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드라이버 샷 거리’는 얼마? 장타는 파워의 상징, 그렇다면
골프가이드 2016-05-03 14:35:53

장타는 아마추어 골퍼들이 가장 탐내는 능력 중의 하나다. 그래서 아마추어 골퍼들은 드라이버 샷 거리에 예민하다. 남녀 비슷하지만 남자 골퍼들은 특히 신경을 많이 쓴다. 드라이버 샷 거리가 남성의 파워와 직결된다고 믿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자 골퍼들은 유독 드라이버 샷 연습에 열중한다. 연습장에 가보면 드라이버 샷을 정확하게 치려는 사람보다는 거리를 내는 데 집중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그러나 많은 아마추어 골퍼들이 자신의 드라이버 샷 거리가 얼마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경우는 드물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무엇보다 드라이버 샷 거리를 정확하게 재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재 보고 싶어도 재 볼 기회가 거의 없다. 실제 필드에서 드라이버 샷 거리를 재 볼 수 있는 기회가 없는 것이다. 이게 가장 큰 이유다. 또한 아마추어 골퍼들의 드라이버 샷 거리는 들쭐날쭉해 정확하게 파악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드라이버 샷 거리는 어떻게 재는지, 또 드라이버 샷 거리와 비거리는 어떻게 다른지, 기온과 해발고도, 날씨, 위도에 따라 거리는 어느 정도 달라지는 등을 알아보자.

취재 김대진 편집국장 사진 조도현 기자 골프가이드 DB



아마추어 골퍼들이 알고 있는 자신의 드라이버 샷 비거리는 대부분 부풀려져 있어, 실제 정확하게 잰 적 없고 거리가 많이 난 경우를 얘기하는 게 다반사


“드라이버 얼마나 나가요?”

“글쎄, 예전엔 230m 나갔는데 요즘은 200m 정도 나가나 몰라.”

이처럼 아마추어 골퍼들은 자신의 드라이버 샷 거리에 대해 나름대로 얘기를 한다.

그렇다면 그 수치는 어떤 근거에서 나온 것일까?

먼저 연습장에서 재 본 거리를 얘기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이것도 정확하게 재 본 것은 아니다. 연습장에 가면 대부분 거리 표시가 돼 있다. 자신이 친 볼이 어느 지점에 떨어져 얼마나 굴러가는지를 보고 대강 거리를 짐작한다. 아니면 실제 필드에서 라운드를 할 때 자신이 드라이버로 친 볼이 거리가 얼마나 났는지를 확인하고 얘기할 수도 있다. 어떤 경우든 거리는 정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연습장은 실제 필드와 분명 차이가 난다. 또 필드에서 거리를 파악했다 하더라도 그것은 정확하게 측정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마추어 골퍼가 얘기하는 자신의 드라이버 샷 거리는 대개 부풀려 있다고 보면 된다. 거리가 많이 나는 경우를 기억하고 얘기하는 게 인지상정(人之常情)인 탓이다. 그러면 드라이버 샷 거리는 어떻

게 측정할까?

한국프로골프협회(KPGA)를 예로 들어 알아보자.

드라이버 샷 거리는 대회마다 전, 후반 1개 홀씩 2개 홀에서 측정한다.

측정하는 홀은 KPGA 코리안투어 경기위원회에서 사전 코스를 세팅하면서 적절한 홀을 선정한다. 다만 3라운드와 4라운드는 컷오프 이후 절반 안팎의 선수들만 남기 때문에 모든 선수들이 경기하는 1, 2라운드만 측정한다. KPGA 관계자는 “선수들의 시원한 장타를 볼 수 있는 홀에서 드라이버 샷 거리를 측정한다. 페어웨이 경사가 심하지 않아야 하고 블라인드 홀은 피한다. OB(아웃 오브 바운드)나 해저드 지역이 있으면 선수들의 샷이 위축될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그런 위험 요소들이 없는 홀을 선정한다.”고 소개했다. 1번홀과 10번홀도 선정대상에서 제외시킨다. 선수들의 몸이 덜 풀렸거나 긴장돼 있는 상태라서 자칫 무리를 했다가 몸에 이상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KPGA, 대회마다 전·후반 1개 홀씩 2개 홀에서 측정해 평균값으로 산출, 공정한 기록을 위해 대회 출전하는 모든 선수가 경기하는 1, 2라운드만 측정


공식기록원이 선수들이 티샷한 후 공이 멈춘 지점에서 티잉 그라운드까지 거리 측정해 거리 산출, 지난 해 KPGA 코리안투어에선 ‘아르헨티나 헐크’ 마르틴 김(28)이 평균 294.5야드를 기록해 최장타


드라이버 샷 거리 측정 홀에는 KPGA 코리안투어 공식기록업체인 CNPS의 공식기록원이 상주한다. 공식기록원은 선수들이 티샷한 이후 공이 멈춘 지점에서 티잉 그라운드까지 거리를 측정해 수치를 산출한다.

