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안전사고 골퍼의 안전불감증이 가장 큰 원인이다
한은혜 2017-06-09 18: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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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일이 또 일어났다. 2017년 4월 경북 청도군 00골프장에서 50대 남성이 수심 2.5m 인공연못(워터 해저드: water hazard)에 빠져 숨졌다. 인공연못 인근에 구명튜브가 있었으나 아무도 제때 사용할 수 없었다는 것이 일행들의 증언이다. 물론 사고현장인 인공연못은 안쪽이 미끄러지기 쉬운 V자형 경사에 안전펜스도 설치되지 않았고 주변에는 배수를 차단하는 방수고무 패드가 설치돼 발을 헛디디면 미끄러지면서 빠지기 쉽게 돼 있었다. 그렇지만 안전을 무시하고 이곳까지 공을 찾기 위한 행동 자체가 이미 예견된 안전사고 아닌가 한다.


골프장에서는 익사사고(2014년 7월과 2015년 2월에는 경기도 용인과 경주의 한 골프장에서도 인공연못에서 익사사고 발생)뿐만 아니라 카트사고, 낙뢰사고, 타구사고 등 크고 작은 사고가 계속 발생하여도 골프장은 안전의무에 소홀한 것이 현실이다. 경기도우미와 경기요원에 대한 안전교육 부재 및 안전의식 결여로 인해 사고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반론도 있다. 국내 골프장은 산악지형에 조성한 탓에 급경사, 급회전에 낭떠러지와 함께 페어웨이 폭이 좁고 업 다운이 심하며, 무엇보다 빠른 시간 배정으로 팀 간의 간격이 가까워 사고 발생이 더욱 높다고 한다. 그러나 익사사고나 벼락사고 같은 유형의 안전사고는 골프장 및 골퍼의 안전불감증이 더 큰 원인인 것이다. 최근 필자는 경기도 한 골프장에서 친구들의 이런 호언으로 골프를 시작하였다. “언니야? 난 머리가 단단해 공에 맞으면 머리가 깨어지는 것이 아니라 공이 깨진다고!”

 

골프장 안전사고는 생명과 직결된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이제는 골프장 업계 뿐 아니라 골퍼도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안전한 라운드를 생각하면서 운동을 준비해야 한다. 어떤 사고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안전시설에 대한 관련 법규가 미비하다면서 관련 법규의 재정비를 통한 법적 장치 마련에 몰두한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사후 철저한 종합적인 안전관리 강화 시책을 추진하면서 강력한 계도가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우리 스스로 안전불감증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여야 한다. 3년 전 우리 가슴을 아프게 한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나라 전체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시스템 혁신적인 개선이 있었지만 해상사고는 오히려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

 

골프장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첫째, 골프장 종사원들의 의식개선이다.


골프장 종사자들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의식의 변화가 무엇보다 펼요하다. 사고는 한순간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며 아무리 잘 준비하여도 사고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 예측 불가능한 행동을 하는 골퍼들의 다양한 행동들을 안전사고와 연계하여 판단하지 않고 별 의미없이 일상적인 행동으로 생각하고 무관심을 보인다면 단순한 사고도 결국 대형 인재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골프장 입장객의 행동들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안전에 대한 비용을 아끼려 들고, 사고가 발생하면 책임지지 않는 무책임한 행동으로 일관한다면 단순한 안전사고로 출발한 세월호 침몰이 사고가 아니라 참사로 기록되는 것이다.


골프장 종사자들은 『톰 소여의 모험』의 저자이며 사회비평가, 촌철살인의 대가인 마크 트웨인(Mark Twain)의 말을 기억하여야 한다. “우리는 사고가 일어날 것이라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 때문에 위험에 처하게 된다.” 따라서 안전사고는 사후 대책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는 점을 먼저 인식하는 의식의 개선이 우선되어야 한다. 

 

둘째, 골프장에서 안전장구 필히 확보하여야 한다.


골프장에서 사망원인 1위는 단연 급성심장질환자이다. 이에 대비하여 경기도우미 및 안전요원들에게 응급처치 교육과 함께 자동제세동기(automated external defibrillator : AED)는 꼭 비치하여야 한다. 이는 급성심장정지환자들이 계속 증가하면서 이제는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질병으로 분류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성심질환자의 대부분이 중년으로 이들 대부분이 골프장에서 여가를 즐기고 있기 때문에 더욱 필요한 응급안전 장비이다.

 

셋째, 골퍼들이 안전불감증을 해소하여야 한다.


안전불감증이란 안전에 불감한 증상, 즉 안전에 대한 감각이나 상태 또는 자각이 둔한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안전불감증은 작은 사고도 큰 사고로 이어진다.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은 ‘기본이 지켜지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안전에 대한 법 규정이 상대적으로 약한 측면보다 무딘 개인의 안전의식이 더 큰 원인이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만 보아도 음주운전, 안전벨트 미착용, 과속, 곡예운전 등 안전불감증과 관련한 행동의 위험성을 자각하고 누가 보지 않아도 알아서 안전을 지키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나의 안전’ = ‘모두의 안전’ = ‘사회의 안전’이라는 인식을 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우리사회는 안전 의식 부재보다 안전불감증이 더 큰 문제이다. 우리사회 안전의식은 말이나 구호보다 실천이 우선되어야 한다. 라운드 중인 골퍼가 옆에서 골프공이 날아와도 나에게 무슨 일이 있을까 하는 지나친 과신이나 방심이 안전사고를 낳는 것이다. 현재 우리사회의 안전 불감증이 도를 넘고 있고 사회적으로도 도덕불감증까지 더해져 앞으로 더위가 더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이 오면 골프장 익사사고는 계속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타구사고 및 골프카트 안전사고도 주의하여야 한다. 얼마 전 경기도의 한 골프장에서는 손잡이를 잡지 않고 회전하는 구간에서 내기한 돈을 주고 받다 카트에서 떨어져 사망하는 경우도 있었다.


경주에서는 라운드를 마치고 음주 후 주차장으로 이동 중 카트 낙상사고로 숨지는 경우도 있었다. 국내 골프장은 온갖 안전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위험한 지대’라 생각하면서 스코어보다 동반자 및 경기도우미 때론 앞·뒤 팀의 안전을 먼저 생각하는 라운드를 하여야 한다. 골프를 시작하는 첫 티잉 그라운드에서 가장 먼저 ‘굿(Good)샷’을 머리에 그리는 것이 아니라 주위 및 동반자의 안전을 확인한 후에 날리는 ‘세이프(Safe)샷’을 하여야 한다.

 

여가 선용으로 즐거움을 나누는 골프장에서 안타까운 일들이 발생하여 아까운 생명을 잃어버린다면 사고를 당한 당사자나 그 가족들은 물론이고 사회적으로도 그 충격이 적지 않다고 본다. 이제 철저한 안전의식을 갖고 안전 불감증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불행한 사고는 예고 없이 다가오기 때문에 항상 안전을 먼저 생각하는 생활화를 하여야 한다. 이번 청도에서 익사사고나 경기도 골프장에서 카트 안전사고 같은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골프장 종사자 및 골퍼들의 안전의식의 변화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건강한 몸으로 공을 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다.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안전을 생활화하면서 동반자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골프장을 향하면서 평소보다 공을 더 잘 칠 생각보다 안전한 골프가 되기를 다짐하자.

 

<월간 골프가이드 2017년 6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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