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루키’ 박성현, 드디어 우승 제72회 US 여자오픈 챔피언십에서 LPGA 투어 첫 승
한은혜 2017-08-08 18:28:33

박성현은 7월 17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파72·6천762야드) 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로 5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 합계 11언더 파 277타의 성적으로 박성현은 LPGA 투어 첫 우승을 메이저 대회로 장식했다. 우승 상금은 90만 달러 (약 10억 2천만원)다. Editor BoBBie

 

 

자신을 믿은 박성현, 3, 4R 이틀 연속 67타 기록하며 우승까지…

 

14번 홀(파3)까지 9언더파로 펑샨샨(27, 중국), 아마추어 최혜진(한국, 18)과 함께 공동 선두를 달린 박성현은 15번 홀(파5) 에서 약 7m 버디 퍼트를 성공해 단독 선 두로 치고 나갔다. 최혜진도 15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 공동 선두로 나섰으나 16번 홀(파3) 티샷을 실수해 볼을 헤저드에 빠 트리며 우승 경쟁에서 탈락했다. 펑샨샨 에게 1타 차로 앞 서던 박성현은 17 번 홀(파4)에서도 버디를 성공시켜 타수를 2타 차로 벌이며 우승에 다 가섰다. 하지만 이날 박성현 최고의 샷은 마지막 18번 홀 (파5) 네 번째 샷에서 나왔다. 박성현은 지 난해 이 대회, 이 홀에서 실수를 하며 우 승을 놓쳤다. 당시 선두를 1타 차로 추격 하고 있던 박성현은 18번 홀 두 번째 샷 한 볼을 워터 해저드에 빠뜨렸고, 결국 공동 3위에 만족해야 했다. 이번 대회에서 박성 현은 안정적인 공략을 택했다. 지난해  세 컨샷으로 투온을 시도했던 것과 달리, 올 해는 세 번에 나눠 그린에 공을 올렸다. 세 번째 샷이 그린을 약간 넘어갔지만, 박성 현은 네 번째 샷을 범프앤드런(공을 그린 주변에 먼저 맞추고 홀까지 런으로 보내는 기술)으로 홀 가까이 붙였고,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 마지막 조 플레이를 하던 펑샨 샨은 선두와 두 타차로 벌어진 18번 홀에 서 옵션이 없었다. 샷이글을 해야 박성현 과 연장 승부를 할 수 있었지만 세번째 샷 한 볼이 그린을 지나가며 박성현의 우승이 확정됐다. 펑샨샨은 네 번째 어프로치 샷 마저 실수를 해 트리플보기로 무너지며 6 언더파 282타, 공동 5위로 내려가고, 같은 홀에서 버디를 잡은 최혜진이 9언더파279타 단독 2위로 대회를 마쳤다. 한국 선 수들은 세계 랭킹 1위 유소연(27, 메디힐) 과 허미정(28, 대방건설)이 7언더파 281타 로 공동 3위, 초청 선수로 출전한 이정은 (21, 토니모리)이 공동 5위를 기록했다. 이 어 김세영(24, 미래에셋), 이미림(26, NH 투자증권), 양희영(27, PNS골프단)이 공 동 8위에 올랐다. 대회 톱10에 한국선수 들이 8명이나 오 르며 US여자오픈 은 한국선수들의 잔치로 끝났다. 이 번 박성현의 US여 자오픈 우승은 통 산 9번째 한국 선 수들의 우승이다. 1998년 박세리를 시작 으로 2005년 김주연, 2008년과 2013년 박인비(2승), 2009년 지은희, 2011년 유 소연, 2012년 최나연, 2015년 전인지가 역대 한국인 우승자들이다.

