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과 최운정 Story
한은혜 2018-02-20 17:30:16

 

LPGA 스태프와 인터뷰하는 박성현과 애완견 Ato

 

 

미국에서 기르는 애완견인 Ato와 함께 한 박성현

 

1. 박성현, 2018년 시즌 목표를 밝히다.

 

2017년 LPGA 투어 신인왕과 공동으로 올해의 선수상을 거머쥐며 최고의 한해를 보낸 박성현이 2018년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시즌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시즌이 끝난 후 휴식을 취한 박성현은 좀 더 많은 시간을 훈련에 쏟으며 바쁜 오프 시즌을 보냈다. 박성현은 2년 연속 LPGA 정상에 서기 위한 출정을 아시안스윙 대회에서 시작한다.

 

정확히 12개월 전 LPGA투어에 정식으로 데뷔한 박성현(2017년 싱가포르가 첫 대회)은 LPGA역사상 최단기간에 통산상금 1백만 달러와 2백만 달러 고지를 밟는 큰 성공을 거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8 시즌을 맞은 박성현은 이 속도를 늦출 계획이 없다.

 

박성현은 시즌이 시작하기 전  LPGA와 가진 인터뷰에서 "작년에 좋은 성적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아주 조금이라도 지난 해보다 더 나아지고 싶어요"라며 "매년 지난 해보다 나아지기를 원하기 때문에 그만큼 올해 좀 더 압박감을 느끼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LPGA투어에서 두 차례 우승을 차지한 그녀는 2017년 루키 시즌보다 많은 승수와 함께 투어에서 가장 중요한 트로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인터뷰에서 박성현은 올해의 목표를 "시즌 3승과 지난 해 놓친 베어 트로피"라고 밝혔다.

 

2017년 LPGA투어에서는 시즌 평균 69.114타를 기록한 렉시 톰슨이 베어 트로피를 받았다. 박성현은 69.247타를 기록하며 이 부문에서 2위에 오르며 아쉽게도 베어 트로피를 놓쳤다.

 

이 외에도 올해 박성현이 가진 또 다른 큰 목표가 있다. 바로 10월 4일부터 7일까지 인천 송도에 위치한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열리는 UL 인터내셔널 크라운 대회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해 출전하는 것이다.

 

박성현은 "UL 인터내셔널 크라운이 한국에서 개최한다고 발표한 이후에, 대한민국팀에서 뛰는 것은 엄청난 일이 될 것 같다고 생각해 왔습니다"라며 "우리나라는 정말 뛰어난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그 경쟁을 뚫고 내가 대회에 참가할 수만 있다면 정말 대단한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최근의 UL 인터내셔널 크라운 순위로 보면 2016 UL 인터내셔널 크라운의 대한민국팀 멤버로 활약한 유소연, 전인지와 지난 해 메이저 대회인 리코 브리티시 여자오픈 우승자 김인경이 박성현과 함께 대한민국팀에 참가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최종 순위를 가릴 수 있는 시간이 많이 남았고, 워낙 많은 한국 선수들이 뒤를 잇고 있기 때문에 확실히 UL 인터내셔널 크라운에 참가한다는 보장은 없는 상태다.

 

 

 

2. 애견가 박성현에게 찾아온 벼락 행운

 

'닥공' 또는 '조용한 암살자'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박성현은 경기 중에는 다소 위협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녀는 경기 중 거의 아무런 감정도 내보이지 않는데,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무뚝뚝한 표정으로 인해 그녀를 코스밖에서 만나는 것이 까다로울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골프팬들은 SNS를 팔로우하며 박성현이 올리는 여행에 관한 소식과 음식 그리고 강아지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팬들은 팬클럽에 가입해 2017년에 뛰어난 활약을 펼친 스타 플레이어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어하지만 이미 1만명이 넘는 박성현의 팬클럽 '남달라'에 가입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한국 이외의 지역에 사는 팬들은 언어 역시 쉽지 않은 장벽이 된다. 더 많이 소통하기 위해 박성현은 듀오링고(Duolingo) 앱을 통해 영어 단어를 공부하고 있지만 많은 시간을 영어 공부에 할애할 수만은 없기 때문에 영어가 쉽게 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이번 시즌에 더 큰 목표를 갖고 열심히 훈련하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박성현을 탓할 수는 없다.

 

어쨌든 우리는 적어도 그녀가 뛰어난 골프 선수라는 것과 '다온'과 '아토'라는 강아지를 사랑한다는 두가지 사실만은 알고 있다. 특히 박성현이 애완견과 나눈 특별한 인연은 그녀의 주변 친구들과의 인연을 능가한다.

 

"정말 신기한 게, 제가 애완견을 가질 때마다 우승을 했거든요."

