 예를 들면 사람이 꼭 눈으로 관찰하고 판단해야 한다거나, 사람이 시간을 투자해서 뭔가를 만들어내야 하는 작업들을 지금까지 진행을 해왔다. 그런데 우리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제품들, 누리고 있는 서비스들 이런 것들에 대한 퀄리티나 복잡도가 많이 올라가면서, 그리고 굉장히 많은 그리고 다양한 제품이 생산이 돼야 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인간의 노동으로 현재의 자동화 제어기가 가지는 한계를 채워 나가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다.
왜 AI를 사용해야 하느냐 하는 화두는 어디에 AI가 사용되면 좋으냐 하는 것과 연결이 된다. 자동화 제어기가 가지고 있는 한계가 명확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인간이 인간의 오감이나 노동에 의존해서 제품을 생산하는 것에 점점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 따라서 AI가 결과적으로는 자동화에 있어서 화두가 될 수밖에 없다. PLC 프로그래밍은 하드코드 프로그래밍이라고 얘기를 하고, 룰(Rule)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이쪽 스위치가 열리면 이쪽 게이트가 닫혀야 돼’라는 식으로 명확하게 정해진 규칙에 의해 움직이는 게 PLC 프로그래밍인데, 머신러닝이 도입이 되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히든 룰(Hidden Rule)이라고 하는 정형화되어 있지 않은 데이터에 반응해야 하는 룰을 필요로 하는 것들이 요즘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흔히 우리는 인공지능을 모델링한다고 표현한다. 모델링을 해야 하는 이유는 하드코드로는 대체할 수 없는 룰을 모델이라는 걸 만들어서 트레이닝을 시키고, 컨트롤러에 적용하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 그래서 실제로 “AI가 PLC 코딩을 전부 다 대체를 할 것이냐?”라는 대답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대답을 하기 어려운 것이다.
결론적으로는 AI가 전체 PLC를 대체할 수는 없다. 시간이 흘러서 향후, 심지어 클라우드가 공장의 주 제어를 하게 되는, 거기에 인공지능이 들어가서 공장 전체를 조율하는 그런 꿈 같은 시대가 오더라도, PLC는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결국은 IO를 제어하거나 자동화 레벨에서 인터페이스를 해주는 등 중간에서 일을 하는 어떠한 존재가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국은 비용 면에서도 그런 형태가 유지되는 것이 더 저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지멘스는 PLC 베이스의 AI도 필요하고, 엣지디바이스 베이스의 AI도 필요하고, 클라우드도 각각의 용도를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다.
Q. 지멘스는 AI가 클라우드와 엣지, 자동화시스템 이 세 가지 단계에서 모두 제공이 되는 건가?
A. 그렇다. 클라우드앱, 엣지앱, 그리고 앱에서 만들어진 신경망이 PLC 베이스의 TM NPU에 들어가는 형태다. 결과적으로 AI는 PLC 코딩을 모두 대체할 수는 없다. 다만 룰 베이스가 아닌 흔히 히든 룰, 내지는 모델링 베이스에 필요한 어플리케이션에 적용이 될 것이다.
