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흥철은 지난 9월 4일 전라북도 군산에 위치한 군산 컨트리클럽(파 72, 7115야드)에서 열린 2016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NS홈쇼핑 군산CC 전북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6개를 쓸어 담으며 6타를 줄였다. 주흥철은 최종합계 12언더파로 공동 2위 한민규(32, 삼성금거래소)와 이형준(24, JDX)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의 주인공이 됐다.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6위로 4라운드를 시작한 주흥철은 초반부터 타수를 줄여 나갔다. 주흥철은 2번 홀 버디를 시작으로 5번 홀과 8번 홀, 9번 홀에서 버디를 추가해 전반에만 4언더파를 적어냈다. 후반에도 상승세는 이어졌다. 주흥철은 10번 홀과 11번 홀에서도 버디를 성공시켜 단독선두로 치고 나갔다. 이후에도 주흥철은 계속해서 버디를 노렸지만 마무리에서 아쉬움을 보이며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주흥철을 선택했다. 1타 차 공동 2위였던 한민규가 마지막 홀에서 파에 머물며 우승은 주흥철에게 돌아갔다. 주흥철은 이번 대회에서 시즌 첫 우승이자 통산 2승째를 올렸고 우승상금으로 1억 원을 받았다. 공동 2위에는 한민규와 이형준이 자리했고 김인호(23, 핑)가 10언더파로 4위를 차지했다. 한편 와이어 투와이어 우승을 노렸던 모중경(45)은 최종 9언더파 공동 5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글 방제일 기자
주흥철, 군산CC는 축복의 땅 통산 2승!
주흥철은 군산CC를 두고 축복의 땅이라 표현했다. 그저 바라만 봐도 마음이 편하게 느껴진다. 어떤 클럽을 잡더라도 페어웨이에 안착할 것 같고, 그린에올라갈 것만 같다. 컨디션이나 기량의 의미가 없다. 한마디로 `궁합'이 맞는 골프장이다. 이런 골프장에서 경기를 한다면 이미 반은 접어 두고 시작한 셈이다.
주흥철(35·비스타케이호텔그룹)과 군산컨트리클럽(파7·7115야드)이 꼭 그런 관계다. 그도 순순히 고개를 끄덕인다. 주흥철은 “사실군산 컨트리클럽이 날씨 변화도 많고 코스가 힘든 편이다”라면서도 “그래도 이 곳 잔디가 나와 잘 맞는 것 같아 아이언샷 할 때 감이 너무 좋다”고 군산컨트리클럽과의 ‘찰떡궁합’ 인연을 털어놓았다. 2년 전 이 곳에서 한국프로골프(K PGA)투어 첫 우승을 했던 주흥철은 또 한번 `군산 사나이'의 위용을 뽐냈다. 그는 NS홈쇼핑 군산CC전북오픈(총상금 5억원)에서 1라운드 공동 70위로 불안한 출발을 했지만 공동 17위, 공동 6위로 수직상승을 거듭한 끝에 개인 통산 2승째를 달성했다. 다음은 주흥철과 일문일답.
▲ 우승소감은.
사실 이번 시합에 참가를 못할 뻔 했다. 현재 일본 투어도 병행 중인데 시합 일정이 다음 주부터 2주 연속으로 있다. 지난주 후쿠오카 클래식에서는 몸이 너무 좋지 않았다. 이런저런 상황이 겹치다 보니 일본에서 골프가 너무 안됐고 자신감도 떨어졌다. 사전에 ‘NS홈쇼핑 군산CC 전북오픈’ 대회 참가 신청을 해놨고 마음을 굳게 먹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도전했다. 잘 한 결정이었다.
▲ 일본 투어는 완전히 접은 것인가.
그렇다. 이번시즌 9개 대회에 참가했는데 2개 대회에서만 컷 통과를 했다. 골프는 습관이다. 예선에서 계속 떨어지기 시작하면 자꾸 떨어진다. 골프에 대한 자신감을 완전히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일본 투어 생활을 과감하게 포기했다. 이제부터 KPGA 투어에 전념할 것이다. 나는 ‘생계형 골퍼’ 다. 정기적인 수입이 없으면 힘들다. 올해 한국에서 5개 대회에 출전했는데 성적이 좋았다. 일본에서는 경비는 벌었는데 상금을 별로 못받아 적자였다. (웃
음)
▲ 군산에서만 2승을 거뒀는데.
군산컨트리클럽 코스는 힘들다. 날씨 변화도 많고. 그런데 나는 여기 잔디(켄터키 블루)를 좋아한다. 아이언샷을 할 때 감이 너무 좋다. 군산컨트리클럽 잔디가 나랑 잘 맞는 것 같다. 작년에는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했는데 컷 오프 당하기도 했다. (웃음)
▲ 3라운드에서 5언더파, 최종 라운드에서 6언더파로 쳤는데.
이번 대회에서는 코스 중간에 스코어 보드가 많았다. ‘몇 타 차 선두’라는 것을 알고 쳤다. 다른 선수 같은 경우 스코어 보드를 보면 신경이 쓰여 안본다고 하는데 나는 스코어 보드를 보는 것이 마음이 편하다. 그 상황에 맞춰 공격적으로, 안정적으로 칠 수 있는지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코어 보드를 보면서 경기에 임했던 것이 좋은 스코어를 기록할 수 있었던 것 같다.
▲ 2014년 첫 우승과 비교하면?
그 때가 더 긴장됐었다. 18번홀(파4)에서 기록한 버디 퍼트는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아무래도 첫 우승이기도 하고 극적이어서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다. 그 때의 우승이 지금까지 골프 인생에서 많은 도움이 된 것 같기도 하다. 아내랑 아들도 있어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난다.
▲ 언제 우승을 예감했나.
18번홀(파4)에서 파 세이브를 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14번홀(파4)에서도 위기가 있었다. 두번째 샷이 짧았는데 여기서 파 세이브를 하면 ‘우승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꼭 파 세이브를 하기 위해 온 집중력을 다했던 것 같다.
▲ 올시즌 목표는?
일단 1승을 해서 기분은 좋다. 다음 주 코오롱 오픈이 있는데 우승 욕심이 난다. 항상 한국 오픈 대회를 나가면 초반에는 잘 됐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무너졌다. 이번에는 최선을 다해서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신한동해오픈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
▲ 2014년에는 우승 상금으로 집 대출금을 갚는다고 했는데.
그때 다 갚았다. 그런데 또 대출 받아서 이사를 갔다. 대전에 살았는데 올해 일본 투어 때문에 공항 근처인 경기도 용인으로 이사를 갔다. 이번 상금으로 또 대출금을 갚아야 한다. (웃음) 이사 갈 때마다 우승을 하는 것 같다. 2년 뒤에 또 이사를 가야할 것 같다. (웃음)
▲ 골프 선수들에게 결혼은 어떤 것 같나.
결혼하기 전에는 연습도 안하고 많이 놀았다. 아내를 만나고 나서, 내 골프가 안정적이 됐다. 아내가 곁에서 잘 챙겨주고 운동만 열심히 할 수 있어서 좋다. 결혼하면 장단점도 있지만 좋은 점이 더 큰 것 같다. 후배들한테 추천하고 싶다.
<월간 골프가이드 2016년 10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