거리 측정 홀에서 선수들이 그들만의 코스 매니지먼트를 위해 드라이버가 아닌 페어웨이 우드나 아이언 등 다른 클럽을 선택해 샷을 해도 무방하다. 어떤 클럽을 사용하든 그 홀에서 기록한 거리가 평균 드라이버 샷 거리를 계산하는 데 사용된다. 또한 티샷한 공이 페어웨이나 러프 지역에 있을 때는 측정될 수 있으나 OB나 해저드 구역으로 갔을 경우, 아무리 멀리 보냈다고 해도 그 샷은 인정되지 않는다. 물론 공식기록에도 포함시키지 않는다.

측정한 총 거리에서 측정 홀의 수를 평균 드라이버 거리가 나오는 데 이를 공식 기록으로 인정받기 위해선 그 해 모든 대회 라운드 수에서 40% 이상의 라운드를 소화해야 한다. 지난 해 KPGA 코리안투어에선 ‘아르헨티나 헐크’ 마르틴 김(28)이 평균 294.5야드를 기록해 KPGA 장타상을 수상했다.



국내 아마추어 평균 드라이버 샷 거리는 남자 215야드, 여자 168야드라는 조사도 있으나 어떻게 조사했는지 상세하게 밝혀지진 않아, 세계적인 프로 톱 랭커들은 남자의 경우 300야드 안팎, 여자는 260야드 넘어


김민호(27)는 대전 유성컨트리클럽에서 진행된 ‘매일유업오픈’ 대회 때 드라이버 거리 측정 홀인 11번홀(파 5)에서 371야드를 때려내 2015년 최장타 기록을 세웠다. 드라이버 샷 거리는 프로와 아마추어간 큰 차이가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아마추어의 평균 드라이버 샷 거리는 남자가 215야드, 여자가 168야드라고 한다. 영종도에 있는 SKY72 골프장에서 잰 거리라고 한다. 그런데 이 거리는 어떻게 조사했는지 상세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지금 세계적인 투어 프로들의 드라이버 샷 거리는 상상을 초월한다. 미국 PGA 톱 랭커들의 드라이버 샷 거리는 거의 대부분 300야드 안팎이다.

랭킹 1위 제이슨 데이가 304야드, 2위 조던 스피스가 295야드다. 로리 맥길로이가 309야드, 더스틴 존슨이 310야드, 헨릭 스텐손이 306야드를 기록 중이다.

300야드가 넘지 않으면 일단 불리하다. 거리가 확실하게 나야 다음 샷을 하기가 수월하다. 미국 LPGA에서도 최근 장타자들이 우승하는 횟수가 늘어나고 있다. 대표 주자가 미국의 렉시 톰슨이다. 그는 평균 거리가 285야드로 단연 1위다. 한국 출신으론 김세영이 276야드로 LPGA 4위다. 장하나는 262야드를 기록 중이다. 이들은 모두 올해 우승을 기록하고 있다.


드라이버 샷 비거리를 늘리려면 체력훈련, 특히 허리운동 많이 해야. 비거리는 클럽 헤드스피드에 따라 달라지는만큼 스피드를 끌어올리는 게 핵심


드라이버 샷 거리를 늘리려면 체력훈련을 열심히 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비거리는 헤드 스피드에 비례한다. 헤드 스피드가 빠르면 그만큼 비거리가 많이 난다. 선수들의 스윙을 보면 아마추어보다 헤드 스피드가 무척 빠르다. 때문에 비거리도 많이 난다. 헤드 스피드를 내려면 허리 운동을 많이 해야 한다. 프로 선수들은 근력을 기르거나 허리를 강화하는 훈련을 많이 한다. 허리가 유연하고 강해야 헤드 스피드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아마추어들이 허리 운동은 거의 하지 않는다.

연습장에 가서 죽어라 연습을 하면서도 연습장에 가지 않으면 거의 연습을 하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일부 아마추어 골퍼들은 비거리를 내기 위해 어깨에 엄청나게 힘을 주는 경우도 있다.

흔히 ‘장작을 팬다’고도 하는 데 힘을 줘서 내리 친다고 공이 멀리가지 않는다. 공은 힘을 줘서 내리쳐야 멀리 가는 게 아니다. 헤드 스피드에 따라 비거리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그래서 공을 치지 않고 스윙을 하는 ‘빈 스윙’이 많은 도움이 된다. 공을 치지 않고 클럽으로 그냥 스윙만 하는 연습을 여러 번 반복하면 스윙폼도 좋아지고 스윙도 일관성이 생겨 좋다. 물론 헤드 스피드도 올릴 수 있다.


