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 3차전 접전 끝에 배선우, 이수그룹 제38회 KLPGA챔피언십 메이저 정상 연장 3차전 접전 끝에 배선우, 이수그룹 제38회 KLPGA챔피언십 메이저 정상
박혜림 2016-10-10 11:00:48

생애 첫 우승을 거둔지 4개월만에 우승의 짜릿함을 다시 한번 맛본 배선우는 연장전에 대한 트라우마도 함께 극복했다. 2014시즌 KLPGA투어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배선우는 지난해 한화금융 클래식에서 다 잡은 우승컵을 연장전에서 패하며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그리고 절치부심한 배선우는 지난 5월 E1 채리티 오픈에서 54홀 노보기 경기와 최소타 기록을 쓰며 와이어투와이어로 감격의 생애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첫 우승 이후 시즌 첫 메이저이자 내셔널 타이틀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에서 3위를 기록했고, 문영퀸즈파크 챔피언십에서도 준우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탔다. 그리고 드디어 이수그룹KLPGA챔피언십에서 메이저 퀸에 오르며 올 시즌 다섯 번째 다승자 대열에 합류하며 상금 순위 4위로 뛰어올랐다.

취재 김백상 기자 사진 KLPGA제공


“작년 연장전에서의 뼈아픈 패배, 올 시즌 첫 우승 경험이 메이저 대회 우승의 밑거름이 됐다.”
배선우(22, 삼천리)가 연장전 패배에 대한 한을 씻었다. 작년 한화금융클래식에서 다잡은 우승을 노무라 하루에게 빼앗긴 한을 1년 뒤 메이저대회에서 풀었다. 배선우는 추석을 며칠 앞둔 9월 11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클럽(파72/6,578야드)에서 열린 2016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5번째 대회이자 올 시즌 2번째 메이저대회인 ‘이수그룹 제38회 KLPGA 챔피언십(총상금 8억원, 우승상금 1억 6,000만 원)’ 최종라운드에서 루키 김지영(20, 올포유)을 상대로 연장 3차전 끝에 극적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연장전에 돌입하는 순간 표정에서 긴장감이 역력했던 김지영과는 달리 배선우는 여유가 있어 보였다. 연장 2차, 3차전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승부에 임했다. 배선우는 그 배경을 “뼈아픈 경험 덕분이다”고 말했다. 지난 5월 E1 채리티 오픈에서 데뷔 첫 우승을 올리기 전까지 숱하게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던 배선우다. 작년 한화금융 클래식에서 노무라 하루에게 연장 승부에서 패했던 기억도 그 중의 하나이다.
배선우는 우승 확정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수많은 아픔들이 밑거름이 됐다. 돈 주고도 살 수 없었던 기억들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는 힘이 됐다. 작년 연장 패배가 없었으면 이번 연장전에서 크게 긴장했을 것이고, 5월의 우승 경험이 없었더라면 첫 우승에 대한 생각 때문에 또 긴장했을 것이다.” 고 말했다.
배선우와 연장전 끝에 패배한 김지영에 대해서는 “작년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많이 긴장하고 있었다.” 고 말한 뒤 “그 친구가 걸어온 길이 나와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더라. 국가대표 주장을 한 것도 그렇고, 비슷한 상황에서 좌절을 겪는 것도 그렇다. 지난 4월의 삼천리 대회 연장 패배 후에는 ‘지영아 걱정마, 잘 될 거야’라고 위로도 했는데, 오늘 나와 연장전을 펼칠 줄은 몰랐다. 오늘은 경기가 끝나자 마자 바로 시상식이 이어져 말할 시간이 없었는데, 다음 대회에서 만나면 위로를 해줄 참이다.” 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 대해서는 “첫 홀에서 세컨샷을 하는데 공이 핀을 맞히더라. 감이 좋아 좀더 집중하면 할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할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정말 감격스럽다. 남은 대회에서도 큰 욕심 내지 않고 상위권에 머무른다는 생각으로 임하겠다.” 고 말했다.
연장 1차전에서 버디 퍼팅을 한 김지영의 공이 홀컵을 돌아나올 때 환하게 웃는 모습이 TV 중계화면에 잡힌 상황에 대해서는 “보기에 따라 밉상으로 비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상대의 실수를 보고 웃은 게 아니라 연장을 더 할 수 있다는 기회를 맞았다는 생각에 웃은 것이다. 요새 왼쪽 무릎이 안 좋은데 버디 퍼팅을 하다 보면 몸이 공을 따라 주저앉기도 하는 등 즉각적인 반응이 나오곤 한다. 절대로 상대의 실수를 좋아한건 아니다.” 고 말했다.


홀컵 위치까지 바꾸며 3차 연장전 끝에 우승컵은 배선우에게….


올 시즌 루키 김지영(20, 올포유)은 지난 4월 중순에 열린 삼천리 투게더 오픈을 평생 잊을 수 없을 터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정규 시즌에 뛰어 들어 두 번째 맞은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챔피언조에 편성 돼 경기를 펼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시, 같은 조에는 박성현(23, 넵스)이라는 거목이 버티고 있었다. 까다로운 코스 조건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힘겨운 승부를 펼쳤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우승컵을 박성현에게 넘겨야 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짧지 않은 시간 만에 우승 기회가 찾아왔다. 올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가 열리고 있는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클럽(파72/6,578야드)에서다.

