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 빠진 당신, 웨스트코스트 스윙을 아십니까? ‘플로리다 스윙’과 ‘알로하 스윙’까지 알고 있다면 당신은 이미 골프 전문가(?)임에 틀림없다
골프가이드 2016-04-05 10:43:10

글 김대진 편집국장 사진 조도현 기자 골프가이드 DB


요즘 골프에 빠진 사람이 많다. 국내 골프 인구가 500만명을 넘어 선 지금, 경기 실력으로 보나 골프 지식으로 보나 상당한 수준에 올라 있는 골퍼들이 부지기수다.

만약 당신이 그런 골퍼라면, ‘웨스트코스트 스윙’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나요.

아마 대다수의 골퍼들은 처음 들어본 스윙이라고 고개를 갸우뚱할 것이다.

게다가 ‘플로리다 스윙’에 ‘알로하 스윙’이란 말까지 들으면 머리가 더욱 복잡해진다.

그러나 눈치 빠른 골퍼들은 대강이나마 짐작할 수도 있을 것이다.

왜, 그럴까? ‘플로리다’와 ‘알로하’란 단어가 낯설지 않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플로리다는 미국의 최남단 플로리다(Florida)주(州)를 말한다.

또 알로하(Aloha)는 미국 하와이에서 만나거나 헤어질 때 하는 인사말이다.

즉, 하와이주를 일컫는 말이다. 그렇다면 웨스트코스트(Westcoast)는?

미국 본토 서부해안지역을 말한다.



‘웨스트코스트 스윙’과 ‘플로리다 스윙’, 그리고 ‘알로하 스윙’이 무엇을 뜻하는지 이제 대강은 알 것이다. 이 용어는 골프 스윙의 종류를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바로 미국에서 골프대회가 어디에서 열리는 지를 얘기할 때 쓰는 용어다.그것도 PGA 투어 대회를 일컬을 때 말이다. 물론 공식적인 용어는 아니다. 그러나 언론에선 흔히 그렇게 쓴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는 대개 기후와 지역을 감안해 일정이 짜여진다. 미국은 넓은 나라다. 우리처럼 국내 어디를 가든 시기적으로 엇비슷한 날씨와 기온을 보이는 나라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미국이란 나라는 국토가 넓다. 감히 상상이 어려울 정도다. 정확하게 살펴보면 남한 면적은 99.720㎢다. 미국은 얼마일까? 9,826.675㎢다. 우리나라의 거의 100배다.

그러니 지역간 기후가 다르다. 기온은 말할 것도 없다.

남북간, 동서간 기후가 다 다르다. 그만큼 국토가 넓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 PGA 투어는 투어 일정을 짤 때 기후와 지역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대개 새해 들어 초반에 열리는 몇 개 대회는 미국 서부지역에서 시작한다. 그 중에서도 하와이가 그 시작을 알린다. 매년 첫 대회를 하와이에서 여는 것이다. 하와이에서 열리는 새해 첫 대회는 바로 현대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다.

우리나라의 현대자동차그룹이 바로 메인 스폰서다. 두번째 대회는 소니오픈이다. 일본의 소니 그룹이 메인 스폰서다. 이 두 대회를 묶어 ‘알로하 스윙’이라고 부른다. 하와이에서 대회가 끝나면 본토로 넘어 온다. 바로 이웃한 서부지역이다. 이른바 ‘웨스트코스트 스윙’이다. 미국 본토 서부 해안 지역에서 열리는 대회를 묶어 지칭하는 말이다. 소니오픈에 이어 줄줄이 열리는 캐리어 빌더 챌린지, 파머스 인슈런스 오픈, 웨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 AT&T 페블비치 프로암, 노던 트러스트 오픈 등 5개 대회가 바로 ‘웨스트코스트 스윙’이다. 이 가운데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리는 웨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을 뺀 나머지 4개 대회는 캘리포니아주에서 치른다. 파머스 인슈런스 오픈이 열리는 토리파인스 골프장과 AT&T 페블비치 프로암 개최지 페블비치 골프장은 태평양을 끼고 있다. ‘웨스트코스트 스윙’의 백미(白眉)다.

노던 트러스트 오픈이 열리는 리비에라 골프장도 바다가 가깝다. 앞에서 언급한 ‘알로하 스윙’을 ‘웨스트코스트 스윙’에 포함시켜 부르는 때도 있다. ‘웨스트코스트 스윙’이 끝나면 무대는 동남부 플로리다로 이어진다.

바로 ‘플로리다 스윙’이다. 올해는 지난 2월 2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가든스의 PGA 내셔널 골프장에서 개막한 혼다클래식이 ‘플로리다 스윙’의 첫 대회였다.

혼다클래식부터 플로리다주에서 4개 대회가 차례로 열린다. 혼다클래식에 이어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트럼프내셔널 도럴 골프장에서 개최하는 캐딜락챔피언십, 그리고 플로리다주 팜하버의 이니스브룩 리조트 골프장에서 치르는 발스파 챔피언십과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베이힐 골프장에서 열리는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이 바로 이 4개 대회다.

하와이주와 캘리포니아주, 애리조나주, 그리고 플로리다주는 모두 겨울 날씨가 온화하고 맑다. PGA 투어는 이런 기후 조건을 감안해 1, 2월 대회를 이곳에서 열도록 배려한다. 2-4개 대회가 같은 주에서 열리니 선수들은 일정을 잡기에도 편하다. 하와이에서 기지개를 켠 선수들은 캘리포니아에서 본격적으로 몸을 가다듬는다.그래서 ‘웨스트코스트 스윙’은 PGA 투어 판도를 가늠하는 풍향계로 불린다.



전년 플레이오프 이후 휴식이나 해외 원정, 그리고 개인 훈련 등으로 겨울을 보낸 정상급 선수들이 실전에 나서는 무대가 ‘웨스트코스트 스윙’이기 때문이다. 반면 뒤이어 열리는 ‘플로리다 스윙’은 정상급 선수들이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시즌 첫번째 메이저대회 마스터스를 앞둔 전초전 성격을 지닌다.

‘플로리다 스윙 마지막 대회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을 마치면 델 매치플레이와 셸 휴스턴 오픈에 이어 마스터스가 열린다. ‘플로리다 스윙’ 4개 대회가 열리는 코스는 PGA투어에서도 난코스로 꼽힌다. 미국 NBC 골프 칼럼니스트 랜달 멜은 ‘플로리다 스윙’은 메이저대회 우승 자격 테스트라고 했다.‘플로리다 스윙’에서 과연 어떤 선수들이 우승자의 반열에 오를 지 관심을 모으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작년 캐딜락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더스틴 존슨(미국)은 나흘 간 합계 9언더파를 기록했다. 그만큼 대회장인 트럼프 내셔널 도랄 골프장이 어려웠다는 증거다.

더스틴 존슨이 메이저 대회가 열릴 때마다 강력한 우승 후보 중의 한 사람으로 꼽히는 것도 바로 그가 ‘플로리다 스윙’에서 우승했기 때문이다.




<월간 골프가이드 2016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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