Q. PC 베이스의 AI에 비해 PLC 베이스의 AI인 TM NPU가 고객에게 주는 이점은 무엇인가?
A. 우리 지멘스가 가장 얘기를 많이 하는 게 에코시스템이다.
AI 하나만 놓고 보면 IT기업이 가장 잘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 AI가 할 수 있는 일들은 워낙 무궁무진하다고 본다. 그러나 우리는 그중에 산업용 AI에 중점을 두고 있다, TM NPU는 학습된 신경망을 TMNPU 에 집어넣는 형태인데, 컴퓨팅 파워의 제한으로 학습 능력은 없지만 PLC 레벨에서 즉각적인 반응이 가능하다는 것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경망의 학습은 엣지나 클라우드에서 배포하는 형식으로 순환되는 구조를 구성할 수 있는 AI 자체의 생태계를 적용 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크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PC베이스 AI 경우는 IT 기업에서 전문적인 노하우를 가지고 있고 그런 부분들이 장점이 될 수 있겠지만, 산업현장에 적용을 하려면 결론적으로는 어디서든 병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면 시각검사를 해서 불량품이 들어왔을 때 쳐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굉장히 빠른 속도로 이송이 되는 상황에서, PC에서 PLC에 통신으로 피드백을 주고, PLC는 액추에이터를 가동해서 불량품을 라인 밖으로 솎아내는 그런 작업을 해야 된다. 생산현장에서 단순하게 불량품이 생겼다고 해서 라인을 세우는 게 아니라, 빠른 시간 안에 그걸 제거하고 정상품은 계속 흘러갈 수 있도록 해야 된다. 일반적으로 PC 베이스 AI를 그런 빠른 반응이 필요한 라인에 적용하는 것은 아무래도 적당하지는 않다고 본다. TM NPU가 PLC에 붙어있는 이유는, 성능은 PC 베이스 AI에 비해 떨어지지만, 즉각적인 반응을 PLC를 통해서 작업에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엣지디바이스나 클라우드에서는 계속 데이터를 받아서 학습을 하고, 또 학습된 신경망을 TM NPU로 내려주고, TM NPU로 들어온 데이터를 계속 엣지디바이스에서 받아서 학습을 하고, 클라우드나 엣지디바이스에서 또 내려주고, 이런 식으로 신경망을 끊임없이 개선시켜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엣지디바이스나 지멘스의 마인드스피어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특성 중의 하나가 생태계인데, 엣지디바이스나 클라우드에 들어가는 응용 프로그램을 프로그램이 아니라, 앱이라고 부르고 동일 생태계 내에서 배포 순환 개선하는 구조를 지향한다. 아마 다른 경쟁사들도 이러한 방향으로 계속해서 발전해 나갈 것으로 생각된다.
엣지나 클라우드가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은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생태계라고 하는 건 구글 플레이 스토어처럼, A사는 A사만의 네트워크의 사내 스토어를 만들 수 있다. 정해진 범주 안에서는, 개발이 된 앱들을 공유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S사의 국내 공장에서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진단 앱들이 다른 국내 현장 혹은 미국의 공장에서 필요하면 휴대폰 앱을 다운 받듯이 받아서 쓸 수 있도록 클라우드를 통해 구축도 가능하다. 그런 일종의 생태계를 만들어 줄 수 있는 게 TM NPU와 엣지디바이스, 마인드스피어 클라우드의 순환구조다.
이게 앞으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그리고 다른 기업에서도 일부든 전체든 비슷한 방향으로 갈 것으로 생각한다. 클라우드까지는 안 가더라도 엣지디바이스랑 계속 순환을 시켜준다든지 하는 식으로 말이다. 물론 인공지능 유닛이라고 하는 것들을 소형 컴퓨터처럼 달고 나온 제품들도 있긴 하지만, 우리 지멘스처럼 순수하게 신경망 프로세서만을 넣어서 PLC 유닛으로 만들고 순환구조를 만들어 놓은 회사는 아직 없지만, 결국은 다른 경쟁사도 비슷하게 순환구조로 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현장에서는 계속 작업을 해야 되고, 빠르게 뭔가를 피드백을 줘야 하는데, 네트워크상에서는 딜레이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나중에 PLC에 들어가는 CPU가 정말 비약적으로 발전을 해서 그 자체가 스탠드얼론으로 학습도 가능하고, 신경망 운영도 가능한, 그런 CPU가 나오면 그때는 라인 PLC가 학습과 작업을 동시에 할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스탠드얼론일 뿐 엔터프라이즈 레벨은 아니기 때문이다. 엔터프라이즈 레벨의 활용을 위해서는 클라우드가 됐든 엣지디바이스가 됐든 결국 필요는 할 것이다. 지멘스의 가장 큰 목적은 AI도 생태계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생태계화 되어있는 AI, 그리고 자동화 엔지니어가 조금만 관심이 있으면 쉽게 적용을 시작할 수 있는 AI, 이 두 가지가 우리 지멘스 AI 비즈니스의 지향점이다.
