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군’ 맹동섭 7년 6개월 만에 KPGA 투어 개막전 우승
한은혜 2017-06-02 18:30:47

맹동섭(30)이 7년 6개월 만에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맹동섭은 4월 23일 경기도 포천 대유몽베르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2017시즌 개막전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총상금 5억원) 마지막 날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3개로 1언더파 71타를 쳤다. 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를 기록한 맹동섭은 2위 박일환(25·16언더파 272타)을 3타 차로 가뿐하게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1억원이다.
취재 김백상 기자 사진 KPGA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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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권에서 번번히 고배를 마셨던 맹동섭국군체육부대서 꾸준히 운동하고 제대 후 개막전 우승

 

최종일 대회장은 가족단위의 많은 갤러리들이 찾아와 선수들의 수준 높은 경기를 즐겼다

 

청명한 날씨와는 다르게 봄바람이 제법 부는 가운데 선두권 선수들은 조심스럽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3타 차 단독 선두로 최종라운드에 들어선 맹동섭은 3번홀(파5)에서 3m 버디 퍼트를 성공하며 첫 번째 버디를 낚았다. 5번홀(파4)에서 3퍼트로 보기를 범했지만 7번홀(파4)에서 절정의 아이언 샷감을 과시하며 핀 2m에 붙인 뒤 이를 버디로 연결, 바운스백에 성공했다. 7번홀 버디는 터닝포인트가 되기에 충분했다. 러프에서 완벽한 샷을 선보이며 위기를 버디로 살렸다

 

10번홀(파4)에서도 티샷이 왼쪽으로 감겨 러프 지역으로 공이 갔다. 그러나 어려운 위치에서 또 한번의 완벽한 리커버리샷으로 남다른 위기관리 능력을 보이며 버디를 성공했다. 같은 홀에서 보기를 범한 박효원(30, 박승철 헤어스투디오)과의 격차를 5타 차로 벌렸다

 

하지만 12번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이 O.B.(아웃오브바운즈)가 나며 또다시 위기를 맞았지만 흔들리지 않고 보기로 막아낸 맹동섭은 14번홀
(파5)에서 다시 1m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선두를 굳건히 지켰다.

 

15번홀(파3)에서 티샷이 우측으로 밀리며 그린에 올리지 못해 4m 거리의 파 퍼트를 놓쳐 보기를 한 맹동섭은 이후 3개의 홀을 무난하게 파를 잡아내며 4일간의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최종일 챔피언조에서의 플레이는 다시 돌아온 ‘예비역 병장’ 맹동섭에게 부담으로 다가 왔다. 전날 인터뷰에서도 밝혔듯이 “최종일 긴장 않고 즐기면서 플레이 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버디와 보기를 번갈아 하는 그의 플레이는 긴장감을 이겨내고 우승해야 겠다는 강한 의지와 열망을 보여주는듯 했다

 

오래 기다린 우승컵이다. 2009년 코리안투어에 데뷔한 맹동섭은 그 해 10월 열린 조니워커 블루라벨 오픈에서 첫 우승을 신고했다. 하지만 이후 선두권에서 번번히 고배를 마셨고 우승 가뭄은 8년 가까이 이어졌다

 

지난해 9월 군 복무를 마치고 제대한 맹동섭은 이번 대회가 민간인 신분으로 출전한 첫 코리안투어였고 기다리던 승리를 기어코 차지했다

 

3라운드에서 올 시즌 KPGA 코리안투어 첫 홀인원을 성공한 박일환(25.JDX멀티스포츠)은 이날 상승세를 이어 버디 10개와 보기 3개를 묶어 7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로 단독 2위에 올랐다. 또한 첫 우승에 도전했던 박은신(27)도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않고 플레이를 펼친 끝에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 단독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사랑의 버디 행사’ 선수들 성공 시킨 버디 마다 5만원 적립1,492개의 버디, 7천4백 60만원. 소외계층과 어려운 이웃에 사랑 전해