챔피언조 바로 앞선 조에서 한타차 선두로 홀아웃을 한 김지영은 1타 뒤진 배선우가 마지막 홀 버디를 실패하면 생애 첫 우승을 바라 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홀 배선우의 버디가 성공 되어 16언더파 동타를 이루며 어려운 연장 승부에 돌입했다. 둘은 연장 2차전까지 승부를 내지 못하자 KLPGA 운영위에서는 핀 위치를 옮기고, 다시 피 말리는 승부를 이어갔다. 1차 연장전 김지영의 버디퍼트가 홀컵을 타고 돌며 파, 2차 연장전 역시 홀컵 앞에 바로 멈춰 선 김지영의 버디퍼트, 2번의 절호의 기회가 날아갔다. 3차 연장전 김지영이 먼저 버디퍼팅을 했다. 5미터 거리에서 굴린 공은 2차전과 마찬가지로 홀컵 바로 앞에서 딱 멈춰 섰
다. 김지영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챔피언 퍼트가 될 수 있는 배선우의 퍼팅이 이어졌다. 시원스럽게 공이 홀컵으로 쑥 빨려 들어갔다. 배선우는 두 손을 번쩍 들어 올리며 자신의 첫 메이저대회 우승, 올 시즌 2승을 자축했다.
대회장인 스카이72 골프클럽은 이번 대회 들어 바람이 유달리 잠잠했고, 그린도 부드러워 그린을 향해 띄운 공은 목표한 지점에 착착 달라붙었다. 최종 라운드에서도 무수한 버디 행진이 펼쳐졌다. 화끈한 버디쇼에 갤러리들은 신이 났지만 이런 날 흔히 예측할 수 있는 상황이 있다. 바로 연장 승부였다. 배선우가 마지막 18번홀에서 버디를 잡기 전까지는 김지영의 데뷔 첫 승이 시나리오처럼 흘러가고 있었다.


마지막 날 바람 약하고 그린 부드러워 선수들 많은 버디쇼 선보여…


배선우와 김지현(25, 한화) 그리고 김지영이 펼치는 공동 선두 구도는 김지현이 13번 홀에서 연속 버디에 성공하면서부터 펼쳐졌다. 김지현과 같은 조에서 경기를 펼친 김지영을 비롯해 마지막 조에서 경기한 배선우까지 셋이 16언더파로 공동 선두가 됐다. 섣불리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스카이72는 후반홀로 갈수록 핀 세팅이 어려워 전반홀보다는 공격적인 플레이를 할 수 없는 조건이 있었다. 결국 파3 16번홀이 변수로 작용했다. 핀에 붙여볼 욕심을 부리기 딱 좋은 홀이지만 방향이 살짝만 어긋나면 옆길을 갈 수 있는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이날 톱10에 든 선수 중에 16번 홀에서 버디를 잡은 이가 하나도 없을 정도로 얄궂은 홀이다.
김지현과 배선우가 이 홀의 희생양이 됐다. 김지현은 티샷이 그린을 벗어나 러프에 빠졌고, 배선우는 온그린에는 성공했지만 10미터 거리에서 공격적인 버디 퍼팅을 시도하다가 공이 홀컵을 벗어나면서 3퍼트를 하고 말았다.
전반 홀에서 버디 5개, 보기 2개로 3타를 줄인 김지영은 10번홀 버디로 16언더파를 만들어 놓은 뒤 이후 홀에서 줄곧 파만 했다. 마지막 18번홀까지 파로 막은 김지영은 마지막 조에서 한 타차로 쫓아오고 있던 배선우를 가슴 졸이며 기다렸다.

그러나 시즌 2승에 도전하는 배선우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마지막 18번 홀에서 어프로치 샷을 2.5미터 거리에 올린 배선우는 침착하게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이 대회는 2014년 이후 3년 연속 연장 승부라는 기록을 남겼다.


박성현 시즌 최다 상금 기록 돌파, 12억 1,353만 6,667원


전반 9홀을 보기 1개로 마친 박성현(23, 넵스)은 11번홀에서 샷이글이 될 뻔한 위력적인 세컨샷으로 기대감을 높였으나 더 이상 추격의 끈을 당기지 못했다. 박성현은 “기대를 많이 했지만 샷감이나 퍼팅감이 안좋아서 답답한 플레이를 펼쳤다.” 며 이번 대회에서 우승 사냥에는 실패했지만 한 시즌 최다 상금 신기록은 무난히 경신했다.

지난 주 한화금융 클래식 우승으로 올 시즌 상금 12억 원을 돌파한 박성현은 11일 이수그룹 KLPGA 챔피언십에서 공동 18위에 오르면서 762만 6,667원의 상금을 보탰다. 이날 상금으로 박성현이 확보한 금액은 12억 1,353만 6,667원이 돼 2014년 김효주(21, 롯데)가 기록한 12억 897만 8590원을 돌파해 남은 대회에서 상금을 보탤 때 마다 신기록을 써내려 가게 됐다.

