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골프, 안전만 주의하면
골프가이드 2021-05-14 17:27:16

이원태 프로

 

 

‘푸른 오월’에서 노천명 시인은 ‘오월은 계절의 여왕’이라 하였다. 겨우 내 죽은 듯이 서 있던 나무에서 연둣빛 어린잎이 돋아나고 들판의 푸른 잔디에서 새싹이 자라고 꽃 중의 꽃이라는 장미가 핀다. 자연현상으로 생명력이 가장 도드라지는 늦봄인지 초여름인지 모를 일 년 중 운동하기 가장 좋은 적기가 오월이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해외여행 금지 및 야외 활동이 중단되거나 축소되면서 골프가 생활 체육이 어려운 젊은이들의 분출구로 주목을 받고 있다.
금융위기 후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골프장이 코로나 특수로 인해 국내골프장 투어 및 야간골프가 기지개를 켜면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탄력근무와 재택근무가 시행되면서 주말보다 평일, 평일은 주간보다 야간에 골프장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골프장은 이러한 호황에 힘입어 더 많은 내장객을 받기 위해 야간라운드가 가능하도록 조명시설을 확충하면서 야간골프 내장객이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평일 야간골프를 즐기는 김 씨(41세)는 퇴근 직장 야골(야간+골프)동우회 회원들과 함께 용인의 00골프장을 찾았다. 이날 22시 15분께 후반 파 5홀 그린에서 퍼팅을 하던 도중 뒤 조에서 투온을 노리고 3번 우드로 친 공이 퍼팅 중인 김 씨의 얼굴을 정타하면서 피범벅 상태에서 쓰려졌다. 다행히 캐디(경기 도우미)의 현장 응급처치에 이어 즉시 병원으로 이송되어 성형치료를 받았다. 타구로 인한 얼굴 부상이 다행히 눈 부위가 아니기에 큰 장애는 없지만 당분간 골프를 칠 수 없는 상태이다. 이날도 좁은 페어웨이에 짧은 파 5홀에서 캐디의 조언도 무시하고 어두운 조명에 무딘 거리 감각으로 투온을 감행한 골퍼의 무지한 안전의식, 캐디의 느슨한 통제가 불러 온 안전사고였다.
오월은 본격적인 골프 시즌이 시작되면서 안전사고도 우려된다. 특히 야간골프에서는 안전사고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특히 야간은 밝은 조명으로 인해 시야가 제한을 받는다.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안전에 대한 감각이 떨어지고 근육과 관절의 유연성 저하로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는 효소의 활성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조금만 방심하여도 안전사고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모든 골퍼가 안전사고 예방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야간골프의 장점은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밤은 어두움을 뜻한다.

 

하지만 산중 칠흙같은 어둠을 환한 조명으로 사면에서 비치니, 볼이 페어웨이, 러프 등에 놓여도 볼을 찾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최근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또는 스포츠 LED 라이트 등으로 인해 기존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빛의 질이 좋아지면서 그림자도 생기지 않고, 벌레도 날아들지 않아 야간골프의 만족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또한, 야간 골프 라운드 비용이 주간보다 저렴하다. 카트 사용료 면제, 노 캐디를 운영하는 곳도 많아졌다. 9홀 라운드가 가능한 곳도 생기기 시작하였다.
여름철은 불볕더위와 강력한 자외선을 피하면서 나무에서 뿜어내는 신선한 산소를 마시면서 시원한 라운드가 가능하다. 골퍼의 염원인 비거리도 차가운 공기로 인해 공기의 밀도가 낮아져서 늘어나기 때문에 기분도 UP, 즐거움도 배가 된다. 운동 후에 취하는 수면은 뇌의 멜라토닌과 성장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해 면역력 증진 효과 및 노화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
환한 조명이 사면에서 비치면 상대적으로 주위나 먼 거리의 시야가 제한을 받는다. 따라서 주위의 사물이나 앞뒤 조의 상황을 판단하기 어렵기에 안전에 대한 주의가 소홀하므로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이 커진다. 티잉 구역이나 페어웨이에서는 상대적으로 거리 감각이 둔해지면서 시간에 쫓기는 심리적인 압박과 어둠 때문에 잘 보이지 않는 앞 팀을 생각하지 않는 빠른 스윙으로 타구 사고 발생이 높아진다. 그리고 그린에 올라가면 브레이크가 잘 보이지 않고 여러 군데 조명으로 인해 생기는 다양한 그림자로 인해 퍼팅에서 방향 설정이 어려우므로 지체 시간이 길어지면서 안전사고 발생 공간이 커진다. 골프공이 페어웨이, 러프 등에 있으면 볼 찾는 데 큰 문제는 없지만 깊은 러프나 계곡이나 산으로 날아가면 공 찾기가 어려우므로 여기에서 많은 시간을 지체하기 때문에 사고 개연성이 높아진다.
평소 라운드가 힘든 직장인들에게는 야골은 `워라밸(work-life balance: 일과 개인의 삶 사이의 균형을 이르는 말)에 최고라 한다. 주중 저녁은 술 대신 스크린으로 연습 또는 야간라운드를 즐기고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다. 야골은 코로나로 인한 탄력근무제이기에 다 같이 시간을 조정하면 저렴한 비용으로 자투리 시간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야간골프 사고의 위험이 크지만, 안전 수칙을 잘 지킨다면 즐거운 운동이 가능하다.
모든 사람들이 아침 시간은 쫓기는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저녁 시간은 느긋함을 가질 수 있기에 야골은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라운드에 임한다면 운동의 효과는 클 것이다
야간골프는 저강도 운동일 때 효과가 높으므로 무리한 걷기보다 카트를 이용하여 이동한다면 시간적인 여유로 인해 안전사고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안전사고 예방에 가장 효과적인 것은 밝은색 골프복이나 눈에 띄는 형광색 골프복을 착용해 시야 확보에 어려운 골퍼들에게 눈에 잘 띄도록 한다.
동반자가 티샷 후 오비(Out of bounds)가 의심되면 가능하면 캐디에게 양해를 구하고 멀리건(mulligan)으로 기회를 주도록 하고 찾기 어려운 공을 찾지 않도록 한다. 모든 샷과 이동은 항상 캐디의 조언을 듣고 행동하도록 한다.
근로자의날, 성년의 날, 어린이날, 어버이날, 입양의 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등 가족과 함께 보내는 달이라는 뜻이다. 주말은 가족과 함께 보내면서 좋아하는 골프까지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야간골프를 즐기는 것이다. 야간이 주는 의미는 단순하게 쉰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생체시계에 의해 운동하기 적합한 몸이 만들어지는 시간은 오후 7시 이후(미국 시카고대 임상연구센터 보고서)라 한다. 오후 7시 이후에 운동하면 부신피질 호르몬과 갑상선 자극 호르몬의 분비량이 다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증가하기 때문에 몸의 신진대사를 증가시켜 신체의 각성도가 높아므로 운동 효과가 훨씬 높아진다는 것이다. 특히 야간골프는 하루 동안 스트레스로 지친 자율신경을 달래주는 효과가 최상이다. 안전사고 예방에 주의하면서 즐기는 오월의 야간골프는 가족들이 더 반길 것이다.

 

<월간 골프가이드 2021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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