 

지난 시즌에 비해 더욱 풍성해진 2017 시즌은 총 19개 대회 총 상금 146억 규모로 열린다. 많아진 대회 수와 상금만큼이나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도 함께한다. 개막전 동부화재프로미 오픈에선 ‘사랑의 버디’ 행사를 펼쳤다. 1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 선수들이 성공시키는 버디 1개 마다 5만원을 적립하여 소외계층을 위해 사용한다

 

참가 선수들이 버디를 기록할 때마다 (이글 제외) 주최사인 동부화재에서 5만원씩 적립해 불우이웃돕기에 사용되는 ‘사랑의 버디’에서는 최종 1,492개의 버디 7,460만원이 모였다. 적립금은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우승 후 인터뷰에서 맹동섭은 “꿈만 같다. 8년 만의 우승이라 무슨 생각이 드는지 여기가 어딘지 아직 군대에 있는 것 같다.”며 기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맹동섭은 우승 직후 “사실 많이 긴장했다. 그러나 잘 참고 견디면서 플레이했다. 우승하게 되어 너무 기쁘다. 오늘 샷감이 지난 3일 간의 감각과는 달랐다. 그래서 퍼트로 승부를 걸겠다고 생각했고 잘 맞아떨어졌다.” 고 소감을 밝힌 뒤 “이번 대회 때 3라운드까지는 내가 원하는 샷이 나왔으나 마지막 날에는 뜻대로 되지 않았다. 체력이 문제인 것인지. 집중력이 떨어진 것인지 파악한 후에 이에 맞는 보완책을 세우겠다” 고 말했다

 

이어 올 시즌 개막전에서 우승을 했으니 지난해 개막전에서 우승한 최진호 선수가 2016년을 최진호의 해로 만든 것처럼 올해를 맹동섭의 해로 만들고 싶다. 열심히 준비 많이 해서 2승 3승 차근차근 많이 하겠다. 제네시스 대상과 상금왕 모두를 노릴 것이다.” 라고 말하면서 “남은 대회 중 특히 우승하고 싶은 대회는 제네시스 챔피언십이다. 우승자에게는 PGA투어 제네시스 오픈 대회 출전권이 주어진다. 선수라면 누구나 미국 진출을 노릴 것이다. 반드시 우승하고 PGA투어 대회에 출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또한 이날 빨간 바지를 입고 경기한 것에 대해서는 “타이거 우즈는 최종일 항상 빨간 티셔츠에 검정 바지를 입는다. 나도 빨간색을 좋아하는데 빨간 티셔츠를 입으면 타이거 우즈와 같기 때문에 빨간 바지를 택했다. 대회 때마다 항상 빨간 바지를 챙긴다. 사실 이번 대회에서는 2라운드때 빨간 바지를 입으려 했다가 혹시 마지막 날 입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아껴 뒀었다.” 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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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2017 개막전 캐치프레이즈는 ‘다이내믹을 즐겨라’, 참가한 선수들 시원하고 호쾌한 티샷 날리며 갤러리들과 함께 즐겨…

 

이번 개막전은 ‘다이내믹을 즐겨라’ 라는 주제로 참가한 선수들에게 시원하고 호쾌한 장타쇼를 펼치도록 전장 세팅에 특히 신경을 썼다

 

특히 파4 11번홀 같은 경우는 260m의 짧은 홀로 변신했다. 짧아진 홀이지만 만만한 홀은 아니었다. 좌측엔 헤저드 우측엔 OB가 있어 전략적인
공략이 요구되었다. 하지만 원온이 가능한 홀이어서 선수들에게 시원한 티샷을 요구하기도 한다. 또한 파5 14번홀도 장타자들에겐 쉽게 플레이 될 수 있는 길지 않은 홀이다. 티샷을 강하게 멀리 치게 되면 충분히 버디를 잡을 수 있는 홀이다. 이런 코스 세팅에 선수들도 대회기간 내내 다이내믹한 플레이를 펼치며, 상위권 선수들의 경쟁이 연일 치열하게 이어졌다

