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로 본 2017 골프계 결산 下
한은혜 2017-11-27 18:58:32

[골프가이드 방제일 기자] 다사다난’했던 2017도 이제 불과 한 달밖에 남지 않았다. PGA는 지난 10월 저스틴 토마스가 천만 달러의 주인공이 됐고, 새 시즌이 시작됐다. LPGA의 경우 박성현이 떠오르는 스타로 부상하면서, 박성현 전성시대를 열었다. PGA와 LPGA의 대표 스타들의 한 해 성적을 사자성어를 통해 살펴보자.

 

자승자박(自繩自縛) 리디아 고


펑샨샨은 여자 골퍼 가운데서도 몸집이 큰 편이다. 날렵하기 보다는 육중한 편에 가깝다. . 그런 그가 올해 김인경과 함께 나란히 최다승을 거두면서 상금 170만 달러(약 19억원)를 벌어들였다. 통산 상금은 1000만 달러에 육박(971만 달러)한다. 2000년대 초 펑샨샨은 한국의 HSMG라는 에이전트사가 매니지먼트를 맡았다. 중국 시장을 겨냥해 투자를 했다. 코오롱에서 만든 골프의류 엘로드의 후원을 받았다. 당시 HSMG 관계자는 “체계적으로 운동을 시키려고 전담 트레이너를 고용했는데 펑샨샨이 ‘운동은 너무나 하기 싫다. 도저히 못하겠다’고 해서 포기했다”고 전했다. 펑샨샨은 이후 조금씩 체중이 증가했다. 연습량도 많지 않다. 한국의 한 선수는 “경기 후 펑샨샨이 연습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경기 전에도 30분 남짓 하는 게 전부”라고 말했다. LPGA 관계자들에 따르면 펑샨샨은 대회가 없는 주에는 거의 연습을 안 하고 대회를 앞두고 레인지에서 잠깐 샷을 점검한다. 밤낮 없이 열심히 운동을 하는 선수들이 보면 억울할 일이다. 골프는 야구와 더불어 배 나온 선수도 할 수 있는 운동이라고 한다. 그렇다 해도 펑샨샨이 어떻게 세계랭킹 1위까지 올랐을까. 펑샨샨은 유연성이 좋은 편이 아니다. 백스윙이 크지도 않다. 거리도 짧다.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는 249야드로 97위다. 그러나 이런 펑샨샨의 단점들은 오히려 골프에서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펑샨샨은 자신의 장단점을 명확히 안다. 샷거리가 짧기에 저대 무리한 스윙을 하지 않고, 정확하게 공을 친다. 그녀의 드라이브샷 정확도는 80.2%(15위), 그린 적중률은 76.2%(6위)가 이를 증명한다. 나아가 유연성이 부족한 덕분에 백스윙의 톱과 스윙 궤도가 기계처럼 일정하다.일반 선수들은 백스윙이 커지면서 궤도를 벗어나기도 한다. 다운스윙으로의 전환동작에서 헤드가 한 번 출렁하고 내려와야 제 궤도로 돌아온다. 그러나 펑샨샨은 이런 동작이 필요 없다. 그냥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스윙 머신과 같다. 이렇게 백스윙 크기가 작으면 거리가 짧아진다. 펑샨샨은 이를 과감한 코킹과 손감각으로 만회한다. 운동량이 많지는 않은데 펑샨샨의 체력은 어떨까. 일반적으로 체력이란  운동을 해서 나오는 힘과 잘 먹고 잘 자면서 생기는 스태미너로 구분할 수 있는데 펑샨샨은 스태미너가 좋다. 여기에 성격 또한 한몫한다. 펑샨샨은 낙천적이다. 여유가 있다. 무슨 일이 일어나도 상관없다는 생각을 한다. 악천후로 경기가 중단됐을 때 펑샨샨은 다른 선수들과 달리 클럽하우스에서 편하게 잔다. 이런 장단점들을 잘 받아들인 펑샨샨은 올해 중국 최초로 LPGA 세계 1위에 오르는 영광의 선수가 됐다.


방제일 기자 reijiro@naver.com 사진 LPGA 공식  홈페이지 

 

<월간 골프가이드 2017년 11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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