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8년차, 125경기만의 꿈같은 우승 김지현, KG·이데일리 with KFC 오픈서18홀 버디로 투어첫 우승
한은혜 2017-06-05 18:39:12

김지현은 4월 30일 오후 경기도 용인 써닝포인트 컨트리클럽(파72·6500야드)에서 열린 제 7회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총상금 5억원, 우승상금 1억원) 최종 3라운드에서 6개의 버디를 낚는 동안 보기는 한 차례에 그치며 5언더파 67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15언더파 201타를 기록한 지현은 공동 2위였던 이정은5, 이정은6을 단 한 타차로 따돌리고 투어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에디터바비 / 사진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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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투어에 데뷔한 김지현은 29일 2라운드에서 10언더파 62타라는 역대 KLPGA 투어 18홀 스트로크 2위 기록이자 코스레코드를 세우며 사실상 우승을 예약했다. 3라운드는 다소 주춤했지만 나름 선전을 펼쳤던 그는 이로써 생애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거칠 것 없었던 2라운드와는 달리 김지현은 3라운드 초반 부진을 면치 못했다. 보기와 버디를 각각 한 차례씩 기록한 그는 타수를 줄이지 못한 채 전반을 마쳤다. 그러던 사이 이정은5, 이정은 6등이 치고 올라왔고, 김지현은 허무하게 선두자리를 내줬다. 그러나 후반 들어 김지현의 기세가 되살아났다. 10번 홀(파4)을 시작으로 12,14,16번 홀에서 이른바 ‘징검다리 버디’을 잡아낸 것. 순식간에 14언더파가 된 김지현은 이정은5, 이정은6과 함께 공동선두에 올랐다.

 

역시 압권은 18번 홀(파5)이었다. 두 명의 이정은은 17,18번 홀을 파로 마쳤지만, 김지현은 마지막 18번 홀에서 극적인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던 것. 6미터 가량의 거리에서 시도한 김지현의 퍼트는 그대로 홀컵에 빨려 들어갔고, 그렇게 김지현의 극적 우승이 확정됐다

 

생애 첫 우승인 탓에 김지현은 흐르는 눈물을 참지 못했고,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도 감격에 겨워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3라운드를 마쳤던 29일 당시 김지현은 “평소와 다름없이 최종 라운드에 임하겠다. 내가 잘 하면 우승은 저절로 따라올 것이다. 내가 우승을 따라가고자 했을 때는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다”라고 밝힌 바 있다. 전반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평정심을 잃지 않았던 김지현은 마침내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이정은5, 이정은6이 한 타차로 공동 준우승에 만족 가운데, 지난해 우승자였던 고진영(22·하이트진로)는 14번 홀까지 3타를 줄였지만, 최종 합계 12언더파 204타로 5위에 위치했다. 역시 마지막 라운드에서 3타를 줄였던 하민송(21·롯데) 역시 4위에 랭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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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라운드서 ‘10언더파’ 몰아친 김지현, 우승예감

 

김지현은 2라운드에서만 버디 11개(보기 1개)를 몰아치며 무려 10타를 줄여 공동선두까지 뛰어 올랐다. 대회 2라운드에서 버디 11개와 보기 1개를 묶어 10언더파 62타를 적어냈다. 10언더파는 김지현의 개인 최고기록이다.

 

10번홀에서 출발한 김지현은 전반 9개 홀에서 버디 6개를 낚으면서 상승세를 탔다. 마지막 홀인 9번홀(파5)에서 보기를 범하지 않았더라면 2003년 전미정(35)이 파라다이스레이디스인비테이셔널골프대회에서 세운 18홀 최소타수기록(61타)과 동률을 이룰뻔했다. 9번홀에서 김지현은 티샷이 왼쪽으로 휘어지면서 도로 위에 공이 떨어져 레이업을 선택해야 했다. 김지현은 결국 4m짜리 파퍼팅을 놓치면서 보기로 홀아웃했다. 김지현이 2라운드에서 기록한 10언더파 62타는 새로운 코스 레코드가 됐다. 아울러 KLPGA 투어 18홀 최소타 역대 2위에 해당하는 대기록으로 남게 됐다. 이 부문 1위는 전미정이 2003년 파라다이스 여자 인비테이셔널에서 세운 11언더파 61타다. 