Q. 그 말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없어도 된다는 의미인가?
A. 그렇지는 않다. 필드레벨의 AI에서의 개념은 OT 엔지니어가 일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OT 엔지니어의 롤에 변화가 생긴다고 보면 된다. 돌이켜보면 PLC 엔지니어 IO 기반의 시퀀스를 주로 신경 쓰던 시대에서 통신과 모션 제어도 염두에 두고 있는 시대에 이미 살고있는 등 계속해서 롤의 변화는 있어 왔다. 결국은 현장에서의 OT와 IT기술 간의 간극이 줄어들고 있다고 할까? AI의 경우도 무조건 IT 엔지니어가 아닌 OT 엔지니어도 적용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Q. TM NPU는 PLC에 꽂아 쓰는 제품이니까, PLC에 연결되는 HMI 같은 제품들에 AI 기능이 탑재될 수 있는 건가?
A. 아직은 장담하기 어렵다. 지멘스에서는 터치스크린에 이미 엣지디바이스가 탑재된 제품이 출시되었고, PLC, 스위치등의 장비도 엣지디바이스가 적용 가능하게끔 출시될 예정이다. 결국 엣지디바이스라고 하는 건 앱을 사용할 수 있는 컴퓨팅 디바이스이기 때문에 작은 사이즈의 AI가 적용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러나 컴퓨팅파워를 사용해야 되기 때문에 성능상의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터치스크린 자체 업무를 처리하면서 엣지 영역에 있는 AI를 돌릴 수 있는 성능이 보장될 것이냐? 현재의 디바이스 자체의 컴퓨팅파워로 가능할지는 아직은 예측을 못 하겠다. 지금은 일단 데이터의 전 처리 등 간단한 앱을 사용해서 장비의 상위에 올릴 데이터 중에서도 의미 있는 데이터만 필터링해서 올린다거나 하는 걸 기본 컨셉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어쨌든 엣지가 있다는 사실은 앱을 사용할 수 있다는 거니까, AI를 사용하려면 사용은 할 수 있다고 본다. 개인적으로는 컴퓨팅파워만 충족시킨다면, PLC 레벨에서의 AI처럼 엣지가 있는 터치나 이외의 디바이스에서도 AI를 사용할 수 있지 않겠나 싶은데, 아직 단언 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다.
SIMATIC S7-1500의 NPU 모듈은 PLC의 모듈 형태로 신경망처리 장치를 CPU 랙 혹은 리모트 랙에 추가해서 산업현장에 인공지능 어플리케이션을 적용하는 것이 목적이다.
Q. S7-1500을 판매하면서 TM NPU를 함께 판매하는 전략인가?
A. 그렇지는 않다. TM NPU는 어차피 IO 같은 개념이라서 필요한 사람만 사면 된다. 굳이 AI가 필요 없는데 TM NPU를 살 필요는 없다.
AI가 아직까지 큰 수익이 되고 있지는 않은 건 우리가 AI에 대한 라이브러리를 아직 다 완성을 해놓은 상태가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가구를 만들 때 목재가 들어간다. 목재가 만들어져서 나오면 결함이 있을 수 있다. 비주얼 인스펙션 라이브러리가 있어서 전용 툴에서 결함이 있다고 하면 이건 불량이다라고 지정을 해준다. 그러면 불량에 대한 것들을 간단하게 플로우를 만들어서 연결해주면, AI 모듈에서 이런 유형의 결함들은 찾아낼 수 있게끔 만들어 준다. 이걸 인더스트리마다 쉽게쉽게 아까 얘기한 세 가지 PoC에서 만들고 있는 과정에 있다. 지금 AI를 도입한다고 하면 거의 코딩을 새로 해야 되는 상황일 것이다. 그건 맞지 않다고 본다. 조금 더 OT에 적합한 AI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Q. 지멘스의AI 사업전략 또는 시장확대 전략은 무엇인가?