 

박성현은 자신의 KLPGA 마지막 시즌(2016년)에서 6승을 거두며 거칠 것없는 행보를 보였지만 잠시 슬럼프를 맞았다. 그녀는 LPGA투어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려면 이 상황을 반전시켜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 

 

반전은 쉽지 않았고 2016 시즌을 압도적인 성적으로 마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 때쯤에 박성현은 래브라도 리트리버 한 마리를 분양받았다. 이름은 "좋은 일이 다 온다"는 뜻으로 '다온'이라고 붙였다.

 

박성현은 이전부터 항상 개를 키우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그 시기쯤에 강아지를 분양받기엔 좋은 타이밍이라고 여겼다고 한다.

 

효과는 바로 증명됐다. 2주 후에 박성현은 2016시즌의 일곱번째 우승을 거뒀다. 그리고 곧바로 이어진 에비앙 챔피언십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며 2017년 LPGA투어 카드를 손에 얻을 수 있었다.

 

놀랍게도 이러한 '벼락 행운'은 다시 한 번 아주 비슷한 방식으로 찾아왔다. 2017년 시즌 들어 박성현은 4개월 동안 13개의 대회를 치렀지만 아쉽게도 그녀가 기대했던 성적에는 미치지 못했다.

 

박성현은 이 시기에 로트와일러 종인 '아토'를 입양해 집으로 데려왔고 2주 후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LPGA투어 데뷔 후 첫승이자 첫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그리고 최단기간 통산 상금 1백만 달러를 넘는 기록도 세웠다.

 

이 일들이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엔 너무 신기해 보인다.

 

박성현은 "아직도 그 대회에 대해 많이 생각해요. 정말 좋은 기억이 많은 대회였어요"라고 말한다. 

 

어쨌든 근 시일 내에 다른 애완동물을 입양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박성현은 "아마 우리 엄마한테 엄청 혼날지도 몰라요"라며 웃었다.

 

 

 

3. 여행을 즐기며 로컬 음식을 즐기는 최운정

 

전 세계를 여행하는 LPGA투어 프로로서 최운정은 "프로선수로서 살아가는 게 정말 좋아요"라고 말할 만큼 여행을 즐기며 살아가고 있다.

 

최운정은 다음달에 고려대학교에서 체육교육학 학위를 받을 예정인데, 안타깝게도 졸업식에는 참가할 수 없을 것 같다. 같은 주에 태국에서 열리는 혼다 LPGA 타일랜드 대회에 참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말 슬프지만 아마 대회에 참가하겠죠. 하지만 전 멋진 직업을 가졌기 때문에 괜찮아요. 멋진 곳을 여행할 수 있고, 게다가 전 태국 음식을 정말 좋아하거든요"라고 최운정은 말했다.

 

2008년 프로로 전향한 최운정은 한국을 떠나온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저는 다른 한국에서 온 선수들과는 달리 투어 대회를 다니면서 꼭 한식을 찾아서 먹지는 않아요. 한국에서 먹던 것과는 맛이 다르거든요."

 

대신 최운정은 이번 시즌들어 최고의 장소로 돌아와 그 지역의 음식을 먹고 싶어한다.

"호주, 싱가포르, 태국 대회에 오는 것을 좋아하는데, 음식이 정말 맛있거든요."

 

라운드가 아니거나 연습 시간이 끝난 후라면 최운정은 그 지역에서 꼭 가야하는 로컬 음식점을 방문한다.

"아들레이드(Adelaide)에 가면 진짜 맛있는 햄버거 가게가 있어요. 아리조나주를 가면 스테이크가 맛있고, 포틀랜드에서는 랍스터를 먹어야 해요."

 

그렇다면 어떻게 최운정은 이런 장소들을 알아낼까?

"저는 그 지역 맛집을 찾기위해 항상 자원 봉사자에게 물어보거나 옐프(Yelp, 음식점 정보를 담은 앱)를 사용해요."

 

더치페이를 하는 미국과는 달리 한국의 풍습은 대체로 한 사람이 모든 음식값을 내는(쏘는) 것이 일반적이다.

 

"더치페이는 아직도 적응이 안되고 불편해요"라는 최운정은 일년에 한 번,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기간에 선수들과 LPGA 직원들을 초대해 한국 갈비를 대접한다. 최운정은 올해로 8년이 되는 이 전통을 계속해서 이어나갈 계획이다.

 

"저는 미국에서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을 데리고 나오고 싶어요. 그래서 더 많은 선수들과 스테프들이 한국에서 최고의 음식을 맛봤으면 좋겠어요."

 

골프 이외의 다른 관심사에 대해 물었을 때, 최운정은 "제 취미는 먹는거예요"라며 웃었다. 

 

잭슨빌 집에 있을 때 어머니가 요리를 하시지 않는 몇주간 최운정은 파스타를 즐겨 먹는다.

 

"치즈 케이크 팩토리(미국의 유명 체인 음식점)을 엄청 좋아하는데요, 제가 먹고싶은 게 거기 다 있거든요. 애피타이저부터 디저트, 심지어는 와인까지. 거기에 있는 음식들을 다 좋아해요."

JNA Golf

 

<월간 골프가이드 2018년 2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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