 

대유 몽베르 골프장은 “경기가 끝난 후에도 아마추어 골퍼들을 위해 선수들이 플레이한 대회 코스를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아마추어 골퍼들도 선수들이 플레이 하면서 느꼈던 코스 공략이나 생각들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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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최진호 이 대회 우승 시작으로 한 시즌 지배 올시즌 맹동섭도 지난해 최진호와 같은 길을 걷게 될지…..“올해는 ‘맹동섭의 해’로 만들고 싶다.”, “제네시스 대상과 상금왕을 노리겠다.”

 

군 전역 이후 2017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개막전 우승을 차지한 맹동섭(30·서산수골프앤리조트)은 올해를 자신의 해로 만들겠
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올 시즌을 앞두고 국군체육부대에서 전역한 맹동섭은 첫 대회부터 우승을 차지하며 강렬한 복귀 신고를 했다. 그는 지난 2009년 조니워커 블루라벨오픈 이후 무려 8년만에 개인통산 2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2009년 때는 신인이어서 우승 생각을 전혀 못했다. 마음을 놓아서 운 좋게 우승했던 기억이 난다.”면서 “이번엔 군 제대 이후 오랜만에 우승한 것이라 더 기쁘다.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군 전역 이후 잠시 휴식을 취한 것도 맹동섭에게는 좋은 계기였다. 그는 “13살때부터 골프를 시작해서 군복무 기간에도 골프를 계속 쳐서 조금은 쉬고 싶었다고 했다. 2개월 동안 일주일에 한 번 정도 골프를 즐겼고, 그것이 분위기를 바꾸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꿀맛 휴식 이후로는 곧장 훈련에 돌입했다. 맹동섭은 “항상 부족했던 어프로치 샷을 겨울 동안 집중 연습했다. 멘탈은 원래 강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별도로 멘탈 교육을 받지는 않는다.”면서 “골프는 나 자신을 믿고 경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즌 첫 대회부터 기분 좋은 출발을 한 맹동섭은 “평균 60대 타수를 치는 것이 목표다. 지난해가 최진호 선수의 해였다면 올해는 ‘맹동섭의 해’로 만들고 싶다.”면서 “제네시스 대상과 상금왕을 노리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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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동섭, ‘360야드 드라이버샷’으로 KPGA 접수...“미국 진출도 꿈꿔”“특히 제네시스 챔피언십 우승이 욕심난다. PGA투어 제네시스 오픈 출전권이 주어지기 때문에 꼭 우승해서 PGA투어에 나가고 싶다.”

 

19언더파 269타는 이 대회 최소타수 신기록(종전 17언더파·2016년 최진호)이기도 하다

 

맹동섭은 군대에서 자신의 골프를 더욱 강하게 키웠다. “평생 그렇게 연습을 많이 해 본 적이 없다. 상무에서 예전보다 더 열심히 연습했던 것 같다.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서 체력은 물론 멘탈도 강해졌다. 그 덕분에 제대 이후 첫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맹동섭은 2015년 세계군인체육대회 골프 종목에서 단체전 금메달과 개인전 동메달을 획득하며 골프에 대한 새 가능성을 열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더욱 몸 만들기에 올인했다. 지난 연말 하와이로 전지훈련을 떠나 비거리를 늘리고,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어프로치샷 능력을 키우는 데 주력했다. 그 훈련 결과는 이 대회 2라운드에서 불을 뿜었다. 14번홀(파5)에서 측정된 드라이버샷은 360야드가 날아갔다. 파5 홀이었지만 그린까지 두 번째 샷의 거리는 160야드도 남지 않았다. 가볍게 2온에 성공했고, 이글은 놓쳤지만 쉽게 버디를 잡았다. 그는 “특히 제네시스 챔피언십 우승이 욕심난다. PGA투어 제네시스 오픈 출전권이 주어지기 때문에 꼭 우승해서 PGA투어에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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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전 우승 맹동섭, “중요한 날 빨간 바지는 우즈의 영향”