대회를 마친 후 인터뷰에서 “상금 기록 등 다른 기록 갱신에 큰 욕심은 없었다.” 며 “신지애 선수가 기록한 시즌 최다승(9승) 기록에는 한번 도전해 보고 싶다.” 는 바램을 밝혔다. 또한 대회가 끝난 당일 프랑스로 출국해 에비앙 챔피언십에 출전 하게 될 박성현은 대회 성적에 따라 시즌 상금 상위권자로 LPGA투어 직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는 기회도 갖게 된다.
우승컵을 노리기에는 시간이 뒤늦은 감이 있지만 김해림(27, 롯데), 이민영2(24, 한화), 이승현(25, NH투자증권), 장수연(22,롯데)의 막판 추격도 매서웠다. 이들은 이날 7타를 줄이는 맹타를 휘두르며 최종일 리드보드를 뒤흔들었다.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잡은 김해림이 14언더파로 이들 중에선 가장 앞선 단독 4위에 올랐다.
단독 3위를 한 김지현은 마지막 날 좋은 성적을 유지하다 16번 홀 파3 통한의 보기퍼트에 발목이 잡혀 배선우, 김지영과 함께 연장전에 합류 하지 못했다. 전반 버디 3개를 추가하며 좋은 흐름을 유지 했으나, 후반 첫 홀 10번과 16번 두 홀에서 실수가 나와 아쉬운 3위로 대회를 마감 했다. 김지현은 인터뷰에서 “샷감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후반 2개홀 실수를 했고, 퍼팅이 안 떨어져서 힘든 경기를 했다.” 며 대회를 자평했다. 최근 첫 우승에 가장 근접한 플레이를 매 대회 보여 주고 있는 김지현은 첫 우승은 언제쯤 하게 될지, 특별히 우승하고픈 대회가 있는지 라는 질문에 “언제쯤 우승 하게 될 지 모르겠다. 어떤 대회 든 우승 하고 싶다.” 며 우승에 대한 열망을 보였다.




‘이수그룹 제38회 KLPGA 챔피언십’


2016 KLPGA 투어 스물다섯 번째 대회이자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이수그룹 제38회 KLPGA 챔피언십’은 1978년 출범한 KLPGA와 역사를 함께 해왔다. 초대 챔피언 한명현을 비롯해 강춘자, 구옥희, 고우순, 김미현, 최나연, 신지애 등 당대 KLPGA를 대표했던 쟁쟁한 선수들이 거쳐간 꿈의 무대다.
최근에는 USLPGA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세영(23,미래에셋), 백규정(21,CJ대한통운)이 우승하며 명맥을 이었고, 지난 해에는 안신애(26,해운대비치골프앤리조트)가 연장 승부 끝에 5년 만에 우승컵을 품에 안으며 감동을 전하기도 했다.
올해는 메이저 대회 답게 총상금액을 7억 원에서 8억 원으로 1억 원 증액해 대회 규모를 키웠다. 메이저 대회인 만큼 본대회의 우승 시 혜택도 상당하다. 우승자에게는 4년(일반 대회 2년) 동안 KLPGA 투어에서 활동할 수 있는 시드권이 보장되며, ‘KLPGA투어 발렌타인 대상 포인트’와 ‘NH투자증권 신인상 포인트’도 일반 대회의 두 배 가까이 획득할 수 있어 하반기 각종 순위 부문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이벤트 대회를 거듭할수록 규모 커져


KLPGA 최고 권위의 대회인 만큼 KLPGA에서는 갤러리플라자에 마련된 KLPGA 존에서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했다. 선수 팬 사인회, 포토존, 선수 응원 문구 이벤트 등 선수와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더불어 사생대회, 스내그 골프, 스티커 타투, 솜사탕 증정 등 갤러리와 소통하기 위한 풍성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마지막 날에는 유소년 골프 저변 확대를 위한 KLPGA 골프 키즈 캠프 참가 유소년도 대회장을 방문해 갤러리 골프 문화 캠페인을 펼쳤다. 골프 키즈 캠프에서는 퍼팅, 어프로치, 샌드 샷 등 투어 선수들과 함께 한 다양한 레슨 프로그램을 운영해 학생들에게 좋은 반응을 일으켰고, 또한 마지막 날 현장에 와서 선수들의 플레이를 직접 봐서 너무 재미있었다며,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한번 더 캠프에 참여 하고 싶다며 인천당아초교에서 온 김예린 캠프 참가자가 인터뷰에서 밝혔다.

한편, 본 대회 종료 후 상금 순위 상위 12명에게는 국내에서 열리는 USLPGA 투어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 출전권이 부여되는 만큼 출전 선수들이 더욱 치열한 경쟁을 보였다. 국내에서 진행하는 KEB 하나금융챔피언십을 우승 하게 되면 LPGA무대로 직행이 가능하다.



<월간 골프가이드 2016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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