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안전사고와 안전불감증
임진우 2018-05-16 10:43:05

이원태
대원대학교 응급구조과 겸임교수
대한인명구조협회장
응급 구조사
골프 안전지도사
010-3525-0113

 

 

2018년 2월 23일 인천에 위치한 골프장에서 50대 남성이 3m 깊이의 워터해저드(연못)에서 골프공을 건지려다 얼음이 깨지면서 사망하였다. 겉으로 보기에 수심이 그다지 깊게 보이지도 않았기에 생각없이 들어가다 참변을 당한 안전 불감증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골퍼와 갤러리, 경기도우미(캐디)를 막론하고 골프장에서 안전사고에 노출되어 있다. 골프코스에서 사고는 언제나 존재한다. 골프장에 '머리 를 올리려가는‘ 초보자를 동반할 때는안전 교육이 가장 우선돼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 안전교육은 하지 않고 오직 공 잘 치는법만 알려주다 보니 정작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거의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골프공이 골퍼의 클럽을 떠나면 그것은 공이 아니라 무서운 흉기로 변한다는 사실을알려주어야 한다. 초속 250m 속도의 골프공은 전화번호부 책을 뚫을 만큼 위력이 강하다. 그 공에 맞으면 최악의 경우 사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안전교육을 하지 않는다. 골프장에서 안전사고로 다칠 확률이 낮다고 하더라도 사고는 일어날 수 있고 도 대형사고도 생길 수 있으므로 평소 조심할 수 밖에 방법이 없다.
‘위험한 사회’의 저자 독일의 ‘올리히벡’ 교수는 우리나라를 매우 특별하게 위험한 나라라고 평가했다. 안전사고 발생빈도가 높고 발생증가율이 날로 급증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가운데 안전사고 발생율 1위다. 단순 통계만 분석해도 3시간마다 1명이 사망하고 5분마다 1명이 부상당하는 사고공화국의 오명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평소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면서도 정작 안전을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지 않는 안전불감증이 심각하다.
안전사고를 막는 최선의 방법은 안전사고에서 배우는 것이다. 골프장에서의 안전사고가일어나면 이런 사고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배우고 익혀야 한다.

안전사고에 대처하는 훈련이 몸에 익을 정도로 돼 있지 않으면 실제 안전사고가 닥쳤을 때 제대로 대처할 수 없다.
안전교육은 예방 교육이 중요하다. 즉 반복적인 안전 교육을 통해 안전 대응매뉴얼을 몸에 각인(刻印)시켜야 하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안전사고 발생은 안전불감증, 직업윤리 부재, 시스템 부재가 그 원인이다. 2016년 11월 28일, LAMIA Bolivia 소속 2933편 여객기가 콜롬비아 메델린(Medellin) 남쪽산악지역에 추락해 71명이 사망(생존 6명)했다. 당시 탑승객으로 브라질 세리에 A에 참가하는 축구팀 Chapeco-ense (샤페코엔시)원?대부분이 사망(22명 선수, 21명 기자 탑승)했다. 충격적인 사실은 이 사고가 연료부족으로 인한 추락사고였다는 점이다.
이러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위해서는 첫째 안전에 대한 안전불감증을 제거해야 한다. 둘째 직업윤리에 충실하지 못한 책임자는 없어져야 한다. 셋째 모든 재난에서는 안전 시스템이 효율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직업윤리에 충실한 리더가 매뉴얼대로 시스템이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위기상황은 경·중이 따로 없다. 작고 가벼운 안전의식 결여와 행동이 대형 재난사고로 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방심은 금물이라는 생각으로 안전사고에 대한의식과 시간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안전 불감증이란 안전에 불감한 증상, 즉 안전에 대한 감각이나 상태 또는 자각이 둔한 상태를 말한다.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은 '기본이 지켜지지 않기 때문'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투명한 사회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사회의 근간을 뒤흔들 정도의 큰 절망을 안겼던 대형 재난사고는 무사안일주의와 내실보다는 속도만 중시하는 빨리빨리 성향에서 비롯됐다.
골프장에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경기도우미들이 안전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시켜주는 근본적인 교육에 귀 기울여야 한다. 골퍼 스스로 안전사고에 대비하는 자세를 가지기 위해 과도한 내기운동을 자제하고 라운드 도중 앞뒤 팀과 안전거리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샷은 천천히 하되 걸음을 빠르게 하고 카트 운전을 할 때는 안전하게 해야 한다.
'나의 안전' = '동반자의 안전' = '모두의 안전' 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골프장 운영자의 직업 윤리의식이 수반돼야 한다. 골프장 운영자의 직업윤리란 골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사고유형을 분석하여 고객의 안전에 최우선으로 신경 써야 한다. 즉 직업윤리가 골프장을 안전사고 없는 운동이 되도록 동기부여가 되어야 한다. 골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 상황을 설정해 그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를 경기도우미를 통한 교육이 골퍼들에게 각인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한다.
시스템 부재란 여러 개의 부문으로 구성된 전체란 뜻으로 골프장에서 사장이하 전 직원 및 경기도우미까지 부분(parts)과 전체(unitary whole)의 결합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시스템적 사고를 통해 골프장에서 위험을 예지하고 ' 만일에 사태에 대비하는 안전한 계획을 만드는 것이 '안전 시스템' 정착이다.
과학적으로 안전하다고 인정되었는데 이를 준비하지 못하여 발생하는 문제를 ‘시스템부재’라 할 수 있다.
골프장 안전사고 예방 대책으로 골프장과 골퍼와 골프업계의 안전사고 예방노력과 골프 관련 법규의 재정비를 통한 법적 장치 마련이 상시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관할 자치단체도 체육시설의 인허가 등에만 신경 쓸 게 아니라 사후 철저하고 종합적인 시설점검과 안전관리 강화가 뒤따라야 한다.
골프장 안전사고 예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안전에 대한 골퍼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골프장 스스로 안전사고가 없는 골프장을 만들어야 한다. 안전은 특별한 것이 아닌 ‘습관’으로 몸에 배어야 한다. 골퍼는 먼저 안전사고에 관심을 가지면서 경기를 즐기고, 경기도우미들은 확고한 안전의식을 가져야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것이다. 안전사고가 났을 경우 현장에서 경기도우미가 적절한 응급처치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골퍼도 동반자가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응급처치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월간 골프가이드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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