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골프 아카데미를 창설하는 등 이기화 프로의 골프 이력은 화려하다. 1988년 한국프로골프협회(KLPGA)에 43번째로 입회하여 프로 골퍼로서의 인생을 시작하였다. 프로 골퍼로서 최선을 다하다가, 후배를 양성하는 지도자로서의 삶을 살기 위하여 미국 플로리다로 건너가 데이비드 레드베터 아카데미에서 골프 지도자의 자세와 기술에 관하여 공부하였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1995년 우리나라 최초로 키즈 및 주니어 골프 아카데미를 창립하여 홍천 비발디파크에서 주니어 선수를 양성하기 시작하였으며, 그 이후 KLPGA 이사, 감사,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또한 2002년 KLPGA가 시상하는 최초의 ‘올해의 지도자상’의 제1회 수상자가 되었다. 지금은 그 지도자상이 없어져서 못내 아쉽다고 말하는 이기화 프로. 그에게 청담동 아카데미는 이기화 프로의 골프 인생 3단계의 대미를 준비하고 있는 곳이다.
글 방제일 기자

이 프로는 1995년에 주니어 골프 아카데미를 창립하여 유소년 골프붐을 조성한 인물로 주니어들이 골프에 재미를 느끼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유니크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이 프로그램으로 수백 명의 주니어를 양성해 나갔다. 이 과정이 그녀의 제1단계인 주니어 양성과정이었다.
최근에 오픈한 청담동 아카데미는 2단계인 성인 중심의 아카데미이다.
하지만 이곳이 이 프로의 종착지가 아니라, 단지 다음 단계를 가기 위한 정거장일 뿐이다. 이 프로는 마지막 단계로 지도자 양성 중심의 아카데미를 꿈꾸며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서 이야기하는 지도자는 골프 티칭 프로의 양성은 물론, 골프 산업계의 대임을 맡을 수 있는 모든 분야의 여성 지도자를 의미한다.

청담동 아카데미의 訓, “멘7, 기3”과 “H.E.S”

청담동 아카데미의 訓(훈)이 이채롭다. “멘7, 기3”과 “H.E.S.”가 그것이다.
이 프로는 예전부터 후배들을 양성할 때 기술만 가르치지 않았다. 이기화 프로는 항상 정신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래서 우승했을 때의 예상 소감 발표, 우승했을 때 취할 포즈, 사인 등을 미리 연습시켜 개인마다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도록 했다. 그리고 제자들이 대회에 참가할 때마다 늘 자신감을 가지고 임할 수 있도록 이 프로만의 필살기인 독특한 정신 무장법을 주입하는 데 노력하였다. 그결과가 항상 예상보다 좋았던 것은 당연하였다.
이런 티칭 부문을 더 강화하고, 성인들의 경우에는 골프를 하는 이유와 목적까지 담아내는 아카데미 訓을 2가지로 정하였다.
첫 번째는 가르치는 방법의 좌표로 ‘멘7, 기3(멘탈 70%,기술 30%)’으로 정하고, 두 번째는 ‘H.E.S.(Health, Enjoy, Social Network)’개념을 아카데미 訓으로 정하였다.
흔히들 ‘운7, 기3’이라는 말은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운이라고 칭하기에는 뭔가 다른 사람이나 환경을 탓하는 느낌이 들어, 모두 내가 하기에 달린 것이라는 표현으로 ‘멘탈’이라고 바꾸었다. 이 말은 골프를 치는 것에 있어서 기술은 필수일 뿐, 승부수는 멘탈(정신)이라는 것이다. 일반 골퍼로서 또는 선수로서 어느 경우이든 본인이 만족하려면 기술은 30%, 멘탈은 70%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지도하는 프로에만 의존하지 않고 오롯이 선수 본인이 주인공이 될 수 있을 때, 그 효과가 배가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개념의 골프 아카데미는 전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사례가 되고 있다.
또 한 가지 H.E.S.는 성인들이 골프를 치는 이유와 목적의 3대 요소의 내용이다. 즉 이기화 프로의 아카데미에 오는 사람은 골프를 치면서 건강해지고(Health), 골프를 즐겁게 치는 것은 물론(Enjoy), 사회적 인맥(Social Network)까지 형성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런 훈을 가진 이기화 프로는 먼 훗날 나이가 들어서도 모두가 전혀 외롭지 않게 하는 곳이 되는 아카데미를 만드는 것이 꿈이었다고 말한다.

<월간 골프가이드 2021년 6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