 

지난 2014년 군에 입대한 맹동섭은 2015년 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를 위해 창설된 국군체육부대 소속으로 코리안 투어와 챌린지(2부)투어를 병
행하며 활동했다. 2015년 챌린지 투어 사상 처음으로 군인 신분으로 우승을 기록한 맹동섭은 군 전역 후 이번 시즌 정식으로 코리안 투어에 복귀했다. 2라운드에서 선두로 도약 후 우승까지 차지한 맹동섭은 “꿈만 같고 아직도 군대에 있는 것 같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어 “2017년은 맹동섭의 해로 만들겠다. 1승의 기세를 이어 2승, 3승을 이어가고 싶다.” 는 포부를 밝혔다.

 

맹동섭(30,서산수골프앤리조트)이 최종 라운드에서 즐겨 입는 빨간 바지에 대해 입을 열었다.군대 복귀 후 첫 복귀 전인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맹동섭은 화려한 버디 세레머니 만큼이나 화려한 의상으로 주목 받았다.그는 우승 후 공식 인터뷰를 통해 강렬한 빨간 바지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타이거 우즈가 우상” 이라고 운을 띄우며 “최종 라운드에서 빨간 티셔츠를 즐겨 입는 타이거 우즈(42, 미국)를 따라 나 또한 중요한 경기에서 빨간 바지를 즐겨 입는다.” 고 전했다. 이어 “2라운드 때 입으려 했는데 뭔가 아껴 둬야할 것 같아서 안 입었더니 결국 입을 날이 왔다” 고 말했다

 

‘제13회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총상금 5억 원, 우승상금 1억 원)’ 3라운드에서 2014년 KPGA 코리안투어 명출상(신인상) 수상자 박일환(25.JDX멀티스포츠)이 홀인원을 기록했다 올 시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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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환, 올시즌 KPGA 코리안투어 첫 홀인원. “17번홀에서 샷 하기 전에 캐디와 농담으로 아예 붙거나 샷을 그대로 넣었으면 좋겠다고 얘기…”

 

KPGA 코리안투어에서 나온 첫 번째 홀인원이다. 대회 셋째 날 박일환이 17번홀(파3. 199야드)에서 6번 아이언으로 친 샷이 그대로 컵에 빨려 들어갔다. 박일환은 경기 후 “연습할 때 홀인원을 2번 한 적 있는데 공식 대회에서는 처음이다. 사실 오늘 퍼트가 너무 안돼 기분이 그렇게 좋은 상황은 아니었다. 17번홀에서 샷 하기 전에 캐디와 농담으로 아예 붙거나 샷을 그대로 넣었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는데 정말 들어가 버렸다.” 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함께 경기한 황인춘, 이기상 선수의 공이 조금 길게 가는 것을 보고 한 클럽 짧게 잡고 부드럽게 쳤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고 전했다.

 

홀인원을 기록한 행운의 볼을 갤러리에게 준 박일환은 “홀인원을 기록했을 때 함께 환호 해주셔서 기분 좋았다.” 고 말한 뒤 “오늘 기회를 살리지 못해 어려운 경기했는데 마지막 날에는 조금 더 집중해서 경기할 것이다” 라고 밝혔다

 

박일환은 홀인원 부상으로 H+양지병원(대표자 김철수 이사장)이 제공하는 100만 원 상당의 종합건강검진권을 받게 됐다. 지난 1월 KPGA와 파트너십을 맺은 H+양지병원은 올해부터 2018년까지 KPGA 코리안투어 우승자에게 200만 원 상당의 종합건강검진권을 부상으로 주고 홀인원과 알바트로스를 기록한 선수에게는 100만 원 상당의 종합건강검진권을 부상으로 수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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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골프가이드 2017년 6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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