 

우승이 없어 아쉬웠던 박성현, 이번 우승으로 그간의 설움 털어내

 

대회 첫 날 공동 58위로 부진했던 박성현 은 둘째 날 공동 21위로 순위를 끌어올렸 다. 셋째 날 공동 4위까지 올라서며 역전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최종일 펑샨샨 에 3타 차 4위로 출발한 박성현은 버디 5 개를 잡아내며 최종합계 11언더파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 LPGA투어에 진출한 박성현은 총 13개 대회에 출전, 준 우승 한 차례를 포함해 톱5에 4회 올랐다. 우승이 없어 아쉬웠던 박성현은 이번 우 승으로 그간의 설움을 털어냈고, 슈퍼 루 키의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박성현은 이번 우승으로 상금랭킹 2위에 오르고, 신인왕 포인트도 2위와 758점차로 더욱 격차를 벌렸다.

 

 

박성현 악몽의 18번홀? “솔직히 마지막 홀에 워터해저드가 있어서 지난해 생각이 났어요.”

 

사실 18번홀은 박성현에겐 악몽의 장 소다. 지난해 대회에서 두 번째 샷을 워 터해저드에 빠뜨리면서 연장으로 갈 수 있는 기회를 놓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투온이 아닌 쓰리온을 노렸지 만, 해저드가 부담스러웠는지 세 번째 샷 한 볼이 그린을 넘어갔다. 쇼트게임 이 약점인 박성현에겐 부담이 컸을 터 다. 그 때 캐디 데이비드 존스가 박성현 에게 용기를 줬다. “늘 연습하던 대로 자신을 믿고 하자.”는 말을 듣고 박성현 은 침착하게 어프로치 샷을 했고, 볼은 홀 옆에 멈춰섰다.

 

박성현은 경기 직후 18번 홀 상황에 대 해 이렇게 말했다.

 

"네 번째 샷을 남기고 머리가 하얗게 됐다. 긴장을 많이 했는데 캐디가 '항상 연습했던 것이니 믿고 편안하게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해줬다. 그런 말들이 도움이 많이 됐다."며, "평 상시 연습 대로 어프로치가 된 것 같아 서 나도 치고 나서 깜짝 놀랐다."고 웃 었다.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에 정식 데뷔한 박성현은 폴라 크리머 의 캐디였던 콜린 칸과의 계약을 앞두 고 잡음도 있었지만 그와 함께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7개 대회를 치르고 칸과 결별했다. 이후 두 개 대회를 임시 캐디인 크리스 매칼몬트와 함께 했다. 6월 숍라이트 클래식을 앞두고 데이비 드 존스와 손발을 맞추기 시작했다. " 장타 플레이어들과 호흡을 많이 해 본 경험자, 공격적인 플레이 스타일을 끌 어올려 줄 수 있는 캐디와 함께 해보고 싶다."는 게 이유였다.

 

 

캐디 데이비드 존스의 말 한마디가 큰 도움

 

박성현의 선택은 성공했다. 대회 중 박성현이 흔들릴 때 마다 존스의 조언은 큰 도움이 됐다. 존스는 최나연(30), 전인지(24) 등 한국 골퍼들의 캐디를 맡은 경험도 있다. 박성현은 "솔직히 18개 홀 경기 내내 한결 같은 집중력 을 갖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한 순간이라도 집중력 이 떨어지면 플레이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면 서 "이번 대회에서 캐디의 역할은 정말 컸다. 조금이라도 흐트러질 때면 캐디가 작은 농담이라도 한마디 해주며 더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준 게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박성현은 “대회에 들어오면서 샷감이 정말 좋았다. 그래 서 나흘 중 이틀 정도는 몰아치기가 나올 거라 예상했는 데 3, 4라운드에 나와서 우승한 것 같다. 3라운드 후반 에만 6언더파를 치는 등 3, 4라운드는 만족스러웠다.”면 서 “아무래도 1, 2라운드가 잘 안 풀렸기에 3, 4라운드 에 내 샷이 나올 거라 믿었다.”고 설명했다.