 

김지현은 그냥 마음 편하게 치자, 다 내려놓고 치자고 생각했는데 그게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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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송이, 행운의 홀인원… 부상으로 기아자동차 K9 받아…

 

이번 대회에선 총 3개의 홀인원이 나왔다. 안송이(27)와 장수연(23·이상 12번홀), 심현화(28·16번홀)가 주인공이다. 똑같은 홀인원이지만 희비가 엇갈렸다. 안송이만이 홀인원 상품을 챙기며 활짝 웃었다

 

안송이는 12번홀에 걸려 있던 KIA 자동차의 대형 세단 K9의 주인공이 됐다. 대회 이틀째 플레이 중 12번홀(파3)에서 9번 아이언으로 친 티샷이 핀 앞 6m지점에 떨어진 뒤 그대로 홀 안으로 굴러들어가 홀인원을 기록했다. 부상으로 7000만원 상당의 ‘KIA 자동차 대형 세단 K9차량을 받으며 대회 준우승 상금 이상의 ‘대박’을 터뜨렸다. 홀인원 후 샷 감이 되살아났고 최종라운드에서도 5타를 더 줄여 최종합계 8언더파 208타 공동 13위의 성적을 냈다. 인터뷰에서 안송이는 “버디만 잡자는 마음으로 티 샷을 했는데 잘 맞아서 혹시나 하는 마음이 있었다. 핀 앞쪽에 떨어졌을 때 들어갈 것 같은 느낌이 났다.”고 말한 뒤, “계속 버디가 안 나오다가 홀인원을 해서 자신감이 생겼고 이후 과감하게 경기하면서 버디를 추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대회 때마다 홀인원을 노리고 경기를 시작한다. 차가 필요 없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받는다고 생각하니 탐난다.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다.”며 웃었다. 장수연은 안송이가 상품을 가져간 후 홀인원을 기록해 빈손으로 돌아서야 했다. 심현화도 홀인원 상품이 걸려 있지 않은 16번홀에서 홀인원을 잡아 좋은 기운을 얻어가는데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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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무대에서 잠시 귀국해 교생실습 중인 김효주 깜짝방문

 

미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활약하다 교생 실습 때문에 잠시 국내에 머물고 있는 김효주(22·롯데골프단)가 대회장을 방문했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김지현(26)을 응원하기 위해 바쁜 시간을 쪼갰다. 후반 라운드를 따라나선 김효주는 김지현이 버디를 할 때마다 아낌없는 응원의 박수를 보냈고, 우승이 확정된 순간에는 큰 소리로 환호했다. 평상복 차림이었지만 김효주는 갤러리의 눈에 금방 띄었다. 사인 요청과 사진 촬영 주문이 쇄도했다. 당황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고 갤러리를 대하는 모습에 진정한 프로의 모습이 엿보였다. 응원을 온 김효주(22ㆍ롯데)에 대해 “김효주 선수는 정말 친한 동생이다. 지금 교생 실습을 하고 있는데 ‘오늘 나 잘하고 있는데 안 오냐’ 했는데 정말 왔다. 안 그래도 ‘내(김효주) 얘기 왜 안 해주냐’고 떼를 쓰더라. 본인이 와서 우승한 거라고 자꾸 우긴다.”고 기쁜 마음을 전했다. 김효주의 교생 실습은 5월 셋째 주에 끝난다. KLPGA 투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출전하는 김효주는 이후 LPGA 투어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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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골프가이드 2017년 6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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