‘거리’와 ‘비거리’는 다르다

거리는 비거리에 공이 굴러간 거리까지 합한 거리

골프에서 거리와 비거리를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골퍼들이 이를 구별하지 않고 편한대로 쓰기도 한다. 그러나 둘은 개념이 엄연히 다르다. 비거리(飛距離)는 말 그대로 공이 날아가는 거리다. 공이 클럽 헤드에 맞아 지면에 떨어진 지점까지 날아간 거리다. 그래서 한자말로 쓰면 개념이 명확해진다. ‘비’는 ‘날 비’, 즉 난다는 뜻이다. 체공거리를 말한다. 흔히

‘캐리’라고도 한다. 반면 거리는 공이 지면에 떨어져 굴러 간 거리까지 합한 개념이다. 대부분의 공은 지면에 떨어져도 얼마간 굴러간다. 바로 ‘런’이다. 굴러가는 거리는 지면의 상태, 날씨, 기온 , 고도 등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필드에서 라운드를 하다보면 공이 제대로 맞지도 않았는데 생각보다 훨씬 긴 거리를 굴러가는 경우를 볼 수 있다. 특히 공의 탄도가 낮고 지면이 매끄럽고 단단하며 내리막일 경우가 그렇다. 결국 거리는 날아간 거리(체공 거리, 캐리)와 굴러간 거리(런)를 합한 것을 말한다.


‘기온과 비거리’

같은 조건에서 기온이 높으면 비거리가 많이 난다.

기온에 따라 비거리가 달라진다. 기온이 높아지면 비거리가 멀리 나고 기온이 낮아지면 상대적으로 비거리가 줄어든다.과학적으로는 기온이 높아지면 공기의 분자운동이 활발해 공기밀도가 낮아진다. 반면 기온이 내려가면 분자운동이 활발하지 못해 밀도가 높아진다.

즉 공기 저항이 늘어난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일교차가 극심한 사막지대에서는 아침에 치느냐 혹은 오후 기온이 많이 올라갔을 때 치느냐에 따라 비거리가 달라진다. 또 추울 때보다 더울 때 클럽 페이스와 공이 충돌할 때 생기는 에너지 손실이 적다. 그러나 기온이 높을 경우 공을 띄우는 양력은 줄어든다. 공의 탄도가 높지 않은 골퍼는 기온이 올라가면 공을 충분히 띄우지 못하며 줄어든 저항에도 불구하고 비거리는 별로 늘어나지 않는다. 마크 스미스가 쓴 『골프의 과학』의 시뮬레이션에 의하면 공을 높이 띄우지 못하는 경우(발사각 9도) 기온 영상 5도와 38도에서 ‘비거리’ 차이는 5m 늘어나는데 그쳤다.

높이 띄우는 경우(발사각 13도) 비거리가 12m가 늘어난다. 특히 하루 중 오후에는 기온이 대개 오른다. 그렇게 되면 페어웨이도 마르고 딱딱해져 런이 늘어난다.

공의 탄도가 낮은 선수들일수록 런이 많이 생긴다. 오후가 되면 비거리는 별로 늘어나지 않아도 런이 많아 거리가 늘어난다고 볼 수 있다.




‘위도와 거리’

위도가 높을수록 비거리는 줄어든다. 적도에 가까울수록 비거리가 많이 난다.

위도가 높을수록 비거리는 줄어든다. 쉽게 얘기하면 우리나라에서 골프를 치다 다른 조건이 다 같다면 동남아에 가서 치면 비거리가 더 늘어난다고 볼 수 있다.

적도에 가까울수록 중력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지구가 완전한 구체(球體)가 아닌 탓이다. 자전을 하는 지구는 원심력 때문에 가운데 적도 쪽이 튀어나와 있다. 『골프의 과학』에 의하면 지구 중심에서의 거리는 극지방보다 적도가 21km 멀다. 그만큼 중력이 약

하다는 얘기다.

 

‘비와 비거리’

비가 오면 대개 거리가 줄어든다. 공이 많이 구르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비가 오면 비거리가 줄어들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비 그 자체는 골프공의 체공 거리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초속 70m로 날아가는 45.9g의 골프공에 빗방울이 정면충돌하면서 생기는 저항은 거의 의미 없는 수치라고 과학자들은 얘기한다. 그렇지만 비가 오면 실질적으로 거리가 줄어든다고 한다. 런이 확 줄어들기 때문이다. 또 비가 와서 비옷을 입으면 몸이 둔해 스윙 스피드가 줄어들 수 있다. 비가 오면 바람이 불어 바람의 영향을 받아 거리가 줄어들기도 한다. 어떻든 비가 비거리는 줄이지 못하더라도 거리는 확 줄일 수 있다.

비가 오지 않고 습기만 있는 경우엔 거리가 늘어날 수 있다고 한다. 습도는 비거리를 줄이지 않는다. 습한 날 오히려 비거리는 더 늘어난다. 물 분자는 대기의 주성분인 질소나 산소 분자보다 가볍기 때문이다. 습도가 높으면 오히려 저항이 줄어 비거리가 늘어나는 것이다.


<월간 골프가이드 2016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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