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선수 LPGA 투어 통산 200승 달성 - 1988년 3월 구옥희 첫 우승 이후 올 10월 24일 고진영 우승까지 33년 7개월 걸려
골프가이드 2021-12-08 10:32:54

 

한국 여자선수들이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통산 200승을 올렸다. 1988년 3월 구옥희가 ‘스탠더드 레지스터 클래식’에서 첫 우승을 한 이후 올 10월 24일 고진영이 부산에서 열린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까지 33년 7개월이 걸렸다.
전 세계에서 최고의 기량을 자랑하는 선수들이 모인 LPGA 무대에서 미국 선수들이 아닌 외국 선수 중 단일 국적으로 200승을 올린 나라는 한국이 처음이자 유일하다. 그만큼 한국 여자선수들의 기량이 뛰어날 뿐 아니라 우수한 선수들이 많다는 뜻이다.

 

고진영은 올 시즌 4승, 개인 통산 11승을 달성했다.
고진영(26)은 지난 10월 24일 부산 기장군 LPGA 인터내셔널 부산에서 열린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한국 여자선수 LPGA 투어 통산 200승의 기록을 달성했다.
고진영은 나흘간 열린 대회에서 최종 합계 22언더파 266타를 기록, 임희정(21)과 연장전을 벌인 끝에 우승했다. 한국 선수의 LPGA 투어 통산 200승을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지난 1988년 3월 고(故) 구옥희 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협회장이 ‘스탠더드 레지스터 클래식’에서 LPGA 투어 첫 승을 따낸 이후 33년 7개월만이었다.
고진영은 이 대회 우승으로 시즌 4승, 개인 통산 11승을 달성했다. 우승상금 30만 달러를 받았고 그 다음 주 세계 2위에서 1위 자리에 다시 올라섰다. 고진영은 최근 치른 5개 대회에서 3차례나 우승한 기염을 토해냈다.

 

1988년 구옥희의 LPGA 투어 첫 우승은 한국 여자골프 LPGA 투어 역사를 개척한 시발점이다. 첫 우승 후 100승까지는 24년, 그 이후 다시 100승까지는 9년이 걸렸다.
LPGA 투어 한국 선수 우승의 역사는 1988년 당시 미국에 진출한 지 3년 차였던 고 구옥희(1956~2013) 선수로부터 시작된다. 구옥희는 그해 3월 스탠더드 레지스터 클래식에서 합계 11언더파로 한국인 여자골퍼 최초로 LPGA 정상을 밟았다.
구옥희는 이 대회에서 3라운드 선두에 오르고, 4라운드에서 리드를 지켜 합계 11언더파로 오카모토 아야코(일본), 도티 모크리(미국·이상 10언더파)를 1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한국 여자골프 역사상 기념비적인 일이었으나, 구옥희의 우승은 당시 국내에선 큰 화제가 되지 못했다고 한다. 88서울올림픽을 앞둔 때여서 그런지 온통 관심이 올림픽 개최에 쏠려 있었고, 또 국내의 골프 열기도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10년 뒤 박세리의 우승과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인데, 당시엔 한국인 최초의 우승이라는 의미를 잘 알지 못했던 것이다.

 

 

이 우승은 한국 여자 골프의 LPGA 투어 역사를 개척한 시발점이었다. 첫 우승에서 100승(2012년 유소연·제이미 파 톨레도 클래식)을 거두기까지는 24년. 그러나 100승에서 200승으로 향하는 시간은 9년으로 확 짧아졌다. 200승을 거두기까지 48명이 함께 힘을 보탰다.

 

구옥희 이후 고우순, 박세리, 김미현, 박지은, 한희원, 김주미 등이 뒤이어 우승했다. 박세리는 통산 25승으로 한국 선수 통산 최다 우승 기록을 갖고 있다.

 

구옥희 이후 한국 선수가 LPGA 투어에서 우승한 건 6년이 더 걸렸다. 1994년 11월, 일본에서 열린 도레이 재팬퀸스 컵에서 정상에 오른 고우순이었다. 당시 비회원이었던 그는 이듬해에도 같은 대회에서 우승해 구옥희보다 먼저 LPGA 투어 2승을 달성했다.
한국 선수의 LPGA 투어 정복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 1998년이다. 박세리는 그해 5월 맥도날드 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7월 US여자오픈도 제패했다. 특히 US여자오픈 연장전 18번 홀에서 연못 턱에 걸린 공을 쳐내기 위해 양말을 벗고 들어가 샷한 장면은 지금도 많은 골프팬들 사이에 회자되는 ‘명장면’이다.
박세리는 1998 시즌에만 4승을 달성했고 그해 LPGA 투어 신인왕을 차지했다. 한국 선수 첫 LPGA 투어 개인 타이틀이었다.
박세리와 함께 LPGA 투어에서 한국 선수로서 동반 개척한 김미현은 1999년 9월, 스테이트 팜 레일 클래식에서 데뷔 첫 우승하면서 한국 선수 통산 10승을 합작했다.
이후 한국 선수들은 매년 꾸준하게 LPGA 투어에서 우승 릴레이를 이어갔다. 박세리는 2016년 은퇴할 때까지 통산 25승을 달성, 한국 선수 통산 최다 우승 기록을 갖고 있다. 김미현이 8승, 박지은과 한희원이 6승씩 달성했다.
한국 선수 통산 50승(김주미)이 나온 2006시즌엔 한 시즌에만 11승을 달성했다. 한 시즌 첫 두자릿수 우승이었다.

신지애, 박인비 등 ‘박세리 키즈’가 나서 세계 무대 제패했다. 신지애는 한국 선수 최초 여자 골프 세계 랭킹 1위에 올랐고 박인비는 커리처 골든 그랜드슬램 달성했다.
이들의 뒤를 이어 신지애, 박인비 등 이른바 ‘박세리 키즈’가 나섰다. 이들의 활약은 눈부셨다. 순식간에 LPGA 투어에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2008년 브리티시 여자
오픈(현 AIG여자오픈)을 비롯해 그해 3승을 달성한 신지애는 2010년 한국 선수로 처음 여자 골프 세계 랭킹 1위 에 올랐다.
2008년 US여자오픈에서 처음 우승한 박인비는 박세리의 여러 기록을 깼다. 2013년엔 3개 메이저 대회(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 US여자오픈) 등 총 6승을 거뒀다. 이어 2015년엔 브리티시 여자오픈을 우승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2016년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로 ‘커리어 골든 그랜드슬램’까지 기록했다. 박인비는 21승을 달성해 박세리 다음으로 많은 우승을 거뒀다. 통산 상금으론 박인비가 1783만9030 달러(약 210억 원)로 박세리(1258만3713 달러·147억원)보다 많다.
유소연이 2012년 8월 제이미 파 톨레도 클래식에서 우승하면서 한국 선수 LPGA 투어 통산 100승을 기록했다. 이어 양희영이 2017년 2월 혼다 클래식에서 150승 주인공이 됐다. 한국 선수들은 2015년과 17년, 19년엔 한 시즌 15승씩 합작했다. 또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최다승 국가로 기록되고 있다.
2018년 LPGA 투어에 진출한 고진영은 최근 한국 여자 골프 기록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2019년 4승을 달성한 그는 지난 11일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 우승으로 개인 통산 10승을 달성했다. 이어 한국에서 열린 LPGA 투어 대회에서 고진영이 마침내 200승을 완성했다. 막판 197승부터 198승, 199승, 200승을 고진영이 채웠다.

 

<월간 골프가이드 2021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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