 

 

최혜진, 2위하고도 상금 0원 “준우승이더 의미있다”

 

최혜진이 US 여자 오픈에서 최종 합계 9언더파 279타를 기록해 박성현에 2타 뒤진 준우승을 했다.

 

최혜진은 이번 대회에서 각종 의미 있는 기록을 썼다. 먼저 아마추어 72홀 최저타다. 279타를 기록한 최혜진은 1999년 아마추어 박지은의 283타를 4타 갈아 치웠다. 또 US 여자 오픈 역 사상 4번째로 아마추어로서 단독 준우승을 기 록했다. 1998년 박세리에게 연장전에서 졌던 제 니 추아시리폰 이후 처음이다. 최혜진은 2년 연 속 베스트 아마추어 상을 수상했다.

 

US 여자 오픈 측에 따르면 최혜진은 경기를 마 친 뒤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 대회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는 대회다. US 여자 오픈 에서 경기한 것만으로도 영광인데 훌륭한 경기를 했고 준우승을 차지해 믿을 수 없을 만큼 즐거운 경험을 했다.”고 소감을 말 했다. 이번 US 여자 오픈 우승 상금이 91만 달러(한화 약 10억2,000만 원)이 고, 준우승 상금은 54만 달러(한화 약 6 억 원)다. 최혜진은 프로가 아닌 아마추 어이기 때문에 이 상금은 받지 못 한다. 공동 3위를 기록한 유소연과 허미정이 준우승과 3위 상금을 더해 반으로 나눈 약 44만 달러(한화 약 4억9,000만 원)씩 을 가져갔다. 최혜진은 상금을 못 가져 가 아쉽지 않느냐는 질문에 “돈을 벌 수 있다면 좋겠지만 내 목표는 이 대회에 출전해 경쟁하는 것이었다. 준우승을 한 것이 더 큰 의미가 있고 영광스럽다. 상금은 신경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15번 홀까지 공동 선두를 달리며 우승에 가까웠던 최혜진은 16번 홀(파3)에서 티샷한 볼을 워터 해저드에 빠뜨리며 더 블 보기를 적어내 우승에서 멀어졌다.

 

최혜진은 “사실 15번 홀에서 버디를 잡 고 (우승)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 는데 16번 홀에서 티샷한 볼이 해저드 로 갔다. 조금 실망스럽긴 했지만 남은 두 홀에 집중하려고 했고, 좋게 마무리 했다고 생각한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 했다. 15번 홀 그린 오른쪽에 트럼프 대 통령이 경기를 지켜보던 공간이 있었고 그 옆의 16번 홀에 워낙 갤러리들이 많 이 모여 있어 리듬이 흐트러진 것이 아 니냐는 질문도 있었다. 최혜진은 “갤러 리가 많은 것이 내 플레이와 크게 관련 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어제부터 많 은 갤러리들 사이에서 경기를 했다. 그 냥 그 순간 샷 컨트롤이 되지 않아서 미 스 샷이 나왔다. 많은 갤러리들 사이에 서 경기하는 것이 심리적으로 큰 영향 을 끼쳤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번 US 여자 오픈에서 많은 갤러리들의 응 원을 받았다. 좋았고 재밌는 경험이었 다.”고 밝혔다.

 

16번 홀 전 공동 선두임을 알고 있었다 는 최혜진은 “16번 홀은 어려운 홀이기 때문에 버디보다는 파만 잡자고 생각했 다. 그리고 마지막 홀에서 공격적으로 플레이를 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유리창으로 경기를 지켜보던 트럼 프 대통령은 선수들의 경기에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한 현지 기자가 "영부인 과 트럼프 대통령이 너를 향해 박수친 것을 봤느냐"고 질문했는데, 최혜진은 "US 여자 오픈에 출전한 것도 큰 영광 인데, 나에게 박수를 쳐줬다니 믿을 수 없다"고 답했다.

 

<월간 골프가이드 2017년 8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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