A. 전략이라는 말을 하기에는 좀 조심스럽다. 다만 현재 우리가 집중하고 출시되어가고 있는 제품들의 트렌드를 보고 개인적으로 이야기하자면, OT 엔지니어도 쉽게 만들 수 있는 AI시스템을 만들어서 배포하는 것, 그리고 AI가 좀 더 원활하게 선순환 될 수 있고 쉽게 엔터프라이즈 레벨에서 공유될 수 있는 생태계를 제안하는 것, 이 두 가지가 가장 큰 지향점이다.
기존의 AI가 클라우드나 적어도 PC급의 디바이스에서 사용되던 것에 비해, 지금은 PLC 모듈까지 적용할 수 있도록 소형화 되어있고, 이러한 각자의 장단점들을 상호보완하는 유형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클라우드에 부족한 반응시간은 NPU가 보완하고, NPU에 부족한 연산속도와 규모는 클라우드가 보완하고, 엣지디바이스가 그 중간 역할을 해주는 상호보완적 구조의 AI로, 일종의 기업 자체의 생태계를 제시하고, IT 전문가가 아닌 자동화 엔지니어도 보다 쉽게 AI 사용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향후의 가장 뚜렷한 방향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Q. 향후 국내 제조업계에 AI가 얼마나 확산이 될 것으로 예상하나? 올해 빠르게 진행이 될 것으로 보나?
A. 아직까지는 빠르게 전개가 될 것 같지는 않다. 이건 국내수요가 적어서 그런 게 아니라 산업용 AI 자체가 수요공급이 따라갈 만큼 아직 다 마련이 되어 있질 않기 때문이다. 기술 자체는 마련이 되어있지만, 일반공급을 하기에 아직까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현장에서도 AI를 어디에 사용을 할지에 대해서 아직까지 명확하게 인지를 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당분간 수년 정도는 AI를 어떤 영역에 사용할 건지,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의사결정이 계속해서 이루어지고, 그 과정에서 PoC가 진행이 될 것으로 본다. PoC가 진행이 되고 나면, 그걸 기반으로 수년 후에 폭발적으로 빠른 시간에 늘어날 것으로 생각한다.
극단적으로 기술적인 기능성만 가지고 이야기하면, 인간의 의사결정이 꼭 필요하지 않은 영역에는 거의 대부분 적용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비용과 노력의 투자 대비 이익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기 때문에 섣불리 예단하기는 어려우나, 적어도 수년 이후에는 머신 비전으로 대체가 불가능한 생산제품 품질관리 영역과, 다품종생산이 필요한 조립라인의 로봇 영역, 그리고 모터가 부착되는 장비의 예지 보전 영역 등은 AI로 대체가 가능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Q. 마지막으로 AI와 같은 신기술을 완전히 활용하기 위해 제조업계가 고려해야 할 사항은 무엇인가?
A. AI를 적용하는 데에 있어 제조업계 뿐만 아니라 모든 기업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부분은 데이터다. AI는 기본적으로 인간 혹은 동물의 뇌 구조를 모방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학습이라는 과정을 필연적으로 거치게 된다. 구축하고자 하는 시스템에 맞는 데이터가 충분히 확보되어 있는가, 만약 아니라면 어떠한 유형의 데이터를 PoC 단계에서 축척해가며 학습에 이용할 것인가를 먼저 올바르게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데이터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는 사례는 아이러니하게도 산업 영역이 아닌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나타나고 있다.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에서는 별점이라는 매우 명확한 데이터가 있기 때문에, 시청자의 선호를 예측하는 작업에 AI가 매우 활발하게 적용되어 추천 컨텐츠 형태로 제안되고 있다. 이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어떠한 데이터를 얼마나 축척해서 가지고 있느냐, 혹은 적어도 어떠한 방향성을 가진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 것이냐가 인공지능의 적용을 논의하기 전에 충분히 검토되어야 성공적인 프로젝트가 가능하다. 결국 산업현장에서 인공지능은 만능이 아니라 현장 근로자의 노하우를 보조하는 존재로